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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뉴스

12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0-12-04
조회수
2221
 

시작하는 사전 : 앤솔러지 시집

강지이,김기형,김지연,남지은,노국희 저 외20명 / 13,000원 / 창비

당신의 시는 어떤 단어에서 시작하나요
시작始作하는 시인들의 시작詩作하는 사전

저마다의 색과 온도로 생생하게 출렁이는
신인 시인 스물네명의 신작시, 그리고 시가 된 단어


2019년 〔문학3〕 웹페이지에서 선보였던 시 연재 ‘시작하는 사전’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연재 당시 첫 시집을 내지 않은 신인 시인 스물네명이 신작시 두편과 함께 각 시의 키워드가 된 단어를 꼽고 그 단어를 시인만의 신선한 시각으로 다시 정의 내린 기획이다. 한권의 ‘사전’으로 연재를 다시 묶으며 단어를 중심으로 시를 읽을 수 있도록 했고, 단어 ‘찾아보기’와 새로운 형식의 ‘작가 소개’ 등 다른 읽을거리를 더한 독특한 콘셉트의 책이다. 갓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들이 모인 만큼 지금 가장 새로운 개성이 고스란히 담긴 한편, 수록 단어와 정의 역시 일상 속에 숨겨진 세계를 열어젖히며 또 한편의 시처럼 다가오는 매력으로 빛난다. “오로지 시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이런 사전”(발문, 안희연)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추천사, 황인찬)이다.

 


새버스의 극장

필립 로스 저 / 정영묵 역 / 22,000원 / 문학동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가
익살과 역설, 외설로 그려낸 죽음 그리고 생명력!
필립 로스가 가장 아끼는 작품
1995 전미도서상 수상 | 1996 퓰리처상 최종후보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의 장편소설 『새버스의 극장』이 출간됐다. 필립 로스가 『미국의 목가』와 더불어 자신이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이 소설은 1995년 전미도서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데뷔작 『굿바이, 콜럼버스』 이후 필립 로스에게 두번째 전미도서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고, 이듬해 퓰리처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이 책의 주인공 새버스는 죽음과 생명이 있는 그대로 외설적으로 드러나는 듯한 인물, 평범한 삶을 규정하는 어떤 범주로도 포착할 수 없을 것 같은 인물로, 소설은 새버스가 스스로 죽을 자리와 묻힐 자리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이 책을 쓸 때 가장 자유로웠다. 그것이 바로 소설가로서 작품을 쓸 때 기대하는 것이다. 작가 자신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 거리낌과 속박에서 벗어나 기억과 경험과 삶의 저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독자를 설득할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 - 필립 로스

오십대에 심장에 문제가 생기며 죽음의 압박을 받던 필립 로스는 육십대에 접어들어 건강을 회복한 후 왕성하게 소설 집필에 매달렸고, 그 창조적인 시기 초반의 결과물이 바로 『새버스의 극장』이다. 그래서인지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소설에는 오히려 압도적인 생명력이 가득하고, 어떤 속박에서 벗어난 듯 자유로움과 강렬한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필립 로스가 만들어낸 “가장 훌륭하고 격렬한 창조물”([피플]) 미키 새버스는 독자에게 충격과 유쾌함과 불편함을 동시에 선사하고, 그렇게 필립 로스는 다시 한번, 엄청난 기량과 예술적 기교로 거장의 솜씨를 발휘하며 “놀랄 만한 문학적 성과의 정점에 선 작품”([퍼블리셔스 위클리])을 선보인다.
 



동행

최윤 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2020년 이효석문학상 대상 수상작 수록
서로가 서로를 끌어안는 동행의 힘!


5월 광주의 비극을 다룬 작품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1988)를 발표하며 “가장 뛰어난 증언의 문학”(김병익 문학평론가)이라는 수사와 함께 등장한 최윤의 신작 소설집 『동행』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작가는 「회색 눈사람」으로 동인문학상을, 「하나코는 없다」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 책에 수록된 소설 「소유의 문법」으로 2020년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유의 문법」은 ‘나’가 은사 P의 배려로 딸아이 ‘동아’와 함께 은사의 전원주택에 들어가 살며 목격한 시골 마을 주민들의 탐욕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유와 탐욕의 시스템에 길들어 ‘이 세상에 올바른 모습으로 거하는 법’을 잊어가는 현대인에게 ‘소유의 문법’을 뛰어넘는 뜨거운 생의 진실을 깨우치는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되었다.

전작들에서 역사와 시대의 갈등을 온몸으로 겪었던 작중인물들이 중심이었다면, 작가의 근작은 좀더 일상에서 발생하는 각기 다른 모습의 아픔에 주목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은 삶의 고통은 그들의 신체에 증거물처럼 남아 과거의 상처를 현재로 불러들인다. 최윤은 아픔 가운데 ‘겨우’ 유지되고 있는 인물들의 삶을 파헤치기를 거부하고 되려 지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맞아들임으로써 어떻게 우리가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을 수 있는지에 관한 답을 보여준다. 재난이 일상이 되어버린 2020년 현재에 우리는 줄곧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 수도 없이 묻곤 하지만,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결론이 언제나 서로가 서로를 돕는 연대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작가의 응답과도 같다.

어느 반항의 사춘기, 가출을 할 생각으로 기차를 타고 이 부근을 지나쳐, 당시의 세상 끝인 동해안까지 갔습니다. 그 해안 도시의 한 책방에서 시집을 몇 권 사들고 여관방에서 하룻밤을 지냈습니다. [……] 이것이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가출이지만, 맘속으로 저는 늘 가출 중입니다. 제게 제공된 경계를 떠나고 있습니다. 제가 넘어온 곳의 풍경을 바라봅니다. 그때서야 왜 그랬는지가 보입니다. 더 잘 보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감히 문학을 위해서 그랬습니다.
―최윤, ‘2020 이효석문학상 수상 소감’ 중
  



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

박초이 저 / 14,000원 / 문이당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주 특별한 시대를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닥친 코로나19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무너뜨리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요구하고 있다. 이 혼돈과 혼란의 시기에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는 박초이 장편소설『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간호사들로 구성된 혈액원 출장팀이 군 장교 별장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출장팀은 폭설로 인해 별장에 갇히게 되고 뉴스에서는 필리핀의 치커 섬에서 시작된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발견됐다고 보도한다.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 화자 장호의 마지막 드로잉

장호 저 / 20,000원 / 창비

“희망이 내 안에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그린다. 오늘도 그릴 것이다.”

2014년 타계한 화가 장호의 그림 에세이 『나를 닮지 않은 자화상: 화가 장호의 마지막 드로잉』이 출간되었다. 2013년 5월 구강암 판정을 받고 이듬해 6월 세상을 떠나기까지 화가가 일 년여간 투병하며 그리고 쓴 드로잉 116점과 일기 16편을 모아 시간순으로 엮었다. 한 사람이 죽음을 예감하고 수용해 가는 과정, 생의 마지막에 발견한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이 담겼다. 수술로 얼굴의 일부를 잃어버린 자화상,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 간호하다 잠든 아내의 뒷모습을 그리며 슬픔과 고통을 드러낸 그림도 있으나 그보다 많은 그림이 사랑하는 마음, 잊지 말아야 할 순간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그려졌다. 책에 실린 대부분의 그림이 병상에서 그려졌기에 다색 볼펜과 붓펜 등 단출한 재료로 표현되었지만 화가의 공력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펜을 쥐고 사투하며 마지막까지 그리는 이로 남아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한 화가의 간절함, 죽음을 앞두고도 생의 기쁨과 소중함을 찾고자 한 인간의 노력이 선명한 진동으로 독자의 가슴을 두드린다.
 



젠가 

정진영 저 / 13,500원 / 은행나무

“붕괴를 예감하지만 그것이 언제, 누군가에 의해,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_장강명(소설가)

황정민·윤아 주연 JTBC [허쉬] 원작 소설가 정진영 신작 장편 출간


일상의 은밀한 권력 시스템과 그 폭력성을 다룬 소설 『침묵주의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비리를 폭로하고, 동조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에 천착했던 작가 정진영. 2018년 또 다른 대형 사회파 소설가의 등장을 알렸던 그가 기자 출신다운 날카롭고 명징한 시선으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낱낱이 파헤치는 신작 장편소설 『젠가』로 돌아왔다.

『젠가』는 기업과 언론 간의 긴밀한 유착 관계, 공공연한 접대 문화와 위계를 이용한 상사의 성추행,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덮는 데 혈안이 된 사회 시스템 등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하지만 은밀하게 숨겨져 있어 그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지뢰 같은 비리들을 영리하게 고발하는 소설이다. 배경은 가상의 중도시 고진. 도시의 규모에 비해 큰돈이 오가는 곳. 이곳에 위치한, 전선 업계에서는 나름의 탄탄대로를 걸어온 내일전선은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미래전선의 계열사이다.

하지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언론사 기자들마저 쩔쩔매게 하는 권력과 자본을 가지고 있고, 업계 최고의 연봉을 자랑하는 이곳도 실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대놓고 남성 직원들을 우대하는 사내 분위기, “고진에서 태어나 고진에서 학업을 마친 사람이 조직에 충성할 확률이 높다”는 다소 뜨악한 이유로 ‘고진 순혈주의’를 은밀히 수행하고 있는 임원들. 하지만 부당함의 온상인 그들의 순결한 제국에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정진영은 치밀한 취재로 정교하게 쌓아올린 ‘젠가’ 위에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물들을 배치해 한 편의 살아 있는 부조리극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거대 조직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연대하고 일상을 지킬 힘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나아가 한 회사에서 시작된 부조리가 결국 한국 사회 전체를 관통하고 있음을 정밀하게 고발하며 ‘부조리의 부조리’를 시사한다
.
 


있는 그대로 : 살아있음에 대한 단상

정범석 저 / 14,500원 / 다락방

나답게 사는 삶,
있는 그대로의 삶


첩첩산골에서 태어난 저자는 공부를 하여야 할 나이에, 일찍부터 일을 해야 했다. 막노동을 비롯하여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았고 한때는 유럽과 미국 등 낯선 곳에서 장기간 머무르며 맨몸으로 동분서주하기도 했다. 이 책은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돈, 권력, 명예 등 세상적 가치나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오면서 삶의 현장에서 저자가 발견한 나만의 행복, 나답게 사는 길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오직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찾아서 [있는 그대로] 나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들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려고 노력하는 속에 행복이 숨어있다고 한다. 저자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행복했다고, 모든 것이 고마웠다고, 지금도 감사할 일이 자꾸만 많아져서 걱정이라며 미소 짓는다. 마음으로 전해질 그의 삶이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진 것이 없어서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혹여 못 배웠다고 주저앉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숨이 쉬어지는 쉼이 되면 좋겠습니다.
 



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저 / 김희용 역 / 16,800원 / 창비

임신은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다,
당신이 규칙을 따르기만 한다면.

비밀 대리모 시설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본격 임신·출산·육아 스릴러

오프라 윈프리 강력 추천, 『타임』 선정 ‘꼭 읽어야 할 책’


“라모스의 데뷔작은 이보다 더 시의적절할 수 없을 정도다.”
―『오(O), 디 오프라 매거진』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과 루시 리우, 연일 화제를 뿌리는 스타 커플 킴 카다시안과 카니예 웨스트, 팝 스타 엘튼 존과 리키 마틴. 유명 스포츠?팝 스타들, 친숙한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은 이제 더이상 놀라운 뉴스거리도 아니다. CNN 간판 뉴스 앵커 앤더슨 쿠퍼는 지난 5월 생방송 도중에 대리모를 통한 득남 사실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급성장한 인도,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저개발국가와 대리모 사업이 합법인데다 심지어 권장되기까지 하는 우크라이나 등 구 동구권 국가들의 ‘대리모 산업’이 언론들을 통해 알려지며 격렬한 논쟁을 낳고 있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대리모 출산에 관한 윤리적 논쟁의 한가운데에서 가상의 대리모 시설을 소재로 삼아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서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베이비 팜』이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소설 속 ‘골든 오크스 농장’은 뉴욕주 북부의 한적한 전원에 자리 잡은 대리모들을 위한 최고급 리조트다. 전담 의사, 간호사, 영양사, 마사지사, 트레이너, 그리고 대리모인 ‘호스트’들을 돌본다는 미명하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코디네이터 들이 상주한다. 선발된 호스트들은 9개월간 자신의 몸을 빌려주는 대가로 매월 돈을 받고, 무사히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경우 궁핍한 삶을 완전히 바꿔줄 거액의 보너스를 보장받는 계약을 맺는다. 베일에 싸인 고객들은 최상위 부자들이다. 이곳에 들어온 가난한 필리핀 이민자이자 싱글맘인 제인, 그녀의 룸메이트인 순진한 백인 이상주의자 레이건, 골든 오크스를 총괄하는 중국계 혼혈인 메이, 제인의 나이 많은 사촌이자 20년 넘게 신생아 보모 일을 해온 아테까지 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네 여성 인물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금융 영업 트렌드 2021

권인규,김승동,이동재,이종헌,정성훈 저외1명 / 17,000원 / 한월북스

금융 영업의 위기는 팬데믹뿐만이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와 금융 산업의 지각 변동에 대비하라!
2021년을 기회의 해로 만들어 줄 뉴노멀 영업 전략 가이드!

2020년은 한마디로 '거리 두기'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신종 바이러스는 일상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변화의 칼바람은 금융 영업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미 IFRS17, 4차 산업혁명, 저금리, 고령화 등 수많은 악조건을 견디던 금융 영업인에게 코로나19는 더없이 가혹했다. 언택트로 대표되는 비대면 활동은 새로운 일상, 즉 뉴노멀이 되었다. 대면 접촉을 외면하기 힘든 영업인에게는 큰 위기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21년 금융 영업의 근본적인 위험 요인은 팬데믹이 아니다. 코로나19는 그동안 서서히 진행되던 변화의 속도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틈을 만든 것은 코로나였지만, 진짜 무서운 변화는 기술에서 시작되었다. 거대 IT기업들이 보험업 진출을 꾀하고 있고, 금융 플랫폼이 제공하는 보장분석 프로그램은 이미 설계사의 상담보다 객관성이 뛰어나다.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거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2021년에는 금융 산업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변화의 폭도 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영업 방식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에 맞춘 새로운 영업 전략이 필요하다.

『금융 영업 트렌드 2021』은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 보고 금융 영업인이 준비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금융 영업 현장에서 근무하며 꾸준히 내공을 쌓아 왔다. 오랜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를 가진 전문가들이다. 물론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면 다른 사람보다 멀리 내다볼 수 있다는 뉴턴의 말처럼, 이 책의 저자들이 설명하는 트렌드와 전략을 참고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악마교수와 전설의 의대생

김명주 저 / 13,000원 / 청어

가혹한 악마 교수와 집념의 학생.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웠으며 최후의 승자는 누구인가?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슬라보예 지젝, 이택광 저 / 14,000원 / 비전 C&F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 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 AC, 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다.
_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


‘이 상황이 언제쯤 끝날까?’ ‘백신은 언제 나올까?’ 질문을 던지던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상황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아’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말처럼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로 나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래가 어떠할지 확신할 순 없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내일이 우리가 살아온 어제와는 분명히 다르리라는 사실이다. 77억 인류는 문명사적 대전환점 앞에 서 있다. 혹자는 이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까지 말한다.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만큼이나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이 멈추어버린 것을 한탄하며 방황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간 낭비일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코로나 이후를 예비하고 출구전략을 짜는 것이 조금이나마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음식 철학 : 맛의 의미, 페미지즘과 어떻게 연결될까

캐롤린 코스마이어 저 / 권오상 역 / 35,000원 / 헬스레터

미국·영국 대학의 20년간 음식 철학 고전
왜, ‘맛의 의미 만들기’ 음식 철학인가?
먹방, 쿡방의 푸드 포르노 벗어날 시그널


“아리스토텔레스가 요리를 했더라면?”

인류의 사회적 사고(思考)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크게 진보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음식 철학]에 그를 불러왔다. ‘만약 (그가) 요리를 했더라면, (음식에 관해) 많은 글을 썼을 것’이고, [음식 철학]의 학문적 위상도 확 바뀌었을 것이다. 음식을 페미니즘 연결 고리로 파헤쳤던 소르 주아나(1648~1695년)의 주장이다.

『음식 철학_ 맛의 의미, 페미니즘과 어떻게 연결될까』(원제: Making Sense of Taste -Food and Philosophy, 헬스레터, 3만5,000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계몽주의 시대의 칸트와 헤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서양 철학사에서 ‘음식과 감각’, ‘맛과 쾌락’의 연결고리로 페미니즘 시각에서 음식철학의 체계를 세운 음식인문학 고전서이다.

저자인 캐롤린 코스마이어 교수는 미학과 페미니즘에 빼어난 학문적 성과를 이뤄낸 학자이다. “젠더적 추론으로 볼 때, 플라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형이상학적 범주의 근본 토대에 여성과 남성을 적대적 대립관계로 만들어 놓은 오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서양의 지적 전통에 남성은 우월한 존재이고, 여성을 폄하하는 철학적 주제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남아 있다.

철학 교수인 캐롤린 코스마이어(뉴욕 주립대, 버펄로)는 맛은 쾌락과 여성을 은유하는 매우 잘못된 시각을 젠더적 사유로 통찰하며, 음식철학 교과서를 집필했다. 20여 년 전에 집필했지만, 지금도 미국과 영국의 각 대학에서 음식철학 교과서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음식 담론에서 처음 만나는 ‘음식철학서’이다. [음식 철학]은 먹방과 쿡방의 푸드 포르노, 맛과 가격 중심의 맛집 소개, 칼로리에 집중했던 산업화 시대 패스트푸드가 음식담론을 주도했던 시대에서 벗어날 시그널로 받아 들어진다. 음식을 미학적 관점과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다른 시간, 다른 배열

이성미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인간을 앞서는 예술, 그 세계는 끝났다.”
『칠 일이 지나고 오늘』의 저자 이성미 7년 만의 신간


2020년 문학과지성사의 마지막 신간 시집은 이성미의 『다른 시간, 다른 배열』이다. 시인은 2001년 실험적인 상상력과 전복적이면서 경쾌한 문법을 선보이며 등장한 이래, 두 권의 시집을[『너무 오래 머물렀을 때』(2005), 『칠 일이 지나고 오늘』(2013)] 출간한 바 있다. 이 책은 7년 만의 신간으로 그의 시집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즐거운 연말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이번 시집은 2014년부터 근래에 걸쳐 씌어진 시들을 묶었다. 1, 2부에서 낯선 체험과 감정, 또는 시간의 공간화 등의 주제에 집중하는 데에 반해 3, 4부는 현실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촉발된 고민이 담긴 시들로 채워졌다. 특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성미는 “2016년 10월, 내 마음속에서 시가 죽은 달이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시를 쓸 때의 “하얗고 보드라운” 마음이 죽었다(「뒤표지 글」)는 단언과 함께 시집의 후반부는 화자의 흔들리는 내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2016년 10월 이전과 이후의 시들이 함께 수록된 이 시집은 시인이 오래 집중해온 기존의 시적 주제와 동시에 앞으로 어디로 향하게 될지 모르는 무정형의 에너지가 함께 존재하는, 그야말로 “다른 배열, 다른 시간” 속에 놓여 있다.
 



소설 보다 : 겨울 2020

이미상. 전하영 저 / 3,500원 / 문학과지성사

새로운 세대가 그려내는 겨울의 소설적 풍경

독자에게 늘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전하는 특별 기획, 『소설 보다: 겨울 2020』이 출간되었다. [소설 보다]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계절마다 엮어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로 2018년에 시작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삼는다.

지난 2년간 꾸준히 출간된 [소설 보다] 시리즈는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물론 선정위원이 직접 참여한 작가와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매 계절 간행되는 [소설 보다]는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독자를 가장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다.

『소설 보다: 겨울 2020』에는 2020년 가을 ‘이 계절의 소설’ 선정작인 이미상의 「여자가 지하철 할 때」, 임현의 「거의 하나였던 두 세계」, 전하영의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총 3편과 작가 인터뷰가 실렸다. 선정위원(강동호, 김형중, 우찬제, 이광호, 이수형, 조연정, 조효원)은 문지문학상 심사와 동일한 구성원이며 매번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작품을 선정한다. 심사평은 문학과지성사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도서는 1년 동안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우다영 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어떤 이야기에도 끝은 없어요.
분명히 다른 곳으로 이어진 길이 있죠”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미로 속
아름답게 펼쳐지는 영원의 순간들


세련된 문체와 신비로운 형식으로 주목받아온 우다영의 두번째 소설집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문학과지성사, 2020)이 출간되었다. 2014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첫 소설집 『밤의 징조와 연인들』을 출간한 이후 2년 만의 신작이다. 2019년 여름 이 계절의 소설로 선정되었던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과 2020년 현대문학상 후보작이었던 「창모」 등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이 세계를 논리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무수한 우연의 집합으로 묘사해온 우다영은 이번 소설집에서 다양한 시공간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로처럼 엮어 또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형상화한다. 이곳과 저 너머의 “세계가 이어져 있고” 그 경계가 “눈꺼풀 한 겹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매혹적인 이미지와 몽환적인 전개 방식으로 그려낸다(「해변 미로」). 그러므로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을 읽는 일은 눈을 감아야만 들여다볼 수 있는 세계의 이면을 작가의 섬세하고 지적인 문장을 따라 경이롭게 감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곳의 현재뿐 아니라 다른 곳의 과거와 미래까지 두루 조망하며 삶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획득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앨리스 앨리스 하고 부르면 초대된다. 우리는 기쁘게 입장한다. 그리고 밤으로, 밤 너머의 밤으로 진입한다. 끝나지 않은 밤이다. 책을 덮어도 끝나지 않을 밤이다. _한유주(소설가)

우다영의 소설이 매혹적인 이유는 우리가 지각할 수 없는 삶의 순간들을 아름답고 충실하게 그려내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무한한 가능성에 일순간 아득함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것들이 연결되어 탄생한 하나의 세계는 우리에게 놀라운 경이감을 선사한다. _조대한(문학평론가)
 



모든 것은 영원했다

정지돈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이 소설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증언이다”

어제를 보여주는 미래의 책 또는 오늘을 사유하는 어제의 책
인용과 질문과 농담과 아이러니로 연결되는
정지돈이라는 소설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작가 정지돈의 장편소설 『모든 것은 영원했다』가 출간되었다. 다양한 장르를 끌어들여 소설의 지평을 확장시켜온 정지돈은 첫 책 『내가 싸우듯이』부터 최근작 『농담을 싫어하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흡수한 텍스트에서 사실을 차용해 새로운 글로 탄생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는 한때 미국 스파이로 오인 받던 공산주의자 현앨리스의 아들인 실존 인물 ‘정웰링턴’의 삶을 주축으로 삼는다. 정지돈은 건조한 정보에 풍부한 허구를 뒤섞고 필연과 우연, 회의와 믿음을 오가는 진지한 담론에 실없는 농담을 교차시키면서 정웰링턴과 그 시대 사람들에게 지면을 내어준다. 흩어져 있던 이미지, 자료와 텍스트가 정지돈을 경유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인용과 질문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이 지적인 책을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통해 생각”하며 보내진 편지? 정지돈이 큐레이팅한 전방위 네트워크? 작가는 아마도 특유의 방식대로 응수할 것 같다. 제 소설 “전체를 통칭할 수 있는 말은 없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니콜라 레). 무엇이라 부르든, 지나간 세기의 기록이 어떻게 오늘 우리의 현실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모색하는 그의 접근 방식에 동참해보기에 적절한 연말이다. 『모든 것은 영원했다』 속 겪어본 적 없는 그리운 세계를 방 안에서 경험해보기 바란다.

라파엘 히슬로다에우스. “허튼소리를 퍼뜨리는 사람” 혹은 “무의미한 것에 박식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토마스 모어가 이 안내자의 설명과 함께 독자를 데려간 곳이 바로 「유토피아」였다. 무의미의 감각과 유토피아의 감각을 결합할 줄 아는 사람들이 좀더 많아져야 한다. 내가 늘 신기해하고 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인간이란 자기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들에조차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나는 그 능력이 인간다움을 측량하는 중요한 척도 중의 하나라고 주장하고 싶다. 김수환(한국외대 교수, 러시아 문학 연구자)

 


유럽식 독서법

김속 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세계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소설적 실험으로 구현해내는 김솔의 세번째 단편집 『유럽식 독서법』(문학과지성사, 2020)이 출간되었다.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표제작인 「유럽식 독서법」을 비롯해 총 여덟 편의 수록작 제목 앞에는 소설의 배경이 된 국가명이 제시된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서 그리스와 알바니아까지 동서를 가로지르는 유럽이 이번 소설집의 주 무대이다. 김솔은 유럽의 전형적 낭만 이미지를 걷어내고 유색인, 이주노동자, 빈민 등의 차별 문제를 다양한 신화나 종교적 소재와 연결하여 여러 갈래의 서사로 구현한다.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유럽을 낯선 방식으로 직시하도록 하지만 결국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유효한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이야기한다. 부정과 불행을 불쾌하지 않은 유머로 풀어내며 끝내 희망의 자리를 짐작하게 하는 김솔 소설의 힘이, 겨우내 집 안에 갇힌 우리에게 새로운 봄을 상상하게 해주리라 기대한다.

“오랫동안 전 소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작가가 되어 어쭙잖은 글을 쓰게 되면서, 제가 소수보다는 소수를 부당하게 다루는 다수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의도는 희망의 어두운 부분을 이야기하려는 것이지, 희망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밝히고 싶네요.” (〈채널예스〉 인터뷰에서)
 



김광일의 입 : 당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김광일 저 / 19,000원 / 문이당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가 예상하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코로나19는 그간의 침체된 경제와 우리사회 전반의 위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치 지도자들의 독선과 아집으로 인해 우리 모두 갈 곳을 몰라 방황하고 있으며, 사회계층간의 분열과 정치적 혼란으로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 험난하고 엄중한 시기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무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김광일의 입』(당신의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우리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줄 글들이다.




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저 격동의 80년대를 청춘의 이름으로 관통해온 이들에게 시인 최승자는 처절한 분노로, 치명적인 중독으로, 그리고 가슴 먹먹한 이름으로 자리한다. 삶과 시간의 배후를 꿰뚫어 몸의 언어로 기습하는 최승자 시는 극단의 자기 부정과 자기혐오 위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섬뜩하리만치 아름답고, 거침없이 탈주하는 시의 시작이었다. 이 압도적인 감각과 정서의 촉발은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여성이 한 이유요, 유신과 군사 독재로 이어진 폭압의 그늘 아래 숨 막히는 부자유가 또 한 이유였을 것이다.

“최승자가 살아온 삶은 시인의 신화 하나를 거의 완벽하게 구성해낸다. [...]
시인의 이름 ‘승자’는 이기는 자이다. 최승자가 어디에 있건 그는 이기는 자이다.
그는 한 번도 항복한 적이 없다.”(문학평론가 황현산)

데뷔 시로 첫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1981, 2020년 12월 현재 통쇄 51쇄)에서 최승자는 정통적인 수법의 서정시 속에서, 그러나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서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여성으로서 또한 인간으로서 사랑과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오냐 온몸 온 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나는 비애로 가는 차 그러나 나아감을 믿는 바퀴”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애틋한 목소리의 시


『혼자 가는 먼 집』(1992. 통쇄 32쇄)은 세간의 비참과 내면의 허기를 노래해온 허수경의 시집이다. 일말의 포즈 없이 진정성을 향한 열망으로 씌어진 시편들은 하나같이 버림받다, 아프다, 무너지다 같은 절망적 어사들로 짜여 있으나 동시에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불취불귀不醉不歸」) 살아가려는 의지 또한 드러낸다. 그것은 “아린 손가락 끝으로 개나리가 피”(「쉬고 있는 사람」)어나리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하릴없이 죽지는 않겠다”(「울고 있는 가수」)는 애처로운 다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혼자 가는 먼 집』을 읽은 일은 삶의 지속이 곧 상처의 증식임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기꺼이 수용하며 나아가는 시적 고행을 조심스레 뒤따라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한국 시사에 아름답고 처연한 목소리를 아로새긴 허수경의 애잔한 비가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환하고 아픈 자리로 가리라
앓는 꿈이 다시 세월을 얻을 때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심해의 밤, 침묵에서 길어 올린 핏빛 언어들
상처 입은 영혼에 닿는 투명한 빛의 궤적들


생의 고통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깊은 어둠 속에서 발견해낸 빛을 단단하고 투명한 목소리로 담아냈던 첫번째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 통쇄 34쇄). 이 책은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에 단편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던 한강이 등단 20년 차를 맞던 2013년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중 60편을 추려 묶어낸 시집이다. 부서지는 육체의 통각을 올올이 감각하면서도 쓰고 사는 존재로서 열정에 불을 지피는 시적 화자의 거대한 생명력은 읽는 이에게 무한한 영감과 용기를 북돋웠고, 출간된 지 7년이 조금 넘은 시간 동안 9만 부에 가까운 책이 세상의 독자들에게 가닿았다. 2020년 새로운 옷을 입어 따뜻하고 밝은 커버와 희고 충만한 여백이 확보된 본문을 통해 한강의 시편마다 반짝이는 영혼을 더욱 실감 나게 감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이제니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이해하기 전에 느껴지는 고백과 독백들
여백에서 태어난 세상 모든 목소리의 시


어제의 마음에서 태어난 오늘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인 이제니의 세번째 시집.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2019. 통쇄 9쇄)에서 시인은 “어제의 여백”을 돌(아)본다. 상실과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흔적들, 오래 품고 있던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은 이제니의 시에서 문장들 사이사이 문득 끼어드는 ‘어떤 목소리’로 되살아난다. 그 목소리들은 한 개인의 목소리이자 그 개인이 지금껏 겪어온 모든 사람, 헤쳐온 삶의 자취이기도 하다. 시인은 위로하듯 받아쓴다, 자신 안에 있는 자신과 자신 아닌 모든 목소리를. 담담하게 숙성된 61편의 목소리들을 다시 하루에 한 편씩 읽어보길, 아니 ‘들어보길’ 권한다.

돌보는 말과 돌아보는 말 사이에서
밀리는 마음과 밀어내는 마음 사이에서

사랑받은 적 없는 사람이 모르는 사이 하나하나 감정을 잃어버리듯이. 한밤의 고양이와 친해진 것은 어느 결에 사람을 저버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사람이라는 말. 그저 사랑이라는 말. 그러니 너는 마음 놓고 울어라. 그러니 너는 마음 놓고 네 자신으로 존재하여라. 두드리면 비춰 볼 수 있는 물처럼. 물은 단단한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남겨진 것 이후를 비추고 있었다.
-「남겨진 것 이후에」 부분
 



언젠가는 어린이가 되겠지 : 어린이, 소수자 그리고 아동문학

김유진 저 / 20,000원 / 창비

비평의 시선으로 어린이의 얼굴과 마주하다!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모색하는 평론집


연구, 창작, 평론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하며 아동문학을 탐색해 온 김유진의 첫 평론집 『언젠가는 어린이가 되겠지: 어린이, 소수자, 그리고 아동문학』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아동문학 작품을 매개로 해서 어른 독자와 어린이 독자가 서로 동등한 주체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비평의 중심에 세우고 다채로운 논의를 펼친다. 최근 아동청소년문학이 발굴해 낸 여성 화자의 내면과 경험에 주목하고, ‘어린이 인식’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동시단에 던진다. 더불어 동화 및 청소년소설, 동시에 관한 단정하고도 정확한 비평으로 최근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의 성취를 두루 돌아본다. 김유진의 비평에는 동료 시민으로서 어린이를 존중하는 윤리뿐만 아니라 우리 아동문학이 어떻게 자기 갱신을 이루어야 할지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성실하게 담겨 있어, 아동청소년문학을 창작하고 연구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황석영 정역 삼국지 세트

나관중 저 / 황석영 역 / 96,000원 / 창비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의 정역 『삼국지』 개정판 출간!
가장 믿을 만한 정본, 다시 찾는 동양 고전 필독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 우리말로 옮긴 정역 『삼국지』(개정판, 전6권)를 새로운 장정으로 다시 선보인다. 명실상부하게 가장 믿을 만한 원본, 정확하고 생동감 넘치는 글맛, 고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210수의 한시, 중국 인물화의 대가 왕훙시(王宏喜)가 그린 컬러삽화 150여장 수록 등을 특장으로 꼽는 황석영의 『삼국지』는 2003년 초판 1쇄 발행 이후 누적 판매부수 200만부 이상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독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다. 후한 말기 인의(仁義)의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백여년에 걸친 천하제패의 역사를 다룬 『삼국지』는 수세기에 걸쳐 동양 고전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며 읽는 이의 상황과 나이대에 따라 다르게 읽히거니와,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정의와 의리, 경영과 처세, 인생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시절과 답답하고 어려운 세상살이를 슬기롭게 이겨내기 위해 오래 곁에 두어야 할 책이다.

황석영의 『삼국지』가 여러 판본들 중 단연 돋보이며 독자들의 신뢰를 쌓아온 데에는 『장길산』 『객지』 등을 통해 입증된 거장의 유려하고 장쾌한 글솜씨와 황석영의 민중적 역사의식을 들 수 있다. 유비 삼형제의 가난한 출신성분이나 이들이 갖은 고난 속에서도 의를 지키며 촉한을 세우는 과정이나 원작자인 나관중이 원의 지배체제에 항거하는 농민봉기에 가담했다는 이력을 생각하면, 이 작품이 당대 민중들과 더불어 추구하려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는 금세 짐작할 수 있고, 이는 옮긴이 황석영의 역사의식과 맞닿는 지점이기도 하다. 탄탄한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현실문제에 깊이 밀착하면서도 황석영은 특유의 작가적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해 원문의 간결하고 객관적이며 냉정한 사실적 문체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파하고 주요한 전투장면에서는 나름의 신명을 얹어서 박진감 있는 묘사를 덧붙이는 등 『삼국지』의 진면목을 생동감 넘치는 우리말로 되살려놓았다.

그동안 『삼국지』는 수많은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재현되며 시대불변의 고전으로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엔 넷플릭스 드라마의 인기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고, 탄탄한 『삼국지』 서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출시 흐름도 이어지며 『삼국지』를 더욱 다채롭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개정판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발맞추어 세대를 아울러 『삼국지』 원작의 재미와 정수를 느끼게 하는 데 방점을 두어 청소년에서 노장년층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고 유려한 글맛으로 ‘이야기꾼’ 황석영의 장기를 한껏 살렸다. 2003년 출간 이래 세월을 거듭할수록 더욱 사랑받는 황석영의 『삼국지』는 독자들에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 재미와 지혜를 더하는 것과 동시에 생의 고난과 난관을 이겨내야 할 때 든든한 조언자이자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돌의 사전 : 광물이 보석이 되기까지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115가지 매력적인 돌 이야기

야하기 치하루 저 / 우치다 유미 그림 / 한주희 역 / 19,800원 / 지금이책

지구의 시간이 빚어낸 아름다운 컬러와 패턴,
그에 얽힌 유래와 전설, 문화까지
자연의 신비와 인류의 역사가 담긴 작지만 거대한 돌의 세계


길고 긴 세월 인류와 함께해온 돌은 우리 일상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암석이 만들어낸 장엄한 자연에서도, 척박한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서도, 어쩌면 우리가 딛고 있는 모든 공간이 돌로 이뤄져 있을 정도이다. 사실 무수히 많은 돌은 인류 이전, 지구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돌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수한 우주의 신비가 녹아 있는 것이다.

『돌의 사전』은 거대한 자연의 비밀과 우주의 신비가 녹아 있는 작은 돌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광물이 어떻게 생성되었고 발견되었는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졌는지, 또 우리 주변에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등 돌이 만들어지고 순환되기까지의 과정을 압축해 소개하고 있다. 44억 년 전에 생성된 가장 오래된 광물 지르콘에서부터 운석과의 충돌로 생긴 몰다바이트, 고대 이집트인의 수호석이었던 라피스 라줄리, 지각의 맨틀에서 탄생한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115가지 돌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가 우리의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돌 이름에 얽힌 신화와 전설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일광석이나 월광석처럼 단순하고 직관적인 돌 이름도 있지만 리엘가, 쿤자이트처럼 연관성을 유추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책은 가장 중요한 학명을 중심으로 다루되 널리 쓰이는 보석명, 별칭에 들어 있는 뜻도 살펴보았다. 너무 학술적이지 않으면서 광물과 원석, 보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했다. 또한 돌의 특성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모스굳기계’를 기준으로 굳기가 무른 것에서 단단한 것 순으로 광물 소개를 실었다. 여기에 사진보다 더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돌 그림이 함께하면서 그 어떤 광물이나 보석 관련 책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매력적인 돌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각자의 정류장 :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버스 노선 106번과 사람 이야기

남지현,김현석,이희영 저 / 15,000원 / 뭉클스토리

『각자의 정류장』은 버스를 타는 승객들의 진짜 삶,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가 짓는 한숨과 많이 비슷한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버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다. 720번 버스를 중심으로 버스가 지나다니는 지역, 그리고 버스 기사의 삶을 선명히 그려낸 『나는 버스를 탄다』에 이어 제작된 『각자의 정류장』은 서울의 가장 오래된 노선을 지나가는 106번 버스를 중심으로, 세 명의 작가가 6개의 정류장과 그 주변 지역을 배경 삼아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시대를 다루며 그 시대에 있었을 법한 승객들의 삶을 그린다. 결혼을 앞둔 신부, 과거의 사랑을 간직한 중년, 동네의 홍등가를 혐오하는 학생과 그곳에서 일했던 할머니, IMF 때 특별한 일을 겪었던 등산객, 입대 며칠 전 짝사랑 그녀를 만난 대학생, 희귀병으로 빛을 잃어버린 엄마까지. 때로는 평범한, 때로는 조금 특별한, 106번 버스의 수많은 승객의 인터뷰를 녹여낸 이 이야기는 어쩌면 그 자체로 서울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

서홍관 저 / 13,000원 / 창비

세계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사랑의 시선,
애틋한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목소리


1985년 시인으로 등단 이래 의사이자 시인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서홍관 시인이 『어머니 알통』(문학동네 2010) 이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를 묶어냈다. 그간 시작활동 외에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창립주역,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등 다양한 곳에서 사회활동을 해온 시인은 세상에 만연한 고통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인 이력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덧없는 고통까지 어루만지는 특유의 다감한 시선을 이번 시집에 고스란히 풀어놓았다.

총 5부로 나누어 묶은 이번 시집은 “서로 힘껏 사랑함으로써 이 세계의 고통을 견딜 수 있”(해설, 방민호)다는 걸 증명해내며 “인간의 존엄과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추천사, 신경림) 만든다. 사랑의 시선으로 존재를 향한 연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 시인의 깊은 성찰이 오늘날 우리에게 믿음직한 위로를 선사한다.

제1부에서는 앙코르와트에서 물건을 파는 캄보디아 소녀들(「앙코르와트 소녀」), 학교에 가고 싶어 노동을 감내하는 네팔 소녀(「네팔 소녀 돌마」), 세월호 참사 때 희생당한 고등학생(「나는 살고 싶은데」)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또 제3부부터 제5부에서는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입구를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정작 새들은 오가기가 힘들어진 새 둥지(「정발산 박새 말씀이」), 작품 사진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잘라내 포식자에게 노출되어버린 꾀꼬리(「전기톱」), 그물에 갇혀 죽어간 새들(「새그물」)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시인에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외국인·동물·어린아이 등의 이름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저마다 다른 빛깔과 크기의 고통을 짊어진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시인에게는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뿐 아니라 이국의 사람들, 고대도시 노예가 겪는 일까지도 모두 현재의 고통으로 와닿는다.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편안한 어조로 풀어놓은 ‘의사의 업적’ 연작 여섯편은 시인이 진료실에서 겪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건강만큼이나 환자들의 삶을 염려하고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인은 이것이 “의사 업적평가에도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의사의 업적」 1)임을 안다. 그럼에도 의사로서, 시인으로서 눈앞의 존재를 허투루 대하지 않으려는 진심으로 안부를 물을 뿐이다.

이처럼 소외된 삶과 사물, 우리 사회의 병리적 문제에 천착해온 시인에게, 의사로서의 일과 세계에 만연한 고통을 시의 언어로 풀어놓는 일은 다른 종류의 일이 아니리라. 모두 생명을 살리는 일일 뿐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오늘도 “고통 속에서도/기쁘게 살아갈 것이다”.(「별을 기다리며」)
 



월가의 승자들 : 거인의 어깨에서바라본 금융과 투자의 세계

최정혁 저 / 16,000원 / 삼성경제연구소

한 권으로 읽는 금융 전설들의 통찰과 지혜
이왕이면 최고에게 배워라!


이런 상상을 해보자. 투자와 금융에 대한 세미나가 열린다. 강사진은 한자리에 좀처럼 모이기 힘든 월스트리트의 쟁쟁한 거물 CEO 11인이다. 이 세미나는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각각의 세션에서는 업의 본질을 끈질기게 찾아내 평생 지키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마주해 기회를 만들어내며, 월스트리트에서 거둔 성공을 발판으로 세상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CEO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게 된 성장기, 월스트리트 진출 계기, 피할 수 없었던 위기와 실패, 그리고 재기담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참가자들은 그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 업계의 중요한 사건들과 금융 및 투자 관련 용어는 물론 투자 철학, 리더십 등 거물들이 평생 쌓아올린 지혜와 통찰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나 전설로 남은 인물부터 현직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물까지 다양하게 포진된,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가능한 세미나다. 이 세미나의 진행자인 저자는 치열한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 채권·외환 트레이더로 활동한 경험을 십분 녹여낸 날카로운 관점과 노련한 해설로 참가자들을 효율적으로 이끈다. 참가비는 책 한 권 값이다.

 


정온 

조신영 저 / 17,500원 / 클래식북스

“너, 괜찮아?”
지친 당신을 위로하는 정온의 지혜

“대체 언제 끝이 날까?”
“이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회사가, 혹은 사업이 이대로 버틸 수 있을까?”

격변의 시대, 흔들리지 않는 현대인은 없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레드, 블랙까지 우울과 절망의 파도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너, 괜찮아?”
지친 당신의 영혼을 위로하는 이야기

힘겨운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건네는 정온靜穩의 말들
“고요하면 맑아진다. 맑아지면 밝아진다. 밝아지면 비로소 볼 수 있다.”

오티움 쿰 디그니타테 Otium Cum Dignitate
가면을 벗은 나에게 임하는 정온靜穩, 위엄으로 가득한 평온

우리 앞에 수많은 새벽이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블루가 잠식한 사회에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며 위로를 전하는 『정온靜穩』은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반갑고 따스하다. 『고요한 마음』 출간 이후 5년간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내면의 황폐함을 겪었던 저자가 어둔 절망의 길에서 발견한 수많은 새벽이 이 책에 담겼다.

6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경청』을 비롯해 『쿠션』 등 11권의 책을 내고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수록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인 양 살아가는 일은 버거웠다고 저자는 말한다. 베스트셀러 저자라는 새로 얻은 가면을 벗어 던지고 나로 살아가기 위해 골방으로 들어갔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습작으로 돌아가 하루 1만 자씩 쓰고 매일 1만 보를 걸었다.

그동안 세상도 달라졌다. 팬데믹은 주기적으로 찾아올 것이고 기후변화는 어떤 재난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다. 소시민의 불안한 삶을 덮친 그림자는 우리 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조신영 작가는 7년 전에 쓴 『고요한 마음』을 꺼내 읽었다. 자신의 이야기였다. 주인공이 몽골에서 태워버린 노트를 복원하는 마음으로 힘겨운 개정판 작업을 시작했다. 5년간 광야에서 찾은 수많은 새벽이 새롭게 흘러들기 원했다. 모든 문장을 오늘의 빛깔로 채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우리에게 『정온靜穩』은 시의적절한 위로다. 주인공 고요한을 따라 여행하는 동안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은 그 답을 찾는다. 일시적인 처방이 아니다. 어떤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을 절대 가치를 선사한다.

정온靜穩, 오티움 쿰 디크니타테 Otium Cum Dignitate
위엄으로 가득한 평온. 혹은 배움으로 충일한 휴식의 뜻으로 로마인들이 사용했던 라틴어 구절이다. 저자가 5년의 멈춤 동안 갈구했던 마음이다. 가면을 쓴 채로 도무지 누릴 수 없었던 정온이다.

『정온靜穩』은 흔들리는 우리를 끌어안는다. 어머니 품처럼 따스하다. 세상의 빠른 속도에 맞추어 사느라 지친 우리를 일으키는 친절한 손길이다.

스토리텔링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정온’의 신비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세상이 일으키는 시끄러운 소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일어나 걸어갈 용기가 영혼에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