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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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계백이다 김문주 저 / 14,800원 / 일송북 충(忠), 비극, 그리고 질문 국가가 들어선 이래 ‘충(忠)’은 공동체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였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몸을 던진 인물들은 충신으로 추앙되었다.
황산벌에 쓰러진 이름, 그러나 역사에 다시 서다.『나는 계백이다』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충의 서사다.왜란 속에서 조선을 구한 이순신, 왕권 찬탈에 맞서 절개를 지킨 사육신. 이들의 이름은 영광 속에 남았다. 그러나 패망의 끝에서 싸운 자의 이름은 어떠한가.망해 가는 나라의 마지막 장수로 황산벌에 선 계백. 그는 오천의 결사대로 김유신이 이끄는 오만의 신라군에 맞섰다.그리고 쓰러졌다. 나라를 구하지도, 역사를 바꾸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계백’이라는 이름 앞에서 숙연해지는가. 기록이 지워진 장수, 징검다리 기법으로 역사성을 복원하다. 계백에 대한 정사(正史)의 기록은 극히 짧다. 『삼국사기』 열전에는 단 몇 줄. “계백은 백제인으로 벼슬이 달솔이었다.”전쟁에 나가기 전 처자식을 죽이고 황산벌로 향했다는 기록. 그는 정말 왕족이었는가.이름은 ‘승(升)’이었는가.왜 그의 생애는 사라졌는가.왜 그의 무덤은 오랜 세월 찾지 못했는가. 『나는 계백이다』는 빈약한 사료, 흩어진 읍지 기록, 후대의 구전과 고증을 바탕으로 징검다리 기법인 역사적 상상력으로 계백의 인간적 초상을 복원한다. 왕족 부여씨 출신의 젊은 장수.권력 다툼과 거리를 두었던 무인.무예의 본질이 승리가 아니라 절제와 평화에 있음을 배웠던 사람. 이 에세이 평전은 계백을 ‘충신’이라는 기념비적 상징에서 내려놓고, 고뇌하고 선택하며 책임지는 한 인간으로 세운다. 황산벌, 그 밤의 독백 작품의 백미는 황산벌 전투 이후 펼쳐지는 계백의 내면 독백이다. “무예의 궁극은 남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이기는 것이다.” 그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원망에 머물지 않는다.신라의 선택을 이해하려 하고, 전쟁의 본질을 성찰한다.그리고 말한다. “충의 본질은 그대들에게 있다.” 충은 명령이 아니라 책임이며, 맹목이 아니라 성찰이라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지금, 왜 계백인가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개인에게 국가를 위해 죽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개인의 성취와 자아실현을 우선 가치로 삼는 시대다. 그럼에도 계백은 여전히 숭고한 이름으로 남아 있다. 그 이유는 ‘승리’가 아니라 ‘자기 결단’에 있다.망할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자리에 선 사람.책임을 외면하지 않은 사람. 『나는 계백이다』는 묻는다.지금 우리 시대의 충은 무엇인가.국가와 공동체, 개인의 의로움은 어디에서 만나는가. 일송북의 한국인물500 프로젝트는 교과서 속 인물을 살아 숨 쉬는 현재의 목소리로 복원하는 기획이다. 『나는 이사부다』에 이어 『나는 계백이다』는 고대사의 결정적 장면을 통과한 인물의 내면을 통해, 오늘의 독자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패배한 장수의 이름이 어째서 천삼백 년을 넘어 살아 있는가. 그 물음의 끝에서 우리는 비로소 ‘계백’을 다시 만나게 된다. ![]() 나는 최운산이다 오세훈 저 / 14,800원 / 일송북 “석고화된 기억”에 균열을 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기억의 석고화’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독립운동사 연구자 신주백 박사가 지적했듯, 봉오동전투는 오랫동안 굳어버린 서사 속에서 단선적으로 이해되어 왔다. 1920년 11월 2일 자 임시정부 군무부 발표문과 1921년 1월 1일 자 『독립신문』 기사 사이의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 오기와 생략, 인물 배치의 변화는 ‘누가 역사의 중심에 서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던진다.
이 책이 굳어버린 기억에 균열을 내고, 독립전쟁사의 입체적 진실을 복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그동안 봉오동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름은 홍범도, 김좌진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되묻는다. 대한군무도독부를 창설하고, 이후 북간도 각 단체를 통합해 대한북로독군부를 출범시킨 인물은 누구였는가. 10여 개 참전 부대의 무장과 군수, 의식주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 이는 누구였는가. 저자는 방대한 사료와 증언, 그리고 후손들이 보존해온 기록을 교차 분석하며 결론에 이른다. 봉오동전투의 실질적 기반과 통합의 동력은 최운산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전 재산을 민족에 바친 ‘만주 갑부’ 최운산은 한때 ‘만주 갑부’로 불릴 만큼 막대한 재산을 일군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자산을 독립전쟁의 토대로 내놓았다. 대한군무도독부는 임시정부가 인정한 최초의 정규군이었고, 이 부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대한북로독군부가 1920년 6월 7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격파한다. 국사편찬위원회 발간 『한민족 독립운동사 독립전쟁 편』 역시 대한북로독군부의 성립에 최씨 삼 형제의 헌납이 “결정적인 기반”이었다고 기록한다. 그러나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막대한 재산을 실제로 희사한 주체가 최운산이었음을 치밀하게 입증한다. 미망인의 진정서, 역사를 다시 쓰다 1969년, 최운산의 부인 김성녀 여사는 정부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봉오동전투와 북간도 무장투쟁의 공적이 누락·왜곡되었음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그 문서는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구체적 질문과 사실 제시에 기반한 ‘역사 재심 청구서’였다. 그는 묻는다.북간도 독립군을 통합한 이는 누구인가.군자금과 무기를 조달한 이는 누구인가.봉오동과 서대파의 토지는 누구의 소유였는가. 저자는 이 진정서 전문과 당시 사료,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증언을 나란히 배치한다. 광복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이강훈의 회고, 『한국독립사』를 남긴 김승학의 기록, 임시정부 부통령을 지낸 김규식선생의 증언 등은 김성녀 여사의 주장과 놀라운 접점을 이룬다. ‘질문이 곧 정답’이라는 말처럼, 진정서는 이미 답을 품고 있었다. 100년을 잇는 시간의 다리 저자는 이 책을 단순한 평전으로 두지 않는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의 함성과 1920년 봉오동의 승전보, 그리고 오늘의 시민적 저항을 하나의 시간선 위에 놓는다. 억압과 왜곡에 맞서 진실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100년 전에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역사적 인물을 복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가 그렇다”고 말해온 기억을 다시 검토하자는 요청이며, 신화화된 공식 서사에 질문을 던지는 용기다. 동시에, 이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의 헌신을 온전히 기록하겠다는 다짐이다. 100년의 침묵을 건너,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봉오동의 또 다른 주인공, 최운산. ![]()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 박종호 저 / 19,000원 / 풍월당 “오페라에 진 빚, 이제 묵은 빚을 갚아 버릴 시간입니다.”
“이제 당신의 심장에 거울을 비출 시간”
박종호의 『불멸의 오페라』 (시공사) 1·2·3권은 한국에서 오페라 감상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대표 시리즈로, 세 권을 합해 3,3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여 년 전과 10여 년 전 출간된 이 책들은 현재 저자가 스스로 절판시켜 구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보완을 거쳐 재출간을 준비 중이다. 그 방대한 시리즈를 쓴 저자가 처음 오페라를 만나는 독자를 위해 가장 기초부터 다시 써 내려간 책이 바로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다.● 전작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를 잇는 풍월당 입문 시리즈의 결정판 ● 오페라 세계의 문을 여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 ● 본질에 집착하는 미학적 안목과 대중을 아우르는 친절한 언어의 정점 ● 수십 년간 전 세계 오페라 현장을 누비며 체득한 몸으로 읽어낸 지식의 정수 ● 최근 OTT 요리 경연 열풍처럼,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오페라의 ‘진짜 맛’을 일깨우는 지침서 클래식의 본질을 일깨우며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박종호 대표가 신작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를 선보인다. 이번 책은 베스트셀러 『클래식을 처음 듣는 당신에게』를 잇는 풍월당 입문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오페라를 처음 마주하는 독자를 위한 가장 쉽고 친절한 안내서다. 이 책은 거창한 이론이나 방대한 역사 대신, 오페라를 보기 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만을 정리했다. 오페라의 위치와 의미, 언어의 장벽을 넘는 방법, 오페라를 만드는 사람들, 성악가의 성부와 역할, 지휘자와 연출가의 차이, 희가극과 비가극의 구분까지 처음 극장을 찾는 관객이 궁금해 할 핵심을 짧고 명확하게 풀어낸다. 오페라의 세계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이 책은 복잡한 문을 단번에 여는 열쇠가 된다. 풍성한 현장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극장에 들어서기 전 반드시 알아두면 좋을 핵심 지식을 쉽고 간결하게 담아낸 가장 친절한 오페라 입문서이자, 종합예술로서 오페라를 마주하는 관객의 경험까지 함께 조명한다. ![]() 어디서 이 많은 별들이 왔을까 이성표 저 / 18,000원 / 보림 오늘도 가까이에서 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곳곳에 흩어져 있는 나의 작은 조각들을 찾아 보세요
나에게도 별이 있어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려고 할 때, 나뭇가지 끝에 반짝이듯 피어나는 연둣빛 새순을 발견하면 우리 마음에도 반짝 행복이 깃듭니다. 한 번 그런 순간을 마주치면, 다음 봄부터는 먼저 새순을 찾게 되지요. 내 마음에 행복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면서요. 우리 주변에는 이미 귀한 별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그것을 향해 시선을 두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지요. 이 책은 행복을 발견하고 느끼려고 하는 태도는 삶 속에서 기쁨의 빈도를 늘려 줍니다. 자주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은 자연스레 감사로 이어지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유난히 맑은 날, 내리는 비를 맞고 기분이 좋을 때, 친구들과 물에 들어가 놀 때, 풀밭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 때, 고개를 들었는데 하늘이 빼곡하게 파랄 때, 바닷가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소리를 들을 때, 웬일인지 술술 메일이 써질 때, 서점의 모든 책이 내게 말을 걸 때…. 고개를 들어 주변을 바라보세요. 삶에는 곳곳에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 있습니다. 이성표 작가는 그 순간을 ‘별’이라고 말하며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에게 별을 궁금해하고, 발견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마주하는 태도에 관하여 ![]() 보는 순간 이해되는 이해 도감 아사히신문출판 저 / 구도 다카후미 감수 / 배영진 역 / 34,500원 / 전나무숲 《보는 순간 이해되는 인체 도감》 300여 장의 인체 일러스트, 핵심만 짚은 해설 해부학과 생리학을 단번에 꿰는 인체 과학 입문서
해부학과 생리학을 한눈에 정리하는 인체 과학 입문서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직관성’이다. 300여 장의 인체 일러스트와 핵심을 짚는 간결한 설명을 통해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한눈에 알아보도록 정리했다. 단순한 도감이 아니라, 각 기관이 어떻게 연결되어 작동하는지 보여주며 인체를 구조적·기능적 네트워크로 파악하도록 설계한 것이다.인체는 생물학적으로 정교하게 조직된 하나의 통합 시스템이다. 약 37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수많은 조직과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구조는 기능을 결정하며, 구조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는 순간 이해되는 인체 도감》은 이러한 인체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해부학과 생리학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기본 인체 과학’ 입문서이다. 장기별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 → 기능 → 기전 → 질환으로 이어지는 인과적 흐름을 통해 인체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 문학과사회(2026년 봄 153호)(전 2권) 문학과지성사 편집부 저 / 18,000원 / 문학과지성사 봄호를 펴내며 잊지 않겠다는 약속 영화 「왕과 사는 남자」(2026)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관객의 발길이 뜸해진 극장가에서 관객 수 천만 명에 가까운 성과를 보인 한국 영화는 2024년 이후 처음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이 작품 자체보다도 관객이라는 사실이다.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왕과 사는 남자」는 관객들의 정동적 움직임으로 성공한 영화다. 작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훌륭한 시나리오, 감독의 연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등 모든 부분이 빠짐없이 우수해야 할 테지만, 이 영화에서는 관객 반응이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관람 후 세조의 무덤인 광릉과 한명회의 묘를 향한 비난 섞인 리뷰를 지도 앱에 남기고 단종의 무덤인 장릉에는 추모하는 마음을 전하는 반응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상영 초반 관객을 이끌었다. 단종의 서사만으로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기는 분명 어려웠을 것이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말처럼 조선왕조의 역사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미 결말을 아는 채로 보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외로 바로 그 점이 「왕과 사는 남자」를 천만 고지에 이르게 하였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어떤 시간을 공유하고, 언젠가 이 땅에 실존했던 인물들을 애도하며,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실패한 정의의 뒷모습’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이 영화는 유효하다. 역사를 잊지 않고 지금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전 세대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한국 영화’라는 포인트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 문학 또는 그 무엇들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정동적 움직임이 잠시의 위로로 여겨졌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그도 그럴 것이 최근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그야말로 불길하고도 공포를 자아내는 사건의 연속이었다. 전쟁과 학살, 범죄가 난무한 가운데 우리는 더는 ‘생명정치’라는 개념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말 그대로 ‘죽음정치’의 한복판에 놓인 듯하다. 개인의 노력으로는 벗어날 수 없고 시민사회나 국가의 대응으로도 해결이 난망한 거대한 모순과 퇴행의 국면 속에서 세계는 불길하고도 기묘한 정동에 휩싸여 있다. 이에 이번 『문학과사회 하이픈』은 지금 시대의 정동과 그 양상을 다층적으로 살펴보았다. 오늘날 세계를 관통하는 정동을 분석하고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이 시대의 복잡한 지층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노력에 여덟 명의 필자가 함께해주었다. 김남이의 「소진된 정동과 꽉 찬 정동—무감각을 감각하기로서의 수치와 글쓰기」는 오늘날 문화가 정동을 저항의 잠재성으로 남겨두기보다 적극적으로 착취하고 소진하는 방식에 특화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동은 특정한 감정으로 명명되기 이전, 신체에 먼저 도착하는 “알려지지 않은”경험이며, 행동의 방향이 결정되지 못한 지연 상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필자는 후기 자본주의 문화에서 이 정동이 어떻게 소진되고 있는가를 면밀히 분석한다. 대중매체는 비결정적이고 잠재적인 정동을 과잉생산하면서도 이를 감정으로 번역하거나 증폭해 정치적으로 포획한다. 그 결과 우리는 강렬한 자극과 흥분 속에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행위의 동기를 상실한 “정동적 소진”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또한 필자는 ‘수치’를 근원적이고 사회적인 정동으로 재해석한다. 수치는 흥미와 즐거움이 완전히 소거되지 않은 채 지연되는 “사이in-between 정동”으로 탐색과 사유를 촉발하는 힘을 지닌다. 특히 글쓰기는 이러한 수치의 정동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프리모 레비의 사례처럼 수치는 증언과 사유를 추동하는 충동이 되며, 세계와 다시 관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결국 글쓰기는 소진된 정동을 재활성화하는 실천이자 무감각을 감각하고 견디는 방식으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서동진의 「긁힌 자들의 세계—정동과 서사, 둘 다 주세요」는 ‘공포 탐욕 지수Fear&Greed Index’라는 경제지표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세계를 이해하는 주요한 감각으로서 정동이 어떻게 부상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금융시장을 공포와 탐욕이라는 정동적 색조로 계량화하는 이 지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제를 합리적 법칙이 아닌 집단적 심리와 강도의 흐름으로 재현하려는 전환을 상징한다. 정동은 더는 경제에 국한되지 않고 포퓰리즘 정치, 숏폼 미디어, 즉각적 흥분과 침울이 교차하는 일상적 경험 전반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정동 연구가 인식론을 넘어 존재론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논의에서 서동진은 하이데거의 ‘기분stimmung’을 연결한다. 기분은 ‘세계–내–존재’의 방식으로 우리를 덮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존재론적 전환은 과거–현재–미래를 엮는 역사적 시간성을 해체하고 ‘현재’의 강도에 몰입하는 시간의 축소를 동반한다. 그 결과 경험은 서사화되지 못한 채 신체적 강도로 남는다. 나아가 시간은 서사를 통해서만 인간적 시간이 되며 리얼리즘은 서사적 충동과 정동이라는 두 원천의 이율배반 속에서 작동한다는 주장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정동은 서사를 중단하면서도 동시에 서사를 재촉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 빈번하게 사용되는 ‘긁혔다’‘도파민 터진다’와 같은 표현은 의미화에 실패한 현재의 감각을 가리키는 정동적 신호다. 그러므로 지금의 과제는 정동인가 서사인가의 선택이 아닌, 정동과 서사의 변증법을 복원하여 고립된 현재를 역사적 맥락 속에 재배치하는 데 있다. 소유정의 「셀 수 있는 마음─불안을 먹고 자란 기이하고 으스스한 이야기에 대하여」는 동시대의 지배적 정동을 ‘불안’으로 규정하며, 최근 대중문화와 문학에서 두드러지는 기이하고 으스스한 감각의 유행을 그 징후로 읽어낸다. 오컬트·무속·괴담 서사가 흥행하는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공포와 불안을 해소하려 하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매혹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이는 안전한 거리에서 불안을 체험함으로써 현실의 위험을 우회적으로 견디는 하나의 방식일 수 있으며, 카타르시스를 넘어서는 주이상스의 차원에서 이해된다. 필자는 마크 피셔의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개념을 참조하여 이와 같은 감각이 세계의 규칙이 어긋나는 순간에 발생한다고 말한다. 이어 권혜영, 성해나, 백온유의 소설을 분석하며 사랑과 믿음이 수치화되고 물질화되는 양상을 짚어낸다. 결국 이 글에서 포착하고 있는 기이하거나 으스스한 감각은 초자연적 환상이 아니라 믿음을 성립시키던 인증 체계가 무너지는 순간의 정동이다. 불안은 언제든 현재를 침범할 수 있는 힘으로 유효하다. 동시대 소설들은 그 틈에서 생성되고 결렬하는 믿음의 양상을 통해 우리 시대의 정동적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이소의 「구덩이에 떨어진 짐승처럼─수직과 죽음의 정동」은 동시대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덩이와 뱀, 돼지, 낙지와 같은 동물 이미지를 통해 오늘날의 정동을 불안과 으스스한 감각으로 분석한다. 최서해의 「그믐밤」에서 상속과 계급 질서가 폭력적 희생 위에 성립하다 자멸하는 장면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여기서 뱀은 소품에 가깝지만, 윤흥길의 「장마」에서 뱀은 전쟁과 상식의 비극 속에서 모성적 영성에 의해 의미를 부여받는 존재로서 등장인물로 해석된다. 최근의 소설로 넘어와 서장원의 「뱀이 있는 곳」에서는 뱀술에 담긴 사체들이 그로테스크한 전시물처럼 제시되며 생명과 소비, 상속의 문제를 환기한다. 황정은의 「문제없는, 하루」에 등장하는 낙지와 칠게 장면은 인간이 파괴의 주체이자 대상임을 자각하는 순간을 통해 관망의 여지가 없는 공포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세계는 ‘고어 자본주의’를 넘어 ‘스너프 자본주의’로 나아간 현실과 겹치며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의 작동에 대한 으스스한 감각과도 연결된다. 살처분된 돼지들로 찬 구덩이를 통해 생명정치와 죽음정치가 교차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조해진의 「영원의 하루」, 선의가 악으로 전도되는 아이러니를 제시하는 함윤이의 「나쁜 물」까지의 사례로 알 수 있는 사실은 구덩이가 더는 타자의 추락을 내려다보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이미 떨어져 있는 자리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이 글을 통해 다시금 강조되는 지점은 오늘날의 불안이 단순한 공포를 넘어 무력감과 매혹이 뒤섞인 정동과 같다는 것이다. 김병규의 「한국 영화의 하반신─황정민의 ‘빤스’와 임상수의 시체」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남성의 벌거벗은 하반신’이미지를 통해 한국 사회의 외설적 정동과 역사적 유산을 읽어낸다. 한국 영화 속 남성 권력자들이 위기와 폭력의 순간마다 하반신을 노출하는 행위는 그저 외설이라고만 볼 수 없으며 권력, 수치, 굴욕, 도취가 뒤엉킨 남성적 위계의 실체를 드러내는 장치라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이미지의 기원을 임상수의 「바람난 가족」(2003)에서부터 찾는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집단 학살 유골 발굴 장면으로 시작해 간암 말기 아버지의 병든 몸과 배설 그리고 아들의 성기와 엉덩이 노출을 병치한다. 아들이 아버지의 썩어가는 하체를 닦아내는 장면은 이후 한국 영화에서 반복되는 하반신 모티프의 원형으로 제시된다. 아들은 권력자의 과시적 나체가 아니라 병든 아버지의 몸을 모방하는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노출된 하반신은 남성적 주체의 의지로 읽히지 않는다. 그것은 상속된 역사와 죄의식, 해소되지 않은 폭력의 유산이 분출되는 배설구와 같다. 임상수의 작품은 한국 영화와 문학의 장면들을 의도적으로 훔쳐 병리학적으로 재배치하며 한국 사회 전체를 하나의 병든 신체로 그린다. 질병, 피, 배설, 분신, 추락 등은 세대를 넘어 전이되는 증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때 그사람들」(2005) 속 가려진 박정희의 하반신 역시 지워지지 않는 권력의 상징으로 남는다. 반복되는 ‘빤쓰’의 이미지는 과거의 외상이 현재를 지배하고 있음을 폭로하는 징후이자 한국 영화가 아직 벗어나지 못한 남성 권력의 정동적 잔재를 가리킨다. 이희우의 「평등과 질투 혹은 글쓰기의 이유」는 질투를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 정동으로 재사유하며 그것이 동시대 한국 사회와 글쓰기의 조건 속에서 어떻게 격화되는지를 분석한다. 필자는 질투가 압도적 불평등이 아니라 ‘비교 가능한 애매한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원칙적으로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사회 그리고 서로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환경에서 질투는 극대화된다. 질투는 평판이 나쁜 감정이지만, 분노와 달리 공적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수치심과 함께 사적인 감정으로 축소되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이희주의 「사과와 링고」를 중심으로 질투와 글쓰기를 연결한다. 글쓰기는 원칙적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실제로는 관심의 불평등이 지배하는 장이며, 바로 이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교차 지점에서 질투는 폭발할 수 있다. 필자는 누구나 말하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오늘날의 민주주의적 조건이 오히려 관심 경쟁과 질투를 심화하는 역설을 지적한다. 질투는 평등과 자유의 약속이 실현되는 동시에 그것이 배반되는 자리에서 발생하는 동시대의 정치적 정동이다. 신현우의 「기계의 마음, 알고리즘의 협치, AI 리바이어던—만물정량평가의 시대 정동이라는 전선에 대하여」는 AI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시대를 “기계의 마음”과 “만물정량평가”의 체제로 규정하며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역전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과거 SF가 기계가 인간을 닮아가는 서사를 그렸다면, 오늘날 현실은 오히려 인간이 기계의 사고방식을 내면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연결주의와 인공 신경망, 거대 언어 모델로 이어지는 AI는 인간의 인식을 모방하기보다 패턴인식과 피드백 루프를 통해 독자적인 사고 체계를 구축했고, 이는 지정학·전쟁·경제 질서까지 재편하는 ‘거대기계’로 작동한다. 필자는 사이버네틱스의 핵심인 항상성과 피드백 개념을 짚으면서도, 인간을 단순한 정보 처리 체계로 환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인간은 ‘오토포이에시스’ 즉 ‘자기생성’과 ‘자기조직화’를 통해 사회적·정치적 관계를 창출하는 존재이며 이는 돌연변이·우연성·투쟁의 과정과 결부된다. 오늘날의 AI 환경은 이러한 정치적 과정을 우회한 채 알고리즘과 플랫폼을 통해 정동을 계량화하고 가중치로 환산한다. 이른바 ‘알고리즘의 협치’는 해석과 의미의 간극을 제거한 비기표적 기호계로 작동하며 욕망이나 취향, 노동 등을 숫자로 환원한다. 숫자에 의한 협치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정량 지표로 대체하며 노동을 프로그래밍 단위로 변형한다. 그 결과 기계적 노예화와 연산주의적 물신이 확산되고, 빅테크는 현대판 리바이어던처럼 사회질서를 관리한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 맞서 감각과 정동의 영역, 특히 아직 충분히 수치화되지 않은 후각·미각·촉각의 차원에서 새로운 정치적 전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래의 과제는 알고리즘적 통치를 넘어 감각되지 않은 것을 감각되게 만드는, 정동의 정치와 문학적 실천을 구성하는 데에 있다. 홍성희의 「그럴듯하지 않은 루빅큐브」는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환경을 중심으로 ‘객관’과 ‘이유’를 향한 집착이 오늘날의 정동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살핀다. 필자는 아이의 질문에서 출발하여 이유를 설명하는 일이 경험과 맥락의 산물임에도 객관의 옷을 입는 과정을 짚는다. 각자가 자신의 관점을 ‘객관’의 자리로 상정하며 타자를 비객관적 존재로 위치시키고, 혐오와 반혐오의 대치 속에서 이유를 점유하려는 경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의 언어는 실제로 질문을 확장하기보다 자명한 체계를 선점함으로써 사유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이어 필자는 드론 영상과 전쟁 보도를 통해 ‘객관의 시선’이 만들어내는 정동을 탐구한다. 드론은 물리적 거리를 벌리면서도 감각적 밀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로, 관찰자를 안전한 메타적 위치에 놓는다. 이때 공감과 분노, 애도는 진정성을 띠지만 살상 행위를 수행하는 신체와 기술적 매개를 삭제한 채 작동한다. 객관을 매개로 한 정동은 냉소가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 공감의 외피를 지니며 안전감에 대한 애착을 강화한다. 또한 〈대학전쟁〉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포토 메모리’ 게임을 통해 세계를 데이터로 분절하고 암기하는 기술이 승리의 조건으로 제시되는 양상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빅데이터와 생성형 AI의 언어 생산 방식과 맞닿아 있으며, 감정과 경험마저 데이터화해 ‘그럴듯함’의 범주 안에 편입시킨다. 객관과 주관의 구분은 흐려지고 기술의 객관이 주관의 옷을 입는 현장이다. 이 글은 테크놀로지가 감정의 조건과 인식 방식을 재편하는 시대에 확정 짓는 문장을 보류하고 질문을 제시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제안한다. 분홍 상어 복장을 한 시위자처럼 말이 되지 않음과 황당무계함이 오히려 질문을 다시 열어젖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정동은 안전한 객관의 자리보다 안전하지 않음을 감수하는 물음 속에서 생성된다. 봄호의 창작란은 기대되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남진우, 문태준, 이수명, 이민하, 황인찬, 안미린, 윤은성, 임유영, 나하늘, 한영원의 시와 김금희, 권혜영, 권희진의 소설이 마련되어 있다. 봄을 맞이하듯 설레는 마음으로 이들의 신작을 즐겨주시면 좋겠다. 지난 호까지 3회에 걸쳐 연재된 이승우의 소설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연재를 중단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덧붙인다. 소설을 기다렸을 많은 분께 사과를 전하며 추후 작가의 품에서 완성된 원고를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리뷰 코너에서는 뮤지션 박종현과 오연경, 윤옥재, 조성아, 민선혜, 양윤의 평론가가 지난 계절에 출간된 단행본을 밝은 눈으로 살펴주었다. 혼자 읽을 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아가고 깊이 있게 다시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 글들이다. 제22회 마해송문학상에서는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심사 과정에 대한 섬세한 보고를 꼼꼼한 심사평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소식을 전한다. 『문학과사회』 편집동인으로 함께해온 강동호, 조연정, 조효원 평론가가 지난 겨울호를 끝으로 그 자리를 내려놓았다. 그들이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문학과사회』를 기획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상실과 부담, 책임감과 같은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그 무게를 결코 경시하지 않으며 이 자리를 잘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한다.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던 다정한 선배 평론가로서, 문학과 문학의 이름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들을 함께 치열하게 고민했던 동료로서 나누었던 그들의 헌신과 그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 평론가로서 보여줄 좋은 글을 기대하며, 독자분들 또한 세 분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문학과사회』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그 여정에 동행해주시기를 마음 깊이 부탁드린다. 편집동인 소유정 ![]() 미루의 마야문명 탐험 김미루 저 / 23,000원 / 통나무 《문도선행록》의 김미루, 마야에 스며든다. 온몸으로 느끼는 인류학적 공감!!
사진을 찍고 글을 쓰며 그림을 그리는 행동하는 예술가 김미루 작가는 자연과 문명의 경계를 온몸으로 건너는 탐험가다. 그는 이미 세계 4대 사막을 홀로 떠돌며, 인간의 삶에 대한 의미를 묻는 예술적 행위를 수행의 경지로 끌어올린 《문도선행록》으로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이번에는 마야역사의 심장부인 멕시코 유카탄반도 메리다에 정착하여 또 하나의 거대한 문명과 마주한다. 이 책 《미루의 마야문명 탐험》은 마야문명을 그 현지에서 탐구하고 체험하는 한 예술가, 김미루의 생생한 인류학적 현장보고서이다.
이 책은 유카탄의 환경과 생태, 밀림 속의 신전과 피라미드, 신화와 제의, 지식과 문자 그리고 마야인의 일상에 대하여 저자가 온몸으로 느끼며 써 내려간 치열한 기록이다. 유적의 돌 하나, 벽화의 색채 하나에도 스며있는 삶의 자취를 찾아내고, 그 시간의 결을 따라가며 찬란하게 번성했다가 사라진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응시한다. 김미루는 침략자들에 의하여 왜곡되어버린, 마야에 대한 편견의 역사를 뚫어내려 한다. 그 문화의 토착적인 맥락에서 접근하여 마야문명의 진면목을 이해하려 한다.![]()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 이윤영 저 / 17,000원 / 투래빗 “작가 100만 시대, 왜 어떤 책만 읽힐까” 7년간 9권 출간·1만 건의 글쓰기 강의 진행 잘 쓴 책과 ‘잘 팔린 책’은 다르다 브런치, 블로그, 뉴스레터, SNS 등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누구나 글을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작가 100만 시대’다.
이 책에는 강의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저자가 직접 경험하며 축적해온 집필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 책을 쓰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실전 가이드다. 책은 단순한 글쓰기 조언에 머물지 않는다. 독자가 “읽고 싶다”고 느끼는 글감의 조건,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집필 루틴, 초고를 ‘책의 구조’로 바꾸는 목차 설계법, 개인의 경험을 ‘시장성 있는 기획’으로 전환하는 방법까지 실제 출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읽고 나면 “글을 써볼까?”가 아니라 “이제 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독자에게 선택받는 글과 책은 오히려 더 드물어졌다. 매년 수많은 원고가 쓰이고 수많은 책이 출간되지만, 독자를 만나지 못한 채 조용히 사라지는 책도 적지 않다. 왜 어떤 책은 독자를 만나고, 어떤 책은 사라질까. 신간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7년 동안 아홉 권의 책을 집필·출간한 이윤영 작가는 동시에 1만여 건의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며 수많은 예비 작가들을 만나왔다. 기획 단계에서 방향을 잃고, 집필 중반에 멈추고, 투고 과정에서 흔들리는 순간들까지. 그는 그 좌절과 성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현장의 목격자다. ![]() 녹색평론 녹색평론 편집부 저 / 19,000원 / 녹색평론사 《녹색평론》 2026년 봄호(통권 제193호)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서,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와 자원이 극단적으로 쏠리고 있는 한국의 사정을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 30년이 경과했지만 여전히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방자치제도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했다. 그리고 특히, 세계 어디에서나 '지속가능성'이 시대적 화두로 대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자립'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없을지 그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했다. ![]() 가장 쉬운 독학 이세돌 바둑 초보 탈출 전략 이세돌 저 / 25,000원 / 동양북스 쉬우면서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바둑 책! 최고의 바둑 멘토 이세돌의 1:1 집중 과외! 바둑은 단순히 수를 많이 외운다고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창의적 사고, 전략적 사고, 공간 추론, 복합적 의사결정 능력이 필요하다. 바둑은 지구상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추상 전략게임이다. 꾸준히 바둑을 두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두뇌 종합 훈련을 할 수 있다. ![]() 그날의 초록빛 김용택 저 / 12,000원 / 창비 “어디를 흐르다 너는 바람으로 이 마을에 들렀느냐” “조용하게, 강으로, 그러다 흐르라”
섬진강을 따라 흘러온 김용택 시세계의 새로운 도약! 한없이 무르익은 서정이 선사하는 생동하는 아름다움, 경이로운 성찰 깨끗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자연의 정취와 순정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한국 서정시를 대표해온 김용택 시인의 신작 시집 『그날의 초록빛』이 창비시선 533번으로 출간되었다. 섬진강에서 발원한 시인의 시세계가 흘러온 지 44년, 오랜 세월의 무게만큼 언어는 더욱 충만해지고 사유는 한층 깊어졌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기나긴 시력(詩歷)이 증명하듯 한결 무르익은 시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날의 초록빛』은 노년의 원숙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 감정과 사유가 교차하는 ‘시적인 순간’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일상의 풍경에 숨겨진 생명의 경이로움과 “아무도 모르는 생명들”의 “신비로운 약속”(시인의 말)을 맑고 투명한 목소리로 나직나직 들려주는 시집이다. 단순히 감미로운 서정을 넘어 삶과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심오한 통찰과 철학적 사유가 깃든 시편들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시인 김용택이 평생에 걸쳐 구축해온 서정의 세계가 이제는 완숙을 넘어 진경에 이르렀음을, 그의 문학이 여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이번 시집을 통해 온 힘으로 증명한다.![]()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손원평 저 / 17,000원 / 창비 150만 독자를 사로잡은 손원평의 새로운 국면 비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
인물의 복잡한 내면과 관계의 미세한 결을 날카롭게 포착해온 손원평이 신작 소설집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를 펴냈다. 첫 소설집 『타인의 집』(창비 2021) 이후 선보이는 두번째 소설집으로 응축된 서사 속에서 작가 특유의 예리한 시선이 한층 또렷하게 빛을 발하는 작품들을 모았다. 이번 책은 문화센터, 호텔, 공부방, 명품 매장, SNS, 사무실, 그리고 재난 이후의 도시까지 동시대의 풍경을 가로지르는 열편의 이야기를 통해 자본주의가 설계한 계급의 톱니바퀴 위에서 끊임없이 마모되어가는 현대인의 다채로운 표정을 그려낸다. 돈이 관계와 선택, 나아가 꿈의 크기까지 결정짓는 세계에서 인물들은 생존과 존엄 사이를 위태롭게 오간다. 해치려 한 것은 아니었으나 끝내는 누군가를 밀어내고 상처 입히게 되는 세계, 악인은 없지만 누구도 온전히 결백할 수 없는 세계가 선연히 펼쳐진다.
표제인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는 이번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서늘한 문장이다. 그것은 온전한 사과도 미숙한 변명도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의 낙오와 상처에 가담했으면서도 시스템의 탓으로 그 책임을 교묘히 떠넘기는 태도가 만연해진 시대를 상징하는 말에 가깝다. 작가는 이 문장을 정면에 내세워 우리가 자신과 타인을 어떤 말로 설득하며 살아가는지를, 그 말들이 서로의 하루에 어떤 파문을 일으키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 지카우치 유타 저 / 김영현 역 / 19,500원 / 다다서재 ‘어째서 사람들의 마음은 서로 엇갈릴까?’ ‘왜 타인을 위하는 선한 마음이 헛돌고, 때로 상대방을 상처 입힐까?’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는 이런 물음의 답을 찾으며, 진정한 이타와 돌봄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지 고찰하는 책이다. 전작인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에서 증여란 주기가 아니라 받기로부터 시작된다는 새로운 증여론을 제창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본격적으로 ‘주기’란 무엇인지 파고든다.
저자는 ‘마음(소중한 것)은 숨겨져 있어 타인은 손댈 수 없다.’라는 상식이 돌봄과 이타를 가로막는다고 진단하고, 비트겐슈타인의 언어놀이를 이용해 그 상식을 깨뜨린다. 또한 오늘날 자기희생이자 어리석은 행위로 여겨지는 돌봄과 이타가 실은 기존 도덕으로부터 사람을 해방해주어 자기 변화를 일으키고, 나아가 자기 돌봄까지 이어진다는 독자적인 ‘돌봄론’을 펼쳐 보인다. 저자는 철학, 문학, 영화, 만화, 대중가요 등 다양한 인용을 통해 ‘돌봄과 이타가 그물처럼 교차하는 사회’를 위한 새로운 윤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왜냐고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김경집 저 / 21,000원 / 북인어박스 ‘공화정의 언어’가 거부되고 왜곡되는 시대, ‘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한 인문학자 김경집의 질문 공화정은 단순한 정치 체제가 아니다. 권력의 정당성을 시민의 판단 아래 두고, 공적 문제를 함께 숙고하려는 오래된 약속이다. 공화국은 언제나 질문하는 시민 위에서 유지되어왔다. 권력은 위임되었고, 그 정당성은 끊임없는 의심과 검증 속에서만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그 토대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는 사유를 깊게 하기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 판단은 단순해지고, 언어는 설득이 아니라 선동의 수단으로 쓰인다. 사람들은 스스로 묻기보다 이미 주어진 해석에 기대어 현실을 받아들인다. 질문이 사라진 자리에는 맹신이 남는다. 이 책은 이러한 균열을 역사적 장면을 현실로 소환하며 다시 짚는다. 서로 다른 시대의 사건과 사상을 교차시키며 오늘날 공화정의 작동 방식과 그 한계를 사유하게 한다. 위기의 순간마다 흔들린 것은 공화정이라는 체제가 아니라 그것을 지탱하던 사고와 태도였다. 이 책은 그 지점을 따라가며,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조용히 드러낸다. ![]() 훌리건과 벌컨 장훈 저 / 19,800원 / 어포인트 “정치적 극단주의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6.29 선언부터 12.3 계엄까지, 한국 현대 정치사를 꿰뚫는 장훈 교수의 통찰과 기록 우리의 정치는 왜 이토록 서글픈 '부족전쟁'이 되었나 ‘87년 체제’ 이후 민주주의의 최대 위기, ‘타협의 실종’을 진단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 채운 정치 기사를 보다 나도 모르게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른 적이 있는가. 중동에서 들려오는 포성은 타협이 사라진 세계가 마주할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욱 서글픈 사실은 우리 내부의 정치 역시 이 ‘극단주의’의 문법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를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섬멸해야 할 적군’으로 규정하는 증오의 언어는 임계치를 넘었다. 대화와 설득이 머물러야 할 공론의 장은 날 선 혐오와 물리적 충돌로 얼룩진 지 오래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정치의 본래 기능은 간데없고, 거친 함성만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정치학자 장훈 교수의 신간 《훌리건과 벌컨》은 바로 이 지점, 합리적이고 온건한 시민들이 왜 정치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민주주의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뼈아픈 진단이자, 나아갈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