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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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학의 새 단계 백낙청 저 / 28,000원 / 창비 분단체제론과 개벽사상으로 이어진 백낙청 변혁론의 치열한 서두 민족문학론의 과학성과 세계성에 대한 비평적 통찰 우리 현대사의 큰 결절점인 87년 6월항쟁을 전후로 민족문학의 현황을 진단하고 성찰한 백낙청의 네번째 평론집 『민족문학의 새 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3』을 새롭게 단장하여 출간했다. 세번째 평론집의 개정판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와 함께 선보이는 이 책은 2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민족문학의 현단계 진단 작업의 연속이다. 80년 광주항쟁 이래 격화된 각종 운동 논의 속에서 민족문학의 입지는 당대의 핵심 쟁점의 하나였다. 1985~90년 사이에 쓰인 이 평문들은 사회적 변화와 문학적 성취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실제에 근거한 전망을 제시한다. 이 시기는 국내적으로 87년 이래 제한적 개량국면이 이어지고 세계적으로는 베를린장벽 붕괴와 동유럽 사회주의권의 변화가 시작된 때였다. 민주화의 전선이 모호해지면서 개혁의지가 후퇴한 한편 국제화와 더불어 분단을 극복하려면 세계적 시야에서 현실을 인식할 필요성이 더 분명해진 시기이기도 했다. 과학기술의 영향이 전면화하고 후기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그 문화논리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한반도의 복합적 현실에 걸맞은 복합적 인식을 요청한다. 민족문학과 민중문학·통일운동의 관계, 민족문학의 민중성과 예술성, 그 이론적 성찰이라 할 수 있는 리얼리즘론의 심화와 프레드릭 제임슨의 포스트모더니즘론 분석에서 나아가 과학기술 시대에 “전인류의 삶을 슬기롭게 이끌고 갈 실력의 지혜”(159면)를 탐구하는 것이다. 문학예술과 사회, 이론과 실천, 기술과 인간 삶의 진보를 아우르는 치열한 모색 속에서 90년대 이후 분단체제론과 개벽사상으로 심화될 백낙청 변혁론의 골자를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민족문학의 현단계 백낙청 저 / 28,000원 / 창비 우리 문학의 독보적인 자산을 다시 만나다 시대의 과제를 감당하며 문학의 새 길을 터온 민족문학운동의 길잡이 민족문학의 이론과 실제를 결합한 평문들로 1970년대 이래 민족문학운동의 길잡이 역할을 해온 백낙청의 세번째 평론집 『민족문학의 현단계: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새롭게 선보인다. 원제였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2’를 부제로 돌리고 제목을 ‘민족문학의 현단계’로 바꾸어 달았으며, 초판의 오자나 오류를 바로잡고 저자가 일부 문장을 다시 손보았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의 가장 폭압적인 시기 중 하나인 1975~85년 사이에 쓴 글들을 묶은 평론집으로, 현실을 돌파하는 운동의 한가운데에서 수행한 치열한 문학적 탐구의 기록이다. 80년 광주항쟁 이후 계간 『창작과비평』 폐간을 비롯해 문화운동에 대한 탄압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민족문학 이론과 운동의 실제적 근거와 세계적 의의를 조명한 이 글들은 당대의 자양분이었고 현재 독보적인 문학적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70년대 민족문학의 빛나는 성취를 잇는 80년대 문학의 전망, 민족문학론의 이론적 배경으로서의 리얼리즘 논의, 주체적 외국문학 연구 등의 주제가 종합적 통찰과 섬세한 논리 속에 펼쳐지며 오늘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노 본스 애나 번스 저 / 홍한별 역 / 17,000원 / 창비 일상이 사투가 된 혐오와 폭력의 세계에서 소녀 어밀리아와 ‘평범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법 50주년 부커상 『밀크맨』 작가의 천재적 데뷔작 2018년 “소문과 정치적 충성이 개인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는 평과 함께 『밀크맨』으로 50주년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나 번스의 데뷔작 『노 본스』가 발간되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대담하고 능란한 서술과 훨씬 더 날것 같은 생생한 언어와 천연덕스러운 블랙 유머로 애나 번스의 천재적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밀크맨』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 즉 ‘트러블’을 배경으로 벨파스트 북부의 한 마을에 사는 소녀 어밀리아와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종교와 신념의 이름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우리 편이냐 저들 편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며 억압과 감시와 폭력이 일상이 된 동네에서 가장 고통 받는 건 주인공 어밀리아 같은 아이들과 여자들, 병자들, 성적 소수자들,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아 나약한 인간 취급을 받는 남자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그래서 『노 본스』를 읽는 건 불편하고 때로는 불쾌한 경험일 수 있다.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피폐해져가고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무너져가는지 잔인하도록 생생하고 서늘하게, 하지만 연민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보여주는 이 소설은 독자들을 말 그대로 그 세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멀다면 먼 과거,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심각한 혐오와 편 가르기로 병들어가고 있는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도 많은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 박상은 저 / 17,000원 / 진실의 힘 세월호 재난 조사 왜 실패했나? 사회는 재난을 어떻게 책임져야 하나?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이어진 세월호 재난 조사를 실패로 규정하고, 그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2014년 6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청원 속에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이 법에는 세월호 조사를 검찰이나 경찰이 아닌 재난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철저하게 조사하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겨있었다. 그 후, 정부는 대한민국 최초의 단일 재난조사위원회인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만들었고,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 사회적참사위원회(이하 ‘사참위’)로 이어졌다. 그러나 특조위는 강제 해산됐고, 선조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결론짓지 못하고, 양립할 수없는 내인설과 외력설을 모두 담았으며, 사참위 또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되고 있다. 도대체 왜, 시민들의 간절한 열망 속에서 무려 8년간, 세 개의 국가기구를 통해 진행된 세월호 재난 조사가 성과를 내지 못햇을까? 참사의 원인은 왜 밝혀내지 못했으며, 제대로 된 책임을 지는 이들은 없는 것인가? 『세월호 우리가 묻지 못한 것- 재난 조사 실패의 기록』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간다.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 이윤학 저 / 13,000원 / 간드레 언어로 전시된 시화전(詩話展) 묘사의 시인 이윤학이 삽화 같은 언어의 화랑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말더듬이 소년이 한국 문단의 한 획을 긋는 시인이 되기까지, 그의 시심을 지킨 것은 무엇인지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산문집 『시를 써봐도 모자란 당신』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금광의 광부였던 아버지는 일을 나가기 전에도 돌아와서도 갓난 아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진폐증을 앓느라 밤새 기침을 하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놓지 못한 아버지, 겨울밤 식솔들을 위해 군불 앞을 지키던 아버지. 이제 아버지의 시간을 앞지른 시인은 자신의 생을 견디게 해준 것이 바로 아버지의 간드레 불빛이었음을 먹먹하게 고백한다.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게 목표인 시인의 성실함은 개펄을 뒤져 조개를 캔 돈으로 아들에게 몰래 원고지를 사주시던 어머니의 마음에서 비롯된 동력이다. 원하는 것을 마음껏 써보라는 어머니의 소망을 담아 시인 이윤학은 너른 개펄에서 캐낸 순금의 언어로 세상이라는 창문을 원고지 삼아 시를 옮긴다. 문헌학, 극소 베르너 하마허 저 / 조효원 역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 문헌학은 단어 곁에서의 기다림이다.” 독일 이론가 베르너 하마허의 국내 첫 번역, 새롭게 탐구하는 헌獻?문헌학의 길 문학과지성사의 인문 에세이 시리즈 ‘채석장’의 아홉번째 책은, 독일의 영향력 있는 문학이론가 베르너 하마허의 『문헌학, 극소』이다. “Minima Philologica,” ‘극소’의 문헌학을 표방하는 표제 아래 하마허의 대표적 저작인 「문헌학을 향한 95개 테제」와 「문헌학을 위하여」를 하나로 묶었다. 국내에 정식으로 번역,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하마허는 철학, 문학, 해석학, 정치학 등 폭넓은 관심사와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데리다의 해체주의와 변별되는 독자적 노선을 구축하여 서구 학계에서 중요하게 언급되어온 인물이다. 별개의 독립된 소책자이던 두 편의 글을 한데 모은 이 책은 하마허가 천착했던 문헌학 이념의 결실을 보여준다. 하마허는 문헌학이란 무엇인가를 묻기 위해 혹은 그에 답하기 위해, 미로처럼 굴곡진 사유의 행로를 에둘러 나아간다. 저자는 문헌학을 하나의 보편적이고 제한된 의미로 한정시키거나 제도적 (분과)학문의 지식 규범으로 위치시키려는 시도를 배격하고, 끊임없이 말하고 변주하고 해체하고 덧붙이면서 언어와 문헌학에 관한 근원적 성찰을 유도한다. 새벽 2시 파라다이스 카페 채영주 저 / 김형중, 한수영 편 / 16,000원 / 문학과지성사 현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동시에 거대담론으로 간단히 결론 내리는 방식을 경계하며, “문학의 진지성을 지키면서도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모색”(문학평론가 이광호)했던 작가, 채영주의 20주기 기념 선집 2종이 2022년 6월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채영주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사회과학대 정치학과에서 공부한 뒤 1988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노점 사내」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2002년 6월 15일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유고집을 포함하여 총 열세 권의 작품을 세상에 남겼다. 이번 선집은 그의 20주기를 맞아 문학평론가 한수영(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과 김형중(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 책임편집을 맡아 중단편 선집과 장편소설 복간본을 기획하였다. 중단편 선집은 그의 소설집에서 가려 뽑은 작품 열 편을 묶었고, 장편소설은 미학사에서 1993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작품을 복간하였다. 1980~90년대 경직되고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의 고민을 깊게 파고들면서도 독자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감각 또한 탁월했던 그의 소설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새벽 2시 파라다이스 카페』는 그의 데뷔작 「노점 사내」를 포함하여 채영주의 첫 소설집 『가면 지우기』(문학과지성사, 1990)의 여섯 편과, 두번째 소설집 『연인에게 생긴 일』(문학동네, 1997)의 네 편이 모였다. 이 작품들은 약 10년에 걸친 채영주 문학 세계의 변화와 함께 그의 작가 의식의 저류를 흐르는 일관된 상상력의 구조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첫 소설집의 해설에서 문학평론가 김병익이 지적했듯 채영주 소설의 특징은 ‘가장 1980년대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정치학도로서의 날카로운 세계 인식을 기반으로 설계된 소설들이기는 하나 당대에 익숙하게 호출되던 민중과 변혁, 혁명을 지향하는 거대담론 대신 집단과 개인의 갈등, 소시민의 이중성, 지식인의 번민 등에 천착한 점이 인상적이다. 책임편집을 맡은 한수영이 해설에서 지적했듯 채영주는 “사람들이 이러한 ‘피안의 설계도’에 혹하는 까닭은, 그만큼 현실 세계가 근본적으로 부당하고 모순으로 가득 찬 곳이기 때문이란 점을 꿰뚫고 있었”고, “현실의 이면과 어두운 곳, 혹은 사각지대를 응시하며 현실의 공간과 피안의 세계의 간극을 오가며 탐색”해나가는 전개 방식은 바로 그가 견지한 창작자적 입장을 반영해낸다. 크레파스 채영주 저 / 김형중,한수영 편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현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동시에 거대담론으로 간단히 결론 내리는 방식을 경계하며, “문학의 진지성을 지키면서도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모색”(문학평론가 이광호)했던 작가, 채영주의 20주기 기념 선집 2종이 2022년 6월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채영주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 사회과학대 정치학과에서 공부한 뒤 1988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노점 사내」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2002년 6월 15일 마흔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두 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유고집을 포함하여 총 열세 권의 작품을 세상에 남겼다. 이번 선집은 그의 20주기를 맞아 문학평론가 한수영(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과 김형중(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 책임편집을 맡아 중단편 선집과 장편소설 복간본을 기획하였다. 중단편 선집은 그의 소설집에서 가려 뽑은 작품 열 편을 묶었고, 장편소설은 미학사에서 1993년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된 작품을 복간하였다. 1980~90년대 경직되고 부조리한 사회 속에서 방황하는 청년의 고민을 깊게 파고들면서도 독자 대중과의 접점을 찾는 감각 또한 탁월했던 그의 소설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다. 『크레파스』는 채영주 생전 1993년에 펴낸 미학사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현재 표기법에 준하여 단어 등을 다듬고 문학평론가 김형중이 이 소설의 현재적 의미를 길어내는 해설을 더한 복간본이다. LA를 배경으로 한국 이주민과 흑인 간의 인종 갈등을 다루며 수면 아래에서 이를 조장하는 백인/자본가 세력을 드러내어, 진정한 악은 쉽게 숨겨지고 약한 이들이 서로를 오해하고 갈등하는 세태를 꼬집는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 구성이 돋보이는 이 소설은 읽는 누구나가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분명하게 누아르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생생한 격투 신과 추격 신은 몰입도를 높이고, 샐리와 유진의 감정 너울은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사암 정약용 전기 정혜렴 저 / 40,000원 / 창비 ‘민족의 사표’ 대학자 정약용의 삶과 학문 “후대에 성인이 내 책을 본다 해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 정약용 선생의 일생을 망라한 『사암 정약용 전기』가 출간되었다. 정약용의 후손이자 수십년간 도서편집 분야에 종사하며 ‘전설의 편집자’로 알려진 정해렴 전 창작과비평사 및 현대실학사 대표의 역작이다. 정 전 대표는 정약용을 포함한 조선후기 및 근대기 우리 주요 사상가들의 저술을 정리?편찬함으로써 한국학 원전 출판에 중요한 기여를 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종조(從祖)이자 정신의 스승인 정약용 선생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바탕으로 옛 글과 현대의 연구 자료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정리했다. 600면이 훌쩍 넘는 분량에 선생의 연대기를 꼼꼼하게 기록했을 뿐 아니라 선생의 저술 목록과 연보, 주변 인물들에 대한 해설을 부록에 덧붙여 향후 정약용 연구에도 보탬이 되고자 했다. ‘다산’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정약용 선생의 마지막 호는 ‘사암(俟菴)’이다. 이 호는 후세에 성인(聖人)이 나와서 자신의 저서를 본다 해도 자신의 주장이 그르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지은 이름이다. 일평생 크나큰 역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초인적인 공력을 기울인 선생의 삶을 이해하고 오늘날 선생이 민족의 사표로서 널리 추앙받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이름이 우리에게 전하는 울림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사암선생연보』를 집필한 정규영 등 선생의 다른 후손들도 이 호를 즐겨 사용했다. 하렘 생존기 1 오리발 글그림 / 16,000원 / 문학동네 금은보화도, 황제의 사랑도, ‘생존’ 앞에서는 모두가 사치였다 하나의 이름을 나눠 가진 두 소녀의 엇갈린 욕망, 그리고 운명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일요 웹툰 화제작 『하렘 생존기』 1권. 오스만제국을 배경으로 황궁 하렘에서 벌어지는 궁중 암투를 그린 역사 판타지 드라마. 영민한 두뇌로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나스챠’와, 권력과 복수를 갈망하는 ‘아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하렘에서 살아남기 위한 소녀들의 생존기가 펼쳐진다. 골목의 조 :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송섬 저 / 15,000원 / 사계절 동찬이와 친구들은 아파트 쓰레기 문제를 직접 겪게 된다. 동찬이는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친구들과 함께 '눈물 나는 쓰레기 연구소'를 만든다. 연구원은 동찬이, 영준이, 푸른이, 미수로 평범한 초등학교 5학년 친구들이다. '눈물 나는 쓰레기 연구소'에서는 아파트 주변 쓰레기 문제가 발견될 때마다 목록을 만들고 직접 해결한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쓰레기에 관한 공부를 하고 새로 알게 된 내용이 생기면 공유한다. 마을에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미션이 시작된다. 전봇대 쓰레기 무단 투기 해결하기,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찢는 진짜 악취 범인 찾기, 베란다 밖으로 버리는 쓰레기 문제, 아파트 담배 연기, 담배꽁초 줄이기, 반려동물 펫티켓 지키기, 필요 없는 빨대 없애기, 쓰레기 분리수거장 변신하기, 음식물 쓰레기 제대로 버리기 등등이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어른들이 더 지키지 않고 지나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어린이들이 해결사로 나서서 노력하는 이야기다.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도스토엡스키부터 하루키까지 우리가 몰랐던 소설 속 인문학 이야기 박균호 저 / 16,000원 / 갈매나무 오십, 이제는 왜 읽는지를 넘어 어떻게 읽을지를 고민할 때 북 칼럼니스트 박균호가 제안하는 문학과 인문을 넘나드는 ‘조금 다른’ 독서의 세계 청춘과 열정, 갈림길과 장애물을 모두 지나 지천명에 이른 나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소설을 즐기기엔 시간에 쫓기고, 인문서를 파고들기엔 겁이 나기도 한다. 못 읽은 책도 산더미인데, 읽고 싶은 새책 또한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책의 망망대해 앞에서 망연자실했다면 이제 무엇을 왜 읽는지를 넘어 ‘어떻게’ 읽을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소설이든 인문서든 결국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결국 소설에서도 인문에서도 우리는 세계와 인생을 보게 된다. 그러니 소설을 젊었을 적 잠시간 읽던 그저 재밌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면, 소설을 반밖에 읽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동서고금을 관통하며 여전히 명작의 반열에 올라 있는 고전, 그리고 시대에 발맞춰 새롭게 탄생하는 모든 ‘잘 쓴’ 작품에는 수많은 인문학적 의미와 인간 본질의 성찰이 숨어 있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등을 집필하며 ‘막상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을 ‘모두가 읽는 고전’으로 알리는 데 몰두한다는 저자는 좋은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은 뛰어난 인문학 서적 여러 권을 읽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이를 ‘소설 인문학’이라고 칭한다. 오십은 젊었을 적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기 좋은 나이다. 나이에 따라 읽는 감상이 달라진다는 말도 있듯이 오십의 경륜은 이전에는 읽어내지 못했던 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해준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소설 인문학’ 읽기는 당신의 독서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한 권의 소설을 읽어도 줄거리만 즐기기보다 시대의 역사, 종교의 의미, 인간의 본질을 읽어낸다면 독서와 함께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질 테다. 그렇다고 부담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소설을 매개로 읽는 인문은 재미는 더하고 무게는 덜기 때문이다. 이 책은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가뿐하게 문학과 인문을 넘나드는 ‘조금 다른’ 독서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튜브 손원평 저 / 15,000원 / 창비 100만부 베스트셀러 『아몬드』 작가 손원평의 빛나는 신작 모두의 인생을 향해 보내는 강력한 응원 화제의 데뷔작 『아몬드』(창비 2017)로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가 손원평의 신작 장편소설 『튜브』가 출간되었다. 손원평은 ‘믿고 읽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넘어서서 이미 전세계, 전세대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며 한국문학의 장을 매 순간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신작 장편소설 『튜브』는 작가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실패한 사람이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를 추천해달라는, 지금 자신에게는 그런 이야기가 너무나 필요하다는 글”(작가의 말)을 읽고 쓰기 시작한 소설이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끊임없이 사업을 벌이고 주저앉는 일을 반복해온 남자가 어떻게든 자신의 삶을 일으켜 세우고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을 놀라운 흡인력으로 그려낸 이번 작품은 사소한 변화를 통해 인생을 회복해나가는 인물의 눈물겨운 분투기를 담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힘있는 장편 서사로, 한번 펼치면 책장을 쉬이 덮을 수 없을 만큼 단숨에 읽어내려가게 되는 작품이다. 코로나19 3년차, 팬데믹은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과는 다르게 살고자 하는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해진 요즘, 얼마든지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는 손원평의 응원 서사는 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 다시금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블루문파크 : 블루문파크는 놀이공원입니다. 조남호 저 / 13,800원 / 블푸문파크 블루문파크는 놀이공원입니다 그러나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올해가 블루문파크 시리즈 3부작 [블루문파크], [블루문파크-황금전사], [블루문파크-얼굴 없는 여자] 가 나온 지 10년째가 되는 날이다. 그동안 블루문파크 판타지소설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소중한 독자들을 만났다. 블루문파크 시리즈는 전자책으로도 출시되어 한국에서는 최초로 아마존 킨틀에 유료 전자책으로 출시됐고, 세계 50여 개국의 독자와 만났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 독자들에게도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받은 피드백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간 볼로냐 세계 도서전과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 런던 북 페어, 뉴욕 북 엑스포 등 해외 도서전에도 소개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진정성과 재미를 알아봐준 국내 독자들과 이야기로 따뜻한 교감을 나눈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감동이고 기쁨이었다. 그러나 소설이 나온 지 10년이 되면서 몇 년 전부터 새롭게 각색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었다. 다소 어색했던 문장을 다듬고, 박진감 넘치고 긴장감을 요하는 전투장면은 좀 더 정교하게 재구성했다. 주인공과 주변 캐릭터들의 윤곽과 세계관도 다시 구체적으로 잡고 이야기를 또렷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되었다. 블루문파크 속에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주인공 네모와 레드, 코지와 용맹, 슬픔과 포기, 기쁨과 극복, 배신과 아첨, 호기심과 역겨움, 해맑은과 행복한 그리고 악한과 독사... 이름만 들어도 알다시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을 캐릭터의 이름으로 지었고, 인물의 캐릭터 역시 이름과 비슷한 삶의 굴곡을 겪으며 변화해 간다. 이 이야기는 판타지소설이고 존재하지만 다가갈 수 없는 신비의 놀이공원 블루문파크를 지키려는 자와 파괴하려는 자를 통해 자연과 인간,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실세계에도 여전히 통하는 감정과 이야기이기에 그동안 많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이번 개정판은 또한 따로 분리되어 나왔던 시리즈 3부작을 한 권으로 묶음으로써 더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전면 개정 통합본 『블루문파크』가 그간 만나지 못했던 더 많은 독자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종료와 불평등 : 라틴아메리카 종료 차별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조영현,임두빈,김윤경,이남섭,홍인식 저 / 18,000원 / 알렙 라틴아메리카 종교 차별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2013년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라틴아메리카를 방문해, 가톨릭교회가 원주민의 삶과 문화를 온전히 포용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이처럼 가톨릭교회와 개신교, 원주민의 토착 종교 등 여러 종교가 부딪치며 차별과 불평등이라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낳았다. 특히 이 대륙은 최근, 가톨릭교회는 물론 개신교까지 확산되어 종교 지형의 변화로 인해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종교는 더 이상 한 개인과 가정의 문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 책 『종교와 불평등』은 라틴아메리카 종교와 이로 인한 라틴아메리카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은 [라틴아메리카 평등과 불평등의 변증법]이라는 HK+ 사업의 선도연구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불평등한 현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로 여러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인종, 이주, 젠더, 종교, 개발과 환경, 법과 제도 등 여러 분야에서의 불평등 현상과 사회문화적 원인을 고찰한다. 2022년 올해는 이러한 연구의 2단계로, 종교와 관련된 불평등을 연구한다. 이 책은 그 연구 성과의 일부를 일반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과학기술과 사회 :2호[2022] 기후위기와 나 이두갑,김백민,정준호,이종민,원정현외10명) / 12,000원 / 알렙 “『과학기술과 사회』2호의 주제는 ‘기후위기와 나’이다. 기후위기가 나의 삶과 미래에 대한 전망, 그리고 세계화 시대에 우리의 과학기술과 사회정의에 대한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논의하는 것이었다.” - 이두갑 「들어가며」 중에서 - 『과학기술과 사회』 2022년 6월호의 특집 주제는 ‘기후위기와 나(Climate & Me)’이다. 이번 호에서는 과학자, 보건학자, 교육자, 환경운동가 그리고 과학기술학자 등 5명의 전문가가 기후위기를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기후위기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과학기술의 차원에서 이 현상을 어떻게 조명하고 전망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담았다.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은 미루거나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되는 폭염, 폭우, 가뭄 등의 이상기후 현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결코 정상적인 상태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상기시킨다. 코로나19로 인간의 활동이 잠시 줄었지만 이것도 잠시, 곧 재개된 여러 경제활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 고유가 등의 경제 위기는 ‘넷제로(Net-Zero)’를 약속했던 여러 나라들이 다시 백기를 드는 사태로 이어졌다. 다수의 연구에 의하면, 2015년 파리협약에서 합의되었던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 ‘1.5°C’라는 목표는 이미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양학술지 『과학기술과 사회』는 다학제적 대화를 통해 기후위기 이슈를 둘러싼 과학기술 이슈와 사회 현상을 살핀다.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편집위원회는 2022년 봄 『기후위기와 나』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발제와 질의응답, 토론을 거쳐 원고를 보완하여 이번 특집호를 준비했다. 기후위기와 맞물려 있는 사회적 변화의 양상을 과학과 공중보건, 교육, 사회정의, 과학기술학의 차원에서 꼼꼼히 조망한 다섯 편의 ‘기획논문’과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두 편의 ‘토론문’이 책에 실렸다. ‘일반논문’으로 수록된 송성수의 글은 노무현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의 한국 과학기술정책을 분석한다. ‘좌담’ 란에서는 박상욱의 진행으로 송위진, 오동훈, 송성수 등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학기술혁신정책의 방향성을 두고 논의한 내용을 수록했다. ‘서평’에서는 홍성욱, 장하원, 현재환, 유상운이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의미 있게 다룬 네 권의 책을 소개한다. 도올 주역 강해 김용옥 저 / 39,000원 / 통나무 주역은 변혁의 철학이다! 도올, 드디어 《주역》을 말한다! 천변만화하는 우주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주역》은 동양철학의 최고봉이다. 우리 시대의 철학자 도올 김용옥은 마침내 주역에 도달하였다. 이 책 《도올주역강해》는 도올 선생이 그가 가진 고전학의 지식을 모두 동원하여 《주역》에 대하여 세밀히 연구하고 그 뜻을 우리말로 명확히 전달되게 해설한 책이다. 도올은 이 책에서 주역을 변혁의 철학으로 선포하고, 주역의 지혜로 이 격변의 시대를 돌파하길 촉구한다. 그는 《주역》의 원래 모습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주역의 참된 의미가 스스로 드러나게 하여준다. 그것으로 독자 스스로도 각자 현실의 문제를 타개해 나갈 새로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주역의 심원한 사유는 중용과 노자, 장자 등 모든 동양사상의 뿌리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동방인, 특히 우리 한국인의 심성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한 주역이 현대인에게는 잘못 이해되고 있었다. 도올의 이 책은 기존의 미신적 요인에 침윤된 주역을 해방시킨다. 주역은 주어진 운명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로 숙명론적 생각에 대항하여 자기 운명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척하고 새롭게 창조해 나가기를 가르쳐주는 사상이다. 주역은 사람과 사회를 변혁시키려 탄생한 철학이다.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이주혜 저 / 15,000원 / 창비 “그런 시간을 통과해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되었다” 불화와 분투 속에서도 결코 부서지지 않을 ‘우리’를 발견하는 강인하고 눈부신 이야기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해 첫 장편소설 『자두』(창비 2020)에서 가부장제와 마찰하는 여성의 현실을 예리하게 묘파하여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은 소설가 이주혜의 첫 소설집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가 출간되었다. 문지문학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를 포함해 6년간 써온 아홉편의 단편을 엮은 이 소설집은 여성이 한국사회 가족 안에서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혼란과 분열, 분노와 절망을 진솔하게 꺼내놓는 동시에 그렇게 욱신거리는 삶만이 성취할 수 있는 위로와 연대의 풍경을 담아낸다. 아울러 대부분의 작품이 아직 한국문학장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중년여성의 삶을 심도 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소설집은 한국문학의 여성서사를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주혜는 『자두』에 이어 또다시 “독자를 단번에 타인의 삶 한가운데로 데려간다.”(추천사, 김혜진) 일상적 폭력과 편견으로 분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인해 필연적으로 비틀리고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삶의 면면이 핍진하고 강렬하게 묘사되는 가운데, 우리는 어느새 활자로 된 이야기를 읽는 게 아니라 열렬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단지 자신의 아픔을 알리기 위한 신음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다른 누군가와 연결되고자 하는 부름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에리옌 항타고드 오손보독 저 / 한유수 역 / 20,000원 / 문학과지성사 “이 시대엔 살인만 아니면 뭘 해서 돈을 벌든 다 괜찮아” 역사 천착에서 현실 성찰로 전환한 내몽골 대표 작품 분단의 현장인 내몽골 국경도시 ‘에리옌’ 그에 얽힌 욕망과 소시민들의 이야기 ‘초원의 향수와 거시적인 해방 투쟁의 역사’가 주된 소재였던 몽골 문단에서 당대 현실을 성찰한 소설을 발표하며 내몽골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작가 항타고드 오손보독의 장편소설 『에리옌』이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77번으로 출간되었다. 『에리옌』은 1990년대 말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국경도시 에리옌에서 살아가는 몽골인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에리옌’은 북쪽으로 몽골국과 국경을 접하고, 베이징(중국)에서 울란바타르(몽골국), 모스크바(러시아)를 연결하는 국제철도가 지나며 몽골과 중국 간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작은 국경도시다. 경제체제의 급격한 변화로 에리옌의 시민들은 온갖 혼란과 부조리, 불의가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청년 시인 숨베르는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애인 아리오나를 따라 고비사막 중앙에 자리 잡은 국경도시 에리옌에 오지만, 그에게 에리옌은 파렴치한 거짓말과 속임수, 혼란으로 얼룩진 낯선 세상이다. 숨베르가 어렵게 구한 장사 밑천은 애인의 아버지가 탕진해버리고, 애인의 어머니 역시 숨베르 친구의 물건을 뻔뻔하게 빼돌려 이득을 챙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등이 폭발하고, 숨베르는 결국 애인의 집에서 쫓겨난다. 가족과 함께 고향을 등지고 에리옌에 온 지 3년째인 철멍은 체육대학에 들어가 유명한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천대받는 삼륜거꾼에 불과하다. 제아무리 뼈 빠지게 일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 앞에서 순수하던 철멍은 ‘에리옌식’으로 변해간다. 작가 오손보독은 당대의 몽골 사회를 현미경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김재윤 저 / 13,000원 / 상상 “나는 자유롭고 사랑은 갇혀 있다” 사랑으로 세상의 자유를 노래한 시인, 김재윤 고 김재윤 시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된 유고 시집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는 뜨겁게, 올곧게 세상을 위했던 시인의 삶과 고통 그리고 시인이 온전히 품고 있었던 희망을 정갈한 언어로 담고 있다. 시집 속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방”과 “벽”은 시인을 가두는 고통과 고독이다. 시인은 압도당하고 짓눌리면서도 고른 말들로 울고, 견디며 독자들에게 가닿는다. 독자들의 좌절과 우울이 밖으로 나와서 시를 만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시인은 “수국”, “홍매화”, “칡꽃”과 “귤꽃” 등 많은 꽃들과 “나무”와 “눈”, “강”과 “바람”으로 어둠을 걷어내고 자유를 만나고자 한다. 시인은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에 마법처럼 분꽃”이 핀다고 한다. 시인은 좌절과 우울의 “새까맣게 타버린 가슴”으로, 혼자의 자유가 아닌, “지구”의 자유를 노래한다. 그의 시는 세상과 만나기를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염원한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먼저 일어나 촛불을 드는 사람”, “자신을 태워 촛불이 되는 사람”을 시인이라고 하였다. 그의 촛불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고 섬세하다. 안도현 시인은 “그의 원고는 붉은 불꽃과 하얀 연기 사이의 광채를 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현실의 고통을 봄볕에 말린 냄새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의 시는 세상의 어두운 곳, 고통이 많은 곳에서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고자 하는 열정이다. 함께 이야기하고 울고 춤추고자 하는 사랑이고 자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