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시/에세이

첫사랑, 마지막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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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마지막 의식

저자
이언 매큐언 / 역자 : 박경희
출판사
Media2.0(미디어 2.0)
발행일
2008.02.11
정가
9,800 원
ISBN
9788990739728|
판형
136*195
면수
211 쪽
도서상태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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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무의식에 대한 섬뜩한 탐구. <암스테르담>, <속죄> 등으로 잘 알려진 이언 매큐안의 소설집으로, 천국보다 낯선 무의식 세계로의 여행을 그려내고 있다. 벽장 속에 사는 남자, 어린 조카를 여장시켜 놓고 성희롱하는 늙은 이모 등 사상을 초월하는 기괴하고 탐미적인 여덟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아내를 사라지게 하고, 어린 여동생을 강간하고, 이웃 소녀를 살해하고, 벽장 속에 사는 소설 중 주인공들. 작가는 그들의 행동이 외로움, 무료함, 호기심, 두려움에서 기인하고, 또 그러한 감정은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무의식 세계는 끔찍한 결과를 낳지만, 역으로 그들의 결함이 사실은 사회 병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부조리한 제도, 소통 부재, 편견에서 비롯된 일상 속의 사소한 폭력.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어른의 문턱에서 도태된다. 두서없는 무의식의 악몽을 작가는 빼어난 이야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양장본>

저자 | 이언 매큐언 Ian McEwan
동시대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언 매큐언은 1948년 영국 햄프셔 올더숏에서 태어났다. 그는 서섹스 대학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스트 앵글리아 재학 중 소설가 말콤 브래드버리와 앵거스 윌슨의 지도를 받은 것을 계기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첫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 First Love, Last Rites]은 서머싯 몸 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1987년 [차일드 인 타임 The Child in Time]으로 휘트브레드 상, 1998년 [암스테르담 Amsterdam]으로 부커 상, 2002년 [속죄 Atonement]로 W. H. 스미스 문학상, 영국 작가협회 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상, 산티아고 상 등을 수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이런 사랑 Enduring Love] [토요일 Saturday] [체실 비치에서 On Chesil Beach] 등이 있으며, 최근 영화화되어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한 [속죄(개봉 제목: 어톤먼트)] 등 여러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고, [첫사랑, 마지막 의식] 단편 중에서도 3편이나 영화화됐다.

옮긴이 | 박경희
서울에서 태어나 국문학을, 독일 본 대학에서 번역학과 동양미술사를 전공했다. 현재 헤센주 방송국 등에서 영어, 독일어 번역가,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언 매큐언과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좋아하며, 옮긴 책으로는 [암스테르담] [지빠귀 부리] [백마의 기사] 등이 있다. 박경희는 한국 작품들을 독일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며 김승옥의 소설을 독일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기도 했다.

입체기하학
가정 처방
여름의 마지막 날
극장의 코커 씨
나비
벽장 속 남자와의 대화
첫사랑, 마지막 의식
가장 무도회

옮긴이의 글

동시대 최고의 지성, 위험한 거장 이언 매큐언
[암스테르담] [속죄 Atonement] [이런 사랑 Enduring Love] 등 최고의 작품으로 문학 애호가들의 필독 작가가 된 이언 매큐언. 현대 문학을 이야기할 때 이언 매큐언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가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으로 서머싯 몸 상을 받은 것을 필두로 부커 상, 휘트브레드 상, 영미 작가협회 상 등 영미 문학의 주요 문학상을 모두 석권한 이언 매큐언은 인간의 무의식, 사회 병리, 도덕의 허울, 일상 속의 폭력 등 현대 문학의 주요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변주해왔다. 탐미적인 문장과 주제를 깊이 있게 녹여내는 그의 재능은 평론가들의 극찬과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모두 이끌어냈다. 권위 있는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이런 사랑] [속죄] [토요일]이 선정된 바 있으며, 부커 상 쇼트 리스트에도 [이런 사랑] [암스테르담](수상작) [체실 비치에서 On Chesil Beach] 등 세 작품이 올랐다. 또한 그는 조앤 롤링, 테리 프러쳇에 이어 영국 출판 잡지 ‘북매거진’이 선정한 ‘생존해있는 최고의 영국 작가’로 선정됐다. 그의 대표작들은 세계 20개 국 이상에 번역되었고, [속죄(영화 제목 ‘어톤먼트’)]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방인의 위안(영화 제목 ‘위험한 이방인’)] [이런 사랑] [첫사랑, 마지막 의식] 등이 영화화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언 매큐언은 이 시대 최고의 작가로,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앞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장 유력한 작가 중 하나다.

천국보다 낯선 무의식 세계로의 여행
베이컨의 섬뜩함, 키리코의 삭막함, 에셔의 기이함, 발튀스의 야릇함, 그리고 보슈의 지옥. 이언 매큐언의 소설 세계는 자주 그림에 비유되곤 한다. 실체가 모호한 무의식 세계를 이언 매큐언은 [첫사랑, 마지막 의식]에서 거장의 눈으로 몹시도 시각적으로 그려낸다. 독자들은 그가 그려낸 어둡고 기괴한 무의식 세계에 혐오감과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 아내를 사라지게 하고, 어린 여동생을 강간하고, 이웃 소녀를 살해하고, 벽장 속에 살고, 조카를 추행하는 사람들. 그들은 왜 이런 비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것도 아무 가책 없이 담담하게. 매큐언에 의하면 그들의 행동은 외로움, 무료함, 호기심, 두려움에서 기인하고, 또 그러한 감정은 통제할 수 없는 무의식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들의 무의식 세계는 끔찍한 결과를 낳으며 일반적인 사회 규범과 강하게 충돌한다. 하지만 역으로 파고들면 그들의 결함이 사실은 사회 병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조리한 제도, 소통 부재, 편견에서 비롯된 일상 속의 사소한 폭력. 그들은 이로 인해 어른의 문턱에서 도태된다. 두서없는 무의식의 악몽을 이언 매큐언은 악마와 같은 솜씨로 빼어난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소설을 둘러싼 센세이셔널리즘 논란
이언 매큐언의 새 소설이 발표되거나 소설이 영화화되면 영국은 뜨거운 논란에 휩싸이곤 한다. 이유는 성과 폭력을 중심으로 한 그의 이야기들이 상당히 충격적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죽은 부모를 암매장하고 근친상간 하는 아이들([시멘트 가든]), 서로를 안락사시키는 친구들([암스테르담]), 낯선 사람의 이유 없는 도착과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이방인의 위안] [이런 사랑] [토요일]). 매큐언의 이야기는 언제나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린다. 영향력 있는 문학상을 모두 거머쥔 영국 최고의 작가지만, 그의 명성엔 꽤 오랫동안 ‘지저분한’ 혹은 ‘스캔들성’이라는 형용사가 따라 붙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오해는 1979년, [첫사랑, 마지막 의식] 중 ‘입체 기하학’이 드라마로 기획되면서 절정에 이른다. 주인공이 증조부에게서 물려받은 방부 처리된 페니스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하면서 선정성 논란이 극에 달했고, 결국 드라마 제작은 무산된 채 BBC 제작진이 대거 해고되는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이언 매큐언이 거장의 자리를 공고히 해온 데는 무엇보다 뛰어난 문학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의 평론가 마이클 뮤쇼는 이언 매큐언의 [첫사랑, 마지막 의식]에 대해 “어둡고 잔인해 보였던 것들이 페이지를 넘김에 따라 마음에 사무치고 호소력 강한 이야기로 변신한다. 음란한 요소는 극도로 감정을 절제한 이야기 구조와 정직한 묘사 속에 희석되고, 센세이셔널리즘의 여지는 완성도 높은 스타일로 인해 전소된다.”고 평했다. 예를 들어 ‘나비’에서 이언 매큐언은 독자들을 솜씨 좋게 주인공의 시점으로 끌어들인다. 익사체로 떠오른 소녀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1인칭 주인공. 독자들은 그의 입장에서 사건을 따라가며 주인공보다 더 사무치게 외로움을 느낀다. 호기심으로 어린 여동생을 강간하는 사춘기 소년의 끔찍한 이야기 ‘가정 처방’은 그 소년이 조숙한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극도로 문학적으로 표현한 자기 심리, 그리고 그가 안고 있는 냉혹한 아이러니로 인해 빼어난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소설집 [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발표 당시 수많은 논란과 오해를 일으켰지만, 그 문학성과 특유의 매력으로 이언 매큐언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며 영화,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됐다.

이언 매큐언의 문학 실험실
이언 매큐언의 초기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암스테르담]과 더불어 가장 실험적인 소설로 손꼽힌다. 이언 매큐언은 한 인터뷰에서 [첫사랑, 마지막 의식]을 통해 작가로서의 자기 역량을 가늠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소설은 내게 실험실의 일종이었다. 비정상적인 성과 폭력, 살인 등 여러 가지 주제를 실험함으로써 작가인 나 자신을 발견했다.” [암스테르담]이 형식에서 실험적이라면 [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주제와 서사 자체가 하나의 실험이었다. 결과적으로 벽장 속에 사는 남자, 어린 조카를 여장시켜 놓고 성희롱하는 늙은 이모, 나체 쇼 리허설에서 실제로 정사를 벌이는 배우 등 상상을 초월하는 캐릭터가 생명을 얻었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에 수록된 여덟 편의 기괴하고 탐미적인 이야기는 젊은 이언 매큐언의 무서운 잠재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목차와 줄거리
입체기하학
나는 증조부가 남긴 일기를 출간하기 위해 편집 중이다.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아내와는 심한 갈등을 겪고, 편집은 어느 날 갑자기 일기에서 사라진 증조부의 친구 M의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아 난관에 봉착한다. 그리고 드디어 풀린 비밀. 그 답은 오묘하고 기이한 입체 기하학에 있는데…….

가정 처방
인생의 아이러니를 일찌감치 발견한 조숙한 사춘기 소년 나. 친구와 1실링을 내고 룰루의 은밀한 곳을 보기로 한다. 그러나 예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점 찍은 것이 ‘엄마 아빠 놀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어린 여동생.

여름의 마지막 날
어느 여름 날, 우리 집 다락방에 살러 온 뚱뚱한 제인. 나는 제인과 강에서 보트를 타며 여름방학을 보낸다. 어른들의 눈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제인의 따뜻함, 그 따뜻함과 함께 여름은 깊어 가는데…….

극장의 코커 씨
연출자만큼은 품위 있는 쇼라 믿고 있는 어느 나체 쇼 리허설. ‘위대한 교미의 시대’라는 음악에 맞춰 춤 연습을 하던 중 한 커플이 그만 진짜로 하고 만다. 울어버릴 듯, 정말 울어버릴 듯한 날들이 있지만, 연출자는 우는 대신 담배를 입에 문다.

나비
운하에서 익사한 소녀의 사체가 떠올랐다. 최초 발견자는 나. 외롭고 못생긴 나. 그런 나를 사람들은 제일용의선상에 올리는데……. 죽은 소녀는 공장 뒤편으로 흐르는 악취 나는 운하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

벽장 속 남자와의 대화
결코 나오고 싶지 않을 만큼 편한 곳이 벽장 속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벽장 속에서 삽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요? 그럼 들려드리죠. 17년 동안 두 살짜리 아기로 키워졌던 저의 기막힌 과거를요.

첫사랑, 마지막 의식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큰 창문, 그 앞의 떡갈나무 탁자, 그 위의 매트리스. 그곳에서 시셀과 나는 사랑을 나눴다. 그녀의 몸 속에 사는 내 환상 속의 생물에게 먹이를 주며 그렇게 사랑을 나눴다. 벽 뒤에서는 알 수 없는 생물이 벽을 긁는 소리가 들려오고, 여름은 악취를 풍기며 무르익어 간다. 여름이 절정에 이른 어느 날, 드디어 벽 뒤의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장 무도회
여배우 미나는 엄마를 잃은 어린 조카 헨리에게 현실적인 엄마가 필요하다며 무대를 떠난다. 그러나 그녀는 초현실적인 엄마다. 매일 저녁 펼쳐지는 알 수 없는 가장 놀이에 헨리는 혼란스럽다. 내가 다른 사람으로 가장하고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옮긴이의 글

* 해외 서평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 세계는 삭막한 꿈속 같은 키리코의 도시 풍경과 발튀스의 묘한 에로티시즘을 섞어놓은 것 같다. 깔끔하게 각 잡힌 문장 사이사이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책 전체에서 기이하고 소름 끼치는 요소들이 너무도 태연하게 얼굴을 내민다.” ? The New York Times

“이언 매큐언의 글은 정밀하고 섬세한 데다 재미있고 도발적이며 불온하기까지 하다.” ?The Times

“충격적이고 성공적인 소설. 이야기마다 불길한 기운이 팽배하다. 간결하고 재미나다.” - TLS

“기괴하면서도 환상적인, 엄청난 재능의 소설가.” ?Boston Sunday Globe

“공포를 다루는 놀라운 마술사.” ?Village Voice Literary Supplement

“번득이는 모험가, 소설가 이언 매큐언.” ?Dennis Potter

“자기만의 스타일과 비전을 가진 작가. 동시대 영국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소설.” ?John Fowles

“재능과 상상력이 넘치는 작가. 매큐언의 디테일은 기괴하고도 저항할 수 없는 이미지로 자라난다.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아이러니는 꽤나 강렬하다.” ? 줄리언 반스

“기발한 소설이 나왔다. 이언 매큐언의 단편들은 소름 끼치는 악행으로 가득하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화폭에 담은 초기 앵거스 윌슨의 캐릭터 같다고나 할까.” ?옵서버

“무시무시한 작가다.” ? 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