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신간 소개 (소설, 시, 에세이) -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
---|
|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 박소현 옮김 / 25000원 / 민음사 저자는 수세기 동안 되풀이되어 온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논쟁들, 이를테면 ‘셰익스피어는 실존 인물인가?’, ‘셰익스피어는 자기 작품의 주인이 맞는가?’, ‘셰익스피어처럼 별 볼 일 없는 인물이 어찌 이런 걸작들을, 한두 편도 아니고 서른 편 넘게 써낼 수 있었는가?’ 등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셰익스피어의 장엄한 승리를 확신한다. 『세계를 향한 의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됐는가?’라는 물음에 가장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왼팔 1,2 방진호 지음 / 각 권 11000원 / 새파란상상 전작 《유령 리스트》에서 호쾌한 액션 씬으로 독자들을 사로 방진호의 소설 『왼팔』. 기계팔을 장착한 해결사 장도검이 사회의 온갖 부조리와 싸워나가는 내용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준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분리되어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기관’과 ‘연구소’의 갈등으로 ‘연구소’의 편에 서서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는 장도검의 고독과 결단이다. 방진호 작가는 무게감 있는 액션 속에 유머 감각을 섞어놓는 것을 장기로 한다. 심각하다가도 갑자기 빵 터지는 즐거움을 《왼팔》에서 만끽할 수 있다. 녹턴 김선우 시집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며 소설가인 김선우의 다섯번째 시집 『녹턴』.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 낱낱의 존재들과 눈을 맞추며 경이로운 생명력을 이야기하는 특유의 여린 강인함이 빛을 발한다. 아름답고 여린 말을 매만져 예측하지 못한 힘을 자아내는 김선우의 시는 슬픔에 빠지지 않는 진혼가이자 끝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시, 격분하지 않되 묵직하게 끓어오르는 투쟁가로 읽힌다. 고요한 밤을 조용히 울리며 감정을 뒤흔드는 야상곡인 듯, 신비롭고 조화로운 리듬들로 이루어진 무언가(無言家, 보칼리제)인 듯, 67편의 잘 익은 시들은 편편이 서로 공명하고 있다. 은하철도 저 너머에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 박정임 옮김 / 17000원 / 도서출판 너머 『은하철도 저 너머에』는 6년 동안 문학잡지에 연재되었고, 다시 2년의 수정 기간을 거쳐 출간된 작품이다. 저자는 소설의 시작부터 존재 자체와 우주 또는 세계의 성립에 관해 직접 질문을 던진다. 내 주위에 있는 세계는 무엇인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뿐인 것은 아닐까. 결국 이 세상은 누군가가 꾸고 있는 꿈이 아닐까 하는. 그리고 누구나 한번은 생각한 적이 있을 법한, 이들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수많은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기울어진 시간 김덕배 장편소설 / 12000원 / 도서출판 도화 『기울어진 시간』은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 수장되어 있는 세월호의 진실과 우리나라가 대체 어디로 향해가는 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시은이를 비롯해 여러 명의 학교 친구들을 구하고 아쉽게도 목숨을 잃은 세담을 비롯해 두 명의 친구와 두 분의 선생님은 원죄 없는 잉태자로 태어난 것이 확인 돼 지구태양계 밖의 ‘영파워 XQ’라는 위성으로 가게 된다. 그곳 인간으로 개조된 세담과 일행들은 위성의 징표인 영혼의 목걸이와 반지를 받게되는데... 사모곡 - 영혼이 있다면 우리 다시 한 번 더 빈손 윤병태 지음 / 15000원 / 용의숲 어머니의 죽음을 전후한 철학자의 절절한 마음이 이 [사모곡]의 시 365편을 이루었다. 저자 빈손 윤병태는 서문에서 “자식에 바치는 어머니의 육체적 정신적 헌신이야말로 사랑과 자비의 원초적 기원이며 이 토대 위에서 종교도 탄생한다.”고 한다. 이 근원적 사랑에 무슨 기교가 필요하며 그 그리움에 무슨 덧칠이 필요할 것인가? 시에 문외한이라고 하는 저자의 방대한 [사모곡]은 거창한 은유 없이, 있는 마음, 순수한 마음 그대로를 진솔하게 표현한다. 남겨진 자식으로서 회한과, 평생 해온 철학적 사유와, 그리고 특유의 해학적인 표현이 어울어져 독자를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버드나무와 별과 구름의 마을 임의진 지음 / 13000원 / 작은것이 아름답다 감칠맛 나는 저만의 모국어를 지닌 임의진의 생애 첫 시집. 올해는 가슴에 닿는 대표시 ‘마중물’의 지면발표 20주년이 되는 해다. 그 동안 마중물 시인으로만 알려졌다. 문득 찾아오는 글을 종이에 옮겨 적으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곤 했다. 자주 걸으며 바람이 전하는 소리를 듣고, 새가 전하는 산 숲 이야기를 마음에 품었다. 길모퉁이를 돌아 타박타박 걸어오는 시간에 늘 가슴 말을 내어주었다. 이렇게 마음에 닿는 대로 수많은 시들을 가슴에서 꺼내 구름 편지로 곳곳에 띄워 보냈다. 보고 싶은 오빠 김언희 시집 김언희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보고 싶은 오빠』. 시집을 낼 때마다 성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과 폭력적인 언어 구사, 잔혹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매번 화제를 모으며 독자적인 시 세계를 선보였던 김언희 시인의 시집이다. 이 책에 담긴 시편들은 풍자와 해학, 유머와 위트가 감추어진 시편들로 섬뜩한 당혹감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묘한 통쾌감과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멍게 먹는 법 이동순 시집 / 9000원 / 애지 이동순의 시집『멍게 먹는 법』. 이번 시집에서는 춤의 원형적 리듬과 삶의 통찰, 사물과 존재의 원리적 사유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 62편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 주변의 일상적 삶 속에서 아주 평범하고 하찮은 것들이 우주적 질서에 의거한 원형적 리듬으로 동작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동작이나 원리는 인간에게 항시 구체적이고도 비유적 메시지를 송신해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엿보게 된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 - 전 2권 동화 지음 / 유소영 옮김 / 13000원 / 각 권 13000원 보보경심》의 저자 동화가 들려주는 중국 베이징을 배경으로 한 숨 가쁘게 살아가는 엘리트 청춘들의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시절 세트』. 예쁘고 능력 좋은 20대 아가씨 쑤만. 그녀는 11년 동안 한 남자만을 그리워하며 솔로로 지내고 있다. 바로 고등학생 시절 칭화대학교 농구 코트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쑹이에게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녀는 쑹이의 그림자를 좇아 그와 같은 베이징 금융계에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나간 맞선 자리에서 쑹이를 만난 쑤만. 당황한 그녀로 인해 선 자리는 좋지 않게 끝난다. 아쉬운 맞선 자리 후 쑤만은 쑹이를 보기 위해 그가 근무하는 투자은행 MG에 이력을 위조해 입사할 계획을 세우는데…. 행복포터 김항중의 365 아침행복편지 (봄 여름 편 , 가을 겨울 편) - 전 2권 김항중 지음 / 각 권 16000원 / 심지 김항중 교수의 『365 아침행복편지』는 우리가 다함께 덜 고통스럽고 더 행복한 일상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아 아침마다 지인들에게 SNS(카톡, 페이스북, 블로그 등)로 보냈던 긍정의 글들을 담고 있다. 긍정심리학의 연구 결과들, 동서양 선현들에게서 문헌과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지혜들을 필자의 일상 경험을 곁들여 ‘행복 레시피’를 전한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 윌리엄 맥스웰 지음 / 최용준 옮김 / 13500원 / 한겨레출판 윌리엄 맥스웰 장편소설 『그들은 제비처럼 왔다』. 작가는 각 장별로 여덟 살 버니, 열세 살 로버트,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제임스의 시선을 통해 같은 일을 두고도 서로 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세 사람의 민감하고 복잡한 감정을 그려낸다. 각각의 시선으로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독자들은 이 가족과 가족 간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엘리자베스가 있기에 가족은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 생활이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라 느낀다. 못생긴 여자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장편소설 / 윤병언 옮김 / 12800원 / 비채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 장편소설『못생긴 여자』. 못생긴 여자 레베카.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아버지는 자신의 딸을 외면하고, 어머니는 우울증에 걸리고, 이웃들을 곁을 주지 않는다. 자신의 불행은 모두 외모 때문이라고 여긴 채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내던 레베카는 우연히 자신이 음악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홀 편혜영 장편소설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편혜영의 네 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 2014년 작가세계 봄호를 통해 발표한 단편 《식물 애호》에서 시작된 작품으로,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사고 직후 일시적인 충격으로 오기의 기억에는 드문드문 구멍이 생긴다. 이야기 초반 비어 있던 기억의 그림자는 관계와 감정의 공백으로 대체되며 기억이 분명해질수록 “슬퍼지고 서글퍼”질 것이라는 문장은 소설의 복선 같은 역할을 한다. 사라졌던 기억이 되돌아올수록 비어가는 또 다른 문제들로 인해 오기는 “비로소 울었다”. 예상할 수는 있지만 확신할 수는 없는 ‘빈 공간’에 대한 불안함과 두려움이 이 책의 중반부 이후를 완벽히 장악한다. 체체파리의 비법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지음 / 이수현 옮김 / 14800원 / 아작 『체체파리의 비법』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중단편선집이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펄프 픽션의 외형을 취하면서도 성(젠더), 자아, 환경, 인간성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작가가 가장 왕성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던 시기, 앨리스 셸던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라쿠나 셸던의 세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던 1969년부터 1980년까지의 작품 일곱 편을 만날 수 있다. 비극숙제 엘리자베스 라밴 장편소설 / 엄일녀 옮김 / 13500원 / 문학동네 엘리자베스 라밴 장편소설 『비극 숙제』. 이 책은 팀 맥베스와 덩컨 미드라는 두 명의 소년을 앞에 내세운 액자식 구성의 소설이다. 팀이 돌이킬 수 없는 ‘그날’의 일과 버네사와의 추억을 고통스럽게 복기하며 녹음해간 1인칭 시점의 CD 속 이야기와 그 CD를 들으며 비밀을 파헤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떨쳐나가는,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덩컨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흥미롭게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간결한 문장이 속도감을 더하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 최고은 옮김 / 15000원 / 엘릭시르 노리즈키 린타로의 단편집『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 사형 집행 직전에 살해된 사형수, 노리즈키와 그 친구가 벌이는 문화인류학적 논쟁, 도서관 미스터리 장서의 첫 페이지만 골라가며 찢는 범인, 남편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책을 기증하지 않는 부인, 매주 서점에 찾아와 동전 스무 닢을 지폐로 바꿔가는 손님, 매일 아홉 권의 책을 대출해가는 의문의 여성,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를 둘러싼 일곱 개의 사건들 이가만필 농 이능표 지음 / 12500원 / 휴먼필드 시인은 문단과 직장, 학창, 사제, 가족 등의 일상 체험을 특유의 빠르고 간결한 문체에 실어 진솔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다. 그 과정에서 폭소가 터지고 때론 눈물이 흐른다. 《농》은 농담이다. 농담 같은 이야기 속에 ‘욱’ 하는 뒤집힘이 있다. 팍팍한 일상을 거침없이 내달리며 툭, 툭 던지는 농담 속에 곰삭은 아픔과 사람에 대한 이해, 거부할 수 없는 선의가 실려 있다. 그것이 ‘농의 미학’이다. 팍팍한 세상, 그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에둘러 가는 치유’다. 박영길 레시피 요리 활동 - 어떤 싸움에서는 무너지지 않는 일상이 중요하니까 박영길 지음 / 12000원 / 포도밭 『요리 활동』은 값비싼 메뉴를 혼자서 음미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요리의 행복을 선보인다. 저자 박영길은 고된 하루의 활동을 마친 이웃들과 든든한 일상을 나누고자 ‘공생의 요리’를 만든다. 이 책은 돈이 없어도 풍족하게 즐기는 요리들, 험난한 하루의 끝에서도 깊은 위로를 주는 박영길의 요리들을 소개한다. 저항의 미학 1·2·3 페터 바이스 지음 / 탁선미, 남덕현, 홍승용 옮김 / 1권 18000원, 2권 18000원, 3권 15000원 이 책은 출간 자체가 '사건'이다! 유럽 좌파 운동의 역사를 담은 기념비적인 소설. 서독과 동독, 중립국, 제1세계와 제3세계, 서양과 동양을 가리지 않고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를 고발했던 세계시민이자 사회 참여 작가 페터 바이스의 마지막 역작 『저항의 미학Die ?thetik des Widerstands』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33~35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인간이 버린 사랑 이이체 시집 / 8000원 / 문학과 지성사 시인 이이체의 두번째 시집 『인간이 버린 사랑』. 이번 시집에서 사랑의 뼈와 내장까지 다 들여다본 이후의 사랑, 불가능한 것임을 알면서도 사랑으로 뛰어드는 인간의 욕망에 깊이 천착한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시인 강정은 이를 두고 “신성마저 발가벗기려는 태생적 죄인”으로서의 시인의 운명을 예감하기도 했다. “어떤 말은 하고 나면 입안이 헐어버린 것 같”은데도 “말을 잃는 병이 아니라 말을 앓는 꿈”(「독어(獨語)」)에 시달리는 이이체의 50편의 독어(獨語/毒語)가 펼쳐진다. 힘겨운 사랑 - 이탈로 칼비노 전집 8 이탈로 칼비노 지음 / 14000원 / 민음사 현대 세계문학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모은 「이탈로 칼비노 전집」. 20세기 이탈리아의, 유럽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로 불리는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1세기의 독자에게도 문학적 상상력과 함께 인문 사회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전집에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표현을 위해 저자가 펼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네오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자신만의 독창성을 드러내며 세계 문단에 큰 획을 그은 저자의 작품의 특징들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전한다. 제8권 『힘겨운 사랑』은 내용 면에서 환상성을 덜한 대신 현실과 심리 묘사에 좀 더 다가선 작품집으로 신혼부부, 도둑, 사진작가, 군인, 시인, 운전자 등 평범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소통의 부재와 몰이해, 피상적 관계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사랑을 이뤄 내기 어려운 현대인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 버리는 순간들, 무의식 속의 본능과 욕망을 포착해 아이러니와 유머를 섞어 보여 주며,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 - 이탈로 칼비노 전집 9 이탈로 칼비노 지음 / 13000원 / 민음사 현대 세계문학의 거장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모은 「이탈로 칼비노 전집」. 20세기 이탈리아의, 유럽의 가장 훌륭한 작가 중 하나로 불리는 이탈로 칼비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21세기의 독자에게도 문학적 상상력과 함께 인문 사회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번 전집에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표현을 위해 저자가 펼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네오리얼리즘과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지배적이던 시기에 자신만의 독창성을 드러내며 세계 문단에 큰 획을 그은 저자의 작품의 특징들을 만나보는 즐거움을 전한다. 제9권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이탈로 칼비노가 그의 작품 활동의 후기에 해당하는 1972년에 발표해 펠트리넬리 상을 수상한 소설로, 절정에 달한 그 실험성에서 칼비노의 혁신적인 면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도시에 관한 저자의 성찰과 경험과 가정들을 모두 담은 이 작품에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도시들이 투영되어 있는 모두 쉰다섯 개의 도시들이 등장하는데 저자는 이상적인 도시뿐만 아니라 결함이 많은 현대 도시들을 보여 주면서 도시가 근원적으로 지녀야 할 가치들을 제시한다. 불타는 세계 시리 허스트베트 지음 / 김선형 옮김 / 14800원 / 뮤진트리 시리 허스트베트 장편소설 『불타는 세계』. 문학·인문·예술·신경정신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시리 허스트베트만의 지적인 사유와 성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 해리엇은 지성과 미적 감각을 겸비한 예술가이면서도 뉴욕의 미술계를 좌지우지하는 미술상 남편과 결혼한 뒤로는 재능과 욕망을 철저히 억누르고 아내로, 남매의 어머니로 살아간다. ‘갈등’을 야기하는 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남편 때문에, 그녀가 주최하는 파티에서조차 미술에 대한 그녀의 생각과 주장은 아예 침묵하거나, 아니면 가끔씩 자제심의 균열을 통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양 극단으로 드러날 뿐인데…. 예술가의 여관 - 나혜석, 김일엽, 이응노를 품은 수덕여관의 기억 임수진 지음 / 12000원 / 이야기나무 / 여행에세이 『예술가의 여관』은 의인화한 수덕여관이 특별한 손님이었던 나혜석, 김일엽, 이응노를 추억하는 구성 방식을 택하여 독자로 하여금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게 한다. 또한 철저한 고증을 통해 딱딱한 기록으로 남은 예술가의 역사를 통통하고 먹기 좋은 이야기로 풀고, 곳곳에 예술가의 추억이 담긴 대표작들을 배치하여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흥미롭게 이들의 인생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철학자의 여정 - 토정 이지함과 함게 걷다 유지은 지음 / 11500원 / 이야기나무 / 철학에세이 예로부터 평야가 많은 충청남도에는 복잡한 도심과 대비되는 평온과 여유가 있다. 토정비결로 유명한 이지함 선생의 묘지에서부터 세월의 흐름을 빗겨난 듯 든든하게 면천을 지키고 있는 면천 읍성, 전설 속 안샘과 은행나무, 귀천 없이 시름을 달랬던 한산소곡주 양조장 등 으리으리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역사의 숨결이 담긴 명소가 있다. 이 책은 이렇듯 아직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조금은 덜 알려지고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장소를 담았다. 평생을 온전히 자기 뜻으로 살았던 이지함 선생과 함께 책 속에 소개된 장소를 돌아보고 그에 얽힌 일화를 읽다 보면 지친 마음을 달래고 바쁜 생활 속 잊었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가능세계 백은선 시집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백은선의 첫 시집『가능세계』. 이 시집은 긴 호흡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유려한 리듬과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대결의식이 담겨 있다. 한 편이 열 페이지에 달하곤 하는 백은선의 장시에서 범람하는 문장들은 쉼 없이 이미지를 나열한다. 이미지들은 숨은 의미를 위한 힌트로써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씌어지는 즉시 휘발”되기 위해 서로를 밀어낸다. “무의미의 사전” 안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백은선이 끝장날 듯하면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희망도 완전한 종말도 불가능한 ‘가능세계’를 즉흥적으로 갈겨쓴 포말 같은 문장들로 채우는 장면이다. 오랜 아픔인 기억과 갓 태어난 슬픔인 사랑을 기반으로 불가해한 것에 도달하기 위한 백은선의 시적 실험은 ‘지금’을 만나 그 어떤 시보다 유효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