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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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살기를 권합니다 리나 놈스 저 / 김미란 역 / 18,000원 / 한문화 포기하지도 않지만, 쏟아붓지도 않는다! 완벽주의의 덫에 갇힌 현대인을 위한 해방 선언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완벽함을 강요당하며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을 뿐 아니라 대충 사는 것으로 충분하다’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완벽주의는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오히려 번 아웃과 자기혐오를 부르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우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대충 살기’를 제안한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저자는 수많은 강의와 코칭 경험, 날카로운 통찰과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짊어지고 있던 ‘열심히, 잘, 완벽함’이라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경력 관리, 일상생활, 인간관계 등에서 자의 또는 타의로 완벽을 추구하느라 낭비한 시간과 노력을 알아차리고, 중요하지 않은 일은 과감하게 ‘대충’ 함으로써 진짜 전력을 다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아끼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대충 살기는 소극적인 포기가 아니라 삶의 우선순위를 지혜롭게 재정립하고 인간적인 삶의 기쁨을 되찾는 능동적인 전략임을 선언한다.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여자뮤지션 1~3 들개이빨 저 / 각 권 11,000원 / 아키노프 아이디어가 고갈된 만화가, 초장축제에서 꿈에 그리던 뮤지션을 만나다
『먹존는재』 이후로 그렇다 할 히트작이 없는 만화가 들빨개빨(본명 유유령), 신작 아이디어를 찾는 데 골몰하다 연애물에 도전하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인 리자드의 소개로 가사 전체가 고등학교 수학문제 풀이과정으로 이루어진 ★의 노래를 듣고 벼락같은 충격을 마주한다. 팬심으로 시작된 관심은 점점 커져만 가고 ★과의 만남을 통해 알지 못했던 감정의 세계에 눈뜬다.
만화가인 여자친구를 위해 무엇이든 내어주는 남자친구 리자드, 반면 대화만으로 시공간을 망각하게 하고 마음이 위험할 정도로 부풀어 오르게 하는 ★. 이런 존재의 등장 앞에, 리자드는 끝내 여자친구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 들빨개빨은 신작으로 연애물을 그릴 수 있을 것인가.“왜 연락 안 했어요” ★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졌다 ★과의 만남은 불가항력이었다. 들빨개빨은 오로지 그의 무대를 보기 위해 지방에서 열리는 초장축제와 짚신축제에 쫓아가고, ★의 음악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례한 언사를 내뱉는 청중을 향해 포효한다. 그러다 급기야 ★의 관계자가 되어 대기실까지 찾게 되고, ★은 들빨개빨과의 대화를 고스란히 담은 노래를 발표한다. 들빨개빨은 점점 그에게 빠져들고, 그들의 이야기는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이 전개된다. ![]() 정원에 묻은 것을 파내야 한다 사이토 미에 저 / 김영현 역 / 17,000원 / 다다서재 열네 살부터 내가 살아간 시간은, ‘말년’이었습니다.” ADHD+자폐스펙트럼+섭식장애+자살충동+백혈병... '죽고 싶다'와 '살고 싶다' 사이에서 써 내려간 가장 내밀한 기록 묻어둔 내면의 고통을 어떻게 꺼낼 것인가 어떻게 세계와 다시 만나, 살아갈 것인가 『정원에 묻은 것을 파내야 한다』는 ADHD, 자폐스펙트럼, 섭식장애,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 여러 질환과 장애 당사자인 저자가 반복되는 자살성 사고와 적응장애로 고통받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기록을 엮은 책이다. 자신에게 나타난 증상과 겪어온 일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1부와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면의 고통을 탐구한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투병기’나 ‘회복기’가 아니다. 끊임없는 자살 충동에 시달리면서도 모순투성이인 자신을 이해하려 하고, 자신에게 상처 입힌 세상과 대면하고자 하는 저자의 고백록은 뜻밖에도 생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가득 품고 있다. 저자는 자신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 문화의 힘, 사람의 길 구중서 저 / 19,000원 / 창비 실학의 정신부터 한강의 노벨문학상까지 K컬처의 화려한 비상을 가능케 한 단단한 뿌리를 찾아서
문단의 거목 구중서가 전하는 문화와 역사의 기록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하고 든든한 지혜 전세계가 한국 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K팝과 K드라마가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리고,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쾌거가 더해지며 K컬처는 명실상부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폭발적인 문화적 에너지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올해로 구순(九旬)을 맞은 한국 문단의 거목, 문학평론가 구중서가 펴낸 산문집 『문화의 힘, 사람의 길』(창비 2025)은 그 근원을 탐색하는 묵직하고도 흥미진진한 여정이다.
1963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래 60여년간 평론가, 시인, 화가로 활동하며 민족문학과 리얼리즘의 이론적 토대를 닦아온 저자는, 단순히 서재에 앉아 이론을 개진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 문화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발로 디디고 손으로 만지며 기록한 생생한 답사기이자 체험록이다. 삼국시대 역사적 격전지 기벌포, 학자들의 고장이자 분단 소설의 현장인 임진강, 제주4·3의 아픔이 서린 제주 중산간 지대, 『삼국지』의 영웅들이 활약했던 장강 삼협, 그리고 분단된 땅에 있는 평양 등까지. 저자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역사는 생생한 삶의 이야기로 되살아난다. 독자들은 마치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현장감 속에서 우리 문화의 깊은 뿌리와 저력을 자연스럽게 체감하게 된다.![]()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 백무산 저 / 13,000원 / 창비 “아무도 울지 않으면 광야는 열리지 않는다”
자성 없는 세계에 드넓게 울리는 경종 생의 근원에 닿는 가장 깊고 넓은 사유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노동시의 거목으로 우뚝 선 백무산 시인이 열한번째 시집 『누군가 나를 살아주고 있어』를 창비시선으로 펴냈다. 인생 70년의 연륜과 시력 40여년의 경륜을 고스란히 녹여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증언과 선언의 직설적 화법, 반어와 역설의 수사를 통해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고 자본주의 문명의 실상을 비판하는 공동체적 사유의 세계를 펼친다. 황폐한 자본주의 사회의 폐쇄회로를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력,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치열한 시 정신,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의 깊이가 돌올하다. “자기 시각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자기 논리”(도종환, 추천사)로 부조리한 현실의 정곡을 찌르며 “자본주의 사회의 출구 없음에 대한 냉철한 해부”이자 “기어코 출구를 찾아내려는 집념”(김명환, 해설)을 응축한 시편들은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우리의 정신을 일깨운다. ![]() 기억의 문법 박민혁 저 / 16,000원 / 에피케 "사랑은 때로,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구한다.” 〈담임과 제자〉, 〈나이 차 8살〉, 〈해외 생활〉
수많은 경계를 뛰어넘은 단 하나의 사랑, 그 끝까지의 기록. 누적 1,000만 뷰,
『기억의 문법』은 〈자기 서사〉를 회복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 요즘 사람들은 모두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살아간다. 각종 SNS에 보여지는 타인의 피드, 영상, 인터뷰를 보며 산다. 하지만 이 책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한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왔는가〉, 〈나는 왜 이렇게 사랑하는가〉를 묻고, 그 질문을 통해 자기 서사를 회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독자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결국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를 완벽히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을까?〉KBS 인간극장 〈나는 선생님과 결혼했다〉 화제의 실화 2024년 1월, 인간극장 〈나는 선생님과 결혼했다〉에 출연하며 누적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했던 박민혁·국혜민 부부. 많은 이들이 현실판 드라마 「로망스」라 부르며 설레고 응원했던 그들의 이야기. 그 감동의 기록이 이제 책으로 돌아왔다. 『기억의 문법』은 첫 만남부터 결혼, 육아,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오늘까지 사랑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가족을 만들어 가는지 진솔하게 그려낸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은 단순한 〈러브스토리〉에 머물지 않는다. 작가는 사랑, 성장, 상처, 번아웃, 가족, 양육이라는 삶의 다양한 층위를 〈관찰의 언어〉로 기록한다. 그는 말한다. “삶의 흔적이 녹아 있는 기억을 떠올리는 일, 그것의 문법이 있다면 사랑입니다.” 『기억의 문법』은 화려함보다 담백함, 감정의 과잉보다 절제된 묘사를 택한다. 독자는 책을 따라가며 한 남자의 마음이 어떻게 부서졌고, 어떻게 치유되었으며, 어떻게 또 다른 사랑으로 확장되었는지를 조용히, 그러나 깊게 경험하게 된다. 〈완벽주의자〉였던 한 청년이 사랑으로 길을 찾는 이야기 20-30대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산다. 〈잘 살아야 한다〉, 〈괜찮은 사람이어야 한다〉, 〈사랑받아야 한다〉는 압박이 일상처럼 따라붙는다. 이 책은 그 완벽주의의 기원을 추적한다. 〈사랑받기 위해 완벽하려 했던 아이가, 결국 자신을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서사를 통해 독자는 자신의 결핍과 회복의 서사를 그대로 투사하게 된다. 읽는 내내, 〈이건 내 이야기다〉라는 감정이 불쑥 찾아올 것이다. 마음을 가장 따뜻하게 적시는 현실 성장 에세이 ![]() 문학과사회 (통권 152호 (2025년 겨울호)) 문학과지성사 편집동인 저 / 18,000원 / 문학과지성사 ![]() 새로 쓰는 택리지 김동식 저 / 35,000원 / 푸른길 이중환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다 이중환이 쓴 『택리지』는 현대에 들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많은 책이다. ‘과연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이 책의 주제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택리지』라는 제목을 붙여 이러저러한 책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았던 내용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그간 나온 책들을 보면, 지역 탐방기 또는 답사기에 그치는 단순 지역 소개 책자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저자들도 지리학 전공과는 무관하다. 그러다 보니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이 생겨 구매했던 사람들도 읽고 나면 다소 공허함을 느낀다. 뭔가 읽기는 했으나 ‘무엇을 읽었지?’ 하면서 허탈해한다. 막상 남는 부분이 적은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중환이 핵심적으로 담고자 했던 지리의 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서일 것이다.
저자는 이중환을 그대로 따라간다. 『택리지』 목차인 서론(사민총론)-팔도론(팔도총론)-복거론(복거총론)-결론(총론) 순에 따라 서술한다. 복거론 안에 있는 가거지 4가지 기준인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도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 즉 『택리지』 목차와 내용 흐름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따라서 『택리지』를 따로 읽지 않더라도 마치 책을 본 것처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중환이 강조하는 지리의 힘을 지리적 맥락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이 새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을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저자는 지리학 전공자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그간 ‘택리지’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여느 책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다. 저자는 이중환 『택리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하겠다.이중환은 특정 고을을 마치 가본 것처럼 느끼게 할 만큼 정확하게 묘사한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 특정 고을에 대한 호기심, 가보고 싶다는 욕망, 다른 사람에게 널리 소개하고 싶은 욕구 등이 저절로 생긴다. 『택리지』 이전 지리지는 일반인의 관심을 자아내기에는 너무 밋밋했다. 관에서 국방과 통치 관점에서 편찬한 것이어서 위치와 거리 등 단순 정보 나열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①지리(地理), ②생리(生利), ③인심(人心), ④산수(山水) 등 ‘살기 좋은 곳(가거지, 可居地) 4가지 기준’에 따라 해당 고을을 소개하는 책이 나왔으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됐다. 선명하게 입체적으로 그 고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측면을 의미하는 생리를 별도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이중환이 얼마나 앞선 사람인지를 보여 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을 안 작은 마을에 불과했던 은진현 강경과 덕원군 원산촌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부분이다. 이 지점이 왜 이중환을 조선 최고의 인문지리학자라고 평가하는지를 말해준다. 이중환은 지리의 힘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 녹색평론 녹색평론 편집부 저 / 17,000원 / 녹색평론사 ![]() 1일 1페이지 날마다 육아 홍표선, 김진희, 이은주, 이미영 저 / 20,000원 / 케렌시아 "아이의 시간은 부모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간단히 할 수 있는 핵심적이고 실용적인 육아의 지혜
전·현직 유치원 교사이자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육아의 비법’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가?' 하는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좋은 추억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직장 일로 바빠서', '피곤해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내일로,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하지만 사랑하는 내 아이와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히 시간과 돈을 들인 선물이나 이벤트가 아니다. 바로 지금, 부모와 눈을 맞추며 마주하는 시간이다.
『1일 1페이지 날마다 육아』는 오랜 시간 동안 유아교육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와 함께해 온 전·현직 유치원 교사이자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축적한 육아의 지혜를 선별하여 담았다. 현장에서 느낀 많은 부모의 바람과 고민을 반영한 것은 물론, 전문가의 판단으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엄선했다. 이 책은 '말', '생활지도', '감정', '놀이', '그림책', '즐길 거리'라는 6가지 주제로, 매일 하나씩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핵심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특별한 준비도, 큰 계획도, 긴 시간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어제와 같은, 오늘과 같은 일상에서 틈틈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어느덧 아이와 좋은 추억이 쌓이고, 부모와 아이 모두가 함께 성장해 있을 것이다.![]() 커피 괴담 온다 리쿠 저 / 김석희 역 / 18,000원 / 열림원 나오키상, 일본 서점대상 동시 수상 작가, ‘노스탤지어의 마술사’ 온다 리쿠의 데뷔 30주년 기념 연작소설
“온다 리쿠의 괴담에 깔린 묘한 노스탤지어를 사랑한다.” -조예은 소설가
“괴담을 하고 있을 때의 독특한 친밀감이 좋아. ‘무섭다’는 감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일체감이 있잖아. 비즈니스를 뺀 일체감. 괴담만큼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한 화제는 없어.(…)” -본문에서“한낮의 웃음과 커피 향을 서서히 섬뜩한 전율로 물들인다.” -민규동 영화감독 일본의 오래된 카페를 오가며 펼쳐지는 오싹한 괴담 모임 '커피 괴담'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레코드 회사의 프로듀서 ‘쓰카자키 다몬’은 어느 날 교토에 있는 친구 오노에로부터 초대를 받게 된다. 푹푹 찌는 더위를 뚫고 교토의 한 오래된 카페로 향한 다몬은 그곳에서 오노에와 또 다른 친구 미즈시마와 조우한다. 오노에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카페를 순례하며 각자 알고 있는 괴담을 들려주는 모임, 일명 ‘커피 괴담’을 제안하고, 다몬은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아 귀를 기울이는데……. 오래된 카페의 고요한 시간, 낯선 기운이 깃든 순간들, 작가가 직접 겪고 들은 이야기들이 잔잔하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독자를 서늘한 세계로 이끈다. ![]() 나는 용서도 없이 살았다 이상국 저 / 13,000원 / 창비 “저녁이다 슬픔들아 어둠의 등에 업혀 집으로 가자”
지나온 삶을 향한 깊고 묵직한 성찰의 기록 삶의 비애와 슬픔을 품어 안는 웅숭깊은 위로 한국 전통 서정시의 맥을 이으며 시의 지평을 넓혀온 이상국 시인의 열번째 시집 『나는 용서도 없이 살았다』가 창비시선 528번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지나온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며 삶의 비의와 존재의 근원을 탐색하고, ‘시인’의 존재와 ‘시 쓰기’의 행위를 경유하여 시력 반세기의 시론과 인생론을 펼쳐 보인다. “오래 묵은 흙냄새와 살림살이의 낮은 물결 자국들”(장석남, 추천사)이 아로새겨진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을 더듬어 그 속에 스며 있는 오래된 기억과 삶의 진실을 담담히 길어 올리는 솜씨가 여전하다. 단아한 시 정신과 담백하고 진솔한 언어가 어우러진 이번 시집은 “시인으로서의 존재론을 탐색해가는 ‘시적 우보(牛步)’의 고유한 위의(威儀)”(유성호, 해설)와 도도한 기품이 서린 완미한 세계를 보여준다. ![]()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 김용만 저 / 12,000원 / 창비 “스스로 가라앉은 힘이 다시 일어서는 힘이었음을”
꾸밈없는 생활과 성찰이 자아낸 맑은 서정의 세계 소란한 세상에 건네는 흙의 언어를 배우는 시간 노동자이자 농민으로 “따사롭고 환한 시”(정우영 시인)를 지어온 김용만 시인의 두번째 시집 『기역은 가시 히읗은 황토』가 창비시선 529번으로 출간되었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등단 34년 만에 펴낸 첫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삶창 2021) 이후 4년 만의 신작 시집이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소박한 삶의 이모저모를 질박한 대지의 언어와 정겨운 토속어로 진솔하게 기록한 '산중 일기'를 들려준다. “읽을수록 마음이 맑아져오는”(김해자, 추천사) 순박하고 따뜻한 시집으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일깨우는 단정한 문장의 울림과 단형 서정시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91편의 시를 부 가름 없이 제목의 가나다순으로 실었다. 시집의 제목 역시 첫 시인 「가시」부터 마지막 시 「황토」까지 순순히 가닿는 시인의 담박한 언어를 담아냈다. 장식적인 삶 대신 생명을 기르는 노동을 택한 시인의 문장이 각박한 세상에서 길을 잃은 우리에게 깊은 평화와 위로를 선사한다. ![]() 모쪼록, 간결하게 김혜형 저 / 18,000원 / 마북 손수 만들고 스스로 해결하는 삶, 손노동이 되살려낸 물건의 쓸모와 인간관계의 온기를 담은 책. 기성품처럼 정형화된 일상을 보내는 대다수 도시민 독자들에게, 다른 삶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 넣을 것이다. 지구에 조금이라도 덜 부담이 되는 일상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 기업이 조장하는 소비 욕망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작은 것이라도 내 손으로 만들어 쓰며 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가닿고자 한다. ![]() 얽힌 생명의 역사 전방욱 저 / 19,800원 / 책과바람 《이기적 유전자》를 넘어, 생명을 정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위기의 시대, 생명의 그물을 다시 묶다
기후 위기·팬데믹·생태계 붕괴가 일상이 된 시대, 우리는 더 이상 생명을 “유전자가 이끄는 기계”로 설명하는 오래된 틀만으로는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생명과 환경, 인간과 비인간, 개체와 공생체는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수십억 년 동안 만나고 협력하고 포섭하고 뒤얽히며 함께 진화해 온 존재다.
이 책은 생명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빚어지는 과정이며, 우리가 지구에서 살아남는 길은 생명을 잘 돌보는 법을 넘어 다음 만남의 장을 더 잘 꾸리는 일임을 감동적으로 일깨운다. ‘개체는 곧 공생체’라는 명제를 중심에 두고, 인간과 지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시대적 필독서다.전방욱 교수의 《얽힌 생명의 역사》는 근대적 생명 이해를 지배해 온 유전자 중심주의를 넘어, 생명을 관계적·과정적·행성적 현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빅뱅에서 원소의 탄생, 최초의 세포, 공생 발생, 다세포 생물의 등장, 인체와 미생물의 만남, 후성유전학의 발견, 가이아의 작동 방식까지, 생명의 역사를 단선적 진화가 아닌 억겁의 얽힘과 공동생성의 역사로 재구성한다. ![]() 사회적 대화의 실제, 타궁Tagung 강원용, 에버하르트 뮐러, 베르너 짐펜도르퍼, 박승관, 김홍우, 박명림 저 / 15,000원 / 여해와 함께 “우리는 지금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분열과 대립을 넘어,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그 오래된 새길을 향해.
크리스챤아카데미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판 『사회적 대화의 실제, 타궁Tagung』 발행 현재의 한국 사회는 이중 과잉을 앓고 있습니다. 박명림 교수는 이를 “정치 과잉과 진영 과잉”으로 진단하고 심화되는 과잉이 불러올 비극에 대해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박승관 교수의 지적대로 붕당으로 나뉜 채 양 극단으로 분리되어 병들어가면서 해체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참담할 지경입니다. 누구나 그 참담한 현실 앞에서 절망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홍우 교수는 그 본질적인 문제를 사회적 언어, 즉 ‘말’에서 찾습니다. 소유의 우월성에 붙들린 언어가 소통의 우선성을 위한 언어를 압도하는 우리 사회의 현상이, 대립과 반목을 심화시킨다는 분석입니다. 동양적 사고로 풀면, 먹는 입이 말하는 입에 우선하기에 생기는 병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통 지향의 언어는 언제 다시 우리에게 찾아올까요.
따라서 정치 과잉과 진영 과잉의 심화에 따른 대립과 반목으로부터 우리를 지켜내, 미래 지향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건전한 문명 사회를 꿈꾼다면, 우리는 진지하게 ‘대화’로 복원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35년 전에 발간된 『대화 공동체』의 개정판을 크리스챤아카데미 60주년을 기념하는 이 시점에 발행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원래 이 책은 초판 서문에 여해 강원용 목사님이 밝혔듯이, 1990년 크리스챤아카데미 25주년을 기념해 ‘대화 운동’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그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대화 운동’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미래지향적으로 확인하고자 출간된 책입니다. 여기에는 대화 운동의 사상적 배경과 실천적 목표 등이 정리되어 있으며, 독일 대화 운동의 권위자인 에버하르트 뮐러 박사가 쓴 대화의 실무적 방법론이 포함되어, 대화 운동의 이론과 실제를 겸비하고 있습니다. 대화 운동 60주년을 맞이해 이 책을 새롭게 꾸미면서 베르너 짐펜도르퍼의 실무적 조언과 더불어 3부를 따로 두어 ‘대화 운동’ 복원의 필요성과 시급성을 요구하는 세 분 석학의 글을 싣습니다. 「한국 사회에서의 ‘민주적 대화’의 실종과 복원의 과제」를 다뤄준 언론학자 박승관 교수는 특히 우리 사회의 언론의 역할과 책무에 대해 성찰하고 있으며, 「정치는 소통이다」를 쓴 학술원 회원인 김홍우 교수는 말(언어)이 가지는 소유 지향성과 소통 지향성의 특징에서 오늘 정치적 언어에 대한 자기반성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또 박명림 교수는 「대화와 대화민주주의」에서 대화만이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거의 유일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진정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사실, 그 해법이자 크나큰 전범을 우리는 이미 우리 안에 가지고 있습니다. 1965년 출범하여 그간 한국 사회 발전에 힘써온 크리스챤아카데미의 ‘대화모임’은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의 사회, 정치, 종교, 세대, 여성, 인권, 노동 등 여러 당면 과제를 ‘지성’과 ‘삶의 자리’에 기반해 ‘대화와 숙의’로 풀어냈던 역사적 경험과 성취였습니다.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첫 대화모임은 6대 종단 지도자들이 모인 종교 간의 대화였습니다. 종교 간의 대화를 시작으로 대화 운동은 한반도 평화, 민주화, 인간화, 양극화 해소, 녹색화, 중간 집단 형성 등을 주제로 대화모임(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과 교육적 대화(수원 내일을 위한 집)를 이어갔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가 짧은 기간 동안 고도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민주 사회를 성취한 것은 이와 같은 인간화와 평화를 지향하며 대화 민주주의의 실현을 목표로 시민 사회를 지키는 민주적 토대를 형성하는 데 시대적 소임을 다해온 지속적인 대화 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 이 얼마나 멋진 배움이었나 이정자 저 / 18,000원 / 여해와 함께 “한국 여성 운동의 요람이자 가장 선명한 발자취” 크리스챤아카데미 창립 60주년 기념,
한국 여성 인간화 운동의 발자취를 세밀한 기록으로 남겨. 기획의 말
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현대 한국 여성 운동사의 특별한 장면과 그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의 유교적 사회에서 반세기 만에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이만큼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강원용 목사와 크리스챤아카데미의 숨은 노력이 배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1969년에 ‘여성자원의 개발’을 시작으로 1971년의 ‘모자복지사업 문제’, 1972년의 ‘여성고등교육 문제’, 1973년의 ‘현행 가족법 개정 문제’ 등의 대화모임이 모두 그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되었으며, 1973년부터 수원의 사회교육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여성사회교육도 모두 ‘머슴’의 위치에 놓여 있는 여성의 인간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이렇듯 아카데미가 그동안 기울여왔던 여성인간화운동은 마침내 유엔에서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선포하면서 완고한 한국 땅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번지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74년 8월 사회교육원에서 실시한 한국 여성지도자 모임에서 이루어진 과제추진위원회의 활동은 사실상 한국 땅에 여성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하나의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이러한 준비와 토대 위에서 1975년 ‘중간집단교육’ 여성사회 부문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주지하다시피 그 프로그램은 향후 한국 사회 여성 운동의 전방위적인 요람이 되어주었습니다. 크리스챤아카데미는 1965년 출범해 올해 6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크리스찬아카데미의 활동과 운동에 힘입어 한국 사회는 고도의 경제개발 속에서도 민주적 사회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담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개발도상국이었던 한국의 사회, 정치, 종교, 세대, 여성, 인권, 노동 등 여러 당면 과제를 ‘지성’과 ‘삶의 자리’에 기반해 ‘대화와 숙의’로 풀어냈던 역사적 경험과 성취였습니다. 크리스챤아카데미 운동은 인간화, 양극화 해소, 민주화, 중간집단 형성, 한반도 평화, 녹색화 등을 주제로 대화모임(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과 교육적 대화(수원 내일을 위한 집)를 이어갔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가 짧은 기간 동안 고도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민주 사회로 진입한 것은 이와 같은 인간화와 평화를 지향하며 대화 민주주의의 실현을 목표로 시민 사회를 지키는 토대를 형성하는 데 시대적 소임을 다해온 대화 운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이때, 항상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며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분야는 바로 ‘여성’이었습니다. 1980년대 초반에 태동한 진보적인 여성운동과 그 이후로 이어져온 여성의 권익 보호, 불평등한 제도의 개선 등은 이와 같이 크리스챤아카데미 여성사회교육과 이 교육에서 배출된 인력에 체화된 인간화 이념에서 절대적인 추동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가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1965년 이뤄졌던 첫 여성 대화 모임의 주제가 ‘한국 근대화와 여성의 역할’이었고 한국 여성의 경제적인 독립, 여성 유권자의 참여의식, 가정 및 사회에서의 념녀평등의 실현 등을 논의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 짧은 시간에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낸 수많은 여성 활동가들의 노력을 우리는 한번쯤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현장에서 한 생을 바쳐 뛰었던 생생한 산 증인입니다. 현재 여성정치포럼 대표와 여해여성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자 선생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다방면의 전문성을 갖춘 시민사회 리더로서 여성단체, 환경단체,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민간영역에서 헌신적 봉사를 해오셨습니다. 선생은 특히 아카데미 여성사회 스태프로 여성 운동의 경력을 시작해 많은 교육생을 만났고, 여성사회연구회, 여해여성포럼, 그리고 아카데미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생들과 함께 일하고 조우하면서 지금까지도 아카데미를 떠나지 않고 있는 현역입니다. 이 책은 사료이자, 새로운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 작은것이 아름답다 286호: 디지털 삶 인공지능 사회 윤경은 저 / 15,000원 / 작은것이 아름답다 생태환경잡지 <작은것이 아름답다>가 제안하는
생태적인 디지털 문해력‘인공지능 시대, 좋은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생태환경문화잡지 <작은것이 아름답다> 286호는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디지털’을 주제로 다룹니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 서비스 시작 시기, 2012년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로그아웃요일’ 특집에서 일찍이 디지털 사회에 대한 성찰을 담은 바 있습니다. 13년이 흐른 한국 사회는 ‘디지털 전환’ 목표 아래 사회와 삶의 모습이 급격히 달라졌고, ‘디지털 폭식 사회’를 돌아볼 사이도 없이 ‘인공지능’ 사회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술낙관주의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서 생태와 기술, 사람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인공지능 사회 문턱에서 좋은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작은것이 아름답다’가 던지는 질문에 기술과 사람의 공존을 탐구해 온 열 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