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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18-06-07
조회수
2384
국제개발협력개론

국제개발협력개론

배리 베이커 저 / 권상철,박경환,고은경,김권호,이정호 역 / 25,000원 / 푸른길

최근 국내에서 해외원조와 국제개발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 간, 지역 간 불평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에 소개된 국제개발협력개론서는 매우 적은 편이다. 그나마 출간된 국제개발협력 관련 도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간행해 온 것들이 많은데, 대체로 공적개발원조의 역사와 정책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성은 국제개발협력을 정치와 외교를 다루는 학문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서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개발도상국의 현실과 국제개발협력의 바람직한 방향을 이해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국제개발협력개론』은 국제개발 이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사 뉴인터내셔널리스트(New Internationalist)에서 간행된 World Development: An essential text를 완역한 것으로 국제개발협력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어야 할 글로벌 불평등의 현황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세계화, 인구, 새천년개발목표, 지속가능개발목표 등 국제개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15개의 주제가 각 장을 이루고 있으며, 국제개발과 국제개발협력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도 심층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장마다 국제개발에 관한 최신의 사례연구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 생생한 사진, 지도, 그래프, 차트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특히 제15장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소개하기 위해 원저에 없는 내용을 추가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국제개발 이슈에 대한 비판적 분석 능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

홍석기 저 / 14,000원 / 원앤원북스

아직도 매년, 매달 계획만 세우고 있는가?
이제 작심삼일은 그만! 진짜 노력을 시작하자!

지금까지와 다른 삶을 살고 싶다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될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까? 물론 이것들도 빠뜨릴 수 없이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다. 지금 당장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매일매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나가자. 아주 작은 목표라도 하나씩 이루다 보면 어느새 원하던 모습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 - 분단체제론과 변혁적 중도주의

백낙청 저 / 15,000원 / 창비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전세계의 최대 관심사가 된 이때, 분단체제 극복과 한국사회 변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담론을 개발하고 발신해온 창비가 한반도의 체제를 분석하고 그 실천전략을 모색하는 책『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핵문제가 전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던 2017년 11월 7일에 시작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뉴스를 장식하던 2018년 1월 30일까지 다양한 세대의 교사, 교수, 문인, 연구자, 시민운동가, 편집자 등 총 30명이 참가하여 7차에 걸쳐 진행한 실험적 공부모임 ‘창비담론 아카데미’의 결과물이다.

『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는 한반도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이며, 한반도는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지, 한반도 변혁이 이룰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분단체제론과 변혁적 중도주의의 관점으로 정리한 책이다. 다양한 처지에서 다양한 인식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기탄없이 묻고 대답하며 서로 배우고 가르치기를 지향한 공부모임의 형식 덕분에 한반도의 현실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큼 쉽고 상세한 것이 이 책의 내용적 특징이다. 토론 중 쟁점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창비담론의 주요한 기여자인 백낙청 교수가 해박한 식견과 풍부한 경험에 바탕한 알기 쉬운 해설을 하여 분단체체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견지해야 할 자세를 명쾌하게 인식하게 한다.

문재인의 탁월한 중재를 바탕으로, 김정은과 트럼트라는 북미의 카리스마적 리더는 위태롭던 한반도의 평화에 희망의 싹을 틔웠지만 북미정상회담 번복 소동, 북미협상 의제의 지난한 조율과정,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를 볼 때 한반도의 분단체제가 단 한번에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현실’이다. 지도자들의 선언은 그 리더십이 무너질 때 번복되는 경험을 그간의 한반도 역사가 아프게 증언하는 바다. 이러한 때 오히려 긴 안목과 긴 흐름으로, 지금껏 생각하지 못한 대전환의 국면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몫이다.

분단체제론과 변현적 중도주의는 거세게 요동치는 정세를 그 본질에서 분석하는 틀이며,『변화의 시대를 공부하다』는 대전환의 국면에서 우리의 시각으로 현실 깊은 곳에 자리잡은 분단의 구조를 읽어내고 여기서 도출된 실천과제를 당면 현실에 적용하려는 뜻깊은 시도이다. 지금의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우리 시민이 지녀야 할 태도는 어떠한 것인가? 우리의 “한층 책임있는 자세는 우여곡절 끝에라도 북미정상회담마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한반도의 주민들, 특히 남북관계의 ‘제3당사자’인 남쪽 민간사회에 안겨질 벅찬 일감들을 예견하고 대비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남북교류에의 직접적인 참여 증대만이 아니라 남북화해로 마련된 변화의 동력을 국내개혁으로 되돌리는 작업에서 시민사회가 수행할 몫이 있고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주민들 모두가 고르고 사람답게 살도록 만드는 여전히 힘겨운 작업이 남는다.”(277면) 정책 당국자들의 역할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하게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이 막중함을 깨닫는 것이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정현종 저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해마다 여러 시인의 많은 신간이 출간되면서도 여전희 정현종의 시가 날리 호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로운 시선으로 정현종의 시를 포학해낸 철학자 김동규에 따르면 "생명이 고갈된 도시에서도 사람은 사랑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생명과 폭넓은 의미에서의 사랑, 그리고 사람, 지금 이 도시에 가장 필요한 그 의미들에 대한 단단한 고찰위에 일구어진 시들은 생명이 경시되고 편리주의와 이기주의로 병든 오늘 더더욱 빛을 발한다. 1980년대 폭력과 저항의 시대에 시인이 시로써 드러낸 변화와 포용을 다시 만나보자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

임경섭 저 / 8,000원 / 창비

2008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시단의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시작활동을 해온 임경섭 시인의 신작 시집 『우리는 살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첫 시집 『죄책감』(문학동네 2014)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두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에서 “세계를 향한 집요하고도 끈덕진 시선”으로 “삶 속에서 제 부재를 말하는 것들의 공간을 촘촘히 구축해”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기묘한 현실주의”(송종원, 해설)가 물씬 풍기는 독특한 형식의 시세계를 선보인다. 서사를 이루지 못하고 점멸하는 메마른 현실을 응시하며 “아무것도 없는 곳, 그 시간과 공간에 다시 서사를 기입”함으로써 “이방의 드넓은 아름다움”(김혜순, 추천사)이 오롯이 펼쳐지는 시편들이 자못 산뜻하다.

살인의 고백 1

살인의 고백 (상) (하)

마치다 코우 저 / 권일영 역 / 각 14,500원 / 한겨레출판

“일본의 차세대를 이끌 독특한 작가” _오에 겐자부로
“이렇게까지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본 소설은 본 적이 없다” _마타요시 나오키

아쿠타가와상 ·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가
마치다 고 혼신의 걸작 드디어 국내 상륙!

19세기 말 일본 가와치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무차별 살인사건, 일명 ‘가와치 10인 살해사건’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아쿠타가와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노마 문예상 등 일본의 최고 문학상들을 휩쓴 작가 마치다 고의 대표작이자 제41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작이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사내는 어떠한 이유로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아내, 태어난 지 사십 일밖에 지나지 않은 갓난아기까지 죽이는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했는가. ‘인간은 왜 인간을 죽이는가’라는 화두를 들고, 살인자의 내면을 철저히 탐색한다.

경애의 마음

경애의 마음

김금희 저 / 14,000원 / 창비

2014년 출간한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로 신동엽문학상을, 2016년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 대상을, 이듬해 「체스의 모든 것」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빛나는 기대주로 급부상한 소설가 김금희의 첫번째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이 출간되었다. 2017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며 문단의 호평과 독자의 기대를 한껏 받은 『경애의 마음』은, 성석제 장편소설 『투명인간』, 김애란 장편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등 『창작과비평』 장편소설 연재작 흥행 계보를 잇는 2018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출간 전 실시한 300명 사전서평단 이벤트에서도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서로의 연결고리를 모른 채 ‘반도미싱’에서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수작이다. 이 미덥고도 소중한 소설을 곁에 둔다면 지난 세월 우리가 견뎌온 아픈 시간이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되고, 앞으로의 삶을 좀더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문화

김오진 저 / 25,000원 / 푸른길

기후변화의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0.7℃ 상승했지만 우리나라는 약 1.5℃나 올라 세계의 변동 폭보다 더 크다. 미래의 기후는 더욱 불확실하여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또한 기후재해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미래에 닥칠 이상기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기후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 이학박사 김오진은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과거의 이상기후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미래의 기후재해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 육지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전통시대의 기후문화가 잘 남아 있는 제주도에 초점을 두고 사료(史料)를 중심으로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 양상과 그에 대한 대응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였다.
『조선왕조실록』, 『증보문헌비고』,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탐라기년』 등 장기간에 걸쳐 기술된 편년체 사료들은 그의 정리를 통해서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후에 관한 실질적 자료로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과거의 기후 상황을 복원하는 데에는 지리지와 개인의 사료도 사용되었다. 지리지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하여 이원진의 『탐라지』, 이형상의 『남환박물』, 이원조의 『탐라지초본』 등이 활용되었다. 개인의 사료는 김정의 『제주풍토록』, 임제의 『남명소승』, 김상헌의 『남사록』, 이건의 『제주풍토기』, 김성구의 『남천록』, 이증의 『남사일록』, 이익태의 『지영록』, 정운경의 『탐라견문록』, 김윤식의 『속음청사』 등이다. 이들 대부분이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이거나 유배되었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기록은 생각보다 구체적이고 의외로 흥미롭다. 과거에는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흉년으로 이어져 주민들이 기근에 시달렸는데, 제주인들과 조선 조정이 이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그렇다. 사료를 바탕으로 제주도의 주요 기후요소의 특성을 설명하며 현재 제주 지역의 사례를 컬러 사진 자료로 제시하고 있어서 보기에도 좋다. 정성스럽게 정리한 표 자료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이상기후와 재해에 대응하는 데 시사점도 준다. 이로써 글도 자료도 보기 좋은 학술서가 등장한 것이다.

제주도는 예로부터 풍재(風災), 수재(水災), 한재(旱災)가 많다고 하여 삼재도(三災島)라 불리어 왔다.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의 길목에 있고, 드넓은 해양과 높은 한라산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최다우지를 이루는데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질 및 토양의 특성 때문에 투수성과 증발산량이 높아 땅은 쉽게 메마른다. 삼재의 거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영위해 온 제주선인들의 지혜가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제주도의 기후상황을 더듬어 보고, 제주도에 이상기후가 엄습했을 때 이에 치열하게 대응하며 제주도의 문화를 만들어 왔던 제주선인들의 지혜를 추적하면서, 흥미로운 제주도 문화의 수수께끼를 기후학적으로 풀어 보자.


엄마, 아 우리 엄마

엄마 아 우리 엄마

남정현 저 / 12,000원 / 답게

남정현의 작가세계가 처음으로 한 권의 산문집으로 태어난다.
『엄마, 아 우리 엄마』에는 작가가 고백하는 작품의 창작과정이 있고 병약한 성장기의 아슬아슬한 발자취가 있고 내면의식의 비밀세계가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소설가 남정현은 반세기 이전부터 단편소설 『분지』의 필화사건으로 한 시대의 민족정서를 뒤흔들었던 저명한 작가이다. 억눌린 분노와 통증의 기상나팔을 대담하게 터뜨려 불후의 문학사적 기념비를 세웠던 작가정신으로 오래 기억되고 있다.

투옥 당했던 체험이 드러나는 ‘파란 피부’를 서술하는 대목에서 냉전체제 아래 지하고문의 실태와 비인간적인 행적의 고발은 또다시 남정현 문학의 날카로운 세태 분석의 폭탄으로 발사된다. 투명하고 예리한 특유의 문장력으로 그는 끝내 “저승에 가서라도 꼭 염라대왕을 찾아가 나라와 민족 앞에 저지른 ………… 죄상을 낱낱이 고발 해야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성적 없는 성적표

성적 없는 성적표

류태호 저 / 15,000원 /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를 펴낸 류태호 교수의 두 번째 저서다. 이전 저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을 개괄한 개론이었다면. "성적 없는 성적표"는 그 연장선에서 역량 중심 교육을 깊이 파고드는 일종의 각론이다. 저자는 먼저 중심 성적표 도입을 준비하는 미국을 소개하면서 역량 중심 교육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 빅데이터에 기반한 학습 분석 프로그램. 역량 관리를 위한 디지털 배지와 e-포트폴리오, 사회적 학습과 평생교육 등 역량 중심 교육의 실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예시한다. 이 책이 소개하는 역량 중심 성적표는 미래 교육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조경란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조경란의 일곱번째 소설집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일요일의 철학』 이후 단편소설집으로는 5년 만이다. 조경란은 1996년 등단 이후, 그간 여섯 권의 소설집을 포함해 총 열다섯 권의 단행본을 출간하며, 한국의 대표 중견 작가로서의 자리를 지켜왔다.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이뤄진 이번 책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살피는 세심한 문장과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주는 고백 조의 어조를 통해 작가가 지난 4년여의 시간 동안 고민해온 삶의 문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수록 작품 중 다수에서 사람 사이의 시작되는 작은 변화들이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풀어내며, 개인과 타인의 문제를 각자의 삶과 연결해낸다. 더불어 조경란이 지속적으로 다뤄온 가족의 형태에 관한 문제를 섬세하게 파고드는 탐구 의식 역시 이번 소설집에서 이어진다. 온전히 나로서의 나, 가족 속의 나, 혹은 사회 속의 나 등 수많은 개인 ‘나’에 대한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에게 해당할 수도 있는 소설 속 삶의 여러 모습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작가는 ‘어떻게’에 짓눌려 그 한 걸음을 망설이는 이들의 등을 가볍게 떠밀어주는 듯하다. 목적지를 떠올리며 망설이는 대신 그저 걸으라고, 이미 그것만으로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한다고. 목적지를 몰라 걸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속아왔던 과거가 떠내려간다

전한길의 성공수업

전한길의 성공수업

전한길. 이상민 저 / 14,000원 / 문이당

경북대 출신으로 최초로 EBS 강사가 되고, 공무원한국사 강사 중 온라인 수강생 5년 연속 전국 1위의 인기강사이며 한국사 저자인 전한길은 입시전문 학원을 경영한지 불과 2년여 만에 사업에 실패한 뒤 다시 재기에 성공한 뼈아픈 교훈을 바탕으로 『전한길의 성공수업』을 출간했다. 이 책은 30대 약관의 나이로 대구에서 대형 학원을 인수하여 전국 최대의 학원그룹을 꿈꾸며 사업에 매진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부족으로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후 다시 일어나 재기에 성공한 삶의 기록이다. 작가는 ‘내 실패의 경험이 나와 비슷한 나이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 경험한 모든 일들을 진솔하게 밝힌다.’고 했다. 작가는 반드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 2년의 과정을 차분히 돌아보며, 그 뼈저린 실패와 패배기를 한 올 한 올 엮어 이 책을 펴냈다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풍

한서 이불과 논어 병품 : 이덕무 청언소품

정민 저 / 15,000원 / 열림원

이 책은 18세기 조선의 문인 이덕무의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 전문과 가려 뽑은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일부를 우리말로 옮기고 이해하기 쉽도록 한양대 국문과 교수 정민의 평설을 덧붙여 감동의 여운과 깊이를 더했다. 특히 『이목구심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고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적은 책으로 당시 연암 박지원과 초정 박제가 등이 여러 번 빌려가 자주 인용했던 글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덕무의 세상살이 이치, 자연의 아름다움, 군자의 면모, 선비의 길, 수신修身의 지혜와 자세, 책 읽는 즐거움 등 깊이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냈다.

수용소Asylums

수용소 Asylums : 정신병 환자와 그 외 재소자들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에세이

어빙 고프먼 저 /  심보선 역 / 25,000원 / 문학과지성사

고프먼은 가장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회적 접촉,
즉 ‘일상의 삶’에 초점을 맞춘 미니멀리스트였다.
_조엘 베스트Joel Best(델라웨어 대학교)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어빙 고프먼의 대표작 『수용소』(1961)가 사회학자이자 시인인 심보선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고프먼은, 구조에 초점을 맞춘 거시사회학에 대한 각성이 일기 시작한 20세기 중반, 미시적 행위와 상호작용에 주목한 일련의 연구서들을 발표하며 현대 사회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고프먼은 이 책에서 정신병원, 교도소, 군대, 기숙학교 등 훈육과 통제가 일상화, 집단화, 전면화된 폐쇄적 공간을 “총체적 기관”이라고 칭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세밀하게 기술한다. 그는 특히 현장 연구를 수행했던 정신병원의 사례에 주목하여 병원에 수용된 이들의 자아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파괴되고 통치의 대상으로 재구성되는지, 구성원들은 강압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분석한다.

추상으로서의 사회가 아니라 미시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분석의 초점으로 삼는 그의 현장 연구 방식과 인터뷰에서 신문, 일기, 문학작품까지 다양한 자료를 풍부하게 활용하는 에세이적인 글쓰기 스타일은 오늘날까지 사회학에서 하나의 전범으로 이야기된다. 『자아 연출의 사회학』(1959), 『스티그마』(1963) 등과 함께 고프먼 사회학의 출발을 알린 이 책은,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 매혹시키며 사회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

박하루 저 / 6,500원 / 엘릭시르


인간의 상식으로는 풀 수 없는 미궁 속의 사건, 과학으로는 검증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현상,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와 관련된 사건,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비밀 조직의 음모, 나라를 전복하려는 테러 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상식 파괴 현실 초월의 세계 유일 탐정 등장!

세계에서 유일한 초월 탐정임을 자칭하는 김재건이지만 탐정 사무소로 들어오는 의뢰는 불륜 조사가 대부분이다. 어느 날 선예에게 오빠의 실종 사건을 의뢰받고 시큰둥해하지만 이 의뢰가 자신이 쫓고 있던 정체불명의 인물 ‘꼭두각시’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건에 뛰어든다. 꼭두각시는 얼굴은 물론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유명인. 행적이 수상해보이지만 범죄를 저지른 흔적이나 낌새는 없다. 그런데 꼭두각시의 정체를 파고들수록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종잡을 수 없는 꼭두각시의 계획에 맞선 대책 없는 탐정 김재건의 활약!

제1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 『순결한 탐정 김재건과 춤추는 꼭두각시』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박하루 작가의 데뷔작으로, 심사 평가에서 높은 가독성과 독창적인 설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데뷔작임에도 자신의 세계관 안에서 규칙을 명확하게 규정함으로써 미스터리가 갖고 있는 논리성을 해치지 않도록 장치한 점이 훌륭하다. 특히나 스토리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가 돋보여 캐릭터 소설로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 특별히 추리나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캐릭터의 면면을 뒤쫓으며 즐겁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용을 죽인 형사

용을 죽인 형사

레이프 페르손 저 / 홍지로 역 / 14,800원 / 엘릭시르

스톡홀름에서 두 건의 연속 살인이 발생한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건 바로 무능하기로 이름난 벡스트룀 경감! 그는 수사를 미뤄둔 채 술집에서 흥청망청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직무 유기와 부정부패를 일삼던 이 최악의 형사가 과연 사건을 해결하고 스웨덴의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경찰 조직의 부패를 고발하는 ‘벡스트룀’ 시리즈는 스웨덴 범죄학자 레이프 페르손의 대표적인 경찰소설 시리즈다. 영국추리작가협회상, 유리 열쇠상, 최고의 스웨덴 범죄소설상 등 수상력이 화려한 시리즈로, 스웨덴에서는 본편 세 권과 외전 한 권이 출간되었다. 국내에는 미스터리 전문 출판사 엘릭시르에서 첫 권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 권 『용을 죽인 형사』를 소개한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린다 살인 사건의 린다』는 범죄에 대처하는 경찰과 언론의 부도덕한 모습을 담고 있는 데 비해, 『용을 죽인 형사』는 안티히어로적 주인공의 맹활약으로 블랙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다. 벡스트룀의 좌충우돌을 따라가면 공권력의 기만적인 면모와 무능을 비판하는 예리한 시선과 맞닥뜨리는 한편, 복지국가로 이름높은 스웨덴의 여성 혐오, 외국인 차별 등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사회문제까지 발견할 수 있다.

도둑의 도시 가이드

도둑의 도시 가이드

제프 마노 저 / 김주양 역 / 15,000원 / 열림원

『뉴욕타임스』 『뉴요커』 등 다수 매체에 건축, 환경, 범죄에 대한 글을 꾸준히 기고하고 있는 제프 마노는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건축 전문 블로그 운영자로 ‘말하는 건축’, 즉 건축물의 기능보다 건축물이 말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건축, 도시, 환경, 미래공학 등 전문 분야를 넘나들며 건축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그의 첫 책 『빌딩블로그BLDGBLOG』는 아마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개성 넘치고 색다르다’ ‘재기 발랄하면서도 다종다양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의 두번째 저서 『도둑의 도시 가이드』 역시 ‘스릴 넘치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놀라운 아이디어의 걸작’ ‘올해 가장 즐겁게 읽은 책’ 등등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이달의 베스트셀러, 『파이낸셜타임스』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2016년 아마존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현재 미국 CBS와 계약을 맺고 다큐멘터리 제작을 앞두고 있다.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읽을거리가 가득한 이 책에서 제프 마노는, 이천 년 동안 이어진 건물침입의 역사를 아우르며 기존의 건축가, 건물주, 거주민의 시각으로 바라본 건축 이야기에서 벗어나 도둑, 경찰, 건물관리인, 보안전문가 등 숨은 전문가들의 시선으로 도시의 이면을 재조명한다. ‘조심하지 않으면 이 책이 두뇌 체계를 완전히 뒤바꿔버릴지도 모른다’는 첫 책에 대한 찬사는 『도둑의 도시 가이드』에 더욱 어울린다. 지켜야 할 조용한 거리와 빈집 들이 없었다면, 경찰들이 우리 도시에 필요했을까? 도시의 규율과 제도가 침입절도와 결합한 끝에 경찰과 도둑이 서로 쫓고 쫓기는 ‘진화하는 추격전’이 만들어졌다. 이 진화야말로 수천 년에 걸친 도시 발전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국가·경계·질서

국가.경제.질서 : 21세기 경계의 비판적 이해

가브리엘 포페스쿠 저 / 이영민.이용균 역 / 18,000원 / 푸른길


『국가·경계·질서』는 21세기 초에 전개되고 있는 경계 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저술되었다. 즉, 경계 만들기의 과정을 단순히 묘사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경계 본연의 복잡성, 완결될 수 없는 특성, 경합적인 특성 등을 파악하여 문제적인 시각으로 경계의 의미를 깊이 천착한 것이다.
이 책에서 경계는 국가를 구성하는 단순한 구성요소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회적 과정 및 제도와 관련하여 발전하는 독특한 공간적 범주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인문지리학, 국제관계학, 사회학, 인류학, 역사학, 정치경제학, 안보학 등 광범위한 학문적 통찰에 기댄 다양한 분석 방법으로 공간적 관점에서 경계 만들기의 개념, 과정, 맥락 등을 탐구한다. 나아가 이러한 이론적 관점에 실제 사례까지 결합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화 시대의 여러 지구촌 문제가 경계 문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경계는 왜, 어떻게 출현하게 되었는지, 경계는 어떻게 영토적 형상을 띠게 되었는지, 누가, 어떻게 경계를 만들어 가는지, 그러한 경계 형성의 혜택을 보는 주체는 누구이고 어떠한 혜택을 받는지 등의 문제를 풀어 나간다.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

김명수 저 / 8,000원 / 창비

시력 42년, 종심(從心)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빛나는 시작활동을 하고 있는 김명수 시인의 열번째 시집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가 창비시선 422번째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197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빼어난 서정 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아동문학가로서도 탁월한 문학적 성과를 일구었다. 『곡옥』(문학과지성사 2013)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언뜻번뜻 예사롭지 않은 기상(奇想)”이 돌올한 시세계를 펼치며 “시의 으뜸가는 경지”(이종욱, 추천사)를 보여준다. 명징하고 절제된 언어에 실린 간명한 묘사와 선명한 이미지가 어우러진 단정한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폭넓고 깊이있는 사색이 깃든 시편마다 만사만물을 포용하며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꿰뚫어보는 시적 직관력이 돋보이는 시집이다.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나무와 풀잎과 이슬과 바람/황무지 흙먼지 별빛의 언어/대지와 지평선 새들의 말//물결은 뭍으로만 치지 않지만/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기슭에 휩쓸리는 파도같이/세계는 그대 앞에 펼쳐졌건만//부서진 파도는 되밀려가네/허공에 입 맞춘 타는 그 입술/메마른 입술이 입 맞춘 허공/병사들, 병사들 모든 병사들//언제나 무거운 물음같이/원방(遠方)의 어두운 그림자처럼/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어제도 오늘도 모든 병사들

소상공인 생존수업

소상공인 생존수업

조현우 저 / 16,000원 / 잇북

작은 음식점, 동네 편의점, 1인 창조 기업, 소규모 제조업체…… 규모가 크든 작든, 자본이 많든 적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처음엔 다 큰 성공, 즉 대박을 꿈꾸게 마련이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라도 이왕 시작한 사업에서 큰 성공을 꿈꾸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한두 해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대박 성공 신화는 남의 얘기만 같고 당장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지부터가 걱정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같은 업종에서 성공한 사람도 많은데 왜 자기만 살아남을 걱정부터 해야 하는 걸까? 도대체 어떤 차이로 그들과 자신의 운명이 이토록 달라진 걸까? 그들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성공한 걸까?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대박 성공 신화를 이루어낸 영업의 고수들이 그 비법을 전수해주는 책이 출간되었다. 동네 옆집의 마케팅 귀재부터 전설로 불리는 영업의 신까지, 그들에게서 소상공인으로 살아남는 법은 물론 나아가 대박 성공에 이르는 비법을 배운다.

뉴트의 마법 가방

뉴트의 마법 가방 : 신비한 동물사전 영화 속 숨은 이야기들

마크 솔즈베리 저 / 장선하 역 / 35,000원 / 문학수첩

1920년대 뉴욕을 혼란에 빠트리며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2016)의 모든 것을 담은 안내서 『뉴트의 마법 가방: [신비한 동물사전] 영화 속 숨은 이야기들』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됐다. 마법 동물들을 뉴욕으로 데려와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는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의 가방을 꼭 닮은 이 책은 [해리 포터] 마법 세계의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로서 5부작 영화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속 마법 세계의 모든 것과, 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제작진의 땀과 노력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뉴트, 티나, 제이콥, 퀴니 등 주요 캐릭터 소개와 각 인물 의상 및 소품 정보, 캐스팅 비화를 비롯해 배우 및 제작진 인터뷰, 세트 도면 스케치, 스토리보드, 마법 동물 초기 스케치 등 영화에 관련한 모든 정보가 풍부하고 다양한 사진 자료와 함께 실린 이 책은 하나의 영화가 기획돼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친절하고 자세하게 소개한다.

이 책은 미합중국 마법 의회(마쿠사)와 마법사들의 비밀 술집, 뉴트가 마법 동물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가방 속 세계 등 영화 속 각종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1920년대 뉴욕 그 자체를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거대한 세트를 세워야 했는지 등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을 제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충과 고민이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관객의 눈에는 찰나의 순간 스치듯 비칠 뿐인 각종 소품이 얼마나 정교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티나의 마법사 신분증과 마법 지팡이 사용 허가서, 마쿠사 벽에 걸려 있던 미합중국 마법 지도, 뉴트와 티나의 현상 수배 포스터 등 영화 속 각종 소품의 실물을 수록해 독자로 하여금 영화 속 마법 세계를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유일무이한 이 소품들을 통해 독자는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얼마나 탄탄한 배경과 설정 위에 세워져 있는가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목민심서 따라쓰기

목민심서 따라쓰기 : 공직자를 위한

정약용 저 / 신창호 역 / 13,000원 / 비단길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100개의 문장을 가려 뽑아 한글과 한문을 따라 쓰도록 한 이 책은 『목민심서』 출간 2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필사책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목민관들이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과 구체적인 행정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지침을 필사를 통해 되새기도록 하였다.

정약용이 1818년 출간한 『목민심서』는 46권 16책이다. 부임(赴任)·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이전(吏典)·호전(戶典)·예전(禮典)·병전(兵典)·형전(刑典)·공전(工典)·진황(賑荒)·해관(解官) 등 모두 12편으로 구성되었고, 각 편은 다시 6조로 나누어 모두 72조로 편제되어 있다.

이 책은 동서양 고전을 시대정신에 맞도록 풀어 고전 해석의 지평을 넓혀 온 대표적인 인문학자인 신창호(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가 현대사회에서 목민관에 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읽고 쓰면서 마음에 새길 만한 100개의 문장을 가려 뽑아 한글과 한문을 따라 쓰도록 만든 책이다. 총 100개 문장을 부임(공직에 나가며), 율기(나를 다스리며), 봉공(충실하게 공무를 수행하며), 애민(백성을 사랑하며), 이전(인사관리에 철저하며), 호전(국가 재산을 관리하며), 예전(절도 있는 예법을 행하며), 벙전(군대 운용의 합리성을 고민하며), 형전(범죄를 올바르게 다루며), 공전(공공시설의 관리에 힘쓰며), 진황(흉년을 대비하며), 해관(떠날 때는 엄중하게) 등 총 12편으로 나누어 실었다.

특히 이 책은 공직자나 공직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항상 곁에 두면서 틈틈이 읽고 쓰면서 마음에 새길 수 있도록 잘 펴지는 제본 방식(누드양장)을 사용하였고, 필사책 용도뿐만 아니라 메모노트나 업무일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용성을 강화하였다.

읽고 쓰는 행위는 사고 과정에 순환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읽으면서 쓰고, 쓰면서 읽으면 자연스럽게 머리와 마음에 새길 수 있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고는 깊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손글씨 쓰기는 사고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5분! 내 마음에 새기는 필사(따라 쓰기)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경험하고, 특히 공직자들이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여 이 책이 훌륭한 목민관의 수양록으로 자리매김되길 기대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까라면 까!’야 할까?

언제까지 우리는 '까라면 까!'야 할까? : 사회 부적응자의 사회 적응기

문재호 저 / 15,000원 / 책읽는 귀족


“자네는 사회성이 참 좋군!”
이 덕담이 칭찬일까, 아닐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는 은연중 집단주의에 편승하는 사람은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회사 회식에도 다 참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순응하는 사람이 사회성이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반대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고, 자신의 개성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피력하는 사람을 ‘튄다’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물론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회사나 학교 등에서 이런 시선이 팽배해 있다.

이 책에는 ‘스탠딩 데스크’로 상징되는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회사에서 반역을 일으키는 일만큼이나 저항감을 불러일으키는 사회 부적응자의 좌충우돌식 경험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고정관념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 직장문화를 포함한 전체 사회에 묻고 있다, ‘우리는 이대로 계속 가더라도 과연 괜찮을까?’

“왜 회사에서 서서 일하면 안 되는 거지?”
“왜 자기가 먹고 싶은 점심 메뉴를 선택하면 안 되는 거지?”
“왜 자기가 신고 싶은 실내화를 회사에서 신으면 안 되는 거지?”

이러한 사소한 질문, 어쩌면 아주 당연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이 책에 들어 있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어쩌면 너무 당연시하는 ‘사회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또한 그것이 무언의 폭력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따지고 보면 당연하게 보이지 않는 사회성에 대한 시선, 그리고 개인의 색깔과 개성. 이것이 어느 것은 옳고, 어느 것은 틀렸다는 이분법적 시선에서 벗어나 이제 우리 사회가 좀 더 진보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은 기획되었다.


고양이는 안는 것

고양이는 안는 것

오야마 준코 저 / 정경진 역 / 13,800원 / 한스미디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메종 드 히미코]의 이누도 잇신 감독, [1리터의 눈물]의 사와지리 에리카 주연 힐링 판타지 영화 [고양이는 안는 것] 개봉을 맞아 동명의 원작 소설이 발간된다. 『하루 100엔 보관가게』로 한국 독자들에게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한 바 있는 저자 오야마 준코는 ‘고양이’와 ‘힐링’을 환상적으로 결합, 외로운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 애정을 주고받으며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간결하지만 여운이 오래가는 문장들로 아름답게 풀어낸다.

자신이 인간이라 믿고 있던 러시안블루 요시오, 연애보다 밥이 중요하다 생각하던 삼색털 고양이 키이로, 이름을 갖고 싶은 삼색털 수컷 아기고양이, 수십 번의 전생을 모두 기억하는 다리의 터줏대감 고양이 ‘그분’ 등 다채로운 개성을 자랑하는 고양이들과 인간, 두 존재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독자에게 흐뭇한 미소와 애틋한 감정을 동시에 자아낸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는 일상에 지친 모든 이에게 위안이 되어줄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저 / 이재룡 역 / 15,000원 / 민음사

매해 노벨 문학상 후보 목록에 오르는 작가인 동시에 인터뷰나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은둔을 자처하는 작가. 체코 출신으로 ‘프라하의 봄’을 직접 경험하고 집필 및 판매 금지 등 정치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 현재에서 멀지 않은 20세기 작가이지만 이미 살아 있는 신화가 된 작가. 밀란 쿤데라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특별하다. 대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국내 총 판매량 100만 부에 달하며, 민음사에서는 밀란 쿤데라 전집(총 15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쿤데라를 사랑하는 독자는 광고인 박웅현, 피아니스트 김대진, 화가 황주리, 소설가 김영하, 김연수 등 각계각층에서 다양하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선정 ‘우리 시대 지식인이 사랑한 책’ TOP10에 들기도 했다. 쿤데라에 대한 격찬은 그의 소설이 프랑스어로 소개된 직후 서양 지식인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쿤데라의 첫 번째 소설인 『농담』 불어판 서문에서 시인 아라공은 쿤데라를 일컬어 “금세기 최고의 소설가들 중 한 사람, 소설이 빵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증명해 주는 작가”라고 격찬하며 “우리 시대 어떤 작가도 필적할 수 없는 기교를 갖추었다.”라고 했다. 또한 샐먼 루시디는 쿤데라를 “명백히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예술가”라 칭했다.

이렇듯 명실공히 20세기를 아울러 현존하는 최고의 현대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쿤데라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가 탁월한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아서 프랑스 메디치 상, 클레멘트 루케 상, 프레미오 레테라리오 몬델로 상, 유로파 상, 체코 작가연맹 상, 체코 작가출판사 상, 커먼웰스 상, LA타임스 소설 상, 두카 재단 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으며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 작가로 추천되고 있다. 미국 미시건 대학은 그의 문학적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쿤데라 작품을 독점 계약, 출판하고 있는 민음사에서는 밀란 쿤데라 국내 소개 30주년을 맞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리뉴얼 판을 선보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1988년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전재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고, 발표 직후 1988년 11월 20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당시에는 독문학자 송동준 교수가 독일어 판본을 옮겨 펴냈으나, 1999년 2월에 불문학자 이재룡 교수의 변역으로 다시 펴냈다. 이는 원저자인 밀란 쿤데라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쿤데라는 프랑스어 판본을 옮기는 것이 자신의 원작에 가장 충실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이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그간 출간된 세계문학전집 및 작가 전집 버전과 달리 밀란 쿤데라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신선한 표지와 장정으로 21세기를 살아 나가는 젊은 독자들의 눈을 다시금 사로잡을 예정이다.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

파국론에 등을 돌리고 : 칼럼 1987~2017

최원식 저 / 15,000원 / 다인아트

우리시대의 사회적 화두인 '남북문제'와 '지방분권'에 대한 해법을 제안한다.

남북/북미 회담 등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가 해빙기를 맞이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지방자치 분권'을 제시한 바 있다. 가히 하루하루가 역사로 기록될 시점이라 할 수 있는 가운데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의 칼럼집 "파국곤에 등을 돌리고"가 출간됐다. 1987년부터 최근까지 신문과 잡지 등에 쓴 칼럼을 묶은 것인데,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재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고, 예리한 분석이 넘쳐난다. 남북관계를 비롯해 남북관계의 핵심축인 동아시아 정세, 지방분권 등에 대한 최 교수의 분석을 이 책을 통해 충분히 포착할 수 있다.

과학과 문학

과학과 문학 : 한국 대학 복구론

김인환 저 / 21,000원 / 수류산방중심

『과학과 문학』은 문학 평론을 뛰어넘어 문화와 학문의 여러 영역을 꿰뚫는 통찰과 깊은 사고의 힘을 보여 온 김인환 선생의 새 에세이 모음집이다. “문학도의 자기 반성”이라고 했지만,“객관성과 엄밀성은 놓친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문학 비평”이 “지적 사기”라는 냉정한 비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총 8편의 에세이와 1편의 영문 에세이는 과학(수학)과 문학(예술)을 오가며 우리 학문 연구와 근대 경험에 대한 반성, 영화와 인터넷 게임, 건축과 시, 정신분석학과 민주주의 등 세계의 폭넓은 문제를 건드린다. 부제를 “한국 대학 복구론”으로 한 것은 특히 이 책의 여러 장이 학문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학습이 질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우리 대학 교육에 대한 깊은 반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 바를 진단했기 때문이다. 평생에 걸친 다독과 깊은 성찰, 하늘과 삶에 대한 큰 사랑이 얽힌 김인환의 글은 단 한 문장도 틈을 주지 않고 읽는 이의 머리와 마음을 흔든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오래 강의하고 집필해 온 주제이지만, 이 책은 문학 평론집이 아니다. 넓게 조망했을 때 우리가 인간의 역사와 우주를 어떻게 인식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질문을 우리 내면으로 돌렸을 때 그것은 곧바로 개개인이 어떻게 풍요롭고 바르게 살아갈 것인가, 그를 위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예리하게 겨눈다. 수류산방의 아주까리 수첩으로 내어 놓는 두 번째 책, 김인환의 『과학과 문학』은 실학(實學)으로서의 동학(東學) 전통에 대한 현재적 응답이며, 우리 시대가 남길 만한 사상집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