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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뉴스

02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3-02-09
조회수
1093
 


암태도

송기숙 저 / 16,000원 / 창비

시대를 초월하는 송기숙 문학의 역작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 기념 개정판 출간
농민들의 삶과 투쟁을 그린 민족문학의 성과를 다시 만나다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자,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써낸 쟁쟁한 작품으로 민족주의 리얼리즘의 본령을 지켜온 고(故) 송기숙(1935~2021)의 장편소설 『암태도』가 1981년 초판 출간 이후 41년 만에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농민들의 삶과 투쟁을 깊숙이 파고들어 생생하게 그려낸 민족문학의 빛나는 성과를 2023년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1920년대 목포 앞 섬 암태도에서 일어난 ‘암태도 소작쟁의’는 우리나라 소작쟁의의 효시로,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항일농민운동으로 평가받는다. 턱없이 높은 소작료를 내리기 위해 1923년 8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소작인들이 벌인 암태도 소작쟁의를 소설화한 이 작품은 매몰되었던 억압적 일상에서 깨어나 인간다움을 찾아 몸부림치는 농민들의 삶과 투쟁을 묵직하고도 감동적인 필치로 보여주는 송기숙 문학의 역작이다. “투박한 인물들의 낡은 정서 안에서 민중적 전통의 진보적 역동성이 살아 있음을 읽어낸”(염무웅 추천사) 『암태도』는 가진 자들이 민중을 착취하는 오늘날의 현실 앞에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역사적·문학적 의의를 선연하게 빛낼 것이다.




입속의 새

사만타 슈웨블린 저 / 엄지영 역 / 16,000원 / 창비

넷플릭스와 『뉴욕 타임스』가 주목한
동시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가장 빛나는 별

편혜영, 지아 톨렌티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J. M. 쿳시…
세계의 작가와 독자가 사랑한 사만타 슈웨블린 환상문학의 기원

‘새롭고, 용감하고, 미친’ 스무편의 이야기


* 2019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
* 2022 전미도서상 번역서 부문 수상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블랙유머, 또다른 현실의 틈새로 미끄러지고
구멍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림 형제와 프란츠 카프카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듯하다.”
―J. M. 쿳시(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내 글이 충분히 용감했는지, 내 글이 충분히 새로웠는지,
내 글이 충분히 미쳐 있는지’ 항상 고민합니다.”
―사만타 슈웨블린 인터뷰에서

4년간 세차례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르고 2022년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젊은 거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사만타 슈웨블린의 소설집 『입속의 새』가 창비에서 출간됐다. 『피버 드림』 『리틀 아이즈』에 이어 국내에 세번째로 소개되는 단행본이자 한 장르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슈웨블린만의 독창적 소설세계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초기 작품집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J. M. 쿳시의 ‘그림 형제와 프란츠 카프카를 섞어놓은 듯한 블랙유머’라는 평처럼, 부조리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날카로운 필치로 소묘하는 스무편의 단편을 엮었다.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자들이 모여 있는 외딴 고속도로 휴게소를 배경으로 한 「절망에 빠진 여자들」, 임신한 여성의 갈등과 불안을 그린 판타지 「보존」, 사춘기를 겪는 여자아이의 불안과 이를 대하는 부모의 고민을 잔혹동화 같은 설정으로 풀어낸 표제작 「입속의 새」 등 강렬한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주옥같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뉴욕 타임스』는 이 책의 리뷰에서 슈웨블린을 가리켜 “현재 스페인어권 동세대 작가들 중 단연 돋보이는 작가”라면서, “슈웨블린을 놀랄 만한 작가로 만드는 것, 드물고 귀하게 만드는 것은 그를 움직이는 것이 단지 재능과 야망만이 아니라 환상이라는 사실이다. 그 환상은 세계와 ‘더불어’, 깨어지기 쉬운 모든 것과의 관계에 내재된 잔혹성과 더불어 치열하게 고민하는 데서 나온다”고 극찬했다.




헤드라이너

임국영 저 / 15,000원 / 창비

세상의 주인공이 되는 반란을 일으키자!
무대 위 헤드라이너를 꿈꾸는 청년들의
좌충우돌 분투기!


경쾌한 입담과 유머러스한 대사로 읽는 이를 한바탕 폭소로 이끄는 작가 임국영의 소설집 『헤드라이너』가 출간되었다. 2017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 2021년 소(小)작품집 『어크로스 더 투니버스』(자음과모음)를 출간한 이후 2년 만에 펴내는 신작이다. 본격적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소설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웃음과 슬픔의 기묘한 교차로 주목할 만한 흡인력과 속도를 만들어낸다”는 호평을 받은 등단작 「볼셰비키가 왔다」, 청춘의 방황과 좌절을 익살스럽게 그려내 『창작과비평』에 발표할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표제작 「헤드라이너」 등 여덟편이 수록되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온 작가는 한권의 소설집 안에서도 팔색조 같은 알록달록한 매력으로 독자들의 손을 붙든다. 「태의 열매」처럼 임국영 특유의 재치와 위트가 가득한 작품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오토바이 배달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지방 소도시 청소년들의 애환을 묘사한 「오토바이의 묘」나 변변한 직업 없이 공원을 전전하는 소설가 지망생 이야기 「비둘기, 공원의 비둘기」에서는 지금의 시대상과 청년들의 고난을 직시하며 그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이야기가 단순한 신파에 그치지 않는 것은 예측을 불허하는 상상력 덕분이다. 공원에서 갑자기 돈이 솟아나는가 하면(「비둘기, 공원의 비둘기」) 오토바이들이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오토바이의 묘」)들은 현재와 공명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 단순하지 않은 즐거움과 생각거리를 던진다.




러브 몬스터

이두온 저 / 16,000원 / 창비

“세상에는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외치는 인간들이 너무 많아요.
저도 그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장르의 새 지평을 여는 괴물 같은 작가 이두온
숨 막히게 압도적인 러브 서스펜스의 등장!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찬사와 함께 미야베 미유키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힌 작가 이두온의 세번째 장편소설 『러브 몬스터』가 출간되었다. 2016년 독자들 앞에 선 이래 강렬하고 아름다운 작품세계를 펼쳐온 이두온은 이번 신작에서 비교할 만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강력한 캐릭터와 압도적인 서사로 풀어내며 우리 문학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긴장감 넘치는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줄거리 소개만으로 서평단 모집 하루 만에 500여명이 지원할 정도로 출간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는가 하면, 이들로부터 ‘새벽까지 끊지 못해서 다 읽어나갔다’ ‘마치 서스펜스 영화 한편을 몰입해서 본 기분이다’ 등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작은 도시의 마을회관 수영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불륜, 살인, 납치, 사이비종교 범죄 등의 폭풍 같은 사건들 속에서 누구 하나 제정신인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 사랑을 위해서라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는 인물들의 애타는 마음은 뜨겁고 강렬해 속수무책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감히 이 사랑을 거부할 용기가 우리에게 있을까?”




길에서 문화를 걷다 : 포루투에서 산티아고 까지

조현미 저 / 18,000원 / 푸른길

지속 가능한 걷기, 카미노 포르투게스 중앙길 약 255km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경로가 다양하다. 가장 잘 알려진 길은 프랑스 남부에서 시작되는 프랑스 길로 길이가 무려 800km에 이른다. 구간의 난이도도 만만치 않다. 한 번쯤은 걷기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꺾는 부분이다. 걷는 것과 새로운 문화를 찾아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저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카미노 포르투게스 중앙길(Camino Portuguese Central)을 알게 되었다. 포르투갈의 도시 포르투에서 시작하는 이 길은 255km 정도로 비교적 짧고 길도 험하지 않다. 하루에 30km 정도 걷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제 막 중년층에 접어든 저자는 평소 허리에 통증을 느꼈던 터라 중앙길의 시작인 포르투를 생략하고 기차로 두 구간을 뛰어넘어 바르셀루스부터 일정을 시작했다. 산티아고가 가까워질수록 편향된 정보와 지금 걷는 길과 문화를 알지 못한다는 아쉬움에 혼란스러워졌다. 정말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를 숙지하고 메모까지 준비해서 떠났음에도 길에서 보이는 건축물과 도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산 안내 책자가 뒤늦게나마 유용했지만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5개월 후, 이번에는 두 구간 건너뛰지 않고 포르투에서부터 이 길을 다시 걸었다. 여행에서 시작해서 답사로 끝내는 저자의 직업병 때문이다. 첫 번째 걷기에서의 혼란과 두 번째 걷기의 한탄이 합쳐져 눈으로 보는 여행인 이 책 『길에서 문화를 걷다: 포르투에서 산티아고까지』가 출간되었다.




사랑은 무한대이외다

김명순 저 / 14,000원 / 핀드

시대를 앞서가 멀리에서 홀로 빛나던 작가 ‘김명순’
백 년 만에 되새기는 그의 깊고 짙은 목소리

“우주가 무한대한 것과 같이
인생, 즉 사랑도 무한대이외다”


김명순. 그는 백 년 전 나혜석, 김일엽 등과 더불어 활동한 선구적인 작가이지만 여전히 그의 이름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189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명순은 1917년 잡지 『청춘』에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가 당선되면서 등단 제도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이며, 여성 최초로 작품집을 낸 시인,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번역해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번역가, 평론가, 극작가, 기자,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다재다능한 작가이다. 하지만 그의 출신이나 안타까운 개인사를 두고 희롱하는 당대의 일부 작가들로 인해 글쓰기를 중단하고 1951년 일본에서 사망할 때까지, 그리고 그 후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비운의 작가이기도 하다.

김명순은 『생명의 과실』(1925), 『애인의 선물』(1929 추정) 등 시, 소설, 희곡 등을 한데 묶은 작품집을 두 권이나 펴냈을 만큼 그 누구보다도 글쓰기에 열정적이었고, 시대를 앞서간 글을 써낸 놀라운 작가였다. 『사랑은 무한대이외다』는 김명순이 1918년부터 1936년까지 발표한 에세이를 묶은 모음집으로, 문단의 미더운 시인 박소란이 읽기 어려운 백 년 전의 근대 한글을 현대어로 옮기고 정리했다. 이 작업을 통해 시대를 너무 앞서간 탓에 저 멀리에서 홀로 빛나던 ‘김명순’이라는 소중한 이름을, 그가 못다 이룬 문학의 꿈을 오늘날 되살리고자 한다.




레생보 : 레즈비언 생활 보고서

파랑윤 글그림 / 17,000원 / 움직씨

“은근 유잼!” 언니들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로
6,000여명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달아오르게 한 레즈비언 일상 툰 『레생보』

두 여자 파랑과 까망이 술 번개로 만나 사고처럼 사랑에 빠진 뒤 서로를 아내라 부르기까지 알콩달콩 아옹다옹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다룬 일상 만화다. 한 이불 덮고 살지만, 분식집 할머니에겐 사이좋은 자매, 서로의 엄마 아빠에겐 아는 언니 동생일 뿐인 동거 10년 차 레즈비언 커플의 희노애락을 담았다. 6,000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왜 4년 동안 레생보에 은밀하게 열광했을까? 설렘 가득한 고백의 순간, 연애, 동거, 전셋집 찾기, 반려견 키우기까지, 여자 둘이 먹고 마시고 생리하고 섹스하는 모든 과정을 그렸다. 레즈비언 인스타툰 선구자 레생보 파랑윤 작가가 선보이는 귀엽고 솔직한 퀴어 만화. 움직씨 만화방 시리즈의 네 번째 다양성 만화다.




어느 페르시아인의 편지

샤를 루이 드 세콩다 몽테스키외 저 / 이자호 역 / 24,000원 / 문학과지성사

“특별히 새롭게 이야기할 만한 것이 없는데도
인간들은 어째서 입을 다물지 못할까?”

예리한 분석, 반짝이는 언어유희
프랑스 계몽주의 대표 사상가이자 이야기꾼,
몽테스키외의 풍자소설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의 대표적 사상가이자 문인, 『법의 정신』의 저자 샤를 루이 드 세콩다 몽테스키외(Charles Louis de Secondat Montesquieu, 1689~1755)의 소설 『어느 페르시아인의 편지Lettres persanes』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1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근대 법치국가 정치 이론에 깊은 영향을 준 『법의 정신』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고, 소설가보다는 법조인, 정치가, 철학가로서 더 잘 알려진 몽테스키외는 수많은 저서를 남기며 프랑스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다. 그런 그가 30대 초반의 나이로 프랑스 문학계를 뒤흔들어놓고, 오늘날 프랑스 문학계를 대표하는 문인들의 대열에 설 수 있게끔 해준 작품이 바로 서간체 풍자소설 『어느 페르시아인의 편지』이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페르시아인의 눈을 통해 우월감과 자만심에 가득 차 있던 18세기 프랑스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한 이 소설은 초기 계몽주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당시 이 책이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것은 이 작품이 소설을 넘어 정치적 연대기이자 여행기, 사회 비평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소설은 전제정치 및 종교를 비판하고 유럽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등 몽테스키외 사상의 근간을 보여주며, 그의 대표 연구서 『법의 정신』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저 / 구유 역 / 16,000원 / 은행나무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키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실패와 좌절을 딛고 나아가는 삶을 담은 성장소설

스페인어권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리는 세르반테스 문학상 수상 작가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의 자전소설


스페인어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한 현대 멕시코 문학의 거장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의 장편소설 『아이리스』가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제8권으로 출간됐다. 로물로 가예고스 문학상, 알파과라 문학상, 마사틀란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멕시코를 넘어 스페인어권 전체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다. 『아이리스』는 그런 작가의 삶을 녹여낸 자전소설이다.




우유,피 열

단시엘 W.모니즈 저 / 박경선 역 / 15,000원 / 모모

〈타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 등
수많은 해외 매체가 격찬한
현재 미국 문단에서 가장 뜨거운 여성 작가의 놀라운 데뷔작

저마다의 진실로 당신을 사로잡을
단시엘 W. 모니즈의 눈부시게 불온한 열한 편의 이야기


미국 출간 당시 수많은 매체로부터 열띤 찬사를 받으며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단번에 이름을 올린 신예 작가 단시엘 W. 모니즈의 데뷔작 『우유, 피, 열』이 출간되었다. 작가의 실제 거주지인 플로리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한 편의 단편이 묶인 이 책은, 이국의 이야기임에도 전혀 낯설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삶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하는 방식을 다룬다.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전제에서 출발해 다른 형태로 독자를 놀라게 하는데,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일관성은 바로 감각적이고 신선한 저자 특유의 시선이다. 이 시선 앞에 놓인 다양한 모양의 삶과 죽음이 관계를 둘러싸고 펼쳐지면서 독자들을 끝까지 대담하게 끌어당긴다.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모니즈의 묘사는 믿음, 용서, 소진, 상실 등 우리가 어쩌면 누군가에게 빚지고 있거나 혹은 빚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농밀하게 더듬고 쓰다듬으며 나아가다가 단정하게 정돈된 결말을 거부하는 쪽으로 끝맺는다.




시드니 할매"S 데카메론 : 일곱 할머니의 우아하고 유머러스한 에세이

김수영,김정인,박조향.배명희,심무경,양혜자,이마리 저 / 14,000원 / 푸른길

“언제부터인가 글이란 게 내게 짜릿한 매력으로 다가오더니
급기야는 나를 늦깎이 글 쓰는 할매로 마구 몰고 갔다!”

글쓰기로 뭉친 할머니들의 유쾌하고 진솔한 에세이


낯선 타국 시드니에서 글쓰기 하나로 뭉친 일곱 할머니의 유머러스한 에세이집 『시드니 할매’s 데카메론』이 출간되었다. 한국을 떠나 시드니에 정착한 지 어느덧 반세기가 되어 간다. 한국어보다는 영어를, 밥과 김치보다는 빵과 치즈에 익숙해져야만 했던 시간을 지나, 내 나라 내 언어를 찾아 글쓰기 방 앞에 선 할머니 저자들을 만나 보자. 동화작가 이마리를 필두로 꾸려진 ‘할머니 독서 모임’은 코로나 봉쇄령으로 외출이 어려웠을 당시 글쓰기 모임 ‘팔색조’로 변모한다. 어른이 된 자녀들이 훌쩍 떠난 집을 돌보던 어느 날, 저자들은 문득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나를, 내 것을 사랑할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할머니로 지내느라 들여다볼 겨를이 없었던 ‘나’의 순간을 온전히 만나고 싶었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듯 한 글귀가, 한 문장이 우리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한다. 때로는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기도 한다. 글이란 녀석은 비포장도로만큼이나 울퉁불퉁한 우리의 거친 삶을 갈고닦아 준다. 그런 후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다듬어진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_「바람난 팔색조」 중에서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일곱 할머니가 각자의 개성과 감각으로 그려 낸 일상의 풍경을 담고 있다. 난생처음 눈에 담은 호주의 정경부터 서툰 언어로 친구를 사귀었던 날, 이웃집에 초대받았던 일,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했던 기억, 가족과 슬픔을 나누고 보듬었던 순간을 다정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누군가에겐 평범하고 투박한 일상이 오랜 세월 이방인으로 살아온 할머니들에겐 더없이 각별한 서사가 된다. 지나온 과거를 현재 시점에서 더듬어 갈 때면 새로이 발견하는 지점도 있다. 당시에는 삶을 뒤흔들었던 일들이 과거 시제로 쓰여 있을 때가 그렇다. 끝이 보이지 않던 긴 터널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애도하고 미워하고 화해했던 경험들이 도리어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할머니 독서 모임’이라는 말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누군가 제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유쾌하고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답하곤 하거든요. 제게 ‘할머니 독서 모임’이란 말이 주는 느낌은 제가 꿈꾸는 미래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_「디어 걸스」 중에서

글쓰기 모임의 이름이기도 한 ‘팔색조’는 일곱 가지 색을 지닌 새이지만, 햇빛 아래에서 관찰하면 또 다른 색을 보여 준다. 긴 시간 공들여 바라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여덟 번째 색깔이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 주는 새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안의 이야기를 발견해 나가는 일곱 할머니의 모습은 닮은 점이 많다. 시간은 흘러가고 나이는 들어가지만, ‘나’를 발견하는 ‘날’들은 갈수록 늘어난다. 언제나 누군가를 돌보는 자리에 있었던 일곱 할머니는 글쓰기 안에서는 미술가이고, 패셔니스타이며, 독서광, 동화작가, 수놓는 농부, 전직 간호학 교수, 영문학도 언니가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기나긴 흔적을 남기며 오늘에 도달한 할머니들이 글쓰기마다 마주했던 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삶이 계속되는 한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책의 이름에 ‘데카메론’을 넣은 이유이다. 시간이 흘러도 끊임없이 언급되고 다채롭게 해석되는 이야기. 사람도 마찬가지일 거로 생각한다. 생동하는 것처럼 사랑과 온기로 가득한 에세이를 이번 『시드니 할매’s 데카메론』에서 만나 보길 바란다.

손자들이 떠나던 날 젤 나이 어린 손자의 인사가 생각난다. “할머니 쌀랑해요” 하며 조그만 두 주먹을 오므리며 하트 모양을 그렸다. ‘사랑해요’가 국적 불명의 언어로 둔갑한 거다. 나도 두 주먹을 웅크려 하트를 만들어 본다. 그러나 손자들이 떠난 후 내 마음은 썰물처럼 썰렁하다. 그래도 난 애써 웃어 본다. “나도 쌀랑해요” 하면서. _「할머니 쌀랑해요」 중에서




날씨가 참 좋아

이은소 저 / 16,000원 / 새움

서로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숨기고 감추며 불안해한다.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좋아한다고 주위의 사람들은 수군거린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한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이 소설은, '준영'이라는 예민한 십대 후반의 게이 소년과 단짝 여자 친구인 '소우주'의 우정과 사랑, 성장의 이야기이다. 준영이가 커밍아웃을 하는 과정, 그 뒤의 가혹한 후폭풍, 그런 친구를 보듬는 '소우주'의 마음이 따뜻하고 절실하게 다가온다.




고도원 정신 : 절벽에도 길은 있다

고도원,윤인숙 저 / 17,000원 / 해냄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정신’은 무엇입니까?”
398만 독자의 가슴을 깨우는 아침편지 고도원 6년 만의 신작
절벽에서 새 길을 내는 불굴의 정신, 근거 있는 희망을 전하다!


“초긴장 상태로 연설문 초안을 만들고 일어서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의식이 돌아왔을 때
내 귀에 처음 들린 소리는 청와대의 정원 숲에서 나는 새소리, 바람 소리였다.
‘아, 내가 이걸 놓치고 살았구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누구에게나 이처럼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지만 그대로 주저앉는 대신 무너진 곳에서 새 길을 내는 사람은 분명 있다. 사십 대 후반, 번아웃으로 쓰러졌던 고도원 작가의 이야기이다. 그는 꿈에 그리던 대통령 연설 비서관이 되었지만 격무에 시달린 탓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다. 이때 그가 시작한 것이 명상과 아침편지 쓰기였다. 그러자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 열리고, 명상센터 ‘깊은산속옹달샘’ 설립이라는 더 큰 꿈으로까지 확장되었다. 고도원 작가는 그럴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정신’이었다며, 자신을 이끌어온 가치와 태도를 6년 만의 신작 에세이 『고도원 정신』에 담았다.


 


배를 내민 남자 1,2

우영창 저 / 각권 15,000원 / 오프로드

모욕과 비애의 삶, 그리고 눈앞의 성공.
허방 캐릭터, 호흡처럼 자연스러운 문장, 페이지 터너 스토리.
크게 성공해 아내를 왕비로 등극시키겠다는 한 샴푸 세일즈맨의 굳은 의지와 미친 노력, 그런데 누가 자꾸 이 남자를 유혹하나.


주식시장과 양성애를 다룬 하드보일드 장편 ‘하늘다리’로 논란을 일으켰던 작가가, 한국문학 해학의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받은 ‘성자 셰익스피어’ 그리고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어가며 탐욕의 금융세계를 다룬 ‘더 월’ 이후 11년 만에 원고지 3100매 분량의 장편소설로 돌아왔다.
이전 세 권의 장편소설에서 제1급의 필력을 선보인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는 어눌해 보일 정도로 자연스러운 문장에 듣보잡 허방 캐릭터를 내세워 웃음과 비애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스토리를 16부작 인생드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두 권짜리 소설임에도 페이지 터너가 매우 빠른 편이고 서사 위주임에도 디테일은 풍성하면서도 치밀하다. 이야기의 중간 중간 빼어난 서정성이 우리의 가슴을 침범한다. 2권으로 진입해서도 스토리의 힘이 떨어지지 않는 면이 있다. 캐릭터나 문장 등에 있어서 이 작픔과 한 카테고리에 묶을 수 있는 비슷한 소설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어가 이렇게 의외로 쓰이기도 하고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건 하나의 발견이라 하겠다. 더 붙이자면 한 번씩 제대로 웃기고 모욕과 비애의 쓴맛을 수시로 제공한다. 마치 어디서 느닷없이 나타난 소설 같다.





긴즈버그이 마지막 대화 : 판사들의 판사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제프리 로즌 저 / 용석남 역 / 18,000원 / 이온서가

‘판사들의 판사’에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25년간의 대화로 그려낸 긴즈버그의 진실한 초상화


진솔하고, 치밀하고, 원칙에 충실하여 ‘판사들의 판사’라고 불렸던 사람,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간 사람. 한평생 흔들림 없이 여성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urg. 내면의 어떤 힘이 긴즈버그 자신을 밀고 왔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본 베테랑 저널리스트가 25년간의 대화로 진실한 초상화를 그려냈다. 변호사, 판사, 대법관으로 걸어온 긴즈버그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탁월한 법률 저널리스트이자 학자이며, 미국 국립헌법센터 수장인 저자 제프리 로젠은 청년 시절 긴즈버그를 알게 돼 수십 년간 우정을 나눠왔다. 법과 자유, 삶과 사랑, 결혼, 음악, 승리와 패배 등에 관한 이야기를 긴즈버그 본인의 육성으로 생생하게 듣는다. 헌법에 대한 바르고 원칙적인 해석으로 새 지평을 열고, 길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온 귀중한 통찰이 빛난다.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

유수연 저 / 10,000원 / 창비

“이 시를 통해 내일 우리의 삶은 분명 사랑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2017 조선일보 신춘문예 심사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데뷔한 이후 단정한 언어로 감각적인 시세계를 축조해온 유수연의 첫 시집 『기분은 노크하지 않는다』가 출간되었다. 섬세하고 정련된 시어로 삶의 고통과 슬픔을 보듬으며, 깊이 있는 사유와 성찰로 부조리한 세상의 진실을 추구하는 시인의 면모가 가득 담겼다. 세계의 폭력과 감정의 이면을 인식하는 너른 시야를 통해 시인의 묵직한 통찰이 생동감 넘치게 다가오며, “사람으로서 자유로이 살아가고자 하는 필사적인 마음의 움직임”(조대한, 해설)이 오롯이 담긴 시편들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시대적 삶의 투시력”(심사평)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던 등단작 「애인」을 포함하여 48편의 시를 각 부에 12편씩 4부로 나누어 실었다.



오후의 예항 / 짐승들의 유희

미시마 유키오 저 / 박영미 역 / 24,000원 / 문학과지성사

우리 세 사람 모두, 아주 친했어요.
알아주시는 거죠?

문제적 작가 미시마 유키오
화려한 문장으로 엮어낸 탐미적인 세계

질투도 증오도 사랑의 갈등도 없는, 말하자면 그런 이야기가 될 만한 감정이 모두 퇴색된 곳에 남은 인간의 기묘한 편안함이 그려져 있다. - 사토 히데아키 (문학 평론가)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오후의 예항/짐 승들의 유희』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2번으로 출간되었다.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는 미시마 유키오가 60년대 초반에 쓴 장편 소설 2편을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더욱 성숙해진 미시마 유키오의 문 학 세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양품점을 이어받아 운영하는 어머니 후사코와 함 께 사는 소년 노보루, 그 두 사람 앞에 이등항해사 류지가 등장하고 그는 곧 후사코와 가까워지게 된다. 바다를 동경하는 노보루는 항해사인 류지가 대단한 일을 할 것이라 기대하지만 정작 류지는 그 기대를 배반하는 선택을 한다(「오후의 예항」). 긴자에서 도자기 상점을 운영하는 잇페이는 후배 고지에게 자신의 난잡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아내 유키가 질투를 하지 않는 유별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고지는 본 적도 없는 유키를 사랑하게 된다. (「짐승들의 유희」) 이처럼 자신이 천재라고 생각하는 소년, 퇴폐적인 사생활을 영위하는 남자와 그의 아내를 사랑하는 젊은 남자 등 결코 평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만들어가는 탐미적인 세계를 작가는 고유의 강렬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그려낸다.




브로큰 하버

타나 프렌치 저 / 박현주 역 / 22,000원 / 엘릭시르

“진실은 언제나 뒤틀려 있다.”
아일랜드 범죄소설상
로스앤젤레스 도서상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수상


아일랜드 추리소설의 대가 타나 프렌치의 장편소설 『브로큰 하버』가 출간되었다. 한때 호화 주택단지로 각광받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몰락한 브라이언스타운. 그곳의 몇 안 되는 거주자 중 하나인 스페인 가족이 몰살당한 채로 발견된다. 이 사건을 맡은 더블린 살인수사과 케네디 형사는 신입 형사 커런과 함께 차근차근 진상을 추적해나간다. 그리고 도심과 한참 떨어진 유령도시에 갇힌 스페인 가족이 어마어마한 은행 빚과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침입자로부터 위협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작품의 주요 인물인 스페인 가족 또한 그러한 희망을 품고 새집에 입주한다. 성실하고 믿음직한 남편, 상냥하고 아름다운 아내, 그런 부모 슬하에서 부족한 것 없이 자라는 두 아이. 멋진 집에서 화목하게 지내는,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이제부터는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밝은 미래만을 기다리는 가족의 모습……이어야 했을 텐데. 케네디 형사는 수사를 진행할수록 이 사건이 단순한 강도 살인 범죄가 아니라 가족 내부에서 무언가 발생했음을 깨닫는다. 행복해야만 했을 스페인 가족의 집에 균열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백은의 언덕 검은 달(전4권)

오노 후유미 저 / 야마다 아키히로 그림 / 추지나,이진 역 / 1,3권 각17,000원, 2,4권 각18,000원 / 엘릭시르

동양적인 세계관과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엄청난 화제를 블러일으킨 판타지 소설 '십이국기'시리즈, 그 아홉번째 권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이 출간되엇다.. 식으로 인해 행방불명되었던 다이키가 돌아오면서 마찬가지로 비슷한 시기에 실종된 대국의 왕 교소를 찾아 모든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18년 만에 출간된 장편소설 "백은의 언덕 검은 달"은 시기적으로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마성의 아이" 에 이어지는 내용이자,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숡"의 6년 뒤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에, "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과 "바람의 바다 미궁의 기슭" " 마성의 아이"를 읽은 뒤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 ; 홀로 사는 사람이 꼭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

마츠바라 준코 저 / 송경원 역 / 15,000원 / 지금이책

“누구나 홀로 마주하게 될 삶의 마지막 순간을 위하여”
일생을 가부장적 규범에 맞서 대안적 삶의 방식을 선도해온
비혼의 여성활동가 마츠바라 준코가 전하는 인생 정리법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가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1인 가구와 노인 인구의 비중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는 누구나 혼자입니다』는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더는 특별하지 않은 시대에 홀로 맞는 죽음도 더는 특별한 죽음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며, 홀로 사는 사람들이 홀로 마주하게 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챙겨야 할 인생 정리법을 담은 책이다. 저자 마츠바라 준코는 홀로 노후를 보내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일본의 시민단체 SSS네트워크(single, smile, senior life network)의 설립자이자 작가, 감독이며, 일생을 가부장적 규범에 맞서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고 실천해온 활동가다. 1947년생인 그 자신도 70세를 훌쩍 넘은 비혼의 노령으로 인생의 마지막 관문을 향해 가며 깨달은 삶의 비밀과 나이 듦에 관한 통찰, 또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인생 과제들을 재치 있는 연륜의 입담으로 풀어냈다.

특히 책에서 마츠바라 준코는 홀로 살아온 사람이 홀로 임종을 맞이한 상황을 두고 무조건 ‘고독사’라 지칭하는 데 반기를 든다. ‘고독사’라는 말에는 죽음을 목격한 사람의 시각에서 묘사된 처참한 죽음의 광경만 있을 뿐, 고인의 일생을 향한 존중은 담겨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홀로 살다 홀로 맞는 죽음을 다 쓸쓸하고 비극적인 죽음이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혼자 살던 사람이 혼자 죽는 것이 뭐 그리 이상하냐”고 반문하며, 자신이 평생 살아왔던 방식대로 죽음을 맞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이상적인 죽음의 방식, 즉 ‘최고의 홀로 죽음’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책에서도 강조되듯,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고독한 죽음’이 아니라 ‘고독한 삶’이다. 책은 죽는 날까지 살아 있는 삶 그 자체가 목표이자 목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며, 나이가 들어서도 ‘나답게’ 자기를 아끼고 지키며 살아갈 것을 주문한다. 홀로 맞이한 나의 죽음 앞에서 누군가가 ‘고독사’를 떠올릴까 봐 전전긍긍하기보다는 ‘행복하게 여한 없이 잘 살다 간다’라고 나 스스로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마주할 수 있도록 말이다.




라이언식 이진 테크트리 : 한 번에 연봉 33% 올린 이직 천재의 이직 플랜은 무엇이 다를까

라이언 저 / 16,000원 / 찾다

라이언은 어떻게 이직 천재가 되었을까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회사까지···. 자신이 가고자 마음먹은 회사에는 무조건 가고 마는 라이언. 그는 말한다. 직장인이 연봉을 한 번에 30% 까지 올릴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오직 이직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는 처음부터 이직 천재였을까, 아니면 수많은 시도 끝에 성공하는 이직의 방정식을 찾아낸 걸까. 자신의 이직 경험, 회사 내에서의 인사 채용 경험을 바탕으로 ‘크몽’에서 ‘모의 면접 컨설팅’을 진행했던 라이언, 라이언에게 면접 컨설팅을 받았던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곤 했었다. 대기업 채용 공고가 뜨면 그의 ‘모의 면접 컨설팅’은 이제 예약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의 이직 노하우를 이 책에 전부 담아 정리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에 이직에 무조건 성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야마노 히로키 저 / 전선영 역 / 15,000원 / 머스트리드북

도쿄대 젊은 철학자가 말하는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공부의 힘
“정답 없는 시대, 내 머리로 생각하는 힘이 무기다!”

깊이 읽기에서 논리 잡기, 철학 대화에서 호의적 해석까지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문제 해결하기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진지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기계발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면 결실도 거두고 그만큼 삶도 좋아져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대인의 공부는 그 방향과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하고 가다듬는 과정이 생략된 채 무턱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도쿄대에서 철학을 연구하는 야마노 히로키는 이 책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에서 우리가 살면서 맞닥뜨리는 공부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곧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를 다루는 ‘성취를 위한 공부’와 곧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다루는 ‘탐구를 위한 공부’가 그것이다. 전자가 시험 합격이나 자격증 취득 같은 목표가 명확한 실리적 공부라면, 후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추상적 공부다.

불확실성은 우리 시대의 일반적 특성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지금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는 스스로 사고하고 답을 찾아가는 힘을 키우는 ‘탐구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 주어진 답에 만족하기보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사고를 발전시키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답을 찾아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 저자는 탐구를 위한 공부에서 절대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철학’이라 말한다. 철학적 사고방식은 상식 속에 묻힌 질문을 찾아내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여 독창적 사고에 이르는 자기 공부를 위한 최고의 도구다.

이 책은 생존의 지혜를 구하는 현대인에게 단편적인 정보나 지식을 취하는 ‘성취를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탐구를 위한 공부’에 매진하라고 독려한다. ‘탐구를 위한 공부’의 토대가 되는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키우는 다섯 가지 사고법과 생산적 사고로 이어지는 세 가지 대화법을 실생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생각하기는 달리기와 같다’라는 비유를 실마리로 독서와 사색의 차이, 깊이 읽기와 논리 잡기, 균형 잡힌 시각과 정연한 논리 전개, 나아가 철학 대화와 호의적 해석까지 철학적 사고방식을 일상에 접목하는 법을 알려준다. 시대와 세상을 꿰뚫어 보는 혜안은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때 비로소 열린다는 진리를 담담히 웅변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