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시/에세이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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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저자
허수연
출판사
토트
발행일
2011.08.08
정가
12,800 원
ISBN
9788994702094|
판형
140*210
면수
288 쪽
도서상태
판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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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상처를 딛고 사랑의 본질을 묻다!

영어 번역가 허수연의 에세이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이 책은 저자가 이혼의 상처를 딛고 자신이 겪은 아픔과 상처의 본질을 응시하며 홀로 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혼자 살고 싶다며 이혼을 통보하는 남편 J. 저자는 이혼 서류를 작성하고 사랑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며 문득 아무도 없이 혼자라고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 이혼 후 오랫동안 소원하기 지낸 엄마의 집에 머물게 된 저자는 억지로 J에 대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앞으로 J와 만들어갈 새로운 관계를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 후, J의 집에서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한 저자는 J에게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을 가꿔나가는 사랑, 자신의 성장을 격려하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다.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 어떤 커다란 의미를 갖는지, 그 공간과 시간을 꾸릴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각자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전해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것도 어려우나,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홀로 서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가장 이루기 힘든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온전히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결혼과 이혼을 넘어선 관계는 불가능한 것일까? 싱글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다가도 우리 둘만 원한다면 다시 연애를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좀 더 큰 ‘나’를 위해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허락하려는 지점에 우리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은 아닐까?

- ‘나는 너 때문에 산다.’는 생각처럼 위험한 것이 없다고 다시 한 번 느낀다.

-놓아주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

-사랑을 하면 결혼을 한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랑이 식으면 이혼을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할 수 있듯이, 사랑이 식지 않아도 이혼할 수 있다. 이혼은 결혼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두 사람의 사랑이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스스로 내 일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그것을 통해서 내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익힌다. 그렇게 온전히 홀로 서는 법을 깨우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과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은 분명히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상대를 돌보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린 사람아, 퍼부어 주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잃을까 두려운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조건이 붙는 사랑도, 상대를 돌보느라 나 자신을 가꿀 틈이 없는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상대의 말과 행동에 따라 깊이가 변하는 사랑도 사랑은 아니다. 원인과 결과가 무색해지는 사랑. 스스로 나 자신을 더 잘 가꾸게 되는 사랑. 기쁜 일 앞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슬픈 일 앞에서도 결국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 사랑. 위로와 도전을 함께 주는 사랑. 끊임없이 내 자신의 성장을 격려하는 사랑. 상대의 존재가 귀한 줄을 아는 사랑. 내 눈에는 이제야 그런 사랑이 조금씩 보인다.

-항상 남편의 욕구에 맞추지 않고 자기의 욕구를 당당히 밝히는 여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넓혀 가는 여자. 사랑하는 남자를 먼저 떠날 수도 있는 여자. 이런 여자들과 비교했을 때, 어쩌면 나는 너무 한결 같았는지도 모른다. 그를 향한 변함없는 나의 헌신이 답답했던 것일까?

-용서와 치유의 힘은 나한테서 나온다. 어쩌면 상처란 주는 것이 아니라, 입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를 아프게 할 수 없다.

-핥고 깨물고 껴안는 게 사랑일까? 함께 살지 않으면 사랑이 아닐까? 사랑의 표현 방법도 커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그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사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내 나이 서른 둘. 비로소 이런 질문들을 품는다.

-당신의 피폐를 읽으면서 그것을 이해하다 보면, 거꾸로 내 피폐가 이해를 받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당신의 피폐가 나의 피폐와 아주 다른 것이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위로를 주고받음은 상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유무에만 관계하는 까닭입니다. 당신이 당신의 피폐를 극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 또한 내 피폐를 어떻게 벗어 던질 것인지 그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과 J가 그리운 것에는 차이가 있다. 혼자인 것이 두려워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하는,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 믿으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죄책감을 떨치고 나니, 더 큰 사랑이 찾아왔다.
현실이 괴로워서 당장 어디로 떠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없다. 어딜 가건 결국 나는 나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과정은 혹독하다. 그러나 일단 기대를 버리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 편안함은 아주 깊고 고요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무엇을 하려고 하던 간에, 위로와 격려의 눈길을 보낼 수 있게 된다.

-가족은 내게 가장 큰 시련을 던지고 돌아서서 약간의 위로와 격려를 주는 애물단지이다. 내 눈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보이는 일들이 저 사람들한테는 아주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쉬어라. 더 이상 왜냐고 묻지 않겠다. 당신이 생각과 느낌, 행동의 일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고 그런 당신을 격려하겠다. 마음의 평화와 사랑의 기운이 회복되기를 바란다, 나의 사랑아.

-이혼을 하자고 말을 꺼내기 일주일 전쯤, 우리는 평소보다 더욱 자주 성관계를 가졌다. 그때는 그의 단단한 그것이 그의 내부에서 터지기 직전의 분노인 줄을 꿈에도 몰랐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단단하기만 했던 그것이 실은 분노의 덩어리였다고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엇에 대한 분노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J 자신도 모를 것이다. 무의식 속에서 그는 우릴 다치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무리 내어 주어도 부족함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넘쳐나는 경험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떨어져 있음으로 해서 내 가슴이 아프고 허전한 것은 오랫동안 함께 붙어 있었던 옛 습관과 내 자아의 욕구에 의한 것이지 않을까? 그를 향한 내 사랑이 나를 아프게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금의 내 감정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십시오.

저자 : 허수연

저자 허수연은 1978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났고 전남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광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미국 하와이로 이주했다. 호놀룰루에 소재한 사립 어학원(Institute of Intensive English)에서 성인반 강사(full time lecturer)로 재직했다. 그러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번역에 관심을 쏟았다. 처음에는 DVD용 영화를 위한 우리말과 영어 자막, 그리고 영화 제작 과정이나 감독 및 배우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스크립트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현재는 영어권 외국 서적의 검토서와 국내 서적의 영문 기획서를 작성하는 한편, 우리말과 영어 번역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린 여름날
젖은 안개 속을 거닐며
오로지 침묵
에필로그

이혼은 결혼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있어도
두 사람의 사랑이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이혼을 통해 더 큰 사랑을 배운 한 여자의 자기성찰
그 조용한 혁명을 담은 이야기! 이혼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한 여자의 조용하고 내밀한 성찰!
자유와 사랑, 독립과 성장, 상처와 치유의 조용한 혁명이 시작되는 그 여자의 방! 페미니즘과 모더니즘의 새로운 장을 연 20세기 주요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겹겹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을 자유롭게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소득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여성의 독립과 자유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지는 내밀한 공간으로 상징되고 있다. 가사와 육아 그리고 사회적 노동이라는 삼중의 굴레를 한 어깨에 짊어진 현대사회의 여성들에게 ‘결혼’은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긍정적 의미보다는 ‘자기 상실’이라는 의미로 내면화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은 여자만이 아닌 남자들에게도 적용되는 보편적 사회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나’라는 독립적 존재의 상실은 경제적인 문제, 부부 간의 사랑에 대한 인식의 차이, 가족과 결혼제도의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중첩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상실의 자괴감이 점점 커지게 되면서 ‘잃어버린 나’를 찾고자 하는 욕망도 급증한다. 이 때 세상의 모든 남녀들은 자유로운 삶의 상징이자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찾아 줄 ‘자기만의 공간’을 꿈꾼다. 허수연의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는 세상의 전부이자 중심으로 알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자기만의 자유가 필요하다며 이혼을 요구하면서 시작된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하게 되고, 당장 갈 곳이 없는 여자는 오래 동안 소원하게 지낸 엄마의 시골집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여자는 가족과 상처, 사랑과 결혼, 자유와 구속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이런 삶의 문제들, 즉 매일 반복되는 습관적인 일상의 문제들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참모습과 자유를 찾는데 있어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어떤 커다란 의미를 갖는지, 그 공간과 시간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각자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는 이혼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한 여자의 조용하고 내밀한 성찰이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고 있어 잔잔하고 깊은 공감을 준다. 저자는 이혼의 아픔을 과격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남자에 대한 일방적 분노보다는 애틋한 그리움을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자기만의 고유한 성찰을 감행한다. 저자는 자신의 책에 대해 “한 남자를 향한 어느 여자의 사랑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닙니다. 남들이 희생이라고 오해할 만한 여자의 지고지순함을 미화하려는 의도는 더더욱 없습니다. 주는 대로 받는다는 사랑의 본질과, 용서를 통해 죄의식을 떨치면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온다는 것과, 내가 동의하거나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내 마음의 평화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것을 아주 조금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아마도 여자가 이해하는, 꼭 그만큼일 테지요.”라고 말한다. 이혼녀의 아픔에 대한 고백서라기보다는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가려는
모든 여성들에게 내밀한 성찰의 세계를 열어 줄 ‘자기계발서’로 읽혀지기를 원한다! 저자는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지긋지긋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분노와 격정보다는 자신이 겪는 이 아픔과 상처의 본질을 내면으로 응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이 어느 이혼녀의 아픔에 대한 고백서라기보다는 ‘자기만의 방’을 만들어가려는 모든 여성들에게 ‘자기계발서’로 읽혀지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는 제목은 이혼의 상처에 대한 ‘당당함’을 표현한 것이라기보다는 끊임없는 내적 성찰을 통해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한 여자의 조용하고 혁명적인 내면의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하기에 저자는 “사랑을 하면 결혼을 한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랑이 식으면 이혼을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사랑하지 않아도 결혼할 수 있듯이, 사랑이 식지 않아도 이혼할 수 있다. 이혼은 결혼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어도 두 사람의 사랑이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다.”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아울러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는 것도 어려우나,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홀로 서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가장 이루기 힘든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서도 온전히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라는 고백을 통해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도 보여준다. 끊임없이 내 자신의 성장을 격려하는 사랑.
상대의 존재가 귀한 줄을 아는 사랑. 내 눈에는 이제야 그런 사랑이 조금씩 보인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는 이혼으로 인한 상처를 과장하거나 과도한 감정을 표출하여 독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조용하고 솔직하게, 때론 답답하다고 느껴질 만큼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자유에 대한 내밀한 성찰을 보여준다. 저자는 “고통의 한가운데에 있는 나로서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야속하기만 하다. 당신이 예쁜 하늘을 운운할 때, 나는 화가 나고 동시에 서글펐다.”라는 야속함의 심정을 토로하면서 한편으로는 “결혼과 이혼을 넘어선 관계는 불가능한 것일까? 싱글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다가도 우리 둘만 원한다면 다시 연애를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던진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넘어서는, 아주 낯선 질문이자 당돌한 질문이며 진정한 사랑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에서 저자가 깨달은 궁극의 성찰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과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은 분명히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상대를 돌보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린 사람아, 퍼부어 주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잃을까 두려운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조건이 붙는 사랑도, 상대를 돌보느라 나 자신을 가꿀 틈이 없는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상대의 말과 행동에 따라 깊이가 변하는 사랑도 사랑은 아니다. 원인과 결과가 무색해지는 사랑. 스스로 나 자신을 더 잘 가꾸게 되는 사랑. 기쁜 일 앞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슬픈 일 앞에서도 결국에는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 사랑. 위로와 도전을 함께 주는 사랑. 끊임없이 내 자신의 성장을 격려하는 사랑. 상대의 존재가 귀한 줄을 아는 사랑. 내 눈에는 이제야 그런 사랑이 조금씩 보인다.”는 말로 압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