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NEWS


북 뉴스

10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19-10-07
조회수
47
 

그늘을 걷어내던 사람

박경희 저 / 9,000원 / 창비

2001년 등단한 시작한 박경희 시인의 신작 시집 『그늘을 걷어내던 사람』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 『벚꽃 문신』(실천문학사 2012)으로 ‘새로운 교감적 이야기꾼 시인의 등장’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그동안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한 창작활동을 해왔다. 애잔한 서정과 떠나간 이들을 향한 그리움이 가득한 일상의 푸근하고 평범한 장면과 그 이면에 미지근하게 남아 있는 죽음의 기척들을 감싸 안고, 삶을 넉넉하게 받아들이면서 “능청과 해학, 시원시원한 몸짓과 사투리”들로 풀어내는 박경희의 이번 시집은 “슬픔을 걷어내는 방식이 가히 독보적”(안상학, 추천사)이다.
 



지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여행 2

전국지리교사모임 저 / 17,500원 / 폭스코너

전국지리교사모임 선생님들이 집필한 『지리쌤과 함께하는 우리나라 도시 여행 2』는 우리나라 대표 도시들의 지리와 역사, 문화를 친절하고 재미있게 소개해주어 주목받았던 『우리나라 도시 여행』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이번 2권에서는 서울(북촌과 익선동, 신촌과 홍대, 이태원과 대림동), 부천, 성남, 여주, 원주, 철원, 삼척, 청주, 당진, 대전, 전주, 남원, 광주, 안동, 대구, 거제, 울릉도와 독도 등 17개 도시의 지리와 역사와 문화를 다룬다. 시리즈의 기조를 이어 현역 지리교사들이 직접 답사하며 해당 도시의 공간적 속성과 역사적 변천사,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지역 특유의 문화까지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을 일주하게 된다. 공간적으로도 그렇지만,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조망할 수 있어 시간적인 일주도 가능하다. 특히 2권은 서울 북촌에서 우리나라 최동단의 독도까지 찾아가는 여정이므로 일본의 망언들이 쏟아지는 현시점에서 더욱 뜻깊은 여행이 될 것이다.

각 도시 특유의 자연환경, 도시가 형성되고 변화한 지리적·역사적 과정, 꼭 가보아야 할 명소들의 의미와 가치, 각 도시가 안고 있는 현안 등을 두루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지리,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교양은 물론, 충실한 지역 소개가 되어 있어 여행 가이드로도 손색이 없다.

 


쿨투라 cutura(월간) : 10월호 2019년

편집부 / 12,000원 / 작가

2019년 10월호(통권 제64호) 테마는 ‘한국영화 100년’이다. 본지는 올해로 한국 영화 100년을 맞는 뜻깊은 역사와 그 미래를 조명하기 위해 영화평론가,?문화예술인 100명의 추천위원을 구성, 설문을 통해 한국영화 100년을 빛낸 20세기, 21세기 최고의 작품과, 감독, 배우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최고의 작품은 [하녀](곽영진)와 [기생충](정민아), 최고의 감독은 임권택(김용희), 봉준호 감독(김남석), 최고의 배우는 신성일(강성률), 김지미(신귀백), 송강호(라제기), 전도연(안진용) 배우로 그 리뷰와 한국영화 100년사(김종원), 1000만 영화(김시균), 100초 단편영화(김시무)에 대한 글을 싣는다. 이 글은 세계 영화사 안에서 한국 영화 100년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소중한 작업이 될 것이다.

정성일 영화평론가가 진행한 한국영화10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장호 감독의 인터뷰를 싣는다. 이 빛나는 인터뷰는 한국영화의 위대한 100년과 새로운 희망의 100년’을 다시금 재발견하게 해 줄 것이다.

김해연 작가의 그림에세이와 손정순 편집인의 독도 포토에세이, 한국영화 100년의 다양한 행사로 즐비한 부산국제영화제, 런던아시아영화제, 서울국제무용영화제, 아시아나단편영화제, 한국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신중현의 뮤즈 김정미를 초대하여,「경이로운 아름다움?김정미, 《Now》」을 들려주는 장석원 시인의 아티스트 신중현 연재 2회분을 비롯한 함돈균의 인문학으로 세상읽기 2, 이정환의 시조안테나 2, 디카시, K-문학, 드라마, 클래식 등 매혹적인 전문 필자들의 연재와 리뷰에도 일독을 권한다.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

이영주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이 맑고도 끈끈한 부정의 얼룩들”
기록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 어둠을 나누는 시간

올해로 등단 19년을 맞은 이영주 시인의 네번째 시집 『어떤 사랑도 기록하지 말기를』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532번으로 출간되었다. 『차가운 사탕들』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새 시집이다.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의 유희와 우화적 상상력”(문학평론가 김용희)이 돋보이는 시, “아름답게 악행을 퍼트”리며 “아름다워지는 것보다 훨씬 더 찬란한 착란의 시간”(시인 김소연)을 펼쳐놓는 시를 통해 이영주는 “자신이 쓰고 있는 시구가 곧바로 자신의 몸으로 체험되는”(문학평론가 황현산) 언어적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원 테이블 식당

우니게 저 / 11,000원 / 문학과지성사

어려움에 처한 친구가 오직 나에게만 의지해 삶을 버텨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 역시 미래가 불안하고, 성장 과정에 있는 청소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니게 작가의 장편소설 『원 테이블 식당』은 그런 입장에 놓인 소녀의 갈등 상황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묻고 있는 『우리는 가족일까』와 절망의 순간에 만난 ‘그 애’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 애를 만나다』 이후 세번째 성장소설. 그간 작가가 천착해온 인간과 삶의 깊이에 대한 성찰이 돌올하면서도 입체감이 더했다는 평을 받는다.

『원 테이블 식당』은 엄마 아빠를 한꺼번에 잃고 ‘종이 인형’처럼 반수면 상태에 빠진 친구를 홀로 내버려 둘 수 없는 소녀의 심리를 찬찬히 따라간다. 게다가 그 친구의 엄마가 모성의 결핍을 대리로 충족시켜주던 존재이고 보면, 주인공의 갈등과 고민은 예견되고도 남을 터. ‘나’(홍세영)는 아줌마와의 추억이 깃든 ‘원 테이블 식당’에서 만들어지던 요리들의 레시피를 재현하자는 의견을 내고, 친구(김희수)는 그제야 생기를 되찾는다. 그러나 열여섯에서 열여덟 살 나이는 과거에만 침잠해 살아갈 수 없는 때. 새로 사귄 친구들과 미래를 위한 열망 앞에서 나는 희수가 부담스럽기만 하고, 그 때문에 죄책감에 짓눌려 지낼 수밖에 없다.

우선 『원 테이블 식당』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 극복기’로 읽힌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good boy syndrome’란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아직 청소년인 깜냥으로는 힘에 겨운 이 역할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고군분투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콤플렉스를 벗어나는 순간이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계기가 된다. 그간 ‘착한 아이 되기’를 중요한 교훈으로 여겨온 세태로 보자면 성장소설의 숨은 영역 하나를 제대로 짚어낸 셈이기도 하다.

 


0인칭의 자리

윤해서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시적 사유와 유려한 문체로 주목받아온 윤해서의 첫 장편소설 『0인칭의 자리』(문학과지성사, 2019)가 출간되었다. “엄청난 독립성이 느껴지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첫 소설집 『코러스크로노스』(문학과지성사, 2017) 이후 꾸준히 쓰고 다듬은 장편으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필멸의 생을 견디는 인물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조감한 작품이다.

윤해서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해석이 가능한 서사를 따라가는 일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유하며 헤매는 일에 가깝다. 보이지 않는 길을 헤쳐 나가기 위한 무형의 지도를 작가가 이끄는 방향으로 함께 창안하는 작업이며, 그로 인해 누구도 쉽사리 이르지 못했을 언어적 시공간에 가까스로 도달하는 경험이다. “무엇을 찾으려 하지 말고, 무엇도 찾을 것이 없”음을 받아들이라는 작가의 목소리는 “생각하는 나마저” 지워버려야만 비로소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역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므로 『0인칭의 자리』는 개별적인 생의 한순간, 불안과 고통을 감내하는 인간들의 초상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낱낱의 사건과 감정이 종국에는 우리 모두의 공통 감각이자 미래의 전망으로 수렴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나의 이야기가 곧 너의 이야기가 되고, 다시 그와 그녀의 이야기에 겹쳐지는 독서 경험은, 책장을 덮을 즈음 내가 나를 범람하는 방식으로 흐르다가 끝내는 다시 나의 자리에서 맺히는 듯한 몽환적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호재

황현진 저 / 13,000원 / 민음사

2011년 장편소설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로 문학동네작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황현진 작가의 신작 『호재』가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23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무책임한 부모 대신 고모 내외에게서 성장했지만 지금은 가족과 연락을 끊게 된 여성 ‘호재’와, 부재하거나 불능인 아버지들의 세계에서 희생을 자처한 여성이자 호재의 고모인 ‘두이’의 시선과 회고로 구성된다. 고모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죽음의 원인을 직감케 하는 미스터리와 그 죽음을 둘러싼 운명의 가혹함을 드러내는 하드보일드를 축으로, 끝내 정점까지 치달아 오른다.
 


어찌 상스러운 글을 쓰려 하십니까 ; 나랏말싸미부터 대한제국까지 우리 교과서 풍경

정재흠 저 / 18,000원 / 말모이

이 책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초기까지의 200권 이상의 우리 교과서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 흐름과 핵심을 짚어나간 시간여행 에세이 책이다. 477년에 걸친 우리교과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 시대별 한글의 변천과정과 함께 나라가 위태롭던 대한제국 시기는 물론이고 일제식민지 초기 일제 치하에서 한글을 통해 민족정신을 지켜나갔던 선조들의 피어린 고투도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한글과 우리 교과서들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과 정보를 가장 간명하고 알기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며 일반인들은 물론 청소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환영할 만한 교양 에세이이다. 시대별 교과서 속 이미지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는데다 그간 들어본 바 없는 희귀본(『천자문 광주본』 『전술강요』등)들에 대한 소개까지 겸하고 있어 자료적인 가치로서도 훌륭하다. 국내 최초로 복간 작업된 629권의 교과서 영인본들이 이 책의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이 글의 내용에 대한 신뢰성을 더해 주고 있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미사 저 / 최정숙 역 / 14,500원 / 한스미디어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는 타이완에서만 누적 판매부수 천만 부를 돌파한 인기 로맨스 작가 미사Misa가 로맨스보다 소녀의 성장에 무게를 두고 집필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데뷔 후 대중문학 인기 작가 순위 상위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저자는 꾸준히 좋은 대중소설을 써왔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가 포함된 ‘마음의 병’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작품 세계가 한층 깊고 넓어졌다는 평을 받으며 대중은 물론 평론가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는 우애 깊은 쌍둥이 자매가 같은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해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지면서 후반부에서 굉장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결말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통해 진실을 밝히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그 결과 독자들이 먼저 입소문을 내고 추천하는 책으로 자리 잡아 현재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플랫폼 기업 전략

알렉스 모아제드, 니콜라스 존슨 저 / 이경식 역 / 19,000원 / 세종연구원

오늘날 높은 시장점유율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구글, 페이스북, 스냅챗, 틴더, 알리바바, 아마존, 우버 등의 공통점은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이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사용자 집단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교환을 용이하게 해줌으로써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을 가리키는 용어다. 2015년에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에서 상위 20개 중 11개를 플랫폼 기업이 차지했으며, 소셜미디어 붐의 핵심에 있는 기업들도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을 포함한 플랫폼 기업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이루어진 가장 큰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가장 성공한 신생기업들도 플랫폼 기업이다. 결국, 플랫폼 시장을 차지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셈이다.

플랫폼 혁명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가져다준 변화는 실로 어마어마하지만, 이를 인지하고 깨닫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이런 구조적이며 근본적인 변화가 의미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랫폼 혁명은 낙관하거나 비관하기에도 이를 정도로 여전히 출발선에 있으며, 그만큼 갈 길이 무궁무진한 세계다. 새로운 기회가 쏟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플랫폼 기업 전략』의 저자인 알렉스 모아제드와 니콜라스 존슨은 혁신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성장시키는 회사인 어플리코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통해 플랫폼 혁명을 통해 무엇이 바뀌었으며, 이 변화가 오늘날의 기업들에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고, 이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하고 더 나아가 성공할 수 있을지를 명쾌하게 밝혀준다.

 


그레이트 컨버전스

리처드 볼드윈 저 / 엄창호 역 / 18,000원 / 세종연구원

19세기 초 증기기관의 보급과 세계 평화가 정착됨에 따라 상품의 이동비용이 낮아지면서 세계화가 등장했다. 그리고 20세기 후반 정보통신기술로 지식의 이동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또다시 세계화가 이루어졌다. 저자는 이것을 각각 1차 세계화, 2차 세계화라고 부른다.

1차 세계화로 인해, 4천 년 동안 세계경제를 지배하며 누려온 아시아와 중동의 오랜 문명국 지위를 현재 부자 나라들이 두 세기도 가기 전에 가로챘다. 역사가들은 이를 ‘대분기(Great Divergence)’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 세기 이상 등등했던 부자 나라들의 기세가 1990년부터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해 20년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최근 20~30년간 두드러진 이런 경제 현상을 대분기에 빗대어 저자는 ‘대수렴(Great Convergence)’이라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제조업 부문에서 일어났다. G7으로 불리는 현재 부자 나라들은 1970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1990년부터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걸었고, 그 반대 효과가 I6로 불리는 6개 개발도상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3차 세계화를 앞두고 있다. 저자 리처드 볼드윈은 텔레프레즌스와 텔레로보틱스의 발달로 사람의 이동비용이 낮아지면서 곧 3차 세계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안나 카레리나 (특별 합본판)

레프 톨스토이 저 / 연진희 역 / 35,000원 / 민음사

불후의 고전 『안나 카레니나』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민음사에서 합본판으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온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에 각각 세 권으로 출간된 책들을 한 권으로 묶어 원전의 호흡과 스케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 판본이다. 총 1500페이지 안팎에 육박하는 두 도서는 벨벳 코팅된 각양장 커버와 작가의 초상을 담은 하드 케이스 등 소장 가치가 있는 특별 사양으로 제작되었다. 이로써 세계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두 작품의 총체를 종이책의 물성으로 감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두 거장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안나 카레니나』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모두 노벨 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 문학’, 서울대학교 선정 ‘필독 도서 100선’,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등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고전이다. 앞으로도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세 권 이상 분권하여 출간된 고전 작품 중에서 독자들의 요구 및 작품의 영향력 등을 고려하여 ‘최장(最長) 중의 최고’ 작품을 선별해 합본 특별판 출간을 기획하고 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특별합본판)

표도르 토스토예프스키 저 / 김연경 역 / 35,000원 / 민음사

불후의 고전 『안나 카레니나』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민음사에서 합본판으로 출간되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온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에 각각 세 권으로 출간된 책들을 한 권으로 묶어 원전의 호흡과 스케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 판본이다. 총 1500페이지 안팎에 육박하는 두 도서는 벨벳 코팅된 각양장 커버와 작가의 초상을 담은 하드 케이스 등 소장 가치가 있는 특별 사양으로 제작되었다. 이로써 세계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두 작품의 총체를 종이책의 물성으로 감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두 거장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대표작 『안나 카레니나』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모두 노벨 연구소 선정 ‘100대 세계 문학’, 서울대학교 선정 ‘필독 도서 100선’,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 도서’ 등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고전이다. 앞으로도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으로 세 권 이상 분권하여 출간된 고전 작품 중에서 독자들의 요구 및 작품의 영향력 등을 고려하여 ‘최장(最長) 중의 최고’ 작품을 선별해 합본 특별판 출간을 기획하고 있다.




래디컬 마켓 ; 공정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 개혁

에릭 포즈너 .글렌 웨일 저 / 박기영 역  / 하상응 감수 / 25,000원 / 부키

전 세계가 불평등, 독점, 경기 침체, 정치 불안, 포퓰리즘에 신음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파, 좌파 모두 부자 증세와 재분배, 민영화와 규제 완화라는 낡고 효과 없는 대책만 되풀이하고 있다.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사상은 전무하다. 자본주의는 불평등 심화와 경기 침체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고 자유민주주의는 부패와 무능함으로 비난받아 왔으나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날의 자유주의 질서 위기를 타개할 길은 정녕 없는 것일까?

세계적 법학자 에릭 포즈너와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수석 연구원 글렌 웨일은 이 질문에 답하려는 야심 찬 시도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뿌리까지 파헤쳐 시장과 사회를 재설계하는 ‘래디컬 마켓’을 선보인다. “사적 소유는 독점의 또 다른 이름이다” “진정으로 자유롭고 열려 있는 경쟁 시장이 최선이다”라는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주장 아래, 전례 없이 신선하고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세상의 모든 재산이 늘 경매에 부쳐져 시세 이상을 지불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임대하고 사용한다. 자기 재산액을 스스로 평가해 공개하고 그 가격에 따라 세금을 낸다. 투표권을 저축해 두었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안에 1표가 아니라 여러 표를 행사한다. 개인들이 각자 이주 노동자와 후원 계약을 맺어 그 이익을 함께 나눈다. 사용자는 디지털 경제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 상식을 거부하는 참신한 매력으로 가득한 이 책은, 기존의 고정관념에 충격을 던지며 오늘날 정치경제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보여 줄 것이다.

 


분위기를 사로잡는 리더의 말 사용법

임유정 저 / 15,000원 / 원앤원북스

대기업 임원 및 리더 전문 스피치 코치 임유정 대표가
자신 있게 공개하는 상황별 스피치의 모든 것!

사람들 앞에 서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입도 못 여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일단 말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자기소개, 프레젠테이션, 회식, 신년사, 건배사 등 꼭 말을 해야 하는 자리에서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려운 스피치를 복잡하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된다는 것들을 정리해 『 분위기를 사로잡는 리더의 말 사용법』에 고스란히 담았다. 리더의 스피치는 달라야 한다. 리더의 말 한마디에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거나 업무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들은 스피치의 원리를 이해하고 습득하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스피치는 잘하고 싶은 리더라면 이 책을 펼쳐보자. 청중을 사로잡는 리더의 스피치가 이 안에 있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십자가

크리스토퍼 J.H 라이트 저 / 박세혁 역 / 13,000원 / 도서출판 씨유피

십자가는 여전히 기쁜 소식이다 !

다락방에서 골고다까지
십자가의 복음을 선포하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전하는 십자가의 의미

노련한 성서학자의 전문 지식과 원숙한 목회자의 지혜를 겸비한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마지막 만찬에서 십자가에 이르는 예수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구약의 렌즈를 통해 최후의 만찬과 베드로의 부인, 군인과 구경꾼들의 조소와 조롱, 십자가형의 고통을 포함한 복음서의 수난 사건을 살펴보면서 십자가의 길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격려 수업 :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주는 용기

린 로트. 바버라 멘델홀 저 / 김성환 역 / 16,000원 / 교육과실천

나는 나를 격려하기로 했다!
새로운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하는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한 8주간의 ‘격려 상담’

『격려 수업』은 당신이 겪고 있는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찾고 그로부터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용기를 잃고 낙담한 자기 자신에게 용기를 주도록 돕는다. 주위 환경을 탓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노력하여 성장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내면아이(inner child)를 만나고 내 안의 그 아이를 다시 양육(Reparenting)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터닝포인트가 있다. 이 터닝포인트는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며 스스로 낙담시키게 하는 행동을 하느 대신 격려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시작된다. 바로 이 책을 펴는 순간 당신의 터닝포인트가 시작된다.

이 책은 아들러와 드라이커스의 심리학에 바탕을 둔다. 저자인 린 로트는 제인 넬슨과 함께 아들러 심리학에 기초하여 부모 위한 긍정훈육법과 교사들을 위한 학급긍정훈육법을 만들었다. 전 세계 55개 국가에 긍정의 훈육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고, 드라이커스를 공부하는 많은 사람이 린 로트와 제인 넬슨의 영향을 받고 있다. 긍정의 훈육을 배웠거나 자녀나 학생들에게 실천해보았다면 린 로트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격력상담을 위한 준비가 이미 충분하다. 긍정의 훈육에서 배운 모든 방법을 사용하여 당신의 내면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을 재훈육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들은 격려상담을 긍정의 훈육 플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

양광모 저 / 11,000원 / 푸른길

꽃과 번개, 단풍과 첫눈의 연서를 옮겨 적은
우리 모두의 사랑 노래

바다 시집 『사랑으로도 삶이 뜨거워지지 않을 때』, 커피 시집 『삶이 내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내놓으라 한다』, 술 시집 『반은 슬픔이 마셨다』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것들임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들을 세심히 바라보며 특유의 따뜻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인 양광모가 그의 사랑 시를 모아 사랑 시집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시인은 인생의 간을 맞춰 보라며 바다 시집을 슬쩍 건네주었고, 커피 한 잔으로 뜨거운 삶을 다독여 주는 커피 시집을 전해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100편이 넘는 사랑 시를 통해 그동안 미뤄 두었던 사랑에 대한 예찬을 원 없이 풀어냈다. 시인이 늘 사랑해 왔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사랑을 노래하는 주체가 되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 낸 『네가 보고 싶어 눈송이처럼 나는 울었다』는 가슴 벅찬 사랑을 품고 싶은 독자들에게, 가슴 아픈 사랑을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눈송이 같은 격려와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 영화와 소설, 역사와 철학을 가로지르는 수학적 사고법

나동혁 저 / 14,800원 / 지상의책

학교 다닐 때 인수분해나 삼각함수 공식을 공부하며 누구나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걸 외워서 어디에 쓰지?’ 사실 지금도 수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냐고 묻는다.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 도구로 수학을 사용해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독서 경험을 가져본다면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냐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다. 10여 년간 수리논술을 가르쳐온 저자는 이 책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에서 수학적 사고법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소설 등 여러 장르의 텍스트를 새롭게 읽어낸다. [월-E],[라이어 게임],『82년생 김지영』등 다양한 콘텐츠를 폭넓게 분석하면서, 사회문제를 이해할 때 수학적 사고를 활용하면 이야기가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는지 전달한다.

『수학의 눈으로 보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는 생각의 틀, 사고의 도구로서 수학이 얼마나 흥미롭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시험을 치르는 데만 써먹는 수학 지식이 아니라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학적 태도를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수학으로 세상에 말을 거는 실험을 시작했고, 이 책은 그 흥미로운 사고 실험의 결과물이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 번 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내면 일기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저 / 장혜경 역 / 14,000원 / 갈매나무

성공한 연예인이 번아웃을 겪었다며 방송에 나와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한다. 뉴스에서는 많은 직장인과 취업 준비생들이 번아웃을 겪고 고통스러워한다고 보도한다. 하지만 정작 주변에서 자신의 증세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의 능력이 모두 소진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번아웃은 그나마 낫다. 이전에는 매우 적극적이고 유능했다는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울증은 보다 어두운 인상을 풍길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충격과 불안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를 숨길 뿐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번아웃이나 우울증에 걸린 상황을 겪고 있음에도 알아채지 못하거나 애써 이를 부정하려 한다.

대체로 번아웃이나 우울증을 앓다 보면 아무도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막막한 고독함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자신의 괴로움에 조금이라도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만 이렇게 괴로운 것은 아니구나’, ‘누군가 이렇게 막막한 고통 속에서 빠져나온 적이 있다’라는 생각만으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테니까.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는 인생을 뿌리째 뒤흔들 것만 같은 ‘심리적 위기’ 앞에서 갈피를 못 잡고 실의에 빠진 독자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다. 독일의 공인 심리학자이며 심리치료사인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는 직접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환자로서의 체험뿐만 아니라 심리치료사로서 쌓아온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전문 지식을 이 책에 담담하고도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육아의 감촉 : 말랑말랑 보들보들 나꽁아꽁 일기

임세희 저 / 15,000원 / 디자인하우스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온 집 안이 초토화되는 일상이지만 아이가 없던 그 시절에는 결코 알지 못했던 특별한 순간이 있다. 바로 아이의 입에서 전혀 기대도, 예상도 하지 못했던 눈부신 단어들이 막 흘러나오는 순간이다. 임세희 작가는 바로 이러한, 아이와 함께 나눈 빛나는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동생이 생기고 어느덧 혼자 하는 일이 하나둘 늘어나는 큰아이에 대한 대견함, 제왕절개로 둘째를 낳은 엄마를 눈물 어린 눈으로 지켜봐주던 딸아이에 대한 애틋함, 온종일 외쳐대는 ‘엄마’ 소리에 그만 뚜껑이 뻥 하고 열려 버럭 화를 냈다가 이내 밀려오던 후회, 아이가 태어난 후 관심의 순위에서 밀려났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 엄마가 되고 보니 더욱 깊어지는 ‘내 엄마’에 대한 감사함…. 이 책의 저자 나꽁아꽁맘 임세희는 먼 훗날 아이가 커서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나갔을 때,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감촉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보들보들하고 말랑말랑한, 여리고 따뜻하면서도 생명력 가득한 그 육아의 감촉을 영원히 놓치고 싶지 않아 이 일기를 썼다고 고백한다.

네이버 부모i에 연재되며 수많은 엄마들의 지지와 공감, 사랑을 받고 있는 [나꽁아꽁 일기]를 바탕으로 탄생한 『육아의 감촉』. 수많은 육아 일기 중 유독 이 토끼 가족의 이야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이야기가 이 순간 우리가 놓치고 있을지도 모를 나, 우리 아이, 우리 가족의 모습이기에,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특별하기 때문이다.




밀크맨 

애나 번스 저 / 홍한별 역 / 16,800원 / 창비

2018년 전 세계 최고의 화제작인 애나 번스 장편소설 『밀크맨』이 (주)창비에서 발간되었다. 한림원 내의 잇단 성 추문으로 인해 노벨문학상 시상 자체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이자 영미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이 제정 50주년을 맞아 보란 듯이 선택한 작품이다. 저자 애나 번스는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일약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소설은 1970년대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적과 극단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폐쇄적인 마을 공동체 내에서 유무형의 폭력에 노출된 열여덟살 여성의 일상과 내면을 일인칭 시점의 입말로 들려준다. 직접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지만, 저자 자신의 발언과 소설 내 여러 단서로 미루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무장세력(IRA)과 이를 저지하려는 무장세력(UDA) 간에 테러와 보복이 빈번하게 벌어지던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맨부커상 시상식에서 번스가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작품을 벨파스트에서 보낸 유년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밝히며 “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고 말해 작품에 더 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맨부커상 수상 이전까지 6,000부를 넘기지 못했던 판매량은 수상 이후 급상승해 올해 9월 기준 영국과 미국에서 60만부를 넘기며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출간 전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김영란 전 대법관은 추천사에서 “소설을 읽으며 아득해지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은 아닐 것이다. 시대가 반복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이곳의 독자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작품”이라고 했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피해자의 당사자성을 체현한 작품이라며 “한마디로 압도적”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출간 전 모집한 서평단에 500명이 넘게 지원하며 큰 관심을 모았고, 미리 책을 읽은 독자들은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여성소설” “진짜 이야기의 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등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정선 목민심서

정약용 저 / 다산연구회 편 / 18,000원 / 창비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 『목민심서』를 엄정하게 가려 뽑아 한권에 담은 『정선 목민심서』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역주 목민심서』 전면개정판(2018)에 맞추어 번역을 새롭게 정비하고 해설과 도판을 덧붙여 일반인은 물론 청소년과 대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재탄생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고전으로 꼽히지만 방대한 분량과 어려운 내용으로 본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자들에게, 현대적 문체와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이번 『정선 목민심서』는 곁에 두고 오래 그 의미를 새길 수 있는 생활고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특히 한국 실학·다산학을 정립한 최고의 다산 연구집단인 다산연구회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정수만을 담아내 가치를 더했다.

『목민심서』는 강진의 유배지에서 집필한 다산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지방 수령이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원칙 및 지침과 세부 사항을 담은 책이다. 이렇듯 다분히 실무적이고 기능적인 내용을 담은 『목민심서』가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까닭은 자기 시대의 현실에 대한 다산 자신의 뼈저린 고뇌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다산은 이 책에서 대단히 풍부한 사실과 논리를 바탕으로 당시의 실상과 관행에 속속들이 파고들어 병폐의 원인을 찾고 치유책을 고안하는 실학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성을 중심에 두고 정치제도의 개혁과 지방행정의 개선을 도모한 다산의 혜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난다.

『정선 목민심서』에는 원서의 내용 중에서 시대를 바라보는 다산의 고심과 탁견이 담긴 대목을 가려 뽑았다. 또한 일반 독자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주석은 원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가독성과 이해도를 돕기 위해 빼거나 글 속에 풀어 넣었고,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당시 민중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는 삽화와 조선시대 지방행정과 관련한 부록을 수록하였다. 『역주 목민심서』 개정 작업을 통해 다산연구회가 여러 차례 번역을 다듬고 선별하는 작업을 거쳐 명실공히 친절함과 공신력을 두루 갖춘 『목민심서』가 탄생했다.
 



한식 인문학 : 음식 다양성의 한식, 과학으로 노래하다

권대영 저 / 35,000원 / 헬스레터


『한식 인문학』은 음식 다양성의 보고(寶庫)인 한식을 과학의 눈으로 재해석한 대중서다. 공동체 농경문화로 성장해 온 오천 년 한식 역사의 원형과 기원, 미래까지 과학자의 통찰력과 사유로 서사적 문맥을 갖춰 쓴 음식인문학서다. 한식 인문학의 출발점은 우리 민족의 삶이지 고문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식은 그동안 재해석이 불가한 신화(神話)적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역사의 길목 곳곳에 ‘한식 오류’가 있다. 과학자인 권대영 필자는 고착화된 ‘고추 일본(임진왜란) 전래설’ 등에 의문을 품고 검증(유전자 분석, 고문헌 해석 등)했다. 그 결과, 오류 지식은 바로 잡고, 증거는 낱낱이 스토리텔링으로 재구성했다. 한식의 미래를 위해 한국의 장수벨트 지역인 구곡순담(구례 곡성 순창 담양)의 소박한 식단(밥, 된장국, 생선, 김치 등)을 소개하고, 우수성에 대한 빅데이터 청사진도 배치하자고 말했다. 세계의 장수지역인 지중해와 프랑스, 북유럽과 북극해,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건강 음식과 비교 분석했다. 음식 다양성의 관점에서 세계 건강음식군에 ‘맞춤형 한식’ 장으로 꽃 피울 것을 제안했다.

각 장마다 “아하, 그렇구나!”하는 유레카의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 『한식 천자문』, 『한식 동몽선습』 같은 입문서다. 문자가 없는 요하문명권에서 출발한 한식의 원형과 탄생 및 본질, 그리고 맛과 영양 가치를 깊이 있게 담았다. 한식은 센터내리언(Centenarian, 100세 이상의 고령자) 시대, 개인맞춤형 건강밥상이라는 것이다.

 


코카서스 사진편지 :  나태주 시인에게 쓰는 여행 에세이

김혜식 저 / 16,000원 / 푸른길

사진작가 김혜식이 오랜 친구 나태주 시인에게 사진편지를 보낸다. 코카서스 산맥 아래 세 나라, 아르메니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한 이야기다. 아르메니아는 노아의 방주가 걸려 멈추었다는 아라랏산이 있는 곳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첫 나라이다. 포도주가 유명한 조지아는 숱한 침략의 역사를 견뎌 오면서도 특유의 낭만을 즐겨 온 나라이며,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임에도 히잡을 가장 먼저 벗어 던질 만큼,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관용의 나라이다. 이렇듯 서로 다른 매력의 세 나라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녹아 있다.
 


벽 속의 편지

강은교 저 / 11,000원 / 창비

‘창비시선_다시봄’ 시리즈는 강은교 시집 『벽 속의 편지』(창비시선 105, 1992)로 시작된다. 이 시집은 1968년 『사상계』로 등단한 강은교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으로 세상의 작고 사소한 기척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세련된 언어로 그려져 있다. 이러한 애정은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그에 머무르지 않고 언어를 통한 사랑의 실현으로 발전되게끔 한다. 세상의 억압이나 억울한 희생 따위의 소멸을 바라며, 동시에 하찮게 여겨지는 가치들의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의 좌절 섞인 열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아프게 읽힌다. 우리를 위로하듯 시인은 다시 쓰는 ‘시인의 말’을 통해 “저물녘이면 언제나 희망의 연둣빛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일몰 옆엔 일출이 서 있으리니/아직 젊은이여/내부는 언제나 외부의 내부/이 고단한 행성 위에서”라 적는다.
 


마음의 수수밭

천양희 저 / 11,000원 / 창비

‘창비시선_다시봄’ 시리즈는 천양희 시집 『마음의 수수밭』(창비시선 122, 1994)으로 시작된다. 이 시집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천양희 시인의 네번째 시집으로 실존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는 한계와 고독을 깊이있게 성찰해온 시인이 1970년대 말부터 발표해온 시편들이 묶여 있다. 일찍이 이 시집을 두고 김사인 시인은 “처절한 고통과 외로움의 시들이 있다. 누군들 제 몫의 운명에 덜미를 잡히지 않으랴. 욕망과 운명의 그 낯설고 공포스런 어긋남을 누군들 면할 수 있으랴. 그러나 그 절망적인 어둠에 헐벗은 손으로 맞서 스스로를 방기하지 않고 이처럼 신실한 싸움과 견딤을 보일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이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평한 바 있다. 천양희 시인은 “한편은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다른 한편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한편은 우리를 외면한 사람들을 위해 바쳐졌으면 좋겠다”라고 『마음의 수수밭』을 25년 만에 재출간하는 소회를 밝힌다.
 


붉은 밭

최정례 저 / 11,000원 / 창비

다른 생의 시간과 닿는 지극한 신비

‘창비시선_다시봄’ 시리즈는 최정례 시집 『붉은 밭』(창비시선 210, 2001)으로 시작된다. 이 시집은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최정례 시인의 세번째 시집으로 삶의 근원적 모순과 결핍을 파고드는 흡입력을 가졌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그의 불투명한 전언과 어두운 침묵은 이런 생의 모순을 어루만지는 문법이다. 그런 시간 경험의 끝 간 데서 시간에 관한 자의식은 드디어 무시간성의 공간과 만난다”라고 시집을 평했다. 어떤 시간도 개입하지 못할 절대성의 힘 덕분일까. 『붉은 밭』은 2019년 현재에도 가장 새로운 시의 미감을 내보인다. 최정례 시인은 “그때의 시들을 다시 돌아보니 끈기가 시의 힘을 키워준 게 아니라, 시의 힘이 끈기를 길러준 것 같다. 내 존재의 유한함을 견디게 해준 것은 시였고, 사랑의 불가능함을 견디게 해준 것도 시였다”라며 시의 시간을 회고한다.

 


Littor 릿터 (격월간) : 10/11월(2019년)20호

편집부 / 10,000원 / 민음사

의아한 마음에 물음표를 달아 보았다. 노키즈? 도무지 성립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말인데, 종종 쓰인다. 그에 대한 우리의 복잡한 마음은 김세희 작가의 플래시픽션 「집으로」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하여 이번 호 《릿터》가 이른바 ‘노키즈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지엽적인 문제다. 혹자는 현 세대가 아이를 낳지 않아 생길 우리 사회의 위기를 진단하고는 한다. 또 누구는 아이를 둘 이상 낳는 것을 두고 애국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정작 태어나 자라는 아이에 대해서는 말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호는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 여기에 함께해야 할 가장 약한 존재들.

김혜지, 서장원, 조예은, 김세희 작가가 플래시픽션을 집필해 주었다. 개인방송에 노출되는 아이, 사이보그로 대체된 아이,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 짧고 상징적인 이야기들이 ‘아동 혐오’에 대한 논의를 소설적인 방식으로 촉발시킨다. 이 논의를 현장성 강한 글이 이어받는다. 대중문화 평론가 최지은은 최근 여러 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아동 성상품화의 사례를 조목조목 파헤친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고우현 활동가의 글 뒤에 ‘그리다 100가지 말상처’ 캠페인의 그림을 싣는다. 상처를 주는 말에 맞추어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여느 이미지보다 감각적이며 직관적이다. 답이 안 보이는 논의의 굴레에, 그림책이 힌트가 될 수 있을까? 어린이책 편집자 신수진의 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멀리 런던의 어린이책 서점 소식도 싣는다. 유색인과 다문화 아동을 위한 서점 ‘라운드 테이블 북스’가 한국의 어느 도시에도 절실하게 필요해 보인다. 자신의 경험을 찬찬히 서술한 문학평론가 김나영의 글도 일독을 권한다.

20호 릿터는 유독 인터뷰 코너가 착실하다. 지난여름 생애 첫 방한으로 한국의 독자를 만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를 정세랑 작가가 인터뷰했다. 나이지리아와 한국의 여성 작가 사이에 움튼 우정을 직접 목격할 기회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이윤지 배우와의 대화도 흥미롭다. 자신의 엄마에게서 자신에게로, 또한 자신에게서 딸로 뻗어나가는 읽기의 이어짐이 따스하고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작가이자 엄마인 윤이형 소설가의 인터뷰도 빼놓을 수 없다.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도록 고민하고 갈등하다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답변을 보며 윤이형 작가에 대한 신뢰를 더욱 키울 수 있었다. 강성은, 편혜영, 앨리 스미스의 단편소설을 싣는다. 문학은 시와 소설의 경계를 오가고, 장르와 문법의 관습을 뛰어넘고, 이 언어와 저 언어를 이을 것이다. 시 코너는 김소형, 김연덕, 박시하, 임경섭, 정끝별 시인이 빛내 주었다.

김신회 작가의 에세이 연재를 시작한다. 쓰는 존재로서의 일상과 고민을 담아 독자와 나눌 예정이다. 서경식 작가는 이제 유럽을 떠나 미국에 닿았다. 그곳에서의 인문 기행 역시 기대가 크다. 정우성·이크종, 김현우, 김혼비·박태하의 에세이도 각자의 방식으로 빛을 발한다. 20호를 맞이해 코너에 부분적인 개편이 있었다. ‘리뷰’를 대폭 강화하고 순서도 앞으로 당겼으며 《릿터》 편집부가 대거 필자로 참여한다. 책과 문학을 알리고 싶다. 그것을 함께 읽고 싶다. 욕심을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뛰었다. 쉽게 지치지 않아야 할 텐데 하는 걱정도 있다. 가을날 가까운 공원에서는 좋은 날씨에 신이 나 뛰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들은 쉬이 지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예외 없이 아이였다. 그 사실을 잊지 않기로 한다. 그 사실에 괜한 위안을 얻는다.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

니콜라 마티외 저 / 이현희 역 / 17,000원 / 민음사

2018년 가을과 겨울 사이에 프랑스는 세 가지 키워드로 술렁였다. 니콜라 마티외라는 작가, 공쿠르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그의 장편소설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 그리고 1990년대 록 음악의 아이콘 그룹 너바나가 부른 「Smells like teen spirit」가 그것이다. TV 뉴스나 생방송 인터뷰 등에서 공쿠르 문학상 수상자 니콜라 마티외가 등장할 때면 어김없이 이 작품의 첫 장을 상징하는 노래 「Smells like teen spirit」가 배경 음악으로 울려 퍼지곤 했다. 『그들 뒤에 남겨진 아이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냉소와 반항을 담은 너바나의 노래와 더불어 2019년 현재 사십 대가 된 프랑스인들의 청춘의 추억을 소환하는 데 크게 한몫했다. 이것이 2018년 늦가을 프랑스의 출판계를 휩쓴 풍경이었다. 그리고 일 년 뒤인 2019년 10월, 이 화제작이 민음사에서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탈공업화 바람으로 경제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프랑스 북동부 작은 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1992년부터 육 년간 열다섯 살 청소년 앙토니가 성인이 되어 가며 겪는 이야기다. 가난과 불신, 불만만이 팽배한 이곳에서도 아이들은 변함없이 자라고 청소년들은 점점 어른이 되며, 모두 이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를 꿈꾼다. 십 대인 주인공 앙토니, 앙토니의 이종 사촌, 북아프리카 출신 하신, 그리고 앙토니를 사로잡은 첫사랑 스테파니와 그녀의 단짝 클레망스는 각각 자신들이 태어난 배경에 따라 다른 이십 대를 맞는다.

시의 주요 수입원이던 제철 공장의 용광로가 완전히 작동을 멈추고 졸지에 실업자들의 도시가 되어 버린 이곳에서 ‘회사에서 잘리고 집에서는 이혼당하고 한심하거나 암적인’ 사람들에겐 대상 모를 분노와 원망이 꿈틀거린다. 프랑스인과 이민자의 갈등,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갈등, 노년층과 청년층의 갈등, 회사와 노조의 갈등, 파리와 지방의 갈등, 남편과 아내의 갈등 등, 이 소설 속에는 프랑스 사회가 지닌 모든 종류의 갈등이 프레스코화처럼 세밀하게 그려진다. 세계화와 탈공업화 바람으로 내몰리고 황폐해지고 잊힌 프랑스 북동부의 작은 시에 사는 저소득층이 꾸역꾸역 살아 낸 시절에 대한 이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소설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앓고 있는 전 세계 곳곳 우리의 이야기로 확대하여 공감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엠페도클레스의 죽음

프리드리히 휠덜린 저 / 장영태 역 / 16,000원 / 문학과지성사

불길 속에서 그대는 생명을 찾고 있네, 그대의 마음이 명령하며 뛰고 있고
그대는 이를 따르네. 그리하여 그대는 바닥없는 에트나에 몸을 던지네.

생의 절반을 정신착란의 질곡 아래 살았던 비운의 천재 횔덜린
시대를 앞서가고 현실과 화해하지 못했던 그가
엠페도클레스의 입을 빌려 남긴 변화와 쇄신의 절규

당대에는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반평생을 정신분열증으로 불우한 삶을 살았으나 20세기 초 후기 시들이 발굴되고 재평가되면서 현대적 시인으로 부활한 프리드리히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olderlin, 1770~1843)의 희곡과 논고를 엮은 『엠페도클레스의 죽음-한 편의 비극Der Tod des Empedokles』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횔덜린은 지난 반세기 동안 독일 시인들 중 가장 많이 번역 소개된 시인이다. 희곡 「엠페도클레스의 죽음」은 미완의 작품이지만, 횔덜린의 성숙한 후기 문학으로의 진전을 보여주기에 독일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후기 작품들은 독일 이상주의 철학과 낭만주의 문학에 크게 기여했고, 20세기와 21세기의 사상가와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세 개의 초고로 남은 비극 「엠페도클레스의 죽음」과 이에 대한 이론적 숙고를 담은 논고들은 횔덜린이 독일어로 시를 쓴 가장 뛰어난 시인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가장 위대한 사상가의 한 사람임을 증명한다.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 :  이상 "날개" 이어쓰기

이상,이승우,강영숙,김태영,최제훈 저 외3명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다가오는 2020년은 작가 이상이 태어난 지 110년째 되는 해다. ‘천재’와 ‘광인’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 이상은, 근대 문인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문학적 자장이 넓고 크다. 그는 시, 소설을 비롯해 수필에서도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으며, 그의 문학은 당대뿐만 아니라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날개」는 명실공히 그의 대표작으로, 이상 문학에 대한 관심을 널리 확장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식민지 지식인의 불우한 자의식을 그린 소설로, 흥미로운 경구의 삽입을 통해 모더니즘을 실험한 소설로, 자본주의 화폐경제를 재현한 소설로도 「날개」는 그간 다양하게 읽혀왔다. 이 같은 수많은 해석들에 지금-여기의 독자들은 어떤 독해를 추가하며 「날개」를 살아 있는 텍스트로 되살릴 수 있을까. 이렇듯 「날개」라는 정전화된 텍스트를 시대에 맞게 새로 ‘읽을’ 가능성을 확인한 기획이 바로 대산문화재단이 엮고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정오의 사이렌이 울릴 때―이상 「날개」 이어쓰기』다. 이 책은 지금-여기 한국 문학의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섯 명의 소설가(이승우, 강영숙, 김태용, 최제훈, 박솔뫼, 임현)가 새롭게 시도한 「날개」 이어쓰기를 통해 이 작품의 현재적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본다. 8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그 감동을 고스란히 잇는 여섯 편의 작품들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아로새겨져 있을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라는 마지막 문장처럼, 또 다른 이야기로 우리 앞에 ‘다시’ 날개를 펼치며 되살아난다.




사냥개자리

예른 리르 호르스트 저 / 이동윤 역 / 14,500원 / 엘릭시르

유리열쇠상, 마르틴 베크상 수상작!
17년 전의 실종 사건이 조작되었다. 범인은 무죄, 수사관은 유죄?

빌리암 비스팅을 노르웨이 최고의 형사로 만들어준 ‘세실리아 린데 실종 사건’. 십칠 년이 지난 지금, 그 사건의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진다. 수사 책임자였던 비스팅은 정직 처분을 받고 언론과 대중은 그가 무너지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평생 범죄자를 쫓는 사냥개였던 비스팅은 이대로 사냥감이 될 것인가? 비스팅은 강력한 조력자 리네의 도움을 받아 홀로 은밀하게 사건을 파헤친다.

북유럽 차세대 경찰소설의 대가 예른 리르 호르스트의 대표작 『사냥개자리』가 엘릭시르에서 출간되었다. 진정한 의미의 경찰에 대한 주인공 비스팅의 고뇌가 담겨 있는 묵직한 스릴러 경찰소설이다. 십칠 년 전 비스팅을 노르웨이 최고의 형사로 만들어준 ‘세실리아 린데 실종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조작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수사 책임자였던 비스팅은 정직 처분을 받았으나 재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홀로 은밀하게 수사에 나선다. 전작 『추락하는 새』에서 뛰어난 판단력이라는 탐정의 자질을 보였던 리네가 이번에도 비스팅을 도와 사건을 수사한다. 『사냥개자리』는 유리열쇠상과 마르틴 베크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증명했다.

 


모든 것은 영원하다, 사라지기 전까지는 : 소비에트 마지막 세대

알렉세이 유르착 저 / 김수환 역 / 32,000원 / 문학과지성사

“소비에트연방에서 무언가가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모든 게 영원할 거라는 완전한 인상이 있었죠.”

2005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학계에 큰 화제를 불러왔으며, 후기 소비에트 시기 문화 연구의 붐을 일으킨, 알렉세이 유르착의 『모든 것은 영원했다, 사라지기 전까지는』이 출간되었다. 제목이 함축하는 것처럼, 소비에트 시스템의 “붕괴는 그것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감히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막상 붕괴가 시작되자 곧장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흥분되는 사건으로” 경험되었다. “사람들은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채로 언제나 이미 체제 붕괴에 대비해왔으며, 사회주의 체제하의 삶이 흥미로운 역설들 가운데 형성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체제를 살아간 사람들이 현실과 관계 맺었던 방식에 대한 기존의 상투적인 가정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소비에트 시스템의 본질에 놓여 있는 이 역설을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르착은 강압, 공포, 부자유가 이상, 집단 윤리, 우정, 창조성, 미래에 대한 관심 같은 것들과 뒤섞여 있었던 실재했던 사회주의의 현실들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삶을 성찰하고 ‘호모 소비에티쿠스’와 같은 말로 폄하되어온 소비에트의 주체성을 “재인간화”하고자 시도한다.

이 책은 “소비에트의 갑작스러운 종말”이라는 하나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해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위기가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 경험되는지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한때 “영원했던” 소비에트의 풍경은 지금 우리의 삶, 그러니까 어떠한 대안도 가능하지 않으며, 무엇을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영속성의 감각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깊은 생각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월드컵로36길 18 (우) 03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