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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뉴스

5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6-04-30
조회수
99
 

아빠, 산책할 시간이에요

정재흠 저 / 18,000원 / 말모이


오로지 자신의 욕구에만 충실한 반려 강아지, 조이,
예의와 배려 그리고 겸손의 옷을 걸쳐 입은 인간인 나,
이 책은 위 두 캐릭터를 비교 분석하며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명쾌하게 추적해나간다!

‘아빠. 산책할 시간이에요,’는 단순히 반려 강아지, 조이의 행동과 심리를 말하거나 귀여움을 무조건 부각시키려고 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강아지의 행동을 살피며 이를 밑바탕 삼아 인간의 심리와 정신을 끈질기게 파헤쳐 들어가고 있다.
물론 이 책 대부분은 강아지의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하다. 그로 말미암아 그 작은 파문은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문제로까지 닿게 되는데, 그렇게 걷고 생각하고 노트에 필기하면서, 인간에게는 왜 불행은 가까이에 있고 행복은 멀리 있게 보이는지를 관찰 추적한 에세이 노트이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행복은 왜 찰나처럼 스쳐가고 있는가, 또 그럴수록 불행은 왜 묘하게 우리를 오래 붙잡아두는가도 이 산책 노트는 끈질기게 추적한다.

나의 반려견, 조이는 타자(사람 혹은 동물)의 감정 따위는 일절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육체적 기쁨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얄궂고도 가식 없는 선한 강아지이다.
그런데 만일 인간 사회에서 조이 녀석처럼 인격이나 인품 혹은 역할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는, 갓난이니들 같은 인간들이 많다면 인간의 사회문화세계는 매우 끔찍한 사회로 전락해 갈 것이다.
사실 우리 인간이 늘 착용하고 다니는 인품이나 역할이라는 가면은 어린 시절부터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 또 성인이 되어 사회교육 등을 통해 또한 사회문화의 요구에 의해 형성되고 강화되어 간다. 이 가면은 사회관계 속에서 주위 사람들의 요구에 영향을 받고 또 수용해가며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고 또 잘 유지하게 도와준다.

그런 결과, 강아지처럼 갓난아이 시절, 육체에 솔직하게 반응했던 우리 인간이 가면을 쓰고 철들면서 감정세계의 자전축이 살그머니 비틀어지게 됐다는 사실을 이 책은 도출한다. 아량을 베푼 척, 너그러운 척, 강한 척, 아프지 않는 척 등등의 육체적 반응을 자제시키는 인간의 가면이 인간 정신세계의 문짝을 불가피하게 비틀어 오히려 행복을 방해하고 정신적 후유증을 겪게 되는 아이러니를 발견한다. 이를 통해 우리 인간의 불행은 어디에 그 근원이 있는지, 또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도출한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계절별 산책 풍경과 일상 속 조이의 감정 표출 이미지들이 이 책에 풍부하게 실려 있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10여 년 동안 함께 지내며 틈틈이 녀석의 심리 상태를 담은 사진 자료들이 통시적 시간을 담은 가치로도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 에세이의 큰 특징이다.




















썸타는 미술관

김용임 저 / 23,000원 / 책이라는신화


그림이 좋지만, 여전히 어색한 당신에게
“우리 미술관에서 데이트할까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미술관에 입장한다. 먼저 상설관에서는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교양미술' 상식으로 아직 미술관이 낯선 이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되면 우리는 자연스레 그림과 썸을 탄다. 작품에 감동받은 저자의 일화와 명화에 얽힌 스토리, 유명 화가의 생애와 러브스토리, 또 그들의 뮤즈를 만나며 작가와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썸타는 대상은 그림에서 그치지 않는다. 작품 앞에 선 나 자신, 나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기 위한 도구로서 예술을 만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자연스레 당신을 이끌어줄 것이다.











다시 전태일

이종철 그림/만화 / 18,000원 / 보리출판사
 
너는 나다, 나는 너다
과거를 넘어 ‘또 다른 태일이’들을 부르는 그래픽노블

청년 전태일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만화 ⟪다시 전태일⟫이 새로 나왔다. 청년 전태일은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보장하라’고 외치며 스물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만화가를 지망하여 고된 일들도 마다하지 않으며 꿈을 지켜나가는 스물 세 살의 청년 김우주는 전태일의 삶을 톺아보며 지금의 전태일들을 만화로 담아냈다. 특수고용, 간접고용, 하청, 비정규직 등 곳곳에 산재한 노동 문제가 반복되는 현실 속에 우리가 무엇을 잊지 않고 행동해야 하는지 되짚게 만드는 작품이다.











앗, 이런 방법이! 그리기 사전

김솔미 글/그림 / 15,800원 / 사계절출판사

 
《앗, 이런 방법이! 그리기 사전》은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쉬운 그리기 입문서이다. 이 책은 복잡한 대상을 간단한 도형으로 바라보는 방법부터 선과 형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법까지 차근차근 안내한다. 연필과 붓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해 그림의 즐거움을 넓혀 준다. 잘 그리는 기술보다 스스로 그리고 표현하는 기쁨을 알려 주며, 그림이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에게 부담 없이 첫걸음을 내딛게 해 주는 책이다.











그들이 있었던 곳

정찬 저 / 18,000원 / 말하는나무
 
 
꿈으로 질주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인간에 대한 믿음,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간직했던 그들
그 열정이 불러일으키는 도저한 감동

하지만 우리는 과연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걸까?
잊을 수 없는 오월의 상흔
타인의 고통과 함께 머물렀던 '그들'의 자취

5ㆍ18 정신을 뼛속 깊이 되새기는 문학적 묘비명!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 올해의예술상, 요산김정한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등을 받은 소설가 정찬은 5·18민주화운동을 총체적 시각에서 그린 장편소설 『그들이 있었던 곳』을 내놓았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민들은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계엄군의 무력 진압에 죽음으로 저항하여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 이정표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캄캄한 역사의 밤을 비추는 등불이 되어 민주 시민들을 국회로 불러들여 무너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웠다. 평화학과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이 『그들이 있었던 곳』의 인물들이 현재성을 가진다고 말한 것은 그런 역사적 맥락 때문이다.
이 작품은 24년 전 출간됐던 장편 『광야』를 바탕으로 쓴 것으로, 바뀐 내용에 맞게 새로운 제목(『그들이 있었던 곳』)을 달았다. 특히 작가는 12·3비상계엄이 선포되었을 때 그것을 막기 위해 국회로 달려갔던 사람들을 보면서 5ㆍ18의 경험이 현재화되는 신비를 느껴 『그들이 있었던 곳』을 쓰게 되었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다.
소설가 정지아는 ”광주항쟁을 제대로 다룬 작가는 드물다. 한 세대 뒤인 한강 작가가 긴 침묵을 깨트렸고, 한국문학의 숙원이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들이 있었던 곳』은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광주항쟁의 전모를 섬뜩하게 우리 앞에 들이민다.“라고 추천사에 썼다.
한반도의 역사와 실핏줄처럼 연결된 광주민주화운동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왜 시작되었고,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갔으며, 어떻게 끝났는지를 제대로 아는 이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독자들은 『그들이 있었던 곳』을 통해 5월 광주의 전체 모습을 구체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조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시 광주 시민들이 겪었던 영혼의 상처와 만나면서 가슴이 미어지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또한 비극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과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들’의 도저한 열정에 큰 감동을 얻게 된다.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5·18정신은 불의에 대한 주권자 시민의 저항 정신, 공동체의 연대, 민주주의 열망과 수호 의지이다. 정찬 작가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이 5·18정신이 새겨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유병록 저 / 12,000원 / 창비

 
“선물이 비록 슬픔이어도
네가 주면 받아야지”

슬픔을 어루만지며 무르익은 사랑의 감각
마주 잡은 손끝에서 퍼지는 희망의 온기

상실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여린 존재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색해온 유병록 시인의 시집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천상병시문학상과 노작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창비 2020) 이후 6년 만에 펴내는 세번째 시집이다. 전작 시집에서 지독한 슬픔과 고통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는 ‘안간힘’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아픔조차 삶의 풍경으로 받아들이며 “마음이라고 부르는 자기 존재의 본질”(김나영, 해설)을 발견해나가는 더욱 성숙한 시선과 사유를 보여준다. 또한 서로의 ‘다름’과 ‘오해’가 오히려 생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된다는 역설적인 희망을 노래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슬픔 속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차분하고 담백한 어조로 들려준다. 삶의 비애를 위로하는 “혼몽하리만치 보드랍고 단 사랑”(최지은, 추천사)의 언어들로 가득 찬 이 시집을 읽으며 우리는 내면 우묵한 곳을 채워주는 충만한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오드바디

로즈 키팅 저 / 허진 역 / 18,000원 / 열림원
 
 
극단적인 충격과 불편함 속에서
외면했던 감정의 진실을 마주하다!
영화 〈서브스턴스〉와 〈티탄〉을 떠올리게 하는 충격과 강렬함을 문학으로 풀어낸 소설 『오드바디』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아일랜드 작가 로즈 키팅의 데뷔 단편집인 이 책은 신인답지 않은 대담함을 보여주며, “어느 시대에 나왔어도 주목받았을 탁월한 데뷔작”이라는 DBC 피에르의 찬사를 받았다. 이 책은 뒤틀린 몸과 감각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성적인 과감함과 바디 호러적 상상력을 통해, 고통과 욕망이 뒤엉킨 감정의 층위를 집요하게 탐색한다. 그 몸부림은 낯설고 기괴하지만, 우리가 쉽게 외면해온 감각을 끈질기게 되돌려놓으며, “극단적인 불편함 속에서야 비로소 성性, 수치심, 여성성이라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유령과의 공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스스로를 갉아 먹는 아버지를 지켜보는 딸, 등 뒤에 날개를 이식하는 여자, 아침 근무 중 느닷없이 알을 낳게 되는 웨이트리스까지. 열 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결핍과 우울을 내면화한 채 위태롭게 세계를 통과하고, 그들의 불안은 일상의 틈에 균열을 일으키며 독자를 감정적, 신체적 불편함으로 몰아넣는다. 이 기묘한 설정들은 단순한 충격을 넘어,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어온 현실의 감각을 낯설게 뒤집는다.
로즈 키팅이 그려내는 여성들은 피해자도, 영웅도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덧대고 이어 붙이며 ‘살아 있음’을 증명해내는 존재들, 자신의 몸을 열어 보이고, 비틀린 장기와 감각을 통해 발화되지 못한 욕망과 고통을 드러내는 존재들이다. 《아이리쉬타임스》가 “문학적 호러와 고딕의 결합으로 여성 경험의 불편하고 금기된 영역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고 평했듯, 『오드바디』는 기괴함과 연민, 관능과 유머의 공존으로 우리가 끝내 말하지 못한 감각의 깊은 층위를 드러내며 독자를 전율케 할 것이다.












일리아스 좋아하세요?

하길, 이준석 저 / 19,000원 / 창비


 
“일리아스… 좋아하세요?“
광장에서 우연히 만난 덕후와 교수,
3000년 전의 미친 전쟁과 사랑 이야기에 빠지다
누구나 알지만 끝까지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고전이 있다. 바로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다. 서양문학의 원류로 평가받지만 만육천 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과 복잡한 구성이 많은 독자를 읽다 지쳐 포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리아스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사랑, 우정, 죽음, 명예, 복수, 화해 등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불멸의 주제들을 붙잡고 오늘의 시선으로 일리아스를 읽어내는 『일리아스 좋아하세요?』가 그 증거다. 아킬레우스를 사랑하는 ‘덕후’ 하길과 『일리아스』 『오뒷세이아』를 원전 완역한 서양고전 전문가 이준석 교수의 안내로, 인간의 함성으로 가득한 3000년 전 트로이아의 전장 한복판을 향해 떠나보자.
덕후과 교수, 광장에서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혐오와 양극화, 세대론이 넘치는 오늘날, 20대 여성 덕후와 50대 남성 교수가 광장에서 만나 같은 고전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벗이 될 확률은 희박할 것이다. 하지만 농민과 퀴어가 만나고, 청소년과 노조원이 함께한 그 겨울의 광장에서는 가능했다. 덕후와 교수는 각자의 위치에서 일리아스를 통해 광장을 읽고, 광장을 통해 일리아스를 읽는다. 한국 민주주의의 대사건이 종결된 후에도 광장에서 벌어진 우연한 만남이 우정 어린 상호배움으로 이어진 감동적인 이야기를 두 사람의 일리아스 교환독서로 소개한다. 때론 현실에 가장 밀착한 언어로, 때론 삶의 불가해함을 묘파해내는 명석한 언어로 쉴 새 없이 ‘자기 장르’를 영업하는 두 사람의 언어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당신이 일리아스 완독열차에 강제 탑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계절의 이유

이고은 저 / 16,800원 / 잔


지난날의 서툰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의 기억
마음속 흐르는 물결에 실어 보내며
마침내 찾아낸 반짝이는 삶의 조각들, 《계절의 이유》
연이어 몰아친 거친 파도 앞에서 침묵해야 했던 시간. 한 방울씩 고여, 이제는 퍼낼 수도 없을 만큼 깊어진 눈물. 그렇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지도 모른다. 《계절의 이유》는 그 길고도 깊은 어둠을 흐르는 계절에 흘려보내며 발견한 반짝이는 삶의 조각들을 담은 에세이다. 벚꽃 흩날리던 날을 지나, 숲의 파도를 마주하고, 분홍빛 바다를 도화지 위에 옮기고, 새하얀 눈송이와 입맞춤하며 문득 깨닫는다. 이제 흘려보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어느 계절도 이유 없이 오지 않는다. 우리 삶의 그늘진 순간조차도 저마다의 온기를 품고 있기에.

행복하기만 한 삶도, 슬프기만 한 삶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찾고자 할 때 행복도, 고통도, 그곳에 있다.

-본문 중에서

누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속 깊은 곳의 웅덩이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그 슬픔을 억지로 퍼내기보다, 스쳐 지나가는 계절과 함께 떠나보낼 때 비로소 ‘지금의 나’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을수록 더 빛나는 윤슬처럼,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기꺼이 물결 위로 실어 보낼 때, 눈물은 생의 조각마다 맺힌 빛이 되어 비로소 반짝이기 시작한다고.
이 책에 담긴 50개의 이야기는 한 사람만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낸 시간은 서로 다르지만,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은 결국 누구에게나 닿아 있기 때문이다. 떠나보내야 할 계절 앞에서, 이 책은 가장 진솔한 마음으로 독자의 등을 밀어준다. 《계절의 이유》는 작가가 심연에서 길어 올린 빛바랜 계절들에게 보내는 다정한 작별 인사이자, 다시 맞이할 계절에게 건네는 눈부신 환영 인사다. 각자의 계절을 담담히 흘려보내며, 그 너머 상실의 끝에서 마침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신경림 저 / 17,000원 / 창비

신경림 시인의 마지막 산문, 마지막 당부
시로 시대를 건너온 거인의 삶과 문학을 다시 만나다

한국 문단의 영원한 거목이자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어른, 고(故) 신경림 시인의 2주기를 맞아 유고 산문집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가 출간되었다. 평생 시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정직하게 비추어온 시인의 맑고 깊은 사유를 한데 모은 책으로, 굴곡진 현대사를 온몸으로 통과하면서도 언제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보듬어온 거장의 문학적 철학이 오롯이 담겼다. 책의 제목은 널리 사랑받아온 시 「목계장터」의 구절에서 따왔다. 거창한 바위이기를 포기하고 기꺼이 ‘들꽃’과 ‘잔돌’의 자리로 내려가려 했던 신경림 문학의 본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신경림 선생이 고뇌하며 걸어온 길이 곧 우리 문학이 고뇌하며 걸어온 길이요, 그게 한국문학사의 뼈대를 이룬다”라는 엮은이 도종환 시인의 말처럼, 이번 산문집은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며 시와 삶을 일치시키려 노력했던 한 인간의 진솔한 자기 고백이자 성찰의 기록이다. 역사의 모진 풍파를 겪어내면서도 결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시인의 맑은 목소리는 팍팍한 오늘을 견디는 독자들의 가슴을 조용히, 그러나 깊고 묵직하게 두드린다.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

김도훈, 민규동, 반유화, 안톤 허, 오산하, 이연, 정기현, 청예, 한소범 저 / 15,000원 / 창비



우리는 왜 기계에게
가장 사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을까?
AI와 함께 생각하고, 쓰고, 고민하는 시대
그 낯설고도 인간적인 마음에 대한 아홉개의 기록


생성형 AI가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며 글과 이미지, 영상 등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 9인의 창작자가 AI와 교류하며 얻은 통찰을 담은 앤솔러지 에세이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김도훈·민규동·반유화·안톤 허·오산하·이연·정기현·청예·한소범 지음)가 출간되었다. 소설가와 시인, 기자, 영화감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AI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며 길어 올린 각자의 철학을 소개한다. 인공지능과의 대화에서 포착한 문학적 순간, 내밀한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건네받은 위로, 인간과 기계의 차이와 협업 가능성 등 AI를 사용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법한 상황에서 건져낸 사유의 궤적이 펼쳐진다.
이 책의 제목이자 유행하는 프롬프트인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는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일상이 된 현시점을 정확히 포착하는 문장으로, 인간이 기계와 나눈 대화를 되돌아보고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 탐색하게 만드는 주문이다. 언제 어디에서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 AI는 이제 우리에게 더이상 낯설지 않다.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대화를 분석해줘』는 이러한 새로운 풍경 앞에 선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여 기술 너머 인간 고유의 내면을 응시하는 아홉가지 시선을 담았다. AI를 매개로 쌓아나간 각기 다른 서사와 사고방식이 성큼 도래한 미래를 마주하는 지혜를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