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물고기는 어떻게 얼지 않고 헤엄칠 수 있을까?
북극과 남극에는 꽁꽁 어는 추위에도 얼지 않고 유유히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 사람이라면 당장 동상에 걸려 움직이지도 못할 매서운 추위에도 이들은 끄떡없이 살아간다.
영하의 바닷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도 있다. 다른 물고기들은 얼음이 둥둥 뜬 바다를 피해 모두 사라져 버렸는데도 이들은 꿋꿋이 버티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극지생물들이 추위를 견디고 얼음을 이겨내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지구상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가 몸 안에 물을 갖고 있다. 추위가 닥치면 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만, 무엇보다 몸 안의 물이 얼어 얼음이 생길 수 있다. 체액은 얼어 흐르지 않고, 단백질은 변성되고, 장기는 찢어져 버린다. 하지만 그런 혹한에도 극지생물은 꿋꿋이 살아가고 있다. 추위를 이겨내는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방식 중의 하나가 바로 결빙방지단백질이다. 몸 안에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남극의 물고기는 추운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극지생물이 추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데 큰 장애가 되는 물과 얼음이 왜 그렇게 생명체에 필요한지 알아보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극지생물들은 어떤 삶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찾아본다. 그리고 그런 전략 중의 하나인 결빙방지단백질의 발견 과정과 구조를 살펴보고, 얼음이 더 커지지 않게 하는 단백질의 놀라운 메커니즘은 물론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응용까지 들여다본다.
김학준
저자 김학준은 부경대학교 화학과 교수. 부경대학교 미생물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 생화학 및 생물물리학과에서 NMR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체막 단백질의 구조를 연구를 했다. 극지연구소에서 선임 및 책임연구원으로, 결빙방지단백질의 발굴, 구조, 기능, 활용에 관해 연구했다. 현재 결빙방지단백질과 저온 효소 등 극지 유래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강성호
저자 강성호는 부경 극지연구소의 극지해양환경연구부 부장. 인하대학교에서 해양학을 전공하고, 미 국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해양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 극지과학과 교수이며, 국제북극과학위원회의 북극해양분과위원회와 태평양북극연구회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서북극해(베링해, 척치해, 동시베리아해, 보포트해)와 남극해(로스해)를 중심으로 해양 환경변화와 활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들어가는 글
1장 추운 곳에서만 살 수 있는 생물들
1 얼음 왕국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
2 추위를 견디는 것은 얼음과의 싸움
2장 생명에 꼭 필요한 물, 물은 왜 그렇게 중요할까
1 물은 얼음보다 무겁다
2 생명 활동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용매
3 물의 특성은 수소결합에서 나온다
4 어는점 내림과 삼투압
5 극지 해빙은 미소생물의 서식처
박스1 해빙에 사는 미소생물들
3장 극지에서 생물은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
1 세포막이 딱딱하게 굳지 않도록 한다
박스1 극지생물에서 찾아낸 자외선 차단물질
2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3 추울 때는 몸에서 물을 빼버린다
4 세포 바깥에 보호막을 만든다
5 갑작스런 추위에 의한 단백질 변성을 막는다
박스2 단백질의 구조가 기능을 결정한다
6 극지생물은 얼음도 이겨낸다: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거나, 얼음이 생겨도 참거나
4장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결빙방지단백질
1 물고기 피에는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물질이 있다
2 얼음에 붙어 얼음의 성장을 막는 결빙방지단백질
박스1 결빙방지단백질은 얼음의 재결정화도 막는다
3 얼음과의 결합 구조에 따라 어는점이 달라진다
4 얼어붙은 호수와 해빙에서 결빙방지단백질을 찾다
5 혈액과 장기를 보존하는 무독성의 동결보호제
감사의 글
용어설명
참고문헌
그림출처 및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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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과 남극에는 꽁꽁 어는 추위에도 얼지 않고 유유히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 사람이라면 당장 동상에 걸려 움직이지도 못할 매서운 추위에도 이들은 끄떡없이 살아간다.
영하의 바닷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도 있다. 다른 물고기들은 얼음이 둥둥 뜬 바다를 피해 모두 사라져 버렸는데도 이들은 꿋꿋이 버티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극지생물들이 추위를 견디고 얼음을 이겨내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지구상 거의 대부분의 생명체가 몸 안에 물을 갖고 있다. 추위가 닥치면 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만, 무엇보다 몸 안의 물이 얼어 얼음이 생길 수 있다. 체액은 얼어 흐르지 않고, 단백질은 변성되고, 장기는 찢어져 버린다. 하지만 그런 혹한에도 극지생물은 꿋꿋이 살아가고 있다. 추위를 이겨내는 나름의 삶의 방식을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방식 중의 하나가 바로 결빙방지단백질이다. 몸 안에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남극의 물고기는 추운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극지생물이 추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데 큰 장애가 되는 물과 얼음이 왜 그렇게 생명체에 필요한지 알아보고,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극지생물들은 어떤 삶의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찾아본다. 그리고 그런 전략 중의 하나인 결빙방지단백질의 발견 과정과 구조를 살펴보고, 얼음이 더 커지지 않게 하는 단백질의 놀라운 메커니즘은 물론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응용까지 들여다본다.
“결빙방지단백질은 추운 곳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이 몸 속의 혈액 또는 체액이 얼지 않도록
분비하는 단백질이다. 말 그대로 얼음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단백질이다”
_ 들어가는 글에서
# 왜 모든 생명체의 몸 안에는 물이 있는 걸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과 남극은 온통 흰색이다. 그곳에는 오직 공기 중에 눈을 날리는 바람 소리뿐인 듯하다. 하지만 이곳에도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있다. 북극곰과 펭귄, 물개가 언뜻 떠오르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얼음 1밀리리터에 많게는 10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산다고 한다.
사람들이라면 며칠도 못 살 것 같은 이곳에서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도대체 이들은 따뜻한 온대지방에 사는 생물과는 무엇이 다를까? 날이 추워지는 겨울이면 우리가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있다. 날이 추워 대사활동이 안 되니 몸의 활동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다. 이들은 몸 안의 물이 얼지 않도록 땅속이나 물 속에 들어가 잠을 잔다. 개구리가 바로 그렇다. 몸 안의 물이 얼면 생명이 위태롭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은 추위에 몸 안의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늘 보는 물은 뻔한 것 같아도, 실은 아주 독특한 물질이다. 다른 물질과 달리 고체보다 액체가 더 무겁다. 그래서 얼음은 물 위에 둥둥 뜨게 된다. 우리는 늘 보는 것이라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지구상 대부분의 물질은 물과 달리, 고체가 액체보다 무겁다. 고체의 밀도가 액체의 밀도보다 큰 것이다. 물이 우리 주위에 너무 흔해 익숙해서 다른 물질도 그럴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물은 밀도만 독특한 게 아니다. 사실 물은 생명 탄생의 비밀도 간직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물이 우리 몸의 7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극지생물만의 추위를 이겨내는 방식과, 얼음이 더 이상 커지지 않게 하는 결빙방지단백질
날이 추워져 주위의 물이 얼기 시작하면 생명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선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막의 지질층이 굳어 뻣뻣해지거나 젤리같이 엉겨버린다. 그러면 세포 안팎의 물질이 서로 왔다갔다할 수 없게 된다. 또 삼투현상으로 세포 안의 물이 빠져나가, 세포가 쭈글쭈글해지다 마르게 된다. 온도가 내려가면 단백질도 변성이 일어나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이 책에서는 극지생물들이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상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남극에 겨울이 닥쳐 날이 한층 추워지면, 바다에는 얼음이 넓게 덮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제 그곳에는 물고기들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추위에도 남극의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가 있다. 너무 추워 모든 물고기들이 죽거나 떠난 이 곳에서, 이 물고기는 어떻게 살 수 있었을까? 그들은 이런 추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나름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바로 결빙방지단백질을 만들어 몸 안에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한 것이다. 섭씨 -1.9도의 바닷물에서도 얼지 않고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그 물고기에서 뽑아낸 단백질을 이제는 줄기세포와 혈액을 보존하는 무독성 냉동보존제로 사용하려고 한창 연구 중이다.
# 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시리즈는 극지과학을 알기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한다.
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시리즈는 남극과 북극의 육지와 바다, 대기는 물론 생태계와 관련된 모든 현상과 원리를 알기 쉽고 깊이 있게 담을 계획이다. 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크게 다음 세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시각 자료를 충분히 활용한다. 과학의 특징 중 하나는 ‘데이터가 말을 한다’는 데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관측과 실험 결과를 알기 쉽게 시각화하여 독자가 직접 자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외국의 최신 자료를 신속하게 소개하면서, 동시에 국내 과학자들이 직접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적극 반영하여 설득력을 높일 것이다. 책에 사용된 그림에는 충분한 설명을 기초부터 자세하게 곁들여, 일반인은 물론 고등학생들도 과학 개념을 시각화하여 받아들이는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사람을 통해서 내용을 전달할 것이다. 이번 책에서는 결빙방지단백질을 처음으로 찾아낸 아서 드브리의 활동을 따라간다. 20대 대학원생으로 남극 연구를 시작한 그는, 섭씨 0도 이하의 차가운 바닷물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보고, ‘남극의 물고기는 왜 얼지 않을까’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의문을 떠올리게 된다. 그 후 50년간 그는 그 이유를 찾아 나섰고, 끈질긴 실험과 날카로운 통찰,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자들과의 협업으로 결국 결빙방지단백질의 구조와 특성을 밝혀낸다. 과학은 객관적인 학문이라 주관성이 배제된 학문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누가, 언제, 어떤 계기로 연구를 하게 되었는가가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하곤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과학자들의 실제 연구 과정을 통해 과학의 발전 과정을 알아볼 것이다. 또한 과학자들이 관찰과 실험을 하고 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바로 과학자를 통해 과학으로 들어가는 이유이다.
세 번째, 과학은 그 자체가 독립적이라기보다는, 역사적?사회적?정치적?경제적 요인들이 함께 녹아 만들어진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 발전의 방향을 결정하고, 속도를 조정하고, 결과를 실용화하는 데에도 과학 이외의 수많은 요소들이 관여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생명공학의 발달로 그 필요성이 엄청나게 커진 동결보호 물질의 현황과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결빙방지단백질의 산업적 가능성을 살펴볼 것이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극지생물 연구가 산업적, 경제적, 사회적 흐름과 맞아 꽃을 피우게 되는 과정은 예외가 아니라 어쩌면 자연스런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 못지 않게 과학과 관련된 다른 관점들을 함께 보여줄 것이다.
그림으로 보는 극지과학 시리즈는 2017년까지 앞으로 4년 동안 총 17권을 출간할 계획이다. 2014년 에는 ‘동토생물학, 얼어붙은 땅 속의 생명들 (가제)’, ‘꺼지지 않는 얼음의 불, 메탄하이드레이트(가제)’, ‘오로라, 하늘에서 춤추는 전기(가제)’를 추가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 시리즈를 기획한 극지연구소(Korea Polar Research Institute, KOPRI)는 우리나라 유일의 극지 연구 전문기관으로, 극지의 기후와 해양, 지질 환경을 연구하고, 극지의 생태계와 생물 자원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남극의 '세종과학기지', ‘장보고과학기지' 북극의 '다산과학기지', 쇄빙연구선 '아라온'을 운영하고 있으며, 극지 관련 국제기구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