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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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들섬과 세운상가 박경선 저 / 23,000원 / 돌고래 노들섬과 세운상가, 단절과 혼란을 견뎌온 두 공간 이야기 우리는 도시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우리가 묻지 않는 사이, 공간은 권력의 전시장이 되었다 건축과 도시공간 기획의 실무자였던 저자의 깊고 입체적인 이야기! 종묘와 세운4구역, 광화문 ‘감사의 정원’, 동대문디지털플라자…….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의 도시공간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 디자인을 공부한 저자는, 서울과 뉴욕 현지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2015년부터 서울시의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도시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이론적, 실무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지자체장의 리더십이 도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은 박사학위논문과 이 책으로 이어진다. 시장의 기획 권력이 공간에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노들섬과 세운상가의 변천을 정리하고, 방대한 양의 오세훈,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분석했다. 그리고 공무원, 설계 참여자, 운영 실무자 등 수십 명의 관련자를 만나 진행한 인터뷰도 상당수 포함하여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냈다.“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단체장의 임기에 맞추어 도시공간이 교체되는 현상은 낯설지 않다. 리더십의 교체에 따라 정책 방향이 급격히 전화되면서 전임 시정이 남긴 공간 유산은 재평가의 대상이 되고, 때로는 축소되거나 변형되며 폐기되기도 한다.”(13쪽) 도시공간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을 때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쏟아진다. 왜 개발하는지, 왜 새로 짓는지, 세금은 얼마나 들었고, 공적 자원을 투입할 만한 가치는 있는지 등등에 대해 사람들은 질문을 던진다. 대체로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르는 건 세금이다. 예산이 얼마인지, 소요 비용은 적절한지를 따지는 목소리가 가장 크고 빠르다. 그런데 정작 더 근본적인 이야기는 쉽게 꺼내지 않는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원래 시장이 바뀌면 다 그런 거 아니냐’는 말을 가장 먼저 듣곤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변화를 너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 왔을지도 모른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공간의 운명을 정치 리더가 결정한다는 사실을 크게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말 당연한 일일까? 공간에 대한 권한이 오롯이 시장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일이 어쩔 도리 없이 그저 받아들여야 하는 일일까? 사람들은 도시공간에 “자신의 시간을 축적하며 장소적 애착과 의미”를 형성한다. 주어진 물리적 공간을 그저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긋나게 쓰고 파괴함으로써” 그 공간에 자신만의 의미를 덧씌우고 관계를 맺어 나간다. 그러나 반복되는 철거와 건설은 그간 사람과 공간 사이에 쌓여온 관계를 완전히 흩뜨려 버린다. 결국 이는 도시공간이 누구를 향해 있느냐의 문제이다. 계획부터 설계, 건설, 운영과 관리까지 행정 주도로 이루어지는 구조 속에서 시민이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미를 만들어갈 여지는 좁아진다. “우리나라처럼 지자체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도시개발을 주도하는 환경에서는 도시의 리더인 시장이 도시공간의 의미를 좌우하는 기획 권한을 갖는다. [……] 공간은 일정한 방향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유도되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든다.”(31~32쪽) ![]() 감성사회 마렌 우르너 저 / 마정현 역 / 18,800원 / 다람 ‘감정 문맹’ 시대 필독서 결국 우리를 움직이는 건 감정이다
우리는 왜 감정에 지배당하는가 지금 필요한 건 감정을 다루는 힘이다 독일 신경과학자가 밝힌 감정과 정치의 새로운 메커니즘 정치는 과연 이성의 영역일까. 양극화와 갈등이 심화되는 오늘날, 감정을 배제한 합리적 정치라는 이상은 여전히 유효한가. 독일 신경과학자 마렌 우르너의 『감정사회』는 감정과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오래된 통념에 질문을 던지며,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 책은 정치적 선택과 사회적 판단, 인간의 중요한 결정들이 실제로는 감정과 분리될 수 없고 오히려 감정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특히 감정을 억누르거나 배제하려는 태도가 오히려 공론장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을 선택할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언제나 감정과 함께 이루어진다. 저자는 정치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감정을 조율하고 이를 공동의 가치와 이상으로 연결하는 협상의 과정이라고 말한다.
또한 『감정사회』는 “무엇에 반대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지지하는가”에 주목하는 ‘역동적 사고’를 제안한다. 이는 진영 논리를 넘어 더 건설적인 사회적 논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사고 방식이다. 특히 양극화와 정치적 피로가 심화되는 오늘날, 감정을 억누르거나 배제하는 대신 이해하고 성숙하게 다루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핵심 조건임을 강조한다.![]() 이 망할 세상에서 사랑이라니! 딘 스페이드 저 / 송섬별 역 / 22,000원 / 돌고래 "이 엄혹한 시대에 서로를 꼭 붙들고 우리에게 필요한 용감하고 대담한 행동을 해내며
서로를 더 잘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엉망진창인 시대, 관계 맺기를 위한 새로운 규범 연애, 우정, 돌봄을 둘러싼 낡은 규칙을 뒤집는 급진적 안내서 두려움 없이 사랑하기 어려운 시대다. 1인 가구 증가, ‘N포 세대’, 혼인율 및 출산율 감소 등이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취업, 독립, 결혼을 통한 ‘성인기’ 진입이 어려워지고 성역할이 재편되는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연애와 사랑 앞에서 혼란을 느낀다. 여성 폭력과 다양한 혐오가 만연한 현실 역시 자유로운 관계 맺기를 방해한다. 연애만이 위기는 아니다. 외로움과 고립은 한국을 넘어 세계적 사회문제로 부상했으며, 조금만 스트레스를 주고 해를 끼치는 사람은 ‘손절’하라는 조언이 넘쳐난다. 갈등과 소통에 점점 더 취약해지는 시대, 우리의 관계는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25년간 국가폭력과 빈곤, 젠더 규범 철폐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 삶을 바쳐온 딘 스페이드는 오랜 시간 구체화해 온 정의와 원칙을 사적 관계에서도 실천하겠다는 일념 아래, 10년 동안 아이디어를 그러모아 『이 망할 세상에서 사랑이라니!』를 썼다. 그간 운영하고 참여해 온 공동체가 관계 갈등으로 와해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왜 관계에 있어서는 정의를 실천하기가 이토록 어려운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일대일 낭만적 사랑을 관계의 표준이자 정점으로 삼는 ‘로맨스 신화’는 함께 살아가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각자도생의 경쟁적 문화는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가?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소유하고 통제하지 않고도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딘 스페이드는 저항과 연대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통찰과 오랜 시간 지속해 온 심리 작업 및 동료 지원 실천을 바탕으로 이러한 질문에 답해나간다. 우리 안에 깊이 내면화된 사랑의 사회적·문화적 메시지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고, 관계 안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패턴을 짚어내며, 우정과 사랑, 돌봄이 뒤섞인 위계 없고 다채로운 관계를 제안한다. 정상성과 성차별에 기반한 낡은 관계 규범을 넘어, 두려움 없이 사랑하고 욕망하고 관계 맺기 위한 동시대적인 안내서가 마침내 출간되었다.![]() 흔들려야, 마흔! 송효지 저 / 18,000원 / 이너뷰 협상 잘하는 그녀의 고백 “가장 어려운 협상은 나 자신과의 것이었다.” 딜을 성사시키는 법에는 능숙했지만, 삶과 관계의 민낯 앞에선 때로 흔들였다. 마흔이 넘어서야 비로소 균형 잡는 법을 깨달을 줄이야! 사회생활, 사랑, 인생에서 성장의 순간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하고 흔들린다. 저자는 그 흔들림을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 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본다. 살아 있는 장면과 솔직한 고백,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이 책은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여전히 흔들리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깊은 사유, 그리고 조금 더 단단해질 용기를 전한다. ![]() 나의 작은 사주 책 구름연못 저 / 22,000원 / 리드앤두 사주는 운명을 결정하지 않는다! 정해진 팔자에 좌절하는 대신, 타고난 본성을 강점으로 바꾸는 사주 읽기 우리는 흔히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사주를 찾지만, 사주는 앞날의 길흉을 맞히는 점술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주 여덟 글자는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비추는 가장 고유한 언어이자 자기 탐색의 도구입니다. 이 책의 저자 구름연못 팀은 프랑스 미대 유학 시절 동양철학의 매력을 발견하고 명리학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운명과 미래를 단언하는 기존의 사주풀이에서 벗어나, 각자의 고유한 본능과 가능성을 이해하는 도구로서 사주를 재조명합니다. “너는 이런 팔자야”라는 말에 상처받았던 당신에게, 이 책은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상징들을 건넵니다. 정해진 답을 들으려 하기보다 당신의 여덟 글자를 들여다보세요. 그 속에 운명을 긍정하게 만드는 열쇠가 담겨 있습니다. ![]() 파리 팔휘 토끼 톡휘 다리 달휘 김영승 저 / 13,000원 / 창비 “가슴이 뽀개지는 아픔 그것이 나의 생의 찬가다”
고통과 해학 속에서 건져 올린 눈부신 삶의 감각 한국 시단의 독보적 이단아 김영승의 경이로운 귀환 1986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특유의 파격과 해학으로 한국시단에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김영승의 새 시집 『파리 팔휘 토끼 톡휘 다리 달휘』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반성』 『차에 실려가는 차』 『취객의 꿈』 등 수많은 명저를 펴내며 핍진한 삶의 진실을 탐구해온 시인은, 무려 1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한층 서늘해진 유머와 사유의 정점을 보여준다. 낡고 더럽고 궁핍한 현실의 사물들은 시인의 입속에서 다시 태어나고, 그 이름을 새로 얻은 존재들은 우리에게 세계를 다르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 박준 시인이 “현실의 몸으로 궁핍을 옥여 바싹 죔으로써 시를 정신의 먼 끝까지 보낸다”라고 말했듯, 김영승은 고통스러운 현실의 몸을 통과해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희한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낸다.”(추천사) ![]() 아코디언 천명관 저 / 18,000원 / 창비 세계가 주목한 대체 불가한 이름, 천명관의 귀환
10년의 기다림 끝에 당도한 경이롭고도 압도적인 무대
들끓는 거리 위로 펼쳐지는 찬란한 선율 마침내 피어나는 눈부신 연대와 생의 합주 10년의 기다림을 깨고, 마침내 천명관의 거대한 서사가 다시 맹렬하게 펄떡이기 시작한다. 장편소설 『고래』(문학동네 2004)로 2023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전세계 문학계를 뜨겁게 달군 그가 새롭게 펼쳐 보이는 무대는 한국전쟁의 흙먼지가 채 가시지 않은 1950년대 서울이다. 가루눈이 날리는 삭막한 정류장, 해방촌 산자락의 움막, 미군 기지촌과 극장의 불빛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시대의 한복판. 천명관은 언제나처럼 이 거칠고 비루한 삶의 밑바닥에서 뜻밖의 빛을 기어코 포착해 낸다. 비극의 잔혹함과 희극의 온기, 시대의 폭력과 인간의 생명력을 한 화면 안에 불러 모으는 그의 서사는 독자를 단숨에 낯선 세계 한복판으로 끌고 가, 오래 마음을 붙드는 얼굴들과 마주하게 한다. 구상부터 집필까지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천명관의 새로운 장편소설 『아코디언』은 첫 페이지부터 독자의 시선을 단단히 붙든다. 이 압도적인 이야기는 찌그러진 깡통 앞에 엎드린 소년 ‘동이’의 시선으로 서늘하고도 벅찬 막을 올린다.
![]() 녹색평론 녹색평론 편집부 저 / 19,000원 / 녹색평론사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여파가 오래가고 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투표용지를 손에 넣었어도 자신의 목소리를 진정으로 반영할 후보를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던, 더 많은 사람들의 ‘참정권 침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녹색평론》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6년 여름호(통권 제194호)는 우리 사회가 번영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AI 같은 첨단기술과 석유, 전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정녕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묻는다.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적 분열이 고에너지 산업경제의 부작용이 아니라 본질일 수도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경제의 사례들을 찾아서 소개하고, 모두가 다 함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길을 탐색하고 있다. ![]() 바다 안 물고기에게 하늘 안 새에게 숲 안 동물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전미화 저 / 30,000원 / 보림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묵직한 질문 물고기와 새, 식물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 속, 인간의 자리는 과연 어디일까? 검은 모래가 휩쓸고 간 뒤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사라지고, 사라지고, 인간은 혼자 남는다.” 암흑이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 바다에는 물고기가, 하늘에는 새가, 숲에는 동물과 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물고기들은 끝없이 반짝이는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새들은 힘찬 날갯짓으로 더없이 청명한 하늘을 누빈다. 짙고 푸른 숲에서는 동물과 식물들이 저마다의 생명을 이루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작고 연약한 인간이 등장한다. 그 순간 암흑이 몰려오고, 세상은 혼란에 휩싸인다. 검은 모래가 세상을 뒤덮자 서로의 자리는 뒤섞이고, 생명의 불씨는 하나둘 꺼져 간다. 인간은 결국 사무치는 외로움 속에 홀로 남는다. 모든 것이 사라진 뒤, 과연 그 자리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는 인간에게 ‘함께 살아가는 것’이란 무엇인지 묻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필두로 한 기술 만능주의와 끝없는 경쟁, 무분별한 개발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만들고 또 소비한다.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과 점점 더 촘촘하게 연결되지만, 정작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은 조금씩 희미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잊혀 가는 ‘공존’에 대한 질문을 다시 우리 앞에 가져온다. 작가는 자칫하면 관념적이거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흘러갈 수도 있는 거대한 주제를 간결하고 시적인 언어로 단단히 붙든다. 불필요한 것은 모두 생략하고 남은 짧은 문장들은 직관적이지만 독자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지 않는다. 대신 여백을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넓게 펼쳐진 광활한 세계의 공간감까지 느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침내 하늘과 땅이 닫히는 듯한 순간은 마치 세계의 종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화면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의 흰 빛은 아직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우리가 지금이라도 서로를 돌아보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면 세상이 다시 열릴 수도 있다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희망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거대한 선택의 기로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갈림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 조용히 되묻는다. 묵직한 메시지를 단단히 받쳐 주는 밀도 높은 그림과 실험적인 디자인. 이 책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밀도와 여백의 완급 조절이다. 채워야 할 곳은 채우고, 비워야 할 곳은 과감히 비워 장면과 장면 사이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강렬한 색채는 일순간 독자를 이야기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하고, 간결하지만 힘 있는 먹선은 장면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표지에서 제목을 과감히 덜어낸 선택 역시, 전미화 작가의 그림이 지닌 힘과 존재감을 깊이 믿었기에 가능했다. 책을 집어 드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한 장 한 장이 독립된 작품처럼 보여 독자의 시선이 오래 머물기를 바랐다. 또한 글의 호흡과 리듬을 살리기 위해 어절과 어절 사이에 여백을 두었고, 문장이 단순히 읽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장면 안에서 함께 숨 쉬도록 구성했다. 글과 그림, 그리고 여백까지 하나의 화면 안에서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각각의 화면이 완전한 한 점의 작품처럼 느껴지기를 바랐다. 독자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동시에, 한 편의 전시를 천천히 감상하듯 책 속 장면들을 마주하게 된다. ![]() 어떤 결심 윤슬빛 저 / 15,000원 / 책폴 웅크린 기억과 고통의 시간 끝에 써 내려간 선택과 결심에 관한 어떤 기록
『갈림길』『플랜B의 은유』『다음 공을 던질 차례』 윤슬빛 작가의 첫 장편 청소년소설. 이야기는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비극으로 인해 한겨울처럼 웅크린 채 살아가는 열여섯 살 소녀의 내면을 고요히 따라간다. 주인공 ‘주하’가 왜 이리 불안과 두려움에 갇혀 있는지, 독자들은 그 사건의 실체를 곧장 만날 수는 없다. 홀로 견디는 고통이 깊었기에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비밀’이라는 단어가 유일한 단서일 뿐.
삶이란 언제나 알 수 없고 “뜻밖의 불행과 뜻밖의 행운”이 계속되지만 “어떤 선택은 원하는 삶 가까이로 우리를 이끌어 줄지” 모르는 일. 그러니 계속 살아가 주기를, 포근하고 반짝이는 찰나를 놓치지 않기를. 윤슬빛 작가는 세밀한 감정의 증폭을 밀도 높게 그리면서도 지루할 틈 없는 몰입을 이끌며 또 한 번 문학적 성취를 이루어 낸다.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YA’ 열여섯 번째 작품.웅크린 기억을 딛고 조금씩 목소리를 내는 주하의 고백을 통해 읽는 이의 짐작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어둠뿐인 듯 여겨진다. 하지만 비밀의 무게에 더는 짓눌리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주하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나면서 페이지마다 명징한 빛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내가 나 같지 않다”는 감각 속에서 지내던 주하는 몸과 마음이 서서히 가벼워지고, 곁을 내주는 또래 친구들을 통해 기꺼이 안전한 존재감을 느끼게 된다. 새가 알을 품고 몸을 의지하는 둥우리처럼. ![]() 호주 지금 여기서 행복 홍석준 저 / 20,000원 / 답게 세상 밖으로 나선 겁쟁이 가족의 성장일기 초록 남편, 파랑 아내, 노랑 아들
호주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 이 책은 태어난 곳에서 살지 않고 호주에서 새롭게 살아가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초록 남편, 파랑 아내, 노랑 아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들려주는 호주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들은 다시 만난 세계에서 남 신경 쓰지 않고 나로 살기로 결정했다.
이어지는 글은 혼자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세 가족 구성원이 각각의 분량에 맞게 자신의 목소리를 털어놓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직접 펜을 잡는 일은 없다. 다만 쓰는 사람은 작가이지만 화자가 바뀔 뿐이다. 대담이나 취재 형식이 아니고 삶의 반경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본인인 양 그대로 담았다.글은 작가의 의문 ‘왜 한 곳에서 계속 살다 죽으려고 했을까?’에서 시작한다. 고를 수 없던 태어난 곳과는 다르게 사는 곳은 마음대로 골라볼 수 있다는 충격은 컸다. 요람과 무덤이 꼭 같은 장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 허위자백 사울 카신 저 / 이윤정 역 / 29,000원 / 진실의힘 가장 완벽한 증거, 허위자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허위자백으로 삶을 빼앗긴 사람들의 생생한 기록
우리는 흔히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자백할 사람은 없다’고 믿는다. 누군가 죄를 자백했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유죄의 증거이자 사법 정의의 실현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평생 경찰 피의자 신문의 문제에 천착해, 구조화된 허위자백의 위험성과 오판의 문제를 제기해온 사울 카신 교수는 다수의 사례를 들어, 이 보편적 믿음이 실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낱낱이 보여준다.
『허위자백』은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이 밀폐된 조사실 안에서 살인범의 대본을 스스로 읽어 내려가는 과정을 파헤친 인지과학 보고서이다. 수사 현장에서 허위자백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과 그것이 사법절차를 왜곡하는 과정을 추적해 법과 심리학의 교차점에서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정의의 민낯을 드러내 보인다.허위자백은 중세의 유물도, 어쩌다 한 번 일어나는 예외적 사건도 아니다. 어리거나 정신적으로 취약한 특정 누군가에게만 닥치는 비극도 아니다. 책을 펼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 엄마 미셸 슈나이더 저 / 백선희 역 / 29,000원 / 밤의책 풍월당의 출판브랜드 밤의책에서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한 미셸 슈나이더의 신작 『엄마』를 선보인다. 새로운 도서를 출간할 때마다 늘 깊은 설렘이 동반되지만, 이번 신작이 지닌 의미는 특히나 남다르다. 이 책은 전통적인 비평서의 틀을 깨고, 마치 한 편의 팽팽한 심리극처럼 전개되는 대단히 독창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저자가 구축해 놓은 매혹적인 문학적 미로 속에서 거장의 숨은 진실을 마주하게 될 첫 순간을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레는 기대감으로 고대하고 있다. 정신분석학자이자 음악학자인 미셸 슈나이더가 20세기 문학의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의 가장 깊은 내면을 파고든다. 이미 글렌 굴드와 슈만의 심연을 탁월하게 그려냈던 저자는, 이번 신작 『엄마』를 통해 프루스트의 삶과 문학을 지배했던 유일한 존재, 어머니 ‘잔 베유(Jeanne Weil)’라는 거울을 통해 걸작이 태어난 숨은 가닥들을 집요하게 찾아 나선다. 저자는 프루스트가 평생 감추고자 했던 유대인 정체성과 동성애라는 두 가지 비밀,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라는 절망이 어떻게 인류의 거대한 문학적 유산으로 피어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서늘하도록 아름답게 보여준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는 차마 쓰지 못했던 숨은 아픔과 고독한 쾌락은, 그녀가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종이 위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슈나이더는 이 눈물겨운 글쓰기를 상실의 고통을 달래고 넘어서기 위한 거대한 고해성사로 읽어낸다. 단호하면서도 우아한 저자의 언어는 프루스트의 문장을 넘어 그 행간에 숨은 뜻밖의 진실을 날카롭게 풀어낸다. 그리하여 이 책은 거장의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슈나이더의 정밀한 시선 아래에서 마침내 밤마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어머니의 입맞춤을 기다리던 우리 모두의 어린 시절, 즉 보편적인 기억으로 가만히 번져나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깊은 지도를 그려낸 이 독특한 비평은, 프루스트를 이미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뜻밖의 눈부신 발견을, 아직 그를 읽지 못한 독자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비밀의 입구를 선물할 것이다. ![]() 통역사 다니엘 슈타인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저 / 차지원 역 / 23,000원 / 문학과지성사 “나는 사람을 파괴하는 진리는
필요하지 않다네”
믿음이 구원이 아닌 분쟁의 씨앗이 되는 현실 전쟁과 학살의 비극 속에서 끝내 인간의 가능성을 묻는다 2001년 6월 『트리스트럼 샌디』를 시작으로 출간해온 대산세계문학총서가 200번째 책을 출간했다. 국내 초역, 해당 언어 직접 번역, 분량에 상관없이 완역을 기본 원칙으로 발간해온 대산세계문학총서는 총 172종 200권, 34개국 168명의 작가를 소개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폭넓은 문학 체험을 선사해왔다. 200번은 역사와 이념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인간의 존엄과 삶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현대 러시아 문학의 대표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Людмила Улицкая, 1943~ )의 장편소설 『통역사 다니엘 슈타인Даниэль Штайн, переводчик』이다.
유대인, 게슈타포의 통역사, 파르티잔, 가톨릭 사제. 한 인간의 궤적이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울 만큼 극적이지만, 이는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다니엘 슈타인은 나치 점령기에는 유대인임을 숨긴 채 게슈타포의 통역사로 일하며 사람들을 구하고, 전후에는 가톨릭 사제가 되어 서로 다른 언어와 종교, 민족 사이를 잇는 삶을 살아간다. 그는 종교와 교파의 이름 아래 증오와 폭력으로 갈라진 사람들의 서로 ‘다른’ 말을 사랑과 용서, 화해라는 ‘공통’의 언어로 ‘통역’하며, 결국 그들이 같은 신을, 같은 가르침을 향하고 있음을 이해하기를 희망한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종교와 이념의 대립으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로 이해하고 공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섬세하게 탐색한 이 작품은 출간 당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으며,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를 진정한 시대의 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볼샤야 크니가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다.
![]() ㅊ은 만나 회색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자명하다고 여겨온 ‘회색’의 사전적 정의가 지닌 한계를 마주하는 순간 ‘흰흑색’이라는 불가능한 공간이 탄생한다. 그것은 “이 시집의 언어가 양쪽을 향해 열린 채 움직일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된 『흰흑』은 “언어에 내재한 차이와 관계의 운동을 형상화한” 1부와 3부, 그 운동이 구체적 만남의 형식으로 나타나는 2부로 나뉜다. 2부에 등장하는 일상 속 수많은 만남은 “‘나’와 ‘너’는 무엇을 통해 서로를 향해 가는가. ‘우리’는 어떻게 함께 있음을 이해하게 되는가”라는 질문 속에서 조명된다. 시인에게 있어 만남은 ‘이’. ‘그’, ‘저’와 같은 지시어의 거리가 만드는 ‘공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열어젖힌다. 불가능과 시 사이를 오가는 이 만남은, 혼란과 불안의 시대를 살며 언어의 사전적 정의만을 움켜쥔 채 ‘만날 수 없다’는 감각이 초래하는 무력감에 놓인 우리에게 보다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방법론을 연습하도록 만든다. 이 작은 가능성이 전망하는 약속은 우리의 삶에 개입하는 가장 진실한 문학적 실천이 될 것이다.
![]()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 편혜영, 최진영, 정한아, 정보라, 예소연 저 / 16,000원 / 창비 “결심했다.
어차피 평생 죄인으로 살아야 한다면
진짜 죄를 지어버리자고” 한국문학을 이끌어나가는 여성 소설가 5인
편혜영 최진영 정한아 정보라 예소연이 그려낸 ‘미친 여자들’이 펼쳐 보이는 황홀한 광기의 세계 우리 문단의 가장 뜨거운 이름, 편혜영 최진영 정한아 정보라 예소연 5인의 소설가가 참여한 앤솔러지 소설집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가 출간되었다. ‘미친 여자들’이라는 주제 아래 휘몰아치는 서사로 남다른 흡인력을 보여주는 다섯편의 소설을 묶었다. 창비의 온라인 연재 플랫폼 ‘매거진창비’ 연재 당시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지독히 현실적이면서 놀랍도록 서늘하다” “매 순간 차근차근 섬뜩해진다” “흩어진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는 등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들을 한층 날카롭게 벼렸다. 여성의 솔직한 욕망과 분노와 집착, 그리고 그 너머 사회구조적 문제까지 날카롭게 포착하는 아름답고도 섬뜩한 광기의 세계가 황홀하게 펼쳐진다. 다섯 소설가는 모두가 미친 듯한 세상에서 실은 ‘아무도 미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넌지시 던지며 독자로 하여금 ‘미친 여자’라는 말을 이전과는 다르게 자각하도록 만든다. 소설 속 미쳤거나 혹은 미치지 않은 인물들이 발산하는 날것의 에너지가 기존 질서에 순응하기를 거부하는 동시대 독자들에게 강렬한 해방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선사할 것이다. ![]() 극우의 신화 일본 호사카 유지 저 / 22,000원 / 책이라는신화 다시 쓰는 21세기 『국화와 칼』
진짜 일본의 속내를 찾아낸 걸작오늘날 극우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얽히고설킨 한국와 일본 극우의 뿌리, 강경보수의 흐름을 읽는다 과거의 일본을 알아야 오늘의 아시아, 내일의 세계가 보인다! 한국과 일본 극우의 뿌리를 찾아내다 아마테라스 신화에 스민 삼한정벌, 자기 신격화의 허구를 밝힌 책. 일본 극우의 세계관은 한국 사회의 정치와 공론장에서 어떻게 소환되고 있을까? 한일 양국의 극우세력이 공유하는 이념의 근원을 찾는 책. 일본에서 ‘극우’가 시작된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 ‘성리학’을 왜곡 수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일본 최고신(最高神) ‘아마테라스’부터 최초 여성 ‘다카이치 사나에’까지 일본 극우의 과거와 현재를 살필 수 있다.
![]() 너, 나 알아? 이덕주 저 / 16,800원 / 더웨이 “너, 나 알아?” - 은퇴 후 8년,
한 한국교회 사학자가 받아 적은 네 번의 물음
“주 하나님이 그 남자를 부르시며 ‘네가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창세기 3:9). 『너, 나 알아?』를 관통하는 물음은 여기서 시작된다. 감리교신학대학교 한국교회사 명예교수 이덕주는 은퇴하던 해 봄, 산책길 바위에 앉아 한 음성을 들었다. “너, 나 알아?” 모태신앙으로 목사가 되어 평생 목회자를 길러 온 학자였지만, 그는 그 물음 앞에서 답할 수 없었다.
이 책은 그 물음에서 시작된 8년의 기록이다. 은퇴 후 잇따라 들려온 네 번의 물음 - “너, 나 알아?” “너, 나 사랑해?” “너는 누구냐?” “그걸 이제 알았냐?” - 을 따라가며 쓴 신앙 고백 43편을 묶었다. 화려한 회심담도, 성공담도 아니다. 저자는 박수 받던 50여 권의 저 술과 은퇴 강연을 “제단에 진설된 완벽한 제물” 같았다고 돌아보며, 그것이야말로 “자만과 오만의 극치”였다고 적는다.
박영규 저 / 19,000원 / 통나무 현재 우리 인류의 문명은 디지털 문명이다. 디지털 문명은 한 두 사람에 의한 일시적 기획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던 앨런 튜링으로부터 기계를 학습시켜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AI혁명을 만들어낸 제프리 힌턴까지 1세기에 걸친 수많은 천재들의 상상력과 도전이 있었다. 이들 각자의 창발적인 성취들이 진화적인 흐름을 만들어 이 거대한 문명을 형성한 것이다.
이 책은 이 디지털 문명의 기술적 진화의 매 단계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16명의 천재들을 소개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였으며, 무엇에 도전하였는지를 이야기한다. 또 초기의 간단한 컴퓨터 개념이 어떠한 과정으로 AI혁명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과연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해 본다. 우리나라 대표적 역사 작가인 저자 박영규의 인문적 시선과 통찰이 돋보인다. 저자의 문과적 상상력으로 과학기술분야인 이과적 천재들의 머릿속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 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
조인호 저 / 15,000원 / 창비 “그 순간은
물을 무서워하던 내가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이었고”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여태껏 본 적 없는 '시적 블록버스터' 상처와 농담, 괴물과 부활을 가로지르는 가장 용감한 시의 모험 ‘최종병기시인정신’으로 무장한 ‘방독면의 전사(戰士)’ 조인호가 돌아왔다. 무려 15년 만의 귀환이다. 전작 『방독면』(문학동네)을 통해 한국시단에 독보적인 그로테스크와 서늘한 상상력을 각인시켰던 시인은 기나긴 침묵이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세계관과 폭발적인 시적 서사의 힘을 펼쳐 보인다. 고아원과 병실, 공장과 전쟁터, 무성영화의 세트장과 조선총독부, 우주와 밤바다를 거침없이 오가는 이번 신작은 한권의 시집이라기보다 기묘한 단편영화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거대한 상영관에 들어온 것처럼 읽힌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변함없는 것은 조인호가 이야기를 ‘끝내주게’ 잘한다는 점”(추천사)이라고 상찬했듯, 『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이야기의 힘이다. 『앵무새 죽이기』를 변주한 법정극, 용광로 속으로 뛰어든 노동자의 죽음에서 시작되는 초현실적인 로드무비, 이라크전과 가족사를 엮어낸 스탠드업 코미디, 전쟁터로 향하는 안드로이드의 편지, 731부대와 조선총독부를 관통하는 괴물의 회고록까지, 시인은 온갖 장르와 화법을 자유자재로 끌어와 독자를 단숨에 시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한두 구절의 반짝임이 아니라 작품 전체가 하나의 사건처럼 밀려오는 이 힘이야말로 조인호의 시가 지닌 독보적인 흡인력이다.
![]() 모자이크 한성훈 저 / 37,000원 / 진실의힘 궁극의 범죄, 제노사이드의 비극을 완성한 평범한 가해자들
그들의 몸과 기억에 깃든 감정을 추적한 『모자이크』
사법적 단죄와 이념의 프레임을 뛰어넘어 인간성의 본질을 탐색한다! 대량학살과 전쟁 범죄의 현장을 다루는 기존의 논의들은 주로 피해자의 목소리와 트라우마에 주목해왔다. 학살 현장의 실행자들은 ‘반인륜적 괴물’이라는 도덕적 단죄의 프레임에 갇혀 연구의 공백 지대로 남겨져 있었으며, 가해자 연구 역시 제도적 구조나 명령체계, 이데올로기 등 거시적 차원에 집중되어왔다.
지은이는 의문사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우리 사회의 민간인 학살 및 국가폭력을 조사하는 동안 기존의 사법적 단죄나 거시적 구조 분석만으로는 ‘살인이 어떻게 가능해졌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답할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고, 최근 국제 학계의 제노사이드와 대량학살 연구에서 중요한 주제인 ‘가해자의 감정’에 주목한다. 즉 폭력이 발생하는 다차원적인 맥락과 인간 행동의 복잡성을 세밀하게 포착해 극단적인 폭력의 중심에 서 있었던 가해자들이 현장에서 어떤 감정을 경험했으며, 그것이 그들의 도덕 판단과 어떻게 관계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제노사이드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파악하려고 한다. 특히 지은이는 가해자들이 잔혹행위 이후에 마주하는 굴욕감, 수치심, 죄책감, 혐오 등의 다양한 감정 중에서도 ‘혐오’에 주목한다. 학계에서는 혐오의 사회적 역할을 두고 편견을 낳는 위험한 정서로 보는 부정론과 도덕 감각에 기여한다는 긍정론이 대립해왔는데, 『모자이크』는 ‘혐오 긍정론’을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한국전쟁의 국민보도연맹원 처형 현장 책임자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밀공작 지휘관, 크메르루주의 실행자들과 중일전쟁기의 일본군 전범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비극을 완성한 평범한 이들의 고백과 진술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수치심, 당혹감, 죄책감, 혐오 같은 근원적 정서들이 인간의 도덕 체계와 사회적 행위에 연결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대량학살 현장에서 가해자가 겪는 신체적 혐오 증상(구토, 메스꺼움, 각성 등)이 이성의 도덕 판단에 앞서 강력한 도덕적 신호로 작용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잔혹행위와 감정, 그리고 도덕 판단으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 햇생강이 나오면 강우근 , 여세실 , 우은주 , 유선혜 , 유수연 , 이용훈 , 이자켓 , 신준영 , 박지일 , 남현지 , 김혜연 , 김진선 , 김상희 , 김보나 , 한여진 , 주민현 , 조온윤, 조성래, 강지이, 장혜령, 임주아, 우은주, 김진선, 김상희, 임유영, 이하윤 저 / 13,000원 / 창비 “가진 생강이 줄어들지 않는다
뜨거운 차를 질릴 때까지 마셔도”
지금 우리 시의 가장 새롭고 눈부신 감각 한입 베어 문 순간, 일상의 온도를 바꾸는 톡 쏘는 문장들 지금 한국시의 가장 신선한 목소리들을 한권에 담은 앤솔러지 시집 『햇생강이 나오면』이 출간되었다. 『창작과비평』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등단 10년 이하 주목할 만한 시인들로 꾸린 ‘신예 시인 특집’을 기반으로 한 이 책은 김보나, 유선혜, 임유영, 주민현, 한여진 등 현재 시단에서 가장 맹렬하게 진동하는 스물세명 시인의 작품을 두편씩 수록했다. 여기에 독자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는 박준, 안희연, 황인찬 시인과 송종원 평론가가 엮은이로 참여해 각 시인의 작품 끝에 다정한 산문을 덧붙였다. 특히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선공개되며 독자들을 만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시를 향한 독자들의 기대를 확인한 바 있다. 지금 우리 문학의 젊은 현장을 한눈에 펼쳐 보이는, 압축적이면서도 생생한 시의 지도다.
제목 ‘햇생강이 나오면’은 남현지 시인의 시 「햇」의 첫 구절에서 가져왔다. 이제 막 땅을 뚫고 올라온 생강처럼, 이 책에 담긴 시들은 풋풋하고 산뜻하지만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입안에 오래 남는 알싸함, 코끝을 찡하게 하는 향, 낡은 감각을 깨우는 매운 기운을 함께 지니고 있다. “가진 생강이 줄어들지 않는다/뜨거운 차를 질릴 때까지 마셔도/생강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라는 구절처럼, 이 감각적인 시인들의 문장은 읽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 하이브리드 씽킹 정병익 저 / 19,800원 / 에피케 이제 똑똑함은 기본값이다...
미래에는 〈전환하고 조절하는 자〉만 살아남는다 -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가 정병익 교수, 신간 《하이브리드 씽킹》 출간
- 메타의 실패부터 스페이스X의 혁신까지, 〈차가운 논리 로지컬 씽킹과 뜨거운 공감 디자인 씽킹〉을 오가는 8가지 사고 패턴 해부 - 복잡성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비즈니스를 위한 최후의 문해력 업데이트 실전 설계도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더 똑똑하고 빠르게 정답을 계산해 내는 시대, 과연 인간의 진짜 경쟁력은 어디에 머물러야 하는가? 글로벌 비즈니스스쿨 IE·aSSIST 겸임교수이자 앤더슨 컨설팅Andersen Consulting 파트너인 정병익 교수가 펴낸 신간 『하이브리드 씽킹』은 복잡성의 늪에 빠져 의사 결정에 난항을 겪는 모든 비즈니스 리더와 실무자를 위한 강력한 사고의 나침반이다. 저자는 삼정 KPMG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LG전자의 글로벌 전략을 이끌고 국제대학 학장을 역임하며 축적한 세계 최고 리더들의 통합적 사고의 비밀을 8가지 핵심 패턴과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집대성했다. 이 책은 어설픈 똑똑함이 경쟁력이 아니라 최저선인 〈기본값〉이 되어버린 거친 복잡계의 시대에,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만의 생존 무기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하이브리드 씽킹〉은 단순히 로지컬 씽킹(분석적 사고)과 디자인 씽킹(탐색적 설계)을 반반씩 섞어 놓은 평균값이 아니라, 문제의 성격에 맞게 생각의 속도와 깊이를 조절하는 고도의 〈사고의 기어 변속〉 기술이다. 책은 세상을 정답이 있는 〈퍼즐〉과 정답이 없는 〈미스터리〉로 분류하고, 하나의 방법론에만 매몰되었던 메타Meta와 쥬서로Juicero 등의 생생한 글로벌 사례를 통해 단일 사고법이 현실에서 처참히 실패하는 이유를 증명한다. 나아가 인간이 문제를 해결할 때 반복하는 근본적인 흐름인 〈디스커버Discover-디벨롭Develop-딜리버Deliver〉 3단계 과정 위에서, 차가운 논리〈L〉와 뜨거운 공감〈D〉의 기어를 수시로 바꾸며 시장의 판을 새롭게 짜는 6가지 하이브리드 패턴(LDL, LDD, DDL, DLD 등)의 메커니즘을 2X2 매트릭스를 통해 정교하게 해부해 낸다. 이 책에 담긴 방법론들은 모호한 이론이나 감상적인 제안에 그치지 않는 강력한 실무 지침서이다. 스페이스X, 넷플릭스, 애플,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성공 방정식부터 칠레 광산 구조 작전, LG전자 〈스타일러〉, 핀란드 〈오디 도서관〉, 그리고 사회적 신뢰를 설계한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까지, 직선과 곡선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조직들의 성공 설계도를 한국의 비즈니스 현실에 맞게 풀어놓았다. 〈분석 없는 창의는 근거 없는 감각일 뿐이며, 창의 없는 실행은 단순한 개선에 불과하다〉라는 저자의 정면 돌파 메시지는, 데이터만 보다가 사람을 놓치거나 반대로 감각만 믿다가 수익성을 잃고 좌초되던 대한민국의 경영자, 기획자, 마케터, 스타트업 팀장 모두에게 통찰의 근육을 키워줄 비즈니스 사고의 마스터피스가 될 것이다.
![]() 너에게 별을 보낸다 이광식 저 / 19,700원 / 북사피엔스 밤하늘을 올려다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인이 된다. 천문학 저술가가 평생 모아 온 국내외 별 명시 74편과, 그 곁에 나란히 놓인 우주 이야기 〈한 뼘 천문학〉을 담아 한 책에 묶었다. 이 책은 단순히 별을 노래하는 시집이 아니다. 우주가 들려주는 사랑의 메시지다.
도시의 밤하늘에서 별은 1, 2등성 몇 개만 겨우 볼 수 있다. 빛공해로 인해 별과 은하수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우리는 어느새 우주로부터 격리된 '우주불감증'에 빠져 있다. 그러나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 하나하나가 모두 별 속에서 빚어졌다는 사실, 곧 ‘인간이 별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우주적 진실이므로 그동안 잊고 지내던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기를 권한다.‘우주불감증' 시대에 별을 권하다 이 책은 시마다 마음에 남은 구절을 직접 옮겨 적고 여백에 자신의 문장을 더해 '나만의 책'을 완성하도록 엮은 ‘별 명시’ 필사 선집이다. 우주와 시가 만나는 순간을 가볍게 눈으로만 스치지 말고, 한 글자씩 손으로 따라 쓰며 시의 호흡을 직접 느껴 보는 '느린 독서'를 권한다. 같은 방향 다른 언어, 시와 천문학의 만남 청마 유치환은 "시인이 아니었다면 천문학자가 되었을 것"이라 했다. 별을 향한 시선과 시를 향한 마음은 본질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그 두 언어를 마주 보도록 놓아 한쪽 면에는 별과 우주를 노래한 시 한 편이, 마주 보는 면에는 그 시기 품은 우주 현상에 관한 작은 칼럼 〈한뼘 천문학〉을 실었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별과 우주를 과학과 시라는 두 가지 언어로 동시에 감상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울림이 담겨 있다. 윤동주가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어머니를 불러낼 때, 맞은편 〈한뼘 천문학〉은 그 별빛이 실은 수십, 수백 년 전에 출발해 지금 막 우리 눈에 닿은 시간의 사신(使臣)임을 일러 준다. 정지용의 「별똥」이 떨어진 자리에서는 운석이 '우주 로또'로 불리는 사연이 펼쳐지고, 박재삼이 노래한 바닷물 위의 별빛 곁에는 그 별까지의 아득한 거리가 적힌다. 시가 던진 정서를 과학이 담아내고, 과학이 밝힌 사실이 다시 시의 감동으로 되돌아오는 '왕복의 독서'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작지만 우주와 인간을 담은 큰 책 이 책은 올컬러 판형에 아름다운 시와 우주 이미지를 함께 실었다. 시를 좋아하는 문학 독자와 별을 좋아하는 천문 독자가 한자리에서 만나는 '지상(紙上) 전시회'다. ‘별과 우주’에 담긴 신비와 경이, ‘시’에 담긴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들로 엮은, 작지만 우주와 인간을 담은 큰 책이다. 수록 시인은 정호승, 강은교, 나태주, 도종환, 안도현, 김춘수, 정지용, 백석, 윤동주, 신경림 등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54인과, 빈센트 반 고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샤를 보들레르, 월트 휘트먼, 윌리엄 셰익스피어 같은 해외 시인·작가 11인까지 아우른다. 독자에게 보내는 한 문장 “우리에게 사랑이 없다면 이 광활한 우주도 한낱 쓸쓸한 동네에 지나지 않는다.“ - 어느 별지기 드림
![]()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본책+별책 세트] 최승자 저 / 28,000원 / 문학과지성사
“괴로움/외로움/그리움”의 “트라이앵글”을 맴도는 “청춘”(「내 청춘의 영원한」),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서른 살”(「삼십 세」)과 “너무도 드넓은 궁륭 같은 평야”에 선 “마흔”(「마흔」) 그리고 “아직 아이처럼 팔랑거”(「참 우습다」)리는 이후의 시간까지 전부 아우르는, 그리하여 영원한 우리 모두의 시인. 최승자의 시선집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선집의 제목은 시인의 의견에 따라 『즐거운 일기』(1984)에 수록된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에서 가져왔다. 1979년 시단에 등장한 이래 치열하고 처절한 시 세계를 힘껏 펼쳐온 최승자는 “지독하게 살아낸, 살아 달이고 우려낸 삶의 이미지”로서 한국 시사의 “상징이”(「바오로 흑염소」) 되었다. 그의 최근작 시집 『빈 배처럼 텅 비어』(2016)가 출간된 지 꼭 10년이 흐른 지금, 약 50년에 달하는 시력을 망라하는 “이 시선집은/어떤 획을 긋는다는 의미가 있을 것”(‘시인의 말’)이다. 이번 시선집의 수록 시편 선정에는 1990~2000년대 데뷔하여 활발한 시작(詩作)을 이어나가고 있는 여성 시인 9인(강성은, 김소연, 김행숙, 신해욱, 이민하, 이원, 이제니, 진은영, 하재연)이 참여하였다. 아홉 시인이 기출간된 최승자의 시집 여덟 권을 다시 읽고 살피며 고른 시 91편을 각 시집의 차례대로 실었으며, 작업에 함께한 이들의 소회와 회고는 본책의 해설과 별책의 산문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최승자의 시적 궤적을 한눈에 전람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출간된 그의 시집 차례 전체를 정리하고 시선집의 수록작을 추리는 과정에서 논의된 시편들을 표시한 「최승자의 시집 1981-2016」 또한 별책에 묶였다.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6 한글-한지 융합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 사업의 지원 아래 한지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함을 발한다. 고아한 결 사이사이 금박과 은박 조각이 성글게 박힌 한지를 표지에 사용하여 최승자 시의 불후한 현재성과 “은銀가루처럼 쏟아져 내”릴 “미래의 시간들”(「담배 한 대 길이의 시간 속을」)을 시각화한 이번 한지 제작본은 초판 한정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 무영수 영원의 나무 금강스님 저 / 일미 성기화 그림 / 18,000원 / 담마북스
잠시 멈추고, 숨을 쉬고, 내 안의 평화를 만나는 시간.
금강 스님이 전하는 선명상의 따뜻한 노래
『무영수無影樹 영원의 나무』는 한국 전통 간화선의 깊은 지혜와 현대인을 위한 선명상의 따뜻한 언어를 한 권에 담은 시집이다. 세상과 소통하며 현대인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 온 금강 스님은 이 책을 통해 어렵고 멀게 느껴졌던 참선의 세계를 오늘의 일상 속으로 다정하게 안내한다. 한 편 한 편의 시는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자기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고요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이 책은 ‘신심명의 노래’, ‘화두의 노래’, ‘증도가의 노래’, ‘명상의 노래’ 네 갈래로 구성되어 있다. 옳고 그름, 좋고 싫음의 분별을 넘어 둥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에서부터, ‘이뭣고’라는 화두를 통해 본래의 나를 묻는 수행의 길, 그리고 차 한 잔과 한 번의 호흡 속에서 평화를 발견하는 일상의 명상까지 폭넓게 담아냈다. 전통 선의 가르침은 깊고도 단단하지만, 금강 스님의 언어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따뜻하다.
『무영수無影樹 영원의 나무』는 마음이 지친 이들, 생각이 많아 잠시 쉬고 싶은 이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조금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너는 이미 충분하다”는 자비의 시선처럼, 이 책은 복잡하고 힘겨운 삶의 여정 속에서 독자가 자기 안의 고요한 휴식처를 발견하도록 이끌어 준다. 분주한 삶 속에서 잊고 있던 내면의 평온, 한 번의 들숨과 날숨 속에 이미 깃들어 있는 평화, 그리고 본래부터 우리 안에 머물러 있던 맑은 빛을 다시 만나게 한다.
수행자의 깊은 통찰과 시인의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진 이 책은 참선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부드러운 입문서가 되고, 오랫동안 수행해 온 이들에게는 마음을 다시 비추는 맑은 거울이 되어 줄 것이다. 일미 성기화 작가의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선명상의 노래는 독자들에게 읽는 기쁨을 넘어, 잠시 머무르고 쉬며 다시 시작할 힘을 선물한다.
오늘, 잠시 멈추어 이 책을 펼쳐 보라.
그대가 숨 쉬는 이 순간,
이미 평화의 문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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