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소비자에게 물었다
'100만 소비자 패널’의 응답을 통해 살펴보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속마음
“주관적인 해석을 최대한 배제하고 데이터가 말하게 한다.” 이것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비자 조사를 할 때 견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그 방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100만 명의 조사 패널을 구축하고, 비슷한 조건의 소비자를 상대로 같은 테마의 질문을 2~3년마다 반복해서 던진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낸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 사는 나와 비슷한 내 이웃에 대한 생각과 고민의 기록이다. 이것을 위해 1년 동안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극 결과를 보면 현재 대한민국을 사는 소비자들은 불안해했다. 더불어 산다는 인식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공동체라는 느낌은 점점 더 희미해져만 갔다. 불안을 덜어줄 사회적 지원을 기대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강박적으로 자기계발에 매달리고 있었다. 인간관계 확장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내 디지털 기록이 감시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SNS 세상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미안해서 외식과 쇼핑을 줄이는 40~50대의 흐름이나, 돈이 없어서 헤어지는 젊은 연인들의 안타까운 현실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불안과 불신이 IT·모바일, 유통·쇼핑, 여가·외식·미디어, 사회·문화, 패션·뷰티·헬스, 금융·부동산 등 6개 소비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결과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세월호 사고 등 어려움을 겪으며 더 낮아진 사회적 신뢰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대한민국 중산층의 이미지와 정치성향에 따른 소비패턴의 차이도 분석해보았다.
㈜마크로밀엠브레인 www.embrain.com
2014년 가족친화경영 대상과 서비스산업 발전 공로 부총리상을 받은 회사. 2012년에는 GWP 선정,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최대 104만여 명의 소비자 패널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리서치 회사. 연 4,000여 개가 넘는 정성ㆍ정량 프로젝트를 수행. 다양한 소비자 분석 방법을 통해 깊이 있는 소비자 이해를 지향한다. 재미있는 조사 결과를 보여주는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와 일반인도 설문조사를 할 수 있는 이지서베이ezsurvey.co.kr를 통해 개인 연구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최인수㈜마크로밀엠브레인 대표이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의 대표이사. KORA(한국조사협회)부회장과 학술이사, 서울 시정 개발 여론조사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지면에 칼럼과 기고를 하고 있으며, 건국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겸임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공저) 등이 있다.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부장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ㆍ사회심리학 전공으로 박사 수료. 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동아비즈니스리뷰DBR칼럼니스트이자 MBC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고정패널.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공저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책을 산다. 문제는 주변에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책을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 그리고 떠넘기는 걸 ‘선물’이라고 주장하는 괴벽이 있다. 지식인 코스프레를 좋아하는 약간뚱보.
채선애㈜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차장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ㆍ사회심리학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다. YTN에서 일했고, 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에서 근무. 컨텐츠사업부의 모든 컨텐츠는 이 사람의 손을 거쳐야 생명력을 얻는다. 스스로를 생계형이 아닌 ‘자아실현형’ 노동자로 정의한다. 그래서 많은 임원들이 이 사람을 낙하산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가끔은 ‘차장’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장’이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드라마와 자녀교육에 민감한 까칠한 아줌마.
송으뜸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 대리
단국대학교 방송영상학과에서 공부했다. 현재 ㈜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에서 근무. 대외적인 매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 가끔은 보도자료 작성에 너무 몰두하는 나머지, 본인이 문학작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사람 키만큼의 강냉이를 먹어치운다. 이럴 땐 정말 섬뜩하다. 한 여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그것도 미소를 띠면서..... 왠지 무섭다) 자학적 스타일리스트.
■ 차 례
1장 2015 메인 이슈
01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은 얼마나 될까?
02대한민국 ‘중산층’은 어떤 사람이라고 상상하십니까?24
03정치적 성향에 따라 소비패턴이 다르다?
2장 동상이몽, 정치성향에 따른 일상생활의 차이
01정치와 사회 문제: 진보는 ‘정치적 문제’에 관심 높고 보수는 ‘강력한 리더’ 원해
02경제관과 소비성향: ‘돈’의 중요성 모두가 공감하나, 보수일수록 ‘돈의 가치’ 더 높게 평가
03가족관계와 여가생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혼’? 진보가 좀 더 관대해
04의식주 성향: 먹는 비용 아끼지 않는 진보 내 집 마련 꿈이 더 강한 보수
05미디어와 광고 소비: 진보는 ‘인터넷’과 ‘모바일’ 보수는 ‘TV’와 ‘신문’ 접촉 많아
3장 IT·모바일
Trend monitor 2015: 나에게 꼭 맞는 ‘추천 상품 알림’의 두 얼굴
01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미래, 어떻게 보나?
02알뜰폰, 누가 관심이 가장 클까?
03전자책에 대해 느끼는 불만은 무엇?
04‘냉장고 클수록 좋다’고? 누가 그래?
05과열된 단말기 보조금 경쟁 속 늘어나는 ‘호갱님’
06스마트폰을 가지고 무엇을 가장 많이 할까?
07‘모바일 스티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08사물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09‘인터넷 컨텐츠는 공짜’라는 인식, 여전히 강하다
10‘믿어, 말아?’ SNS신뢰성에 대한 엇갈리는 시선
4장 유통·쇼핑
Trend monitor 2015 ‘쇼핑’의 의미는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01창업한다는 것, ‘도전’이 아니라 ‘생존’
02온라인 상품 리뷰, 오프라인 상품 구매에까지 영향 미친다
03 PPL, 얼마나 광고 효과 있나?
04 B급 상품에 가장 관심 많은 층은 30대와 전업주부
05 TV홈쇼핑에 가장 관심 많은 층은 50대와 여성
06백화점 가는 이유, 둘 중 하나는 쇼핑 아니다
07모바일 쇼핑이 대세가 될 수 있을까?
08공정무역 제품은 비싸다는 인식, 어떻게 넘을까?
09편의점의 삼각김밥, 얼마나 만족하나?
10소셜커머스를 통해서 무엇을 많이 살까?
11‘저렴한 가격’ 찾아 직접 해외로 나서는 ‘똑똑한’ 소비자들
5장 여가·외식·미디어
Trend monitor 2015: 여가의 방해꾼들 노동, 가정생활, 사회적 의무, 그리고 스마트폰
01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식품표시제도는 무엇?
02관객이 꼽은 영화 ‘변호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03안현수, 얼마나 응원할까?
04‘저렴한 가격’ 앞세운 저비용 항공사의 고공행진
05자전거는 ‘교통수단’이 아닌 ‘여가활동 수단’
06하이브리드 자동차, 사람들이 구매 망설이는 이유는?
07점심 도시락 이용, 얼마나 늘어날까?
08놀이공원의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09소용량 포장 식품이 가장 필요한 식품은?
10세월호 때문에 즐기기 미안해진 월드컵
11로또 구입하는 사람마저 줄고 있다
12달라진 여름휴가 시즌의 여행 목적
13해외 여행지 선정할 때 후기를 꼭 살핀다
14돈이 없어서 헤어질 수 있다?
15축제를 즐길 마음의 여유를 잃은 사람들
16집에서 에스프레소 마시면, 밖에서 안 마실까?
17커피전문점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18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걸까? 현실을 잊고 싶은 걸까?
19‘힐링’이 필요한 현대인들, ‘슬로시티’ 찾을까?
20뉴스 볼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는?
21글램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2소비자들이 수입 과자로 눈길 돌리는 이유
6장 사회·문화
Trend monitor 2015 ‘자신’이 투자 대상이 되는 순간, ‘타인’은 경쟁자가 된다
01세대별로 다른 기부의 이유
02결혼, 출산, 연애 순으로 포기한다
03결혼 꼭 해야 한다고 몇 명이나 생각할까?
041인가구의 자유를 만끽하는 젊은 세대
05싱글턴과 1인가구, 같은 말 다른 뉘앙스
06불안한 미래, 자기계발에 내몰리는 사람들
07국민이 생각하는 대일 외교의 해법은?
08 통일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09개인정보 유출 사고 뒤, 개인들은 어떻게 대응하나?
10월 소득 500만원도 중산층 아니다?
11베이비박스, 얼마나 찬성할까?
12‘부모 부양’하고 싶은 의지를 배반하는 현실
13경영자는 얼마나 윤리적이어야 할까?
14지하철과 버스 파업, 어떻게 생각하나?
15늘어나는 황혼육아, 대안은 있는가?
16나는 착하게 운전하는 데 사회는 험악해?
17 10명 중 9명, 세월호보다 더 큰 사건 일어날 것
18세월호 사고 뒤, 미안해서 쇼핑도 안 한다
19효과와 악용 우려, 계륵같은 신고포상제
20‘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 대한민국의 현주소
21상조 서비스,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나?
22스마트워크, 아직 갈 길 멀다
23음식물쓰레기 종량제, 공감하지만 효과는 글쎄!
24아빠육아, 이제 선택 아닌 필수
25‘공동체의식’ 어디까지 추락했나?
7장 패션·뷰티·헬스
Trend monitor 2015 건강관리가 미래의 ‘리스크 관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
01자신감은 있으나 자존감은 부족, 왜?
02돈 다음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03벼랑 끝으로 내몰린 대한민국 사람들의 자화상
04직장인을 가장 스트레스 받게 하는 것은?
05‘빨간불’ 켜진 한국인의 정신건강
06 100세 시대, 축복인가 리스크인가?
07흡연자의 권리,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나?
08타투,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다
09건강보다는 몸매를 관리하는 사람들
10슈퍼푸드, 얼마나 먹고 있나?
8장 금융·부동산
Trend monitor 2015 ‘아직도’, 부자가 되고 싶으십니까?
01젊은이는 시간 부족 중년은 돈 부족
02현금영수증 발급, 무엇이 개선되어야 할까?
03경조사비 지출도 줄인다
04대부업체,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05도시형 생활주택, 얼마나 선호하나?
06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는 핵심이 빠져 있다
07현금도, 카드도 필요 없는 ‘모바일 결제’ 시대 오나?
08증세에 찬성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09일해도 가난한 ‘워킹푸어’ 시대
10가계부 쓸 의욕 잃고 있는 소비자들
11불황 속 소비, 늘리는 항목과 줄이는 항목은?
‘100만 소비자 패널’의 응답을 통해
살펴보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속마음
“주관적인 해석을 최대한 배제하고 데이터가 말하게 한다.” 이것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소비자 조사를 할 때 견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그 방법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100만 명의 조사 패널을 구축하고, 비슷한 조건의 소비자를 상대로 같은 테마의 질문을 2~3년마다 반복해서 던진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을 읽어낸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에 사는 나와 비슷한 내 이웃에 대한 생각과 고민의 기록이다. 이것을 위해 1년 동안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극 결과를 보면 현재 대한민국을 사는 소비자들은 불안해했다. 더불어 산다는 인식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공동체라는 느낌은 점점 더 희미해져만 갔다. 불안을 덜어줄 사회적 지원을 기대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강박적으로 자기계발에 매달리고 있었다. 인간관계 확장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고, 내 디지털 기록이 감시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SNS 세상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미안해서 외식과 쇼핑을 줄이는 40~50대의 흐름이나, 돈이 없어서 헤어지는 젊은 연인들의 안타까운 현실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불안과 불신이 IT·모바일, 유통·쇼핑, 여가·외식·미디어, 사회·문화, 패션·뷰티·헬스, 금융·부동산 등 6개 소비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결과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세월호 사고 등 어려움을 겪으며 더 낮아진 사회적 신뢰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대한민국 중산층의 이미지와 정치성향에 따른 소비패턴의 차이도 분석해보았다.
첫 번째 메인 이슈 <우리나라의 사회적 자본은 얼마나 될까> 편에서는, 신뢰가 무너진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소비자들의 응답을 통해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사회에는 내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빠져있을 때 나를 도와줄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설문에는 24.8%만 동의했다. 더 심각한 것은 심각한 재난 상황이나 개인이 수습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기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국가’가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낯선 타인’에 대한 기대감보다 더 낮다는 점이다. 20대~50대 조사 대상자 1,000명 중에서 단 9.2%의 응답자들만이 ‘어렵고 힘든 상황에 빠졌을 때 국가가 반드시 나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데 동의했다. 10명 중 8명 가량의 소비자(79.9%)들은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이런 사고가 반복될 것이라고 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하고, 공감한 끔찍한 사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이렇게 무기력한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이 있다. 안전의 문제는 아주 ‘작은 꼼꼼함’을 놓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작은 나사가 풀려있거나, 짐을 묶은 느슨하거나 하는 작은 문제를 꼼꼼하게 챙기지 않을 때 나사는 떨어지고, 끈은 풀어지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작은 꼼꼼함’은 한국사회에서 칭찬받지 못하는 덕목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일을 챙기기’보다는, ‘크고 잘 드러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고 믿고 있었다.
-드러나지 않는 작은 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다 - 동의 28.5%, 비동의 43.3%
-크고 잘 드러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다 - 동의 59.0%, 비동의 17.8%
뭔가 크고, 있어 보이는 것을 해야 성공한다는 믿음이, ‘작은 것을 꼼꼼하게 잘 챙겨야’ 성공한다는 믿음으로 바뀌지 않는 한, 한국사회의 안전에 대한 무기력한 전망은 되풀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 번째 메인 이슈, <당신이 상상하는 ‘중산층’은 어떤 모습입니까> 편에서는 한국사회의 중산층이미지를 다룬다. 한 사회에서 개인들이 어떤 모습의 중산층이 되고자 하는가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중산층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겉으로 보이는 대한민국 중산층의 이미지는 ‘30평형대’의 ‘아파트’에 거주하며,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하고, 현재 ‘전문직’이나 ‘자기사업’을 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과도한 소비보다는 투자나 저축에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다. 이와 달리 서구에서 중산층을 규정할 때는 소득이나 삶의 조건보다는 내적인 지향점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1969년부터 5년 동안 프랑스 대통령을 지낸 조르주 폴피두는 중산층을 이렇게 규정했다.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며,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고,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집안의 문제만큼 환경 문제에 민감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2014년 프랑스는 문화부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이 TV에 출연해서 최근 2년 간 거의 독서를 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한 것을 두고, 작가들이 장관 사임을 요구하면서 사회적으로 논쟁중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한국사회의 중산층의 ‘내면’은 어떤 모습이라고 상상하고 있을까? 교양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독서량’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최소 한 달에 1권 이상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76.5%)이었다. 이 수치는 2013년 한국의 평균적인 성인들의 독서량 0.77권보다는 많은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중산층은 주로 비즈니스나 경제와 관련된 분야(54.3%)와 자기계발서(52.2%)에 관한 독서를 주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국의 중산층들이 ‘국가나 공동체의 문제에 대한 관심(34.2%)’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대단히 민감하다(81.3%)고 보았다. 특히 계층이동에 대한 높은 열망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은 어둡게 보았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 한국의 중산층이 형성한 부(富)가, 자신의 노력으로 형성되기보다는 ‘부모나 집안사람들로부터 물려받은 재산(53.2%)’ 때문이라고 믿고, 한국 사회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24.1%에 불과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답변이다. 세 번째 메인 이슈 <정치적 성향이 소비패턴을 가른다> 편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성향이 실제 소비생활에서 어떤 패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흥미롭게 분석한다. 먼저 정치성향이 다르면 접하는 ‘매체’가 달랐다. 자신을 보수라고 정의한 사람들은 TV(77.5%), 신문(34.9%), 라디오(20.7%)의 광고 접촉 비율이 진보 응답자에 비해 높았다(진보-TV 65.7%, 신문 16.7%, 라디오 17.9%). 반면, 진보 응답자들은 ‘인터넷’(50.6%)이나 ‘모바일’(32.3%), ‘팟캐스트’(13.5%)를 통해 광고를 접촉한 비율이 보수 응답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보수-인터넷 38.5%, 모바일 21.9%, 팟캐스트 5.9%). 보수와 진보는 ‘의∙식∙주’에 대한 태도도 달랐다. 보수 응답자들은 진보 응답자들에 비해, 옷을 살 때 ‘유명 브랜드’제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했고(71.0%), 진보 응답자들은 유행에 따라가기보다는 나만의 스타일로 옷을 입는 경향이 강했다(72.9%). 식생활에서도 진보 응답자들은 보수 응답자들에 비해 ‘맛집을 찾아 다닌다’거나, ‘떡볶이, 튀김 등 길거리 음식’에 대한 선호도 강했다. 반면, 보수 응답자들은 진보 성향의 응답자들에 비해 ‘집에 대한 소유의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아무리 힘들어도 내 집은 반드시 가져야 한다 - 보수 75.7%, 진보 64.1%).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가장 극명한 차이는 ‘돈에 대한 태도’였다. 보수 응답자들은 얼마만큼의 수입이 있느냐에 따라 능력을 평가하고 있었고(87.6%), 돈을 가질수록 권력이 증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89.3%), 따라서 당연하게도 돈은 많이 있으면 나쁠 것이 없고(90.5%),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80.5%) 생각하고 있었다.진보 응답자들이 물질을 많이 가졌다고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고(보수-59.8%, 진보-73.7%) 생각하는 반면, 보수 응답자들은 진보 응답자들에 비해 평소 가질 수 없었던 물건을 소유하면 인생이 더 좋아질 것이며(보수-62.1%, 진보-54.6%),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으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다(보수-57.4%, 진보-48.6%).보수와 진보의 돈에 대한 태도 차이가 물질에 대한 소유욕의 차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