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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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랑 김승희 저 / 9,000원 / 창비 “저녁에 해 떨어지는 시간에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지금, 여기는, 지상이라고” 죽음과 신성을 무한히 왕복하며 완성하는 불멸의 시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 기지가 번뜩이는 언어와 탁월한 시적 직관력으로 부조리한 현실과 황폐한 현대문명을 강렬히 비판하며 소월시문학상, 오늘의 예술상 등을 수상한 김승희 시인의 신작 시집 『단무지와 베이컨의 진실한 사람』이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2018년 한국서정시문학상 수상작 『도미는 도마 위에서』 이후 4년 만에 펴내는 열한번째 시집이다. 코로나로 외부를 향한 문이 닫혀 사람이라는 것에 생각의 초점을 맞췄다는 시인은 절망과 죽음이 편재한 비극적 세계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시하며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삶의 진실을 통찰하는 시 세계를 펼친다. “세상 더 아픈 데만 찾아 못질하듯”(김민정 추천사)한 시편들이 생명력 넘치는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태양을 가슴에 품은 사람이 태양의 본령을 실천한다는 불가능”(정과리 해설)이 빛나는 불멸의 감동을 선사한다. 근대여성작가선 김명순, 나혜석,김일엽,이선희,임순득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일제강점기 신여성의 사회적 저항과 소수자 삶의 성찰을 담아낸, 근대 여성 5인의 대표작 열다섯 편 수록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여성 작가 5인의 주요 작품을 모은 『근대여성작가선』이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의 마흔일곱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태 전 백신애 중단편선 『혼명에서』를 마흔여섯번째 책으로 펴낸 문학과지성사의 한국문학전집은 이번 『근대여성작가선』에서 김명순, 나혜석, 김일엽, 이선희, 임순득의 작품을 담아내며, 남성 중심 체제 속의 어머니이거나 아내라는 자리에서 벗어나 독자성을 가진 개인이고자 했던 일제강점기 신여성들의 목소리를 더욱 다양하고 풍성하게 담아낼 수 있게 되었다. 남성 중심 가부장제의 불합리함과 그에 기반한 가족 구조의 불안정성을 폭로하고 새로운 가족 관계를 모색하며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을 가로막는 각종 질곡에 저항해온 당시 여성들이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작품 속으로 들어가보는 일은, 우리 여성문학의 출발점에서 다시금 여성의 삶의 조건, 나아가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삶의 조건을 성찰하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불신시대 ; 박경리 중단편선 박경리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여성의 전쟁 수난사를 가장 탁월하게 그려낸 작가, 박경리 데뷔작 「계산」에서 『토지』의 이정표가 된 「약으로 못 고치는 병」까지 대표 중단편소설 7편 수록 대하소설 『토지』의 저자이자 「불신시대」 「파시」 「김약국의 딸들」 등 다수 작품이 교과서에 수록되어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박경리의 대표 중단편소설이 묶인 『불신시대』가 [한국문학전집] 마흔여덟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특히 이 책은 작가의 13주기를 맞는 2021년 5월 5일 출간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박경리는 한국전쟁의 참담과 이후 사회 복구기의 빈곤을 온몸으로 통과하며 이를 소설로 탁월하게 재현해냈던 대표적인 작가 중 하나다. 그는 1926년 태어나 서울가정보육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황해도 연안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한국전쟁을 맞았고, 연이어 가족의 죽음을 경험하며 그 고통을 소설로 담았다. 1955년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을 발표하고, 이듬해에 「흑흑백백」을 실으며 추천이 완료되어 정식으로 데뷔한 그는 서른 편가량의 단편과 스무 편이 훌쩍 넘는 장편소설을 집필했다. 이번 중단편선은 1960년대 여성 장편소설 중에서도 특히 박경리와 강신재를 연구했던 한신대학교 강지희 교수가 책임편집을 맡았고, 발표 원본에서부터 작가 생전에 출간된 다양한 판본을 비교하여 현대의 독자가 읽기 쉬우면서도 정확한 텍스트를 확정했다. 고독과 절망의 시대를 살아내면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결벽성과 인간의 존엄에 대한 추구, 운명과 제도를 넘어서는 낭만적 사랑에 대한 매혹”(해설 「환상 없는 밤의 시간」)을 놓지 못했던 작가 박경리. 이 책을 읽는 일은 그의 광활한 소설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카먼 마리아 마차도 저 / 엄일녀 역 / 15,800원 / 문학동네 여성의 몸이 경험하는 무수한 감각, 그 혼란과 황홀감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독창적이고 관능적이고 대담한 상상력 독창적이고 전복적인 상상력, 장르와 형식을 초월하는 대범함으로 미국 문단을 깜짝 놀라게 한 작가 카먼 마리아 마차도의 데뷔 소설집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가 출간되었다. 여성의 몸과 욕망,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말해지지 않은 진실을 거칠고 뜨겁고 생생한 언어로 이야기한 8편의 단편이 실린 이 소설집은 2017년 출간되자마자 화제를 모으며 신인 작가의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첫 주에 3쇄를 찍었다. 뿐만 아니라 심리 서스펜스, 호러, 다크 판타지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셜리 잭슨 상, 그해 최고의 데뷔작에 주어지는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존 레너드 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고, 전미도서상과 딜런 토머스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함께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에 소설을 읽고 쓰는 길을 만들어가는 여성 작가의 주목할 만한 책 15권’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Her Body and Other Parties)’라는 제목은 영미권 소설집에 흔히 쓰이는 제목인 ‘○○ and Other Stories’의 변형으로, 여성의 몸이 여성 스스로 기쁨과 쾌락을 경험하는 주체이면서, 동시에 당사자를 제외한 타인이 쾌락을 추구하고 즐기는 파티의 대상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다. 제목이 가진 이 모순과 긴장은 소설집에 실린 8편의 단편 전체를 관통하며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작가는 여성이 스스로 무엇을 욕망하고 또 두려워하는지를 대담하고 집요하게 들여다보면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초현실을 탐사한다.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 미국 최고 인기 팟케스트 진행자가 털어놓는 우울증 투쟁 공생기 존모 저 / 박다솜 역 / 18,000원 / 모멘토 코로나 블루와 팟캐스트 시대에 최적화된 ‘우울하지 않은 우울증 책’ 방송인이며 저술가인 존 모. 미국 공영 라디오의 인기 팟캐스트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THWoD)] 진행자이며, 수십 년 경력의 ‘프로 우울인’이다. 전통적으로 어둡게 여겨지는 이 주제에 관해 터놓고 대화를 나눌 때 생겨나는 웃음과 희망과 인간적 연민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 팟캐스트를 만들고, 코미디 스타 등 유명인들에게서 ‘우울증 고해’를 이끌어낸다. 그들의 토로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면서 그는 많은 통찰을 얻고, 우울과 유머의 역설적 ‘케미’도 확인한다. 그리고 책을 쓴다. 그는 말한다. “이 책은 나의 회고록이자 내 병의 전기다. 내가 어떻게 우울증에 의해 고문당하면서도 이 병에 부조리한 유머가 있다는 걸 발견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내 병이 어떻게 시작된 것 같은지, 어떻게 모습을 드러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신하고 진화했으며, 어떻게 아직도 내 숨통을 죄곤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내 개인사로부터 배운 것과 내 팟캐스트에 출연한 게스트들이 말해 준 것들을 두루 담았다.” 우울증과 중독은 저자 집안의 내림이다. 아버지는 알코올중독자였고, 우울증이 있던 형은 결국 자살했다. 그러니 그는 중독자의 아들, 우울인, 그리고 자살자의 가족(‘자살 생존자’)이다. 자신도 다리에서 투신하기 직전에 삶으로 돌아섰다. 그의 이야기엔 우울증의 보편적인 주제들이 다 담겨 있다. 자기 정체성과의 씨름, 증상에 대한 이해 부족, 일과 삶의 어려움, 투약 문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자살의 끈질긴 유혹, 유전적 측면 등등. 그의 스토리텔링은, 우울증에서 부조리한 유머를 발견한 사람답게, 웃프면서 익살맞다. 우울증 담론을 은폐와 침묵의 어둠에서 끄집어내 유머를 가미한, 신선하고 고무적인 방식이다. 저자는 모두에게 권한다. 우울을 숨기지 마라, 괜찮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수치스러워하지 말고 입을 열어 떠들어라. 우울증은 이렇게 새롭고 유쾌한 접근법을 만났다. 성북동 아버지 장은아 저 / 13,500원 / 문이당 30여 년 간 미국 뉴저지에 살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장은아의 두 번째 장편소설 『성북동 아버지』가 출간되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출간된 『성북동 아버지』는 코로나로 지친 우리 모두의 마음을 위무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아동학대 문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현실 앞에서 더욱 사랑이 필요한 시대임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수혜가 20여 년 미국에서 살다가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고모의 전화를 받고 자신이 잊고 싶었던 고국을 다시 찾으며 시작된다. 아득한 기억 저편에 있던 일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과거를 또렷하게 마주하게 된 수혜는 차분히 그 시간을 되돌아보았다. 하나의 사건 속에는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진실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크게 들리는 것보다 들리지 않는 미세한 소리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곳에는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니 애써 외면하려 했던 지난 세월의 상처가 있었다. 오랜 세월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면서, 이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진실을 마주 대하게 된 수혜는 비로소 자신의 지나온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서야 수혜는 자신이 결코 버려진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자신을 버렸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사실은 자신을 처절하게 지켜준 사람들이었으며, 사람이야말로 참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봄을 기다리는 날들 : 강목의 아버지와 주고받은 10년 동안의 편지 안재구 저 / 안소영 편 / 13,800원 / 창비 “아버지,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한 달에 한 통, 편지에 적어 보낸 애틋한 마음 한 가족의 추억이자 우리 현대사가 담긴 편지들 아버지가 체포되었다. 추석날 저녁, 학교에 다녀오리라던 아버지는 그 길로 10여 년 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집에 남은 사람은 엄마와 네 남매. 초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은 느닷없는 이별과 변화 앞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봄을 기다리는 날들』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 1979년에 투옥된 고 안재구 선생이 가족들과 나눈 편지를 모은 책이다. 안재구 선생의 둘째 딸인 작가 안소영이, 10여 년 동안 오갔던 총 640여 통의 편지 중 130여 통을 선별해 묶었다. 아버지와 엄마, 네 아이에 조부모까지 모두 8명이 주고받은 희망과 위로의 말들이 실렸다. 사형 선고에 타들어 가는 마음, 형 확정 후 긴 이별에 적응해 가는 과정, 아버지의 부재 속에 보내는 학창 시절, 그리고 양심수 석방 운동까지, 시대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간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10년이 오롯이 담겼다. 그런 점에서 이 편지들은 매우 사적인 기록인 동시에 우리 현대사의 일면을 드러내는 생생한 사료이다. 옥중 서간집은 흔히 옥에 갇힌 사람이 중심이지만, 이 책에서 더욱 눈에 띄는 사람은 바깥에 있는 아이들이다. 혼란과 역경 속에서도 올곧게 성장하고자 애쓰는 10대 청소년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남긴다. 미기후 이민하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환상을 기록하는 시인 이민하 각자의 기후를 살아가는 서로를 발견하는 우리들 전위시의 대표 주자로 낯선 세계를 열어 보이는 시인 이민하의 다섯번째 시집 『미기후』가 출간됐다. 2000년 [현대시]로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 시인은 “단 한 번도 상투적으로 말하지 않는”(황현산 문학평론가)다는 평을 받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관습적 비유의 도식을 해체하고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미지의 축조술을 선보여왔다. 이 책은 지난 시집 『세상의 모든 비밀』 이후 6년 만에 출간한 시집으로 조금씩 다듬어온 시편 63편이 수록되었다. 시집의 제목 “미기후”는 아주 작은 범위 내의 기후를 일컫는 말로서, 흔히 지면에서 1.5미터 정도 높이까지를 측정 대상으로 한다. 좁은 구역마다 서로 다른 기후를 지닌다면, 이 기후를 느끼기 위해선 직접 구역 가까이 다가가야 할 것이다. 이민하의 시집에서 ‘미기후’의 체험은 각자 ‘피의 날’이라고 부를 만큼 폭력적인 시간들을 견뎌온 여성들이 주변의 “어딘지 낯익은”(「문학 개론」) 서로를 발견할 때 시작된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낸 이들의 눈물방울이 “사과알만 한 핏방울”(「늙은 사과밭」)이 되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툭툭 바닥으로 떨어지면 화자는 ‘나’의 미기후 안으로 다가서는 가까운 곳의 ‘너’ 혹은 또 다른 ‘나’를 만난다. 시인은 “수많은 ‘나’의 얼굴을 발견하고 기록한다. ‘나’와 다르지 않은 모든 얼굴을 세세히 쓰다듬으며 네가 곧 ‘나’이고 ‘우리’라고” 말하면서 서로의 기후를 끝없이 가늠해볼 때 “‘우리’의 “끊을 수 없는 연대”는 더욱 견고해진다”(소유정 문학평론가). 어린 왕자와 다시 만나다 : 어린 왕자의 실제 모델에게 듵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크리스틴 미쇼, 토마 드 코닝크 저 / 구영옥 역 / 14,000원 / 탬 [어린 왕자]의 실제 모델에게 듣는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어린 왕자와 다시 만나다], 크리스틴 미쇼, 토마 드 코닝크 지음, 구영옥 옮김 70년 만에 띄우는 편지 “친애하는 앙투안, 어린 왕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이 책의 서두는 앙투앙, 즉 생텍쥐페리에게 보내는 서간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미 고인이 된 생텍쥐페리에게 저자는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어린 왕자를 찾았다고. [어린 왕자]의 팬이라면 누구나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알고 있으리라. “한 아이가 여러분에게 다가와 미소 짓는다면, 게다가 그 아이가 금발 머리라면, 또 그 아이에게 질문해도 아무 대답이 없다면 그 아이가 누군지 여러분은 아시겠죠.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주시길! 내가 이렇게 슬퍼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리고 나에게 편지를 보내주세요. 그 아이가 돌아왔노라고….” 생텍쥐페리가 지중해 상공에서 비행기와 함께 사라진 지 70여 년이 넘는 동안 그에게 공식적으로 편지를 보낸 건 아마도 이 책의 저자 크리스틴 미쇼가 처음일 것 같다. 그것도 ‘내 마음 속에서 어린 왕자를 찾았어요.’라는 비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제 모델을 찾았다는 놀라운 소식과 함께.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 김병선 저 / 14,000원 / 웨일북 우당탕한 인생을 살아도 하찮아지지 않는다! “37.8만 유튜버” 코미꼬가 하루하루 웃음으로 꿰매어 멋진 인생의 단면을 완성하는 법 “내 인생을 벌이면서, 나는 도전이라면 일단 예고 없이 싸지르고 봤다. 엄정화를 좋아해서 서울대에 들어갔다. 한국 최고 대학교에 들어가면 대성한 존재가 되어 연예인을 쉽게 만날 줄 알았다. 우연히 친구 따라간 곳에서 축구팀 홍보 담당자로 뽑혀 스페인에 갔다가 쫓겨났다. 너무 나댄다는 이유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려다 우연히 선 무대에서 박수를 받았다. 동양인 주제에 일하지 않고 무대에서 농담이나 해댔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유튜브를 하고 있다. 이걸로 먹고살 수 있기에 시작했다. 그것도 사람들을 웃기면서.” 참 독특하게 열심히 사는 작가는 자신을 ‘웃기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졌다고 한다. “주목을 받으면 말을 더듬었고, 얼굴을 붉힐 정도로 소심했다. 이제는 인종차별마저 우습게 넘겨버리며 사람을 웃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게 새삼 웃긴다.” 또한 자신의 인생 과정을 ‘발단-전개-위기-전개-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고의로 고생을 사는 걸 즐기면서 ‘철없음’과 ‘용기 있음’으로 극복하고야 만다. 『오늘의 불행은 내일의 농담거리』는 다양한 형태의 인생들이 있고 그마다의 어려움이 있지만,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호기롭게 말한다. 수많은 사람이 작가의 삶에 열광하고 응원하는 이유는 삶이 크고 작은 불행의 연속처럼 느껴져도 끝내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의 힘을 발견해서다. 자신의 불행들을 가뿐히 농담으로 치환하는 작가의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저 / 14,000원 / 창비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수상작가 김금희 신작 소설 지금, 김금희 소설만이 도달할 수 있는 문학적 성취 우리의 굴절된 마음을 환한 문장으로 그려내는 작가 김금희가 네번째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를 출간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한 작품을 묶어낸 이번 소설집에는 지난 3년간 각종 문학상의 호출을 받은 탄탄한 수작 일곱편이 모였다. 표제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한 세대의 열정, 사랑, 좌절 그리고 그 좌절을 통한 성장을 증언하고 확인하는” “아름다운 소설 그 자체”(심사평, 김화영)라는 평을 받으며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을 수상했고, 수록작 「마지막 이기성」은 2019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과 2020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을, 「기괴의 탄생」은 2019년 김유정문학상 수상후보작으로 선정되었다. 2017년 현대문학상 수상 당시 “이제는 잘 쓰는 작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작가의 단계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사평, 윤성희)라는 평을 듣기도 했던바, 이만큼 태작 없이 필력을 발휘하는 작가도 드물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발생해 어디를 향해 흘러왔는지, ‘우리’가 함께했던 한 시절과 그 이후의 성장을 촘촘하고도 섬세하게 보여주는 이번 소설집은 김금희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 있음을, 김금희 소설만이 도달할 수 있는 문학적 성취가 돌올하다는 것을 독자에게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송창현 저 / 15,000원 / 탈잉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 출판·글쓰기 1위 튜터의 글쓰기 강의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 어지러운 마음을 꿰뚫는 글쓰기 ‘살다 보면 마음이 많이 상한다’고 읊조리는 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로 스스로를 다루는 법을 알려준다. 그런데 그 방법이 꽤 격하다. 다독이거나 안아주는 대신 ‘마음 한가운데를 관통하라’고 주문한다. 퇴근 후 유튜브에 여가를 맡기던 평범한 직장인은 어느 날 소비적이고 소모적인 하루하루가 지겨워졌고, 그렇게 어느 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는 그렇게 글을 생산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하루하루를 살기 시작했다. 이 책은 관통하는 글쓰기란 무엇인지 정의하며, 글쓰기를 충동질하는 책이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는 글쓰기란 지극히 나를 위한 심리학이라 말한다. 밀밭에서 빵을 굽다 : 좌충우돌 빵덕후의 동네빵집 운영기 이성규 저 / 17,000원 / 인문공간 공대생 베이커의 우리밀 빵 분투기 『밀밭에서 빵을 굽다』는 빵의 유혹에 빠진 억대 연봉의 회사원이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빵을 만들고, 밀농사를 짓고, 빵집까지 차린 달콤 쌉쌀한 우리밀 동네빵집 운영 에세이다. 직접 밀을 재배하고 빵을 굽는 일상을 군더더기 없는 잔잔한 언어로 쓴 전문가 빵집 운영 개론서다. 우리밀 빵은 구수한 향과 은은한 단맛에 흠뻑 빠진 빵덕후 이성규의 좌충우돌 동네빵집 이야기다. 공감 가능한 일상의 말투로 이과생(공대생)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빵집 실전 정보, 인생 2모작 창업 안내까지를 압축한 일기장이다. 한 순간, 우리밀 빵과 그만의 베이커 오딧세이 유혹에 빠져든다. 너에게 속한 것 가스 그린웰 저 / 강동혁 역 / 14,800원 / 문학동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와 W. G. 제발트처럼 생각하고 쓰는” 작가 가스 그린웰의 장편 데뷔작 『너에게 속한 것』이 출간되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그린웰의 작품이다. 하버드대학교 영미문학 Ph. D. 과정에 있던 중 돌연 대학원을 떠난 그린웰은 불가리아 소피아의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타인의 삶과 주변의 세계를 탐구하며 소설가로서의 길에 발을 내디뎠다. 『너에게 속한 것』의 1부 ‘미트코’는 작가가 불가리아에서 생활하던 중 집필해 2010년 발표한 중편 「미트코」를 고쳐 쓴 것인데, 중편 「미트코」는 마이애미대학교 출판부 중편소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출간된 『너에게 속한 것』은 “출간 즉시 클래식이 되었다” “전무후무한 단 하나의 작품” 등 데뷔작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찬사를 받으며 그해 브리티시 북 어워드 올해의 데뷔작 상을 수상했고 전미도서상, 펜/포크너상 등 6개 문학상의 후보에 올랐다. 또한 1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9개 국가, 50여 개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불가리아 동성 커플의 애틋하면서도 위험한 로맨스를 다룬 이 작품은 시적인 문체와 세련된 내면 서사를 통해 성소수자로서의 경험과 정체성은 물론 인간 조건과 사랑의 본질, 관계의 정치성, 문학에서 재현의 문제에 대한 밀도 높은 통찰을 보여준다. 초와 그녀 김효나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초와 그녀』는 계간지 [쓺]이 처음으로 배출해낸 신예 작가 김효나의 두번째 소설이다. 작가는 첫 책 『2인용 독백』으로 독특한 실험적 기법과 ‘기억’이란 주제 아래 솜씨 있는 서사를 선보이며, “문학적 언어의 고유한 영역과 그 은밀한 힘을 드러내 보여”줬(소설가 이인성)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은 대화체이지만 독백으로 읽히는 서술의 형식적 통일성을 바탕으로, 과거에는 함께했으나 지금은 혼자 남은 자들이 기억의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기를 선택한 뒤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망각의 늪에 빠져 있던 과거의 기억이 낯선 사물처럼 현재의 삶에 당도했을 때 발생하는 낯선 감정과 체험을 아름다운 문체로 기록한 소설”(문학평론가 강동호)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 혹은 사물들의 서사는 종종 연결되지만 더러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꿈이있어 멈추지 않는다 권혜영 저 / 16,000원 / 굿인포메이션 ‘성공했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수백억의 자산을 일군 것? 이름 석 자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세? 기준을 한없이 높이다 보면 성공이란 두 글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많지 않다. 손에 닿을 수 없는 성공보다 일상의 평범한 속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멈추지 않고 달려가 마침내 이뤄낸 사람의 성공이 더 실감난다. 나도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간 『나는 꿈이 있어 멈추지 않는다』는 내적 강인함을 무기로 세상에 뛰어들어 스스로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야기다. 저자는 어린 시절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던 소녀였다. 가정 형편상 여상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고, 시골에서 고추만 따며 머물러 있기엔 자신이 너무 아깝다고 느껴 서울로 올라와 설거지, 커피 서빙 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한순간도 이루고 싶은 꿈을 놓지 않았다. 학벌도, 배경도 없이 맨손으로 출발했지만, 그러나, 결국 자신이 꿈꾸던 ‘선생님’이라는 꿈을 넘어, 국제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학과 교수로 대학 교단에 서는 것은 물론 다양한 국가기관과 기업 등 연간 100여 곳 이상에서 강의를 소화하고 있다. 고난 속에서도 꿈과 배움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힘겨운 삶을 맞서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어 줄 것이다. 사랑 하나 내 옆에 앉아 있네 정용철 저 / 10,000원 / 좋은생각 “이 시를 읽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보면서 하루에 한 번이라도 웃는다면 내 소원은 다 이루어진 것이다.” 『사랑 하나 내 옆에 앉아 있네』는 [좋은생각] 창간 이후 기자, 사진가, 편집자, 발행인으로 살아온 저자 정용철이 삼십 년간 써 내려간 시와 미발표작을 엮은 시선집이다. 그는 [좋은생각]에 다양한 글을 써 왔다. 그중 시가 많아 자연스레 시인으로 불렸다. 특히 ‘꽃길 우체통’이라는 코너를 통해 한 달에 한 편씩 선보인 시는 오랫동안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시에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일상의 작은 기쁨과 사랑이 담겨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언어로 삶을, 오늘을, 사랑을 노래한다. 분노의 임신일기 : 도대체 왜 다 이 모양이야! 양자윤 저 / 20,000원 / 향 뜨거운 모성애로 딸기는 물론 인류 좀 구할 줄 알았으나 자신의 평화와 안녕이 무엇보다 먼저임을 깨달은 양자 씨와,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지만 심각하게 느려터진 달팽이 영감의 박장대소 임신 에세이. 누구나 태아였고, 태어났으며, 누군가를 태어나게 하거나 스스로 다시 태어날 사람들에게 던지는 분노 해소 프로젝트, 『분노의 임신일기』 1권이 응애 하고 세상에 태어났다. 이 책은 양자 씨가 모든 혼과 기를 갈아가며 그리고 쓴 1200쪽 가까운 카툰 에세이이자 임신 분노 해소 기록인 『분노의 임신일기』 1~3권 시리즈 가운데 1권이다. 이 책은 나날이 줄어가는 출산율 늘리기라는 당찬 포부로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양자 씨처럼 자기중심애로 똘똘 뭉치기만 한다면 그깟 출생률뿐 아니라 인류의 인간성을 회복해 발랄한 세상을 열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이 어지러운 세상에 태어났음을 밝힌다. 『분노의 임신일기』는 1권에 이어 2권 「애 좀 낳고 오겠습니다」, 3권 「어차피 나올 거면서, 왜?」가 차근차근 나올 예정이다. 수영장 도서관 앨런 홀링허스트 저 / 전승희 역 / 16,800원 / 창비 도덕과 퇴폐가 공존하는 여름의 런던, 젊음과 특권과 사랑을 모두 누리던 그가 맞닥뜨려야 했던 어둡고 잔혹한 현실 부커상 수상 작가의 독보적인 장편 데뷔작 『수영장 도서관』은 2004년 부커상을 수상한 『아름다움의 선』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작가 앨런 홀링허스트의 “역사적인 데뷔작” 이다. 에이즈의 유행과 맞물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극도로 악화되었던 대처 수상 집권 말기인 1988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남성 동성애자들의 적나라한 성애와 생활을 주류 문학계 안으로 끌어오며 일대 센세이션을 낳았고, 영국과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전까지 B급 하위문화의 한 장르로 취급받던 퀴어소설이 서머싯몸상, 스톤월 도서상, E.M.포스터상 등 굴지의 문학상을 휩쓴 이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진지한 문학작품으로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뉴욕 타임스]에서는 앨런 홀링허스트를 가리켜 ‘소설의 게이 해방자’라고 표현했다. 2020년 부커상 수상자인 더글러스 스튜어트는 『수영장 도서관』을 자신의 ‘인생 책’ 중 한권으로 꼽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최상류층으로 아무 거리낄 것 없이 분방한 생활을 즐기던 젊은 귀족 윌리엄 벡위스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지난 시대 자기 사회의 민낯을 발견해가는 과정은 곧 더없이 탄탄하게 여겨온 자신의 발밑을 허무는 과정이기도 하다. 한편의 추리극처럼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며 펼쳐지는 중심 이야기를 축으로 격렬한 로맨스와 쓰라린 상실이 섬세하고 예리한 문장, 비틀린 유머와 함께 겹쳐지며 타올랐다 스러지는 청춘의 빛과 그늘을 그려낸다. 제국주의를 지나 신자유주의에 다다르기까지 영국이 나라 안팎으로 저질러온 야만적 폭거, 특권적 지위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닌 주인공이 마침내 맞닥뜨리는 현실세계, 자신만의 다른 시간을 써가려 애쓰는 몸짓이 절실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소수자에 대해 지금 우리 사회가 보이는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이 작품의 문제의식은 출간된 지 수십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뼈아프게 유효하다.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 최지은 저 / 9,000원 / 창비 “사랑하는 사람은 시 속에만 있어요” 상실의 아픔을 따스하게 감싸는 최지은의 첫 시집 남은 사람의 자리를 지키며 빚어낸 슬픔이 주는 뭉클한 위로 2017년 창비신인시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최지은 시인의 첫 시집 『봄밤이 끝나가요, 때마침 시는 너무 짧고요』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시 “사유의 넓이와 감각의 깊이에서 길어 올린” 시편들에서 “신산한 생활의 풍경을 담담하게 늘어놓는 진술들이 돋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던 시인은 꾸준히 자기만의 목소리를 가다듬어왔다. 등단 사년 만에 펴내는 첫번째 시집에서 시인은 상실과 슬픔으로 어룽진 지난 세월과 자신의 내력을 고백하듯 펼쳐 보인다. “떠날 수도 잊을 수도 없는 자리에서 기억하듯이 꿈을 꾸고 꿈을 꾸듯이 기억하는 방식으로 들려주는” 애잔한 이야기들이 “한 사람의 내밀한 고백을 넘어 누구나 품고 있을 저마다의 상처가 바로 그 자신의 뿌리를 이룬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김언, 추천사)주는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가장 개인적인 슬픔에서 비롯된 작은 파동이 각자의 슬픔을 두드리는 큰 울림으로 번져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최지은의 시에서 퍼져나오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울림은 봄밤의 은근함과 초여름의 따스함을 닮은 위로를 전하며 또 한번 새로운 세대의 서정을 마주하게 한다.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 인생 중반,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이상원 저 / 14,000원 / 갈매나무 서울대 글쓰기 강의 교수가 선사하는 ‘나를 위한 시간’ -내 일상과 마음, 나의 지나온 과거와 실패를 짚어보고 내일을 기획하게 하는 글쓰기 -나에 대해 쓰고 싶은데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위해 준비한 90가지의 질문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내 삶을 되돌아보게 돕는 마음 챙김과 치유의 시간 -특히 인생 중반을 맞이한 사람들이 글쓰기로 더 나은 나를 찾아가게 돕는 선물 같은 책 -15년간 서울대에서 글쓰기를 가르친 강의교수의 친절하고 꼼꼼한 글쓰기 가이드 글쓰기는 나를 더 좋아하게 하고 더 나은 나를 찾아가게 할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글쓰기와 관련해 학창 시절 나쁜 추억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써야 했던 일기와 독후감은 대체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숙제’였고, 머리를 짜내 힘들게 한 줄 한 줄 채워가며 겨우겨우 제출했던 글은 신랄한 평가와 함께 되돌아와 상처를 남기곤 했다. 이 책의 글쓰기는 남에게 보여주는 숙제 같은 글쓰기가 아닌 나를 독자로 삼아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다. 이렇게 쓰면 읽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쁘게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내려놔도 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늘 평가받는 글쓰기만 해왔다면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는 셈이다. 나를 독자로 삼아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는 곧 자신과의 대화가 된다. 글을 통해 나에게 말을 거는 시간은 지금까지 몰랐던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해줄 것이다. 나에 대해 발견하고 더 알게 되고, 그렇게 알게 된 나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것, 그리고 조금 더 나은 내일의 나를 계획하는 것, 이 책의 글쓰기는 바로 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잠 못 드는 당신을 위한 밤의 심리학 허지원,최승원,안정광,서수연,이종선, 공저 / 16,000원 / 책사람집 불면의 밤을 위한 본격 심리 에세이 사려 깊은 심리학자가 써 내려간 서른 번의 밤 심리학자는 잠들기 전에 무슨 생각을 할까? 사려 깊은 다섯 명의 심리학자가 서른 번의 밤을 기록했다. 아주 사적인 매일의 밤과 그 감정들을 지나는 것은 그들에게도 늘 쉬운 일은 아니다. 이유 없이 고통스러운 밤은 없어 서른 밤의 작가들은 슬픔과 불안의 담요 아래 숨겨진 이야기를 무대 위로 끌어 올려 천천히 다룬다. 저마다 곤혹스러운 밤을 보내며 꺼내 쓰는 심리학적 재료들은 ‘그 누구에게나 밤은 괜찮지 않다’는 공감과 위로만큼이나 요긴하다. 사이드미러 김덕희 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오늘의 절망은 어디에 하소연할까” 현실과 몽상의 위태로운 역전 속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안간힘 쓰는 존재들 정밀한 문장과 예상을 뒤엎는 형식으로 주목받아온 김덕희의 두번째 소설집 『사이드미러』가 출간되었다.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첫 소설집 『급소』로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제23회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한 뒤 4년 만의 신작이다. 표제작 「사이드미러」를 포함하여 그동안 신중히 고치고 다듬은 여덟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가상과 실상의 고리를 능숙하게 연결하여 인간의 존재론적 불안을 묘사해온 김덕희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객관적 현실감각을 잃지 않으려 분투하는 인물들을 그려낸다. “자신이 누군가가 쓰고 있는 유치한 성장기 속의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온갖 작위투성이인” 세계를 응시하는 이들을 통해 실재와 허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찰력 있게 묘사한다(「추」). 그러므로 『사이드미러』를 읽는 일은 익숙한 체계와 질서가 미세한 균열을 일으키며 붕괴되는 과정을 작가의 치밀한 문체를 따라 감각하는 일이 될 것이다. 고정된 인식의 바깥에서 돌올하는 세계의 이면을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쓰기의 계절 : 인새의 사계절을 기록할 수 있는 글쓰기 주제 55가지 좋은생각 편집부 저 / 8,000원 / 좋은생각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글쓰기 주제 55가지! 『좋은생각』 편집부는 삼십 년간 매달 책을 만들며, 달마다 구체적인 글쓰기 주제를 제안해 오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어 쓸 수 있기를 바라고, 글쓰기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자유로워지기를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좋은생각』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글쓰기 주제 55가지를 모았습니다. 문득 쓰고 싶은 날, 어떤 이야기를 쓸지 막막할 때, 내게 있는 이야깃거리를 찾고 싶을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나씩 골라 글을 쓰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 김금희 소설집 김금희 저 / 14,000원 / 창비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수상작가 김금희의 첫번째 소설집 개정판 출간! 다시 만나는 김금희의 세계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공간을 찾아나가는 우리 시대 젊은 세대의 초상을 순정하게 그려냈던 김금희의 첫번째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을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사람과 장소의 관계를 신실하게 사유했던 이 책으로 작가는 2015년 “어느 누구와도 구분되는 확실한 개성”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33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소설을 출간한 이후 만 7년 동안 세권의 소설집과 두권의 장편소설 등을 발표하며 바지런히 활동해온 작가는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극적인 소재나 극단적인 전개 없이도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끌고 가는 김금희 소설의 힘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그를 작가로 만들어주었던 그 시작점을 지금 다시 만나볼 차례이다. 혼자의 넓이 이문재 저 / 9,000원 / 창비 “얼마나 많은 오래된 기도가 저 달을 향해 올라가는 것인가” 등단 40주년, 7년 만의 신작, 유일한 감각의 서정 시인 이문재 하염없는 걱정과 연민으로 써내려간 간절하고 뜨거운 시 1982년 시 동인지 『시운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생태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펼쳐온 이문재 시인의 신작 시집 『혼자의 넓이』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지금 여기가 맨 앞』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여섯번째 시집이다. 오랜만의 시집이라 반갑기도 하거니와, 등단 40년을 맞이하는 해에 펴내는 것이라 더욱 뜻깊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자본주의 세계와 현대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 인간과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깨달음이 깃든 성찰의 시 세계를 보여준다. “대전란의 화염과 비명” 속에서 신음하는 지구와 “문명 폭주와 기후위기라는 대재앙 속에 제 발로 들어”선 무지한 인간에 대한 하염없는 걱정과 연민으로 기도하듯이 써내려간 간절하고 “뜨거운 시”(이영광, 추천사)들이 가슴 깊이 절실하게 와닿는다. 90편의 시를 3부에 나누어 실었으며, 한편의 시로 대신한 ‘시인의 말’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을 적실하게 대변한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저 / 안인희 역 / 14,000원 / 창비 “나무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한움큼씩 가득 얻어 힘든 시절에 쓸 수 있게 보관할 수만 있다면!” 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헤세가 꽃피워낸 18편의 에세이와 21편의 시를 세밀화와 함께 읽는 시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헤르만 헤세가 나무와 삶에 대해 써내려간 시와 에세이를 담은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이 책에는 한수정 작가가 참여해 헤세가 느낀 나무의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위로를 서정적이고도 아름다운 삽화로 표현해냈다. 시집으로 등단해 젊은 나이에 “여기 시인 헤세 잠들다”라는 자신의 묘비명을 미리 준비해놓을 정도로 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헤세가 시만큼 아낀 평생의 벗이자 영혼의 쉼터이던 나무에 대해 남긴 시와 에세이는 쉼 없이 살아가는 오늘의 독자들 곁에 오래도록 따스한 안식처로 머물 것이다. 딥 다운 씽즈 : 숨막히게 아름다운 입자물리학의 세계 브루스 A 슘 저 / 황혁기 역 / 23,000원 / 도서출판 승산 ‘자연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법칙과 사실은 모두 발견되었다.’ 1894년 미국의 물리학자 마이컬슨(190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뒤이을 ‘현대 물리학의 혁명’이라는 20세기 초 물리학의 압도적인 발전으로 완전히 틀린 말이 되었다. 이 현대 물리학의 혁명이란 바로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의 태동이다. 양자역학의 시발점이 된 막스 플랑크의 플랑크 상수의 발견과 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재편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시작으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와 슈뢰딩거의 방정식으로 정립된 양자역학의 발전은 뉴턴식 과학적 결정론으로 치부되는 고전물리학의 관념을 폐기시켰다. 이에 더해 폴 디랙이 상대론의 원리와 양자역학이 서로 연관되도록 재구성을 하였고, 뒤이어 리처드 파인만등의 과학자들의 연구로 상대론적 양자장론은 현재와 같은 완전한 경지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대론과 양자론의 융합은 뒤이을 기본입자의 발견에 초석이 됨으로써 지난 120년간 물리학의 발전은 그야말로 쉼 없이 진행되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