우리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크고 작은 핸디캡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책의 저자처럼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부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안고 사는 사람,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 가족을 부양하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사람, 아니면 취업준비로 오랜 시간 지쳐 낙심한 청년들까지, 다양한 불편과 아픔들을 안고 살아간다.
이 소설은 휠체어장애인의 실체적 고통과 사랑을 그린 꿈같은 이야기이다.
실제로 필자는 서른 살이 되던 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체1급의 영구사지마비장애를 입었다. 그것도 결혼식을 1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결국 파혼의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피눈물 나는 재활치료과정에서 입에다 마우스스틱을 물고 컴퓨터 자판을 한 자씩 눌러가며 글쓰기를 시작해 신춘문예와 문예지로 정식 등단했다.
책의 제목을 보고, ‘프로덕션 디자이너라니…… 이 무슨 듣도 보도 못하던 말인가?’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일단 영화 관계자가 아님이 분명하다. 평범한 우리들이 생각하는 ‘프로덕션’이라 함은, 물건이나 상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인데 말이다. 하지만 이게 대략 영화 혹은 영화 미술과 관련된 말이 아닐까 짐작한다면, 당신은 어떤 식으로든 영화와 관련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