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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계백이다 김문주 저 / 14,800원 / 일송북 충(忠), 비극, 그리고 질문 국가가 들어선 이래 ‘충(忠)’은 공동체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였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몸을 던진 인물들은 충신으로 추앙되었다.
황산벌에 쓰러진 이름, 그러나 역사에 다시 서다.『나는 계백이다』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충의 서사다.왜란 속에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왕권 찬탈에 맞서 절개를 지킨 사육신. 이들의 이름은 영광 속에 남았다. 그러나 패망의 끝에서 싸운 자의 이름은 어떠한가.망해 가는 나라의 마지막 장수로 황산벌에 선 계백. 그는 오천의 결사대로 김유신이 이끄는 오만의 신라군에 맞섰다.그리고 쓰러졌다. 나라를 구하지도, 역사를 바꾸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백’이라는 이름 앞에서 숙연해지는가. 기록이 지워진 장수, 징검다리 기법으로 역사성을 복원하다. 계백에 대한 정사(正史)의 기록은 극히 짧다. 『삼국사기』 열전에는 단 몇 줄. “계백은 백제인으로 벼슬이 달솔이었다.”전쟁에 나가기 전 처자식을 죽이고 황산벌로 향했다는 기록. 그는 정말 왕족이었는가.이름은 ‘승(升)’이었는가.왜 그의 생애는 사라졌는가.왜 그의 무덤은 오랜 세월 찾지 못했는가. 『나는 계백이다』는 빈약한 사료, 흩어진 읍지 기록, 후대의 구전과 고증을 바탕으로 징검다리 기법인 역사적 상상력으로 계백의 인간적 초상을 복원한다. 왕족 부여씨 출신의 젊은 장수.권력 다툼과 거리를 두었던 무인.무예의 본질이 승리가 아니라 절제와 평화에 있음을 배웠던 사람. 이 에세이 평전은 계백을 ‘충신’이라는 기념비적 상징에서 내려놓고, 고뇌하고 선택하며 책임지는 한 인간으로 세운다. 황산벌, 그 밤의 독백 작품의 백미는 황산벌 전투 이후 펼쳐지는 계백의 내면 독백이다. “무예의 궁극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그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원망에 머물지 않는다.신라의 선택을 이해하려 하고, 전쟁의 본질을 성찰한다.그리고 말한다. “충의 본질은 그대들에게 있다.” 충은 명령이 아니라 책임이며, 맹목이 아니라 성찰이라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지금, 왜 계백인가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개인에게 국가를 위해 죽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개인의 성취와 자아실현을 우선 가치로 삼는 시대다. 그럼에도 계백은 여전히 숭고한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승리’가 아니라 ‘자기 결단’에 있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자리에 선 사람.책임을 외면하지 않은 사람. 『나는 계백이다』는 묻는다.지금 우리 시대의 충은 무엇인가.국가와 공동체, 개인의 의로움은 어디에서 만나는가. 일송북의 한국인물500 프로젝트는 교과서 속 인물을 살아 숨 쉬는 현재의 목소리로 복원하는 기획이다. 『나는 이사부다』에 이어 『나는 계백이다』는 고대사의 결정적 장면을 통과한 인물의 내면을 통해, 오늘의 독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패배한 장수의 이름이 어째서 천삼백 년을 넘어 살아 있는가. 그 물음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계백’을 다시 만나게 된다. ![]() 나는 최운산이다 오세훈 저 / 14,800원 / 일송북 “석고화된 기억”에 균열을 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기억의 석고화’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독립운동사 연구자 신주백 박사가 지적했듯, 봉오동전투는 오랫동안 굳어버린 서사 속에서 단선적으로 이해되어 왔다. 1920년 11월 2일 자 임시정부 군무부 발표문과 1921년 1월 1일 자 『독립신문』 기사 사이의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 오기와 생략, 인물 배치의 변화는 ‘누가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던진다.
이 책이 굳어버린 기억에 균열을 내고, 독립전쟁사의 입체적 진실을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그동안 봉오동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은 홍범도, 김좌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되묻는다. 대한군무도독부를 창설하고, 이후 북간도 각 단체를 통합해 대한북로독군부를 출범시킨 인물은 누구였는가. 10여 개 참전 부대의 무장과 군수, 의식주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 이는 누구였는가.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증언, 그리고 후손들이 보존해온 기록을 교차 분석하며 결론에 이른다. 봉오동전투의 실질적 기반과 통합의 동력은 최운산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전 재산을 민족에 바친 ‘만주 갑부’ 최운산은 한때 ‘만주 갑부’로 불릴 만큼 막대한 재산을 일군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자산을 독립전쟁의 토대로 내놓았다. 대한군무도독부는 임시정부가 인정한 최초의 정규군이었고, 이 부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대한북로독군부가 1920년 6월 7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격파한다. 국사편찬위원회 발간 『한민족 독립운동사 독립전쟁 편』 역시 대한북로독군부의 성립에 최씨 삼 형제의 헌납이 “결정적인 기반”이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막대한 재산을 실제로 희사한 주체가 최운산이었음을 치밀하게 입증한다. 미망인의 진정서, 역사를 다시 쓰다 1969년, 최운산의 부인 김성녀 여사는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봉오동전투와 북간도 무장투쟁의 공적이 누락·왜곡되었음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문서는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구체적 질문과 사실 제시에 기반한 ‘역사 재심 청구서’였다. 그는 묻는다.북간도 독립군을 통합한 이는 누구인가.군자금과 무기를 조달한 이는 누구인가.봉오동과 서대파의 토지는 누구의 소유였는가. 저자는 이 진정서 전문과 당시 사료,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증언을 나란히 배치한다. 광복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이강훈의 회고, 『한국독립사』를 남긴 김승학의 기록, 임시정부 부통령을 지낸 김규식선생의 증언 등은 김성녀 여사의 주장과 놀라운 접점을 이룬다. ‘질문이 곧 정답’이라는 말처럼, 진정서는 이미 답을 품고 있었다. 100년을 잇는 시간의 다리 저자는 이 책을 단순한 평전으로 두지 않는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의 함성과 1920년 봉오동의 승전보, 그리고 오늘의 시민적 저항을 하나의 시간선 위에 놓는다. 억압과 왜곡에 맞서 진실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100년 전에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역사적 인물을 복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가 그렇다”고 말해온 기억을 다시 검토하자는 요청이며, 신화화된 공식 서사에 질문을 던지는 용기다. 동시에,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의 헌신을 온전히 기록하겠다는 다짐이다. 100년의 침묵을 건너,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봉오동의 또 다른 주인공, 최운산. ![]()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 박종호 저 / 19,000원 / 풍월당 “오페라에 진 빚, 이제 묵은 빚을 갚아 버릴 시간입니다.”
“이제 당신의 심장에 거울을 비출 시간”
박종호의 『불멸의 오페라』 (시공사) 1·2·3권은 한국에서 오페라 감상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대표 시리즈로, 세 권을 합해 3,3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여 년 전과 10여 년 전 출간된 이 책들은 현재 저자가 스스로 절판시켜 구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보완을 거쳐 재출간을 준비 중이다. 그 방대한 시리즈를 쓴 저자가 처음 오페라를 만나는 독자를 위해 가장 기초부터 다시 써 내려간 책이 바로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다.● 전작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를 잇는 풍월당 입문 시리즈의 결정판 ● 오페라 세계의 문을 여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 ● 본질에 집착하는 미학적 안목과 대중을 아우르는 친절한 언어의 정점 ● 수십 년간 전 세계 오페라 현장을 누비며 체득한 몸으로 읽어낸 지식의 정수 ● 최근 OTT 요리 경연 열풍처럼,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오페라의 ‘진짜 맛’을 일깨우는 지침서 클래식의 본질을 일깨우며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박종호 대표가 신작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를 선보인다. 이번 책은 베스트셀러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를 잇는 풍월당 입문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오페라를 처음 마주하는 독자를 위한 가장 쉽고 친절한 안내서다. 이 책은 거창한 이론이나 방대한 역사 대신, 오페라를 보기 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만을 정리했다. 오페라의 위치와 의미, 언어의 장벽을 넘는 방법, 오페라를 만드는 사람들, 성악가의 성부와 역할, 지휘자와 연출가의 차이, 희가극과 비가극의 구분까지 처음 극장을 찾는 관객이 궁금해 할 핵심을 짧고 명확하게 풀어낸다. 오페라의 세계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은 복잡한 문을 단번에 여는 열쇠가 된다. 풍성한 현장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극장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알아두면 좋을 핵심 지식을 쉽고 간결하게 담아낸 가장 친절한 오페라 입문서이자, 종합예술로서 오페라를 마주하는 관객의 경험까지 함께 조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