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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18-05-09
조회수
40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 - 나쁘다고 알려져 있는 것들에 대한 재발견

리하르트 프리베 저 / 유영미 역 / 17,000원 / 갈매나무

스트레스도, 독성물질도 전혀 없는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깨끗하고 건강할 수 있을까? ‘호르메시스’는 독성물질이라도 소량 사용하면 오히려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을 뜻한다. 건강의 비밀은 체내 저항력에 있으며, 저항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독성물질의 침투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단 것이 현재 의학의 논리이다. 정말로 건강한 몸이 되기 위해서는 몸을 어느 정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단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 인생사에도 회복력은 존재한다. 호르메시스는 건강의 비법뿐 아니라 삶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 뒤에서

문 뒤에서

조르조 바사니 저 / 김운찬 역 / 11,000원 / 문학동네

“그애는 진실과 대면하기로 했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완강하게, 깨어나지 않은 채, 단절과 적대감이라는 타고난 운명에 사로잡힌 채 문 뒤에 또다시 숨어 있었으니, 활짝 열려고 생각했대도 헛일이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지금도 못하고, 앞으로도 못할 것이다... 마침내 난 혼자가 될 것이다. 그애의 가면을 벗긴 다음에. 그와 절교하고 다른 모두와도 절교한 다음에.”

조르조 바사니 소설 선집 4권. 1964년작. 바사니가 자신의 '가장 깊은 암흑기'라 부른 사춘기를 스케치한 성장소설. 소년들 간의 우정과 배신의 격랑이 '나'의 회상과 독백으로 되살아난다. 문 뒤에서 진실과 마주하지 못한 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얼룩진 한 소년의 초상화는 페라라의 아득한 시간을 사는 유대인 공동체에 휘몰아치게 될 파시즘 광풍의 전경을 예고한다.

암호화폐, 그 이후

암호화폐, 그 이후 - 블록체인 시대의 필수 교양

애덤 로스타인 저 / 홍성욱 역 / 18,000원 / 반비

이 책은 단순히 개념과 원리를 전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신기술이 제기하는 아주 본질적인 질문까지 조망하는 너른 시선이 돋보인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우리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기업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이란 무엇인가?’, ‘투자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뿐 아니라, 그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비트코인이 교환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사례를 살피는 동시에, 돈의 역사를 추적하며 ‘장부’로서 돈의 기능을 지적해 금융이라는 더욱 넓은 범위 안에서 암호화폐를 바라보도록 돕는다.

또 비트코인의 핵심이 되는 ‘작업증명’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새로이 고안된 ‘지분증명’ 방식 등 속속 등장하는 알트코인과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설계와 가정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자 궁리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 현재 한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ICO 규제에 관해서는 다오의 실패 사례를 통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술은 실험과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지만, 과연 평범한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 그 실패의 쿠션이 되는 방식이 온당한가, 중앙 집중된 권력을 탈피하겠다는 이상에서 출발했지만 그 결과는 정말로 평등한가 하는 질문들이 그것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역사는 아직 시작 단계다. 그런 만큼 논쟁해야 할 지점,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지점들도 무수히 많다. 신기술이 가져오는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암호화폐, 그 이후』는 이 변화를 적시에 이해하고 더 건강한 기술 생태계, 나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인 균형 감각을 길러줄 책이다. 암호화폐를 공부하기 시작한 이들에게는 알기 쉽게 설명된 필수 정보를, 장기적 추세나 전망에 갈증이 있는 이들에게는 더 넓은 맥락을 조망하는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마당이 있는 집

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저 / 13,800원 / 엘릭시르

의사 남편에 똑똑하고 잘생긴 아들, 모자랄 것 없는 풍족한 가정. 주란의 가족은 누구나 꿈꾸는 ‘완벽한 집’으로 이사한다. 주란은 이 행복한 가정 속에서 완벽한 아내이자 주부, 어머니로서 행복을 누리며 산다. 단 한 가지 신경을 거스르는 것은 마당에서 나는 냄새. 남편은 금방 사라질 거름 냄새로 치부하지만 예쁜 수채화에 찍힌 기름 얼룩처럼 좀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이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 완벽한 것 같았던 남편의 행동들도 하나씩 수상쩍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남편은, 살인자인가?

행복한 일상을 의심하기 시작한 여자와 불행한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분투하는 두 여자의 삶이 교차하며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마당이 있는 집』은, 지금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심리 서스펜스이자 가정 스릴러다. 이 작품은 김진영 작가의 데뷔작으로, 본디 단편 영화를 만들며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하던 그는 원천 스토리로서의 소설에 관심을 갖고 2016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과정에 지원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소설 창작 경험이 거의 없지만 흡입력 있는 설정과 뛰어난 스토리 구성으로 이 과정에 참여한 심사자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울프 노트

울프 노트

정한아 저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문학적) 세대론이라는 것이 정말로 가능할까? 나는 당분간 망설이지 않는 작품(사람)을 무턱대고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너무 빠른 전향도, 과거에의 고착도, 신이 죽었으니 이제 아무거나 할 수 있다고 착각한 망나니 실존주의자처럼 반쯤 고의적인 망각도, 쉽사리 믿을 수가 없다. 특히 견딜 수 없는 건, 자신을 판관이라고 여기는 확신에 찬 ‘선의 담지자’들이다.
(정한아 산문, 「Sent by Post」, 『문학과사회 하이픈』 2016년 가을호, p. 43)

1975년생, 94학번, 철학과 문학을 10년 넘게 공부하고 또 가르치는 사람. 2006년 『현대시』로 등단하고 두번째 시집 『울프 노트』(문학과지성사, 2018)를 발간한 시인 정한아의 간단한 이력이다. 한때 ‘신세대’ ‘X세대’로 불렸고 지금은 ‘포스트386’이라 지칭되며, 문학적으로는 ‘포스트 미래파’로 묶이곤 하지만 어떤 것도 딱 들어맞는 명명이라기엔 좀 어긋나고 어정쩡한 세대명이다. 광장 대신 공원이 제공되는 기만적인 평화의 세계에서 그 얄팍함을 냉소하며, 동시에 선명한 색깔과 확실한 전망만을 부르짖는 공허함을 경계하는 망한 세계의 언니. 이 ‘멋짐’이야말로 시인 정한아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일 것이다. 가식 없이 솔직하게, 가차 없이 소탈하게 보고 느낀 세계를 직접 치고 들어가는 언술들. 독자들은 이 시집의 호쾌함에 정신없이 빨려들다가도 마지막엔 땅콩사탕을 먹다가 입천장이 홀랑 까져버리듯 어딘가 욱신거리는 마음 한구석을 경험하고야 말 것이다.

자정 4분 뒤 1

자정 4분 뒤 1

스티븐 킹 저 /  이은선 역 / 16,800원 / 엘릭시르

스티븐 킹은 1974년의 첫 출간작 『캐리』를 비롯하여 『살렘스 롯』, 『샤이닝』 등 호러 소설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로는 호러뿐 아니라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SF 등을 집필했으나, 초기의 호러 소설이 인상 깊었던 탓에 여전히 호러 소설의 제왕, 호러 킹(King of Horror)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990년 출간된, 네 편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자정 4분 뒤』 역시 본격 호러 소설의 계보를 잇는 중편집이다. 『자정 4분 뒤』를 집필하던 시기는 킹이 알코올과 마약, 담배에 심각하게 의존하던 때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품에 그대로 담긴 작가의 심리가 이토록 두려운 호러를 자아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한편 『자정 4분 뒤』는 네 편의 중편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또다른 중편집인 『사계』와 결을 함께한다. 스티븐 킹은 다양한 작품을 써왔으나 네 편의 중편을 묶은 중편집은 이 둘뿐이다. 스티븐 킹은 『자정 4분 뒤』의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사계』는 세 편의 ‘주류’와 한 편의 초자연적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자정 4분 뒤』에 수록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공포물이다. 이 중편집이 『사계』와 다른 이유는, 일시적으로나마 머릿속에서 암울한 주제만 맴돌던 시절에 집필한 작품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킹의 말과 같이 『자정 4분 뒤』에 속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초자연적인 무언가이자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에 맞닿아 있다. 이는 작가의 초기 작풍과 일치하며, 직전의 중편집 『사계』가 대체로 주류 문학의 노선을 따랐던 것과는 차별된다.

스티븐 킹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씐 『자정 4분 뒤』의 이번 출간은 그의 초기 작풍을 다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이 책은 출간된 그해의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했으며 그다음 해에는 로커스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스티븐 킹의 많은 작품이 영상화되었듯이, 『자정 4분 뒤』의 중편들 중에도 영상으로 소개된 것이 있다. 「랭골리어」는 미국의 ABC 방송국에서 2부작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송된 바 있다. 「비밀의 창, 비밀의 화원」는 조니 뎁 주연의 [시크릿 윈도우]라는 제목의 영화로 2004년 국내에 개봉했다.

자정 4분 뒤 2

자정 4분 뒤 2

스티븐 킹 저 /  이은선 역 / 16,800원 / 엘릭시르

스티븐 킹은 1974년의 첫 출간작 『캐리』를 비롯하여 『살렘스 롯』, 『샤이닝』 등 호러 소설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로는 호러뿐 아니라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SF 등을 집필했으나, 초기의 호러 소설이 인상 깊었던 탓에 여전히 호러 소설의 제왕, 호러 킹(King of Horror)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1990년 출간된, 네 편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자정 4분 뒤』 역시 본격 호러 소설의 계보를 잇는 중편집이다. 『자정 4분 뒤』를 집필하던 시기는 킹이 알코올과 마약, 담배에 심각하게 의존하던 때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품에 그대로 담긴 작가의 심리가 이토록 두려운 호러를 자아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한편 『자정 4분 뒤』는 네 편의 중편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또다른 중편집인 『사계』와 결을 함께한다. 스티븐 킹은 다양한 작품을 써왔으나 네 편의 중편을 묶은 중편집은 이 둘뿐이다. 스티븐 킹은 『자정 4분 뒤』의 서문에서 이렇게 밝힌다.

“『사계』는 세 편의 ‘주류’와 한 편의 초자연적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지만 『자정 4분 뒤』에 수록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공포물이다. 이 중편집이 『사계』와 다른 이유는, 일시적으로나마 머릿속에서 암울한 주제만 맴돌던 시절에 집필한 작품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킹의 말과 같이 『자정 4분 뒤』에 속한 네 편의 이야기는 모두 초자연적인 무언가이자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에 맞닿아 있다. 이는 작가의 초기 작풍과 일치하며, 직전의 중편집 『사계』가 대체로 주류 문학의 노선을 따랐던 것과는 차별된다.

스티븐 킹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씐 『자정 4분 뒤』의 이번 출간은 그의 초기 작풍을 다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이 책은 출간된 그해의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했으며 그다음 해에는 로커스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스티븐 킹의 많은 작품이 영상화되었듯이, 『자정 4분 뒤』의 중편들 중에도 영상으로 소개된 것이 있다. 「랭골리어」는 미국의 ABC 방송국에서 2부작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송된 바 있다. 「비밀의 창, 비밀의 화원」는 조니 뎁 주연의 [시크릿 윈도우]라는 제목의 영화로 2004년 국내에 개봉했다.

인민의 이름으로

인민의 이름으로

저우에이썬 저 / 정세경 역 / 14,800원 / 문학수첩

2017년 중국 최고의 화제 드라마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의 동명 원작 소설 『인민의 이름으로』가 문학수첩에서 발간됐다. 방영 내내 최고의 화제를 뿌리며 지난 10년간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인민의 이름으로]는 이분법적 선악 구도에서 벗어나 현실 사회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입체적이고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전 중국을 사로잡으며, ‘[인민의 이름으로]를 보지 않으면 대화가 안 통한다’고 할 정도로 가히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부정한 뇌물, 정경 유착, 공직자의 성 추문, 금수저와 흙수저의 괴리 등 현대 중국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내며 사회적 공분을 낳는 동시에 부패한 악은 응징된다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2017년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힌 [인민의 이름으로]는 여러 반부패 소재 드라마의 원작자로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정치 사회 소설 일인자 저우메이썬(周梅森)이 8년의 침묵 끝에 내놓은 작품이다. 직접 감옥에 가 부패 관리와 교류하고 6번씩 탈고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작가는 국가 지도자급의 최정상 관리에까지 범위가 미치는 사상 최고 수위의 반부패 작품을 완성해 2017년 중국 사회를 뒤흔들었으며, 정치 사회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현재 14개 언어(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일본, 베트남, 태국, 시리아, 터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홍콩?마카오, 한국)로 수출 계약이 이루어져 전 세계적으로 그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나의 대학 사용법 세트

나의 대학 사용법 세트 -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

하지현, 이범 저 / 22,000원 / 창비

지금 같은 대학이 계속 필요할까? 이런 질문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그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심각한 취업난이 ‘대학 무용론’을 부추기고, 대학들도 생존의 위기 앞에서 자발적으로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4차 산업 혁명’과 인공 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위협해 오는 이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청년들과 십 대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대학에 왜 가야 하고, 가서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대학 사용법’ 시리즈에서는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대학 고민, 취업 고민에 밤잠 설치는 청춘들을 위해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전략과 대안을 전한다. 2017년 한 차례 강연을 통해 전한 이야기들을 대폭 다듬고 보강해 책으로 엮었다.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가감 없이 비판해 온 교육 평론가 이범은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취업과 노동 시장으로 관심의 폭을 넓혔다. 최근 노동 시장이 보내는 두 가지 신호, 즉 ‘탈스펙’과 ‘양극화’를 분석하면서 이에 적절한 대처 방법을 개인적·사회적 차원에서 각각 모색한다. 노동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객관식과 상대 평가 위주의 우리 교육이 갖는 한계 또한 더욱 선명해진다.

정신과 의사 하지현은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에서 ‘예측 불가능’, ‘조절 불가능’이라는 표현으로 이 시대를 압축하면서,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갈 이들에게 필요한 ‘마음의 태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울, 외로움, 불안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해설한다.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

세라 윈먼 저 / 민은영 역 / 14,500원 / 문학동네

2011년 데뷔작 『신이 토끼였을 때』에서 마법처럼 빛나는 유년의 순간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사로잡은 배우이자 작가 세라 윈먼, 그녀의 두번째 소설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이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첫 작품으로 ‘갤럭시 내셔널 북 어워드 올해의 신인 작가상’ ‘뉴턴 퍼스트 북 어워드’를 수상하며 배우에서 작가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은 세라 윈먼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따스한 시선, 삶과 인간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서정적이고 시적인 문장에 담아낸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아흔 살을 목전에 둔 노인 마블러스 웨이즈와 사랑과 전쟁의 상처로 삶의 방향을 잃은 청년 프랜시스 드레이크가 있다. 소설은 인생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나 한 해를 함께 보낸 두 사람의 여정을 따라가며, 끈끈하게 자나라는 우정과 그 속에서 움트는 삶의 희망을 그린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단단한 삶의 의지, 사람과 사람의 깊은 연대를 노래하는 이 작품은 따뜻하고 포근하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담대함을 지녔다. 작품을 감싸는 묘사와 표현들은 동화처럼 아름답게 빛나지만, 양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0년대 후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만큼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상실과 상처로 가득하다. 그 폐허 위에서, 작품의 정신을 고스란히 체화한 것 같은 주인공 마블러스 웨이즈(Marvellous Ways)는 구십 년의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삶의 경이로운(marvellous) 이야기들로 청년의 아픔을 치유한다.

“이것은 스토리텔링이 가진 치유의 힘에 대한 소설입니다.” _세라 윈먼

추억을 곱씹으며 인생의 상실과 외로움을 견뎌온 노인이 모든 것을 잃은 한 청년에게 자신의 삶을 이야기의 형태로 유산처럼 건넨다는 설정을 통해, 소설은 사람을 매개로 전해지는 이야기의 부드럽지만 강력한 치유의 힘을 보여준다. 가장 어두운 시대야말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가장 절실한 시절이라는 듯, 작가는 전쟁이 휩쓸고 간 황량한 풍경에 환상적이고 찬란한 색채를 덧입힌다. 그리고 말로써 타인을 보듬는 노인의 일은 결국 이야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예술, 즉 소설에 잠재된 가장 아름답고 놀라운 능력이기도 하다. 가장 참혹한 시절에도 삶은 계속되듯이 이야기 역시 계속된다고, 계속되어야 한다고,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완전한 영혼

완전한 영혼

정찬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1983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로 문단에 데뷔한 이래 올해로 소설 이력 35주년을 맞은 작가 정찬의 소설집 2종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의 스물아홉번째 책으로 출간된 개정판 『완전한 영혼』과, 제25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작을 표제작으로 한 신작 소설집 『새의 시선』이다. 그간 정찬의 소설에 대하여 “인문학으로서의 문학에 충실한 소설, 소설이 인문학에서 차지해야 할 본연의 자리에 걸맞게 인간에 대한 탐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는 소설”(문학평론가 홍정선), “성과 속, 혹은 본질과 현상의 중간에서 그들 사이의 분리를 넘어선 교통에 대한 추구”(문학평론가 권영민), “소설의 개념에 대한 고정관념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열린 의식의 소산”(문학평론가 장영우) 등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제출된 바 있다.

1992년 처음 출간된 정찬의 두번째 소설집 『완전한 영혼』은 그의 소설적 세계관과 입장을 유감없이 보여준 수작들의 모음집으로, 한국 소설계에서 권력에 대한 사유를 담은 대표 작품으로 꼽혀왔다. 26년 만에 새롭게 출간된 이번 개정판에서는 서사의 흐름과 양식적 조화를 고려하여 기존 판본에 실려 있던 중편 「황금빛 땅」을 덜어내었고, 현재의 표기 기준에 맞게 문장을 수정하였으며, 각 작품별 제재 및 표현을 다듬었다

뜻밖의 좋은 일

뜻밖의 좋은 일 -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

정혜윤 저 / 14,000원 / 창비

에세이스트 정혜윤이 공개하는 ‘뜻밖의 좋은 일’을 가져다준 책의 목록
“좋은 책은 누군가 이미 용기를 냈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CBS 라디오 프로듀서이자 독보적인 에세이스트 정혜윤의 신작 에세이 『뜻밖의 좋은 일―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이 출간되었다. 그에게 응답 없는 세상과 고통스러운 사랑을 갖가지 아름다움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건 단연 책이다. “책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우정으로 내 미래를 만들어보려고 한 것은 아무리 돌아봐도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다”(325면)고 정혜윤은 힘주어 말한다. 삶이 힘들고 슬프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책 속에서 만난 이야기를 통해 희망, 기쁨, 사랑, 우정을 배우며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 정혜윤이 ‘좋은 책’의 목록과 함께 전하는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사람, ‘뜻밖의 좋은 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은 나에게는 삶을 위한 무기가 되어버렸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돌아보니 언제나 빛나는 무기였다. 책은 내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손에 꼭 붙잡고 있다는 행복감을 줬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은 쓰라린 일들을 남들도 겪었을 뿐만 아니라 그 말 못할 가슴앓이를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은 세계와 내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게 우리를 돕는다. 나의 부족한 점을 타인의 진실한 마음에서 찾아 채울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의 삶이 누군가의 꿈이란 것을 알게 해준다.


가네코 미스즈 전집 1 별과 민들레

가네코 미스즈 전집 1 별과 민들레

가네코 미스즈 저 / 서승주 역 / 13,500원 / 소화

이 책은 2006년에 출간한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의 작가 가네코 미스즈의 전집이다. 일본에서도 한동안 잊힌 시인이었던 그녀의 유고가 1984년 전집으로 출간되면서 가네코 미스즈의 시는 일본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독자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그 짧았던 생애는 영화화·드라마화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는 그녀인 만큼 시집 두 권은 일본국제교류기금 번역출판조성프로그램에 선정되어 그 지원금으로 출간되었다.

가네코 미스즈의 시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1930년 이후 일본에서도 오랜 세월 잊혀 있었다. 그러나 시인이자 지금은 가네코 미스즈 기념관의 관장인 야자키 세쓰오에 의해 5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이후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다. 가네코 미스즈의 짧은 생은 불행하여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가네코 미스즈의 작품이 세월을 초월하여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사랑받는 까닭은 그녀가 가진 시각과 언어의 힘에 있다. 그녀의 시에는 나약하고 작은 생명체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길,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던 사물을 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관점이 담겨 있으며, 예리한 칼날과 같으면서도 어린아이도 알 수 있도록 쉬운 언어 그리고 다정하면서도 찬란한 빛을 발하는 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네코 미스즈의 시는 더없이 소박하지만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