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에 남는 문장들
행간에 숨은 뜻까지 옮겨 적는 명언 필사
명언은 대부분 짧고 명료하다. 그래서 금방 의미가 전해진다. 그러나 앞뒤 맥락을 알아야 뜻이 오롯하게 살아나는 명언도 많다. 『명언 필사』는 인생의 등대로 삼을 만한 의미심장한 명언뿐만 아니라 그 명언이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과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 옮겨 적는 그 뜻이 더욱 깊다.
이 책은 시인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에 더해 조심스럽게 고른 특별한 문장들을 곱씹으며 필사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국내 서점가에 필사 열풍을 불러일으킨 ‘손으로 생각하기’ 시리즈의 첫 책으로 아직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마음필사』의 주인공 고두현 시인의 감성필사에 다시 한 번 동참할 수 있는 기회다.
■ 책 속에서
고전은 천천히 읽으면서 오래 음미하는 게 좋다. 코끼리 심장 박동과 혈액 순환 사이클이 생쥐보다 18배나 길 듯이, 생각의 리듬이 다르면 세계관과 가치관이 달라진다. 천천히 읽고 그 감동을 글로 남기면 더욱 좋다. 그게 바로 우리 삶의 자서전이다. 미래 세대에게는 이것이 새로운 고전으로 읽힐 것이다.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당신이 한 일보다 하지 않은 일들 때문에 더 후회할 것이다. 그러니 닻을 올리고 포구를 떠나라. 당신의 돛에 무역풍을 가득 안고 출발하여 탐험하라. 꿈꾸라. 그리고 발견하라.
나도 실패할까 봐 두려웠지만 항상 포기하지 않고 용기 있게 덤볐다.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 맞서 극복하는 것이다.
어둠의 그림자가 짙어도 두려워하지 말자. 그림자는 빛이 어딘가 가까운 곳에서 비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은이 고두현
시인·한국경제신문 문화에디터.
고두현은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등단했다.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와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문화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시와 산문이 수록돼 있다. 『시 읽는 CEO』와 『옛 시 읽는 CEO』를 통해 시와 경영을 접목하면서 독서경영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시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는 일에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마음필사』와 『사랑필사』를 비롯해 시집 『늦게 온 소포』,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 『달의 뒷면을 보다』, 『오래된 길이 돌아서서 나를 바라볼 때』, 시에세이집 『리더의 시 리더의 격』, 『시를 놓고 살았다 사랑을 놓고 살았다』, 독서경영서 『나무 심는 CEO』, 『미래 10년 독서』(전2권) 등이 있다. 동서양 시인들의 아포리즘을 담은 『시인, 시를 말하다』를 엮었다. 김달진문학상, 유심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유배문학특별상 등을 받았다.
서문
생각 근육을 키워 주는 명언, 밤바다 등대 같은 삶의 이정표
첫 번째 이야기_새 아이디어를 찾으려면 오래된 책을 읽어라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다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
과학은 최신 연구서, 문학은 오래된 책을 택하라
철학서는 혼자 읽고 역사서는 함께 읽어라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
두 번째 이야기_위대한 인물들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사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위대한 인물들은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기회의 신에겐 앞머리밖에 없다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한다
좋은 담장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
세 번째 이야기_때론 마지막 열쇠가 자물쇠를 연다
닻을 올리고 포구를 떠나라!
바람과 파도는 언제나 유능한 뱃사람 편이다
포기 대신 경험 살리고 더 잘할 방법을 찾았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는 사다리에 오를 수 없다
때론 마지막 열쇠가 자물쇠를 연다
사막을 건너는 데는 작은 걸음 수백만 번이 필요하다
적을 잡으려면 먼저 왕을 잡아야 한다
네 번째 이야기_어둠을 불평하기보다 촛불 하나 켜는 게 낫다
인생은 겸손을 배우는 긴 수업 시간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시궁창 속에서도 누군가는 별을 본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다른 집 계단이 얼마나 가파른지 겪어 봐야 안다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
어둠을 불평하기보다 촛불 하나 켜는 게 낫다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새로운 형태의 독서
실체가 없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공감 없는 글을 옮겨 적는 일은 공허함을 부른다. 좋은 문장이라 하여 옮겨 적어 보지만 그 진짜 속뜻을 모른 채 글자만 흉내 내어 적는다면 진짜 필사라 할 수 없다.
필사는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는 독서의 또 다른 형태다. 소리 내어 읽고 손으로 옮겨 쓰는 동안 생각근육이 커지고 우리 삶은 새로운 지평을 맞이한다. 그 비옥한 땅 위에서 서정과 사색의 나무가 자라며 우리의 영혼이 풍요롭게 고양된다.
실용적인 효과도 크다. 필사는 글쓰기를 배우는 학생이나 자기 책을 쓰려는 예비 작가들의 수련과정으로도 유용하다. 이때 그들이 옮겨 쓰기 교본으로 삼는 글이 바로 고두현 시인의 논설이며 에세이라고 한다. 한 편 한 편 감성 넘치는 에세이와 그 정수만으로 골라 놓은 필사 지면 모두 가파른 삶의 여정에서 숨고르기를 함께 하는 동반자로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