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원작 소설
천재적인 82세 부자 할머니와 얼치기 삼인조 유괴단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유괴 사건. 유괴당한 82세 할머니가 되려 3인조 유괴단을 지휘해 100억 엔이라는 엄청난 몸값을 놓고 수사 당국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이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막히게 전개되며 심도 있는 철학까지 함께 버무려낸 이 작품은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출소 후, '새 생활' 자금을 위해 삼인조가 갑부 할머니 유괴를 계획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할머니를 유괴하고 보니, 그녀는 나이는 여든 넘었으되 뇌세포는 아직 천재적이다.
5천만 엔을 제안한 유괴범에게 할머니는 진노하고, 직접 자신의 몸값을 100억 엔으로 정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몸값을 어떻게 받아낼지 망연자실한 유괴범들 앞에 천재 할머니가 직접 나선다. 유괴범을 전두지휘하며, 경찰과 기막힌 머리싸움을 벌이는 할머니. 그녀의 교묘하고도 기발한 몸값 협상 및 운송 작전이 시작되는데….
★ 수상 내역 ★
♦ 일본 미스터리 주간지「주간문춘」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 제3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 상 수상작
지은이_덴도 신 天藤 眞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 작가. 1915년 8월 8일 도쿄 출생. 도쿄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맹통신 기자를 거쳐 전후(戰後)에는 지바 현에서 농민이 됐다. 1962년 문예지 ‘옥석’에 [친우기]로 가작 입선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대유괴] [죽음의 내막] [살인으로의 초대] 등이 있다. 그중 [대유괴]는 1979년 일본추리작가협회 상을 수상했고, ‘주간문춘’(週刊文春)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에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3년 사망.
옮긴이_김미령
국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어교재 출판사에서 기획, 홍보 일을 했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일본어학교를 다녔으며, 국제교류기금 일본어센터에서 2년간 일본 문학과 문화를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 [하나마루 우동집 성공기] 등이 있다.
01 무지개 동자, 세상에 내려오다
02 무지개 동자, 전쟁을 시작하다
03 무지개 동자,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04 무지개 동자, 폭탄을 투하하다
05 무지개 동자, 무지개를 타다
06 무지개 동자, 안개 속으로 사라지다
07 무지개 동자,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다
옮긴이의 글
일본 미스터리 독자의 필독서,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제32회 추리작가협회 상 수상작, 그리고 국내 미스터리 문학 애호가들이 가장 기다려온 작품 [대유괴]가 드디어 출간된다. 유괴당한 82세 할머니가 되려 3인조 유괴단을 진두지휘해 100억 엔이라는 엄청난 몸값을 놓고 수사 당국과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인다는 이 기발한 이야기는 수많은 열성 팬을 둔 덴도 신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와 지명도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일본의 권위 있는 주간지 ‘주간문춘’은 매년 그해의 ‘미스터리 베스트 10’을 선정하는데, 이 리스트는 일본 미스터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주간문춘’은 이 리스트의 특집으로 지난 세기 미스터리 문학을 총결산하는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를 선정했는데, 덴도 신의 [대유괴]가 영광의 1위를 차지했다(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와 [이유]가 각각 2위와 7위,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이 4위, 교코쿠 나츠히코의 [망량의 상자]가 6위, 기라노 나츠오의 [아웃]이 18위). 이 강력한 리스트만 봐도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대유괴]의 진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대유괴]는 그동안 미스터리 팬들 사이에서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작품이었으며,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선정 이후 독자들이 가장 기다려온 작품 중 하나다.
100억 엔 몸값의 인질 할머니, 유괴단을 진두지휘해 경찰과 두뇌싸움 벌여
“자네, 날 뭘로 보나. 난 그런 싸구려가 아니야.” 유괴범이 제안한 몸값에 할머니는 진노한다. 이렇게 나온 할머니 자신이 제안한 몸값은 100억 엔. 무게로 따졌을 때 무려 1.3톤, 일본 은행에서 사용하는 현금 운송용 대형 트렁크 50개 분량이다. 이런 몸값을 대체 어떻게 받아내나? 망연자실한 유괴범들 앞에 천재 할머니가 직접 나선다. 그때부터 교묘하고도 기발한 몸값 협상 및 운송 작전이 시작되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숨막히게 전개되는 이 이야기는 무엇보다 그 큰 스케일로 독자들을 압도한다. 그러나 저자 덴도 신은 이 어마어마한 몸값에 단순히 미스터리만 숨겨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그 뒤에 ‘가치’에 대한 심도 있는 철학을 숨겨놓았다. 여사는 왜 하찮은 잡범들에게 자진해서 100억 엔이라는 큰돈을 제안했는가? 왜 유괴범들에게 돈을 라면 한 봉지 단위로 보지 말고 트라이스타 여객기 단위로 생각하라 했는가? 여사는 왜 국가를 상대로 그런 두뇌싸움을 벌인 것일까? 특히 사건의 발단이 된 여사의 한마디, “조국은, 나에게 무엇이었지?”라는 대사는 종군 기자로 전선을 누비다 전후에 농민이 된 덴도 신 자신의 생각으로 짐작되는 말로, 읽는 이를 깊은 상념으로 이끈다.
큰 스케일 치밀한 디테일, 걸작 미스터리의 조건을 모두 갖춘 수작
문학평론가 요시노 진은 [대유괴]를 “걸작 미스터리의 조건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는 예전에 이케가미 후유키 저 [미스터리 베스트 201 일본편]에 실릴 작품을 선정하던 때의 일화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당시 편집진은 편찬 위원 일곱 명을 위촉하여, 이들이 각자 베스트로 선정한 작품을 놓고 그 중에서 중복되는 상위 작품을 고르는 방식을 택했다. 그때 편찬위원 전원에게 최고점을 받은 유일한 작품이 바로 덴도 신의 [대유괴]다. 각기 독서 취향이 다른 일곱 명에게서 똑같이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결코 우연일 수 없다.” 요시노 진은 그 이유는 간단하다고 설명한다. 걸작 추리 소설의 조건, 즉 기발하고 스케일이 큰 사건, 예상을 빗나가는 전개, 살아있는 캐릭터, 정제된 문체와 박진감 있는 전개, 그리고 예상을 뒤엎는 결말,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작가의 탁월한 유머 감각까지. 실제로는 긴박해야 할 큰 사건이 어딘가 한들한들 여유로운 분위기로 전개된다. 곳곳에서 독자의 허를 찌르더니 상쾌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아무도 다치거나 죽지 않는다. 이런 훈훈함이 이 미스터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올 가을 화제의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원작 소설
[대유괴]는 일본에서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수차례 제작되었다. 그 중 오카모토 기하치 감독이 직접 각색하고 감독한 영화가 원작의 재미가 그대로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특히 많은 인기를 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유괴]는 올 가을 화제의 영화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으로 관객을 찾아온다. 김상진 감독이 연출하고, 나문희, 유해진 등이 주연을 맡은 <권순분 여사 납치 사건>은 미스터리보다는 코미디로 각색되었지만, 원작의 모티브와 기발함이 그대로 영화의 추진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