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월 신간 도서 소개(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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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도 살았습니다. 심희정 저 / 15,000원 / 크레파스북 이 책은 제주도 이야기가 아니라, 제주에서 몰랐던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여행 에세이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도 살았습니다』는 당시 서른한 살의 저자가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겪은 일들과 이를 통해 새로운 자신과 만나는 과정을 담았다. 제주도 한달살이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서른의 여자 혼자, 늘 가족의 품에서 지내던 그녀가 낮선 곳에서 혼자 한 달을 산다는 건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라는 낯선 곳에 자신을 담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익숙하지 않은 자유를 누렸고, 일상에만 머물러 미처 보지 못한 자신을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솔직한 ‘나’를 마주하고 함께한 시간들에서 온전히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는다. 이 책은 당신을 응원한다.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가 그랬듯이 당신도 충분히 세상에 나설 수 있고, 그곳이 어디더라도 당신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하성란 저 / 14,000원 / 창비 “엄청난 죄책감, 희망 그리고 고통을 전달한다”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2020 최고의 책 TOP 10 선정! 우리 시대의 불행과 고통을 간파하는 직관 다시 읽어도 탁월한, ‘하성란’ 소설의 정수를 담은 단편들 *창비에서는 출간된 지 10년이 지난 소설 중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작품들을 엄선해 새로이 단장한 ‘리마스터판’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은 작품들이 오늘의 젊은 독자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시대의 불행과 고통을 간파하는 직관을 타고난 소설가 하성란의 세번째 소설집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가 리마스터판으로 돌아왔다. “이 뛰어난 단편집은 엄청난 죄책감, 희망 그리고 고통을 전달하며 어둡고 이상하면서도 응집력 있는 이야기들이 작가의 탁월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을 받으며 2020년 한국 작품으로는 두번째로 미국 『퍼블리셔스 위클리』 최고의 책 TOP 10에 선정되면서 출간 이후 18년 만에 다시금 크게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집에는 프랑스 전래동화 『블루비어드』(Bluebeard, 푸른수염)를 재해석해 설화 속 비밀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은 표제작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를 비롯해 “1999년 6월의 씨랜드 화재참사를 날카로운 사실주의적 필치와 빼어난 테크닉으로 극화한 수작”(한기욱, 해설) 「별 모양의 얼룩」, 경관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파리」, 집단 성폭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죽음과 가해자들의 잔혹함을 냉소적으로 그린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기쁘다 구주 오셨네」 등 ‘하성란’ 소설의 정수를 담은 11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작가는 리마스터판을 다시금 매만지면서 “지금은 쓰기 꺼려지는 단어와 상황들로 그 시절을 돌이켜”보며 ‘시간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변화에 안도했고 여전히 야만의 상태로 머물러 요지부동인 것들에 절망스러웠”(‘새로 쓴 작가의 말’)지만 당시 소설을 쓰던 순정하고 절실한 마음이 여전히 유효함을 되새기며 다시 이 책을 펼쳐 드는 독자들에게 진심 어린 안부를 전한다. 초판 출간 이후 이십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도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은 하성란 특유의 적확한 언어와 탄탄한 소설적 구성으로 여전히 탁월하게 읽히기도 하거니와, 여전히 한국사회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우리 시대의 아픈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곽준식 저 / 16,000원 / 갈매나무 왜, 어떤 브랜드는 장바구니에 담기고 어떤 브랜드는 기억되지도 않을까? 20여 년 동안 마케팅과 행동결정이론을 연구해온 저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의 비밀을 분석하다! - 깊게 생각하기 싫어하는 인간의 성향을 기업은 어떻게 활용할까? - 왜 아직도 초코파이와 정情을 같이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까? - 컨디션과 여명808을 이기기 위해 다른 숙취 해소 음료 브랜드들이 벌였던 전략은? -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보상판매나 체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 휴리스틱, 프로스펙트 이론, 선호역전현상 등을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에 이용하라!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행동경제학을 국내 시장 상황에 대입, 기업이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한 책. 이를 위해 ‘선택의 과정과 원리’에 초점을 맞추어 많은 국내외 브랜드를 분석,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히트 브랜드의 비밀을 추적했다. 마케팅과 행동경제학에 두루 정통하고 현장 경험까지 갖춘 저자 곽준식은 ‘선택의 과정과 원리’에 초점을 맞추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히트 브랜드의 비밀, ‘소비자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확고히 심는 방법’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초판을 출간한 이후 지난 10년간 기업, 마케터, 전공자, 일반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책은 코로나 상황으로 급변한 언택트 시대를 맞아, 현재 상황에 맞춰 개정·증보·업데이트했다. ‘지금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단장한 이 책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인사이트를 선사할 것이다. 외투 헬렌 던모어 저 / 윤미나 역 / 14,500원 / 문학동네 “완벽한 고스트 스토리.” _인디펜던트 이저벨은 살금살금 거실로 나가서 불을 켰다. 벽난로에 여전히 온기가 약간 남아 있었지만 밤에는 불을 더 피우지 않았다. 석탄이 충분히 남아 있지 않았다. 물자 부족, 제한, 규칙, 배급통장, 쿠폰, 권고 지침…… 이저벨이 기억하는 한 언제나 그런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정부가 대책을 세우면 석탄 배급이 계속될 수 있을 거라고 투덜댔다. 누가 전쟁에서 이겼는지 모르겠군. 우리가 독일 사람들보다 더 못 살아, 그들은 말했다. _본문 41쪽 1950년대 영국의 어느 마을, 전쟁이 끝나고 몇 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몸과 마음, 그리고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저벨과 필립은 결혼한 지 두 달 된 신혼부부다. 지역 보건의로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남편 필립과 달리, 이저벨은 낯선 마을에서의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 다정하지만 자신의 일이 우선인 남편과 이웃들의 날선 시선들이 이저벨을 더욱 외롭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집이다. 이저벨과 필립은 자리를 잡을 동안 머물 요량으로 이 셋집에 들어왔다. 거실 겸 부엌과 침실, 단 두 칸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조악하기 그지없고 심지어 욕실은 공용이다. 거기다 위층에 사는 주인 여자가 집안을 쉴새없이 걸어다니는 소리가 밤낮으로 이저벨을 괴롭힌다. 이 집은 전에도 그녀를 속였고 또다시 속이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숨을 참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 누군가 혹은 무언가는 굶주려 있었다. 그 굶주림은 이저벨을 꽉 붙잡아 끌어당기고 싶어했다. _본문 162쪽 어느 날, 이저벨은 집안 벽장에서 낡은 군복 외투를 발견한다. 끊임없이 집안으로 새어들어오는 외풍 때문에 밤마다 추위에 떨어야 했던 이저벨은 그 군복 외투를 이불삼아 잠을 청한다. 오랜만에 단잠에 빠진 이저벨은 누군가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창밖에는 공군 제복 차림의 남자가 서 있다. 그는 이미 이저벨을 아는 양 다정한 눈빛으로 이저벨을 부른다. 이저벨은 무언가에 홀린 듯 그 남자를 집안에 들인다. 그 순간 다른 누군가의 기억이 이저벨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그 기억 속에서 이저벨과 그 남자는 연인이고, 남자는 폭격기 조종사다. 남자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이저벨은 그 기억을 통해 남자의 이름이 알렉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알렉은 이저벨의 남편이 자리를 비울 때마다, 매일 찾아온다. 이저벨은 점점 현실과 상상, ‘누군가’의 기억과 자신의 기억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알렉과 깊은 사이로 발전하면서 이저벨은 기이한 사실을 깨닫는다. 알렉은 언제나 같은 시간, 그가 무사히 폭격을 마치고 돌아온 스물여섯번째 작전과 목숨을 잃고 말았던 스물일곱번째 작전 사이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느낌 그게뭔데, 문장 : 우리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문단사 - 앤솔로지 강경애,계용묵,고유섭,기형도,김교신,저외41명 / 15,000원 / 우시모북스 6가지 주제로 묶은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느낌 있는 아름다운 산문 44편과 ‘가족 문단사’. 우리 시대 작가 44인의 아름다운 산문과 ‘가족 문단사’를 한자리에 묶은 앤솔로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우시모북스 간)이 나왔다.문/장/수/집/가/로 팟캐스트(‘북적북적톡설’)를 운영 중인 출판기획자 윤작가의 ‘포충망’에 걸린 느낌 있는 문장을 찾아서 수집한 가슴을 울리는 45편의 감동 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이 그것이다. 강경애 계용묵 기형도 김교신 김기림 김남천 김병모 김유정 김이듬 김중혁 나도향 노자영 도종환 백신애 법정 서명숙 설의식 성석제 손봉호 손영목 심훈 윤광준 윤작가 이상 이동순 이문재 이병률 이어령 이유식 이육사 이윤기 이익섭 이재무 이정록 이태준 전혜린 정지용 최서해 최인석 최인호 하종강 함민복 홍사용 황동규 32년간 중·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문학 글쓰기 NIE R&E 신문반 방송반 활동을 지도하면서 또 진로진학 상담교사로 살았던 윤작가가 - 출판기획자로 제2의 인생을 찾아 한국 현대문학사 100년 자료 가운데 수집한 1만여 편의 산문 가운데 고르고 골라 엮은 『느낌 그게 뭔데, 문장』에서 만나는 45편의 산문들. 여러 가지 주제로 - (문인들의) 시처럼 아름다운 산문, (신선한 주제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선명하게 그린) 느낌은 그리움처럼 - 아무튼 산문, (여행자의 기록) 길 위의 인생, (제발 그 음악은) 음악 세상, 문단이면사, 우리말 바로 쓰기, 예술가의 첫사랑 - 팟캐스트를 운영 중이기도 한 저자가 인터넷 오디오 방송으로 읽고 싶었던 우리 시대 작가의 문장 44편 - 그리고 ‘가족 문단사’를 실었다. 악의 평범성 이산하 저 / 9,000원 / 창비 “나를 찍어라. 그럼 난 네 도끼날에 향기를 묻혀주마.” 『한라산』의 시인 이산하, 희망 없는 세상에서 절망하지 않되 응시하고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 제주 4·3항쟁의 진실을 폭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으로 옥고를 치르고 긴 시간 절필 끝에 두 번째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1999)를 발표했던 이산하 시인이 그러고도 다시 22년이 흘러 신작 시집 『악의 평범성』을 출간했다. ‘적’의 정체가 분명했던 시절에 격렬히 저항했고 그로 인해 안팎으로 상처를 입으며 벼렸던 시인의 날 선 시선과 감성은 겉으로는 안온한 일상으로 포장된 오늘날의 ‘적’을 만나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켜 어떻게 다시 빛을 발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편들로 빼곡한 시집이다. 자신을 찍을 도끼날에 향기를 묻혀주겠다는 ‘나무’의 자세로 시를 쓴 시인 이산하,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는 이번 시집은 아직도 열렬하게 살아 있는, 저항하는 시 정신의 향연이다. 낯익은 괴물들 : 테미소설-촉법소년X성 착취X인공지능 김종광,김이설,서유미,듀나,주원규 저외4명 / 16,000원 / 폭스코너 우리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주제들 -촉법소년, 성 착취, 인공지능-을 다룬 아홉 편의 소설! 9명의 작가들이 다채롭게 그려낸 우리의 현재와 미래, 눈앞에 불쑥 얼굴을 들이민 이 낯익은 괴물들을 어찌할 것인가! 『낯익은 괴물들』은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가진 아홉 명의 작가가 우리 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주제들을 다룬 아홉 편의 단편소설을 엮은 테마소설집이다. 주어진 테마는 촉법소년, 성 착취, 인공지능으로 각 테마별로 세 편의 단편소설을 엮었다. 겁 없는 촉법소년들의 끔찍한 행각, N번방으로 충격을 안겨준 성 착취의 실태,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촉발된 우리의 가능한 미래 등을 다룬 이야기가 다양한 장르, 다채로운 서사로 펼쳐진다. 꽃으로 엮은 방패 곽재구 저 / 9,000원 / 창비 “기다리는 일은 시나브로 우리 곁에 다가옵니다” 삶과 시가 일치하는 생명의 순간을 꿈꾸며 오롯이 걸어온 시의 길 40년 시적 연륜에 더욱 깊어지는 따뜻한 서정과 냉철한 현실인식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전통적 서정을 바탕으로 한 감성적 언어로 인간 본래의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해온 곽재구 시인의 신작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문학동네 2019)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아홉번째 시집으로, 등단 40년을 맞이하는 해에 펴내는 시집이라 더욱 뜻깊다. 한국 서정 시단을 대표하는 중견 시인으로서 2020년에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26년 만에 ‘오월시’ 동인 신작 시집을 펴내어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랑하고/아파하고/이별하는/그리운 생의 시간들”과 “바람 불고/눈 오고/꽃 피는/지상의 시간들”(「목도장 2」)을 아름답고 투명한 언어로 불러내어 예와 다름없이 맑고 고운 서정의 세계를 한껏 펼친다. 세월이 지나도 마음을 흔드는 온기가 깃든 시편들이 묵직한 감동을 일으키며 가슴을 따듯하게 적셔준다. 71편의 시를 4부로 나누어 실었으며, 해설 대신 시인의 산문을 덧붙였다. ‘시를 시작하는 청춘들에게’라는 부제에서 짐작하듯, 40년의 시적 연륜과 시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글로 색다른 읽을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번 시집에는 유난히 ‘용오름마을, 소뎅이마을, 파람바구마을, 선학, 초적, 쇠리, 섬달천’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지명이 많이 등장한다. 삶의 안식처이자 마음의 고향인 이곳에서 시인은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그리운 이들에게 “살아서 퍼렇던 그리움의 날들”과 “세월이 흘러 썩어 문드러질지 모를 외로움의 날들”(「화진포」)을 달래는 손편지를 띄운다. “궁핍과 광란의 시간들 다 놓아 보낸 생의 저물녘”(「섬달천」)에 이르러서는 그 옛날 “펌프 샘 가에 앉아 울던/엄마의 눈물 냄새”(「호두 바람」)와 이제는 “지상에 없는 그리운 혈족들”(「중강진 3」)에 대한 추억에 젖기도 한다. 착한 이웃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과 마을 사이를 거닐며 시인은 시적 영감을 얻기도 하면서 “미친 듯 허겁지겁”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며 “사람은 좀 느리게 살아야”(「기차는 좀더 느리게 달려야 한다」) 한다는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어둠 속에서도 빛을 뿌리는 것이/별의 숙명이라는 것”을 알기에 시인은 이제 “어떤 외로움 속에서도/홀로 외로워질 수 있다고/고요히 다짐”(「또 하나의 별」)한다. 따뜻한 영혼 갈림카이르 무타노브 저 / 박미하일. 정덕준 역 / 15,000원 / 상상 순백의 만년설과 푸른 초원의 땅에서 온 시편들 위대한 자연과 카자흐 민족, 그리고 신에 이르는 길까지 “신의 가장 큰 선물은 그대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 중앙아시아 대륙의 카자흐스탄 시인 갈림카이르 무타노브의 『따뜻한 영혼』은 인간다운 삶과 인생의 가치에 대한 아름답고 따뜻한 시집이다. 눈 덮인 알타이와 우랄산맥의 고결함과 순결함, 그리고 끝없는 푸른 초원이 선사해 주는 자유와 강인함을 담은 시편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우리에게는 뜨거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 불길처럼 다른 이의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영혼이 있어야 한다, 빛처럼 ―「따뜻한 영혼」 부분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그리움과 사랑을, 2부에서는 영혼을, 3부에서는 인생을, 4부에서는 죽음을, 5부에는 카자흐 민족과 독립을 노래하고 있다. 공주대학교 국어교육과 김영미 교수는 해설에서 “님과 신을 추구하는 따뜻한 대륙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라며, 이 시집에는 “단순하고도 평범함 속에 아름다움이 충만해 있다”고 하였다. 이 시집을 공동 번역한 박미하일 작가와 정덕준 교수는 “주변 세계를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는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신께 이르는 길이 얼마나 거룩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절절히 그려 보인다”고 하였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김형영 저 / 20,000원 / 문학과지성사 올해로 시력 55년을 맞은 시인 김형영의 시선집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문학과지성사, 2021)가 출간되었다. 출간일인 2월 15일은 시인이 숙환으로 영면에 든 날이기도 하다. 투병 당시 시인이 자신의 시집 10권에서 직접 선한 시 213편과 함께, 오래 교유한 지기 김병익 문학평론가의 해설과 평생의 이력이 담긴 연보가 한데 담겼다. 시인 김형영은 자신의 인생을 네 가지 시기로 구분하여 ‘관능적이고 온몸으로 저항하던 초기’(1966~79), ‘투병 중에 가톨릭에 입교하여 교회의 가르침에 열심인 시기’(1980~92), ‘종교의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시기’(1993~2004), ‘자연과 교감하며 나를 찾아 나선 시기’(2005~19)로 제시한다. 이러한 변곡점에 따른 시 세계 변모를 잘 알 수 있는 대표작들을 추려내면서, 특히 2005년 이후의 시들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이 시기에 더 무게를 두었다. 2019년 출간한 『화살시편』에 담지 않았던 두 편의 미발표 시 「화살시편 30」 「화살시편 32」 또한 함께 묶었다.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태들을 가능한 한 가장 적은 언어와 속살거리는 음악으로 형상화한 시인 김형영의 시 평생이 여기 있다. 안응칠 역사 : 비판정본 안중근 저 / 18,000원 / 독도도서관친구들 “東洋平和維持 大韓獨立鞏固” 독립과 평화를 향한 안중근의 담대한 생각과 실천을 이 시대의 독법으로 새롭게 읽는다 안중근(자[字]는 응칠[應七])은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에서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여순 감옥에 투옥되었다. 「안응칠 역사」는 바로 그가 옥중에 있을 때, 1909년 12월 13일에 쓰기 시작해 1910년 3월 15일에 집필을 완료한 자서전이다. 이 저술은 1910년 3월 26일 순국으로 미완에 그친 「동양평화론」과 더불어 안중근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헌이다. 안중근의 사상과 정신이 오롯이 담긴 것으로 한반도의 통일과 동양의 평화, 나아가 세계의 공존과 공영에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정신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안중근의 친필 원고가 발견되지 않은 채, 일본인이 남긴 필사본을 토대로 지금까지 다양하게 나온 편집본들은 그만큼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이번에 독도글두레의 연구와 작업으로 출간된 비판정본 『안응칠 역사』는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저 / 14,000원 / 창비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은 영원하지 않지만 때때로 놀랄 정도로 반복되는 일이야.” 잘 사는 일과 잘 자는 일에 대한 박솔뫼식 감각 생활과 가장 가까운 언어로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단편들 2009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하며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박솔뫼의 네번째 소설집 『우리의 사람들』이 출간되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발표한 여덟편의 작품을 엮은 이번 소설집은 독특한 언어와 예상을 뛰어넘는 흐름으로 소설적 재미를 줄곧 선보이며 역시 작가 특유의 스타일로 빛난다. 각각의 작품들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히 익숙한 나의 집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집에서 눈을 떴다는 감각”이 들게 하는 “낯선 공간”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동시에, 낯선 감각 너머로 은근한 “수수께끼 같은 희망”을 전한다. 읽는 이들은 낯섦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눈을 깜빡여 “차차 익숙해지는 사물들을 바라보며”(강보원 해설) 박솔뫼 고유의 유머와 사랑스러움의 세계로 진입한다. 『우리의 사람들』의 화자들은 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의 조건들을 가정해보며, 그 상상대로 살아갔을 누군가의 삶을 그리는 일을 반복한다. 표제작인 「우리의 사람들」의 화자는 친구들이 가기로 했던 숲에 가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반대로 숲에 간 친구들을 상상해본다. 상상 안에서 숲에 간 어떤 사람들은 계속해서 걷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지금 이곳에 혼자 살고 있는 화자 역시도 어딘가에서는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아 지금의 ‘나’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데, 상상하는 “그런 세계가 있으리라는 것을 깊고 가볍게”(11면) 믿는 일은 소설집 전반으로 이어진다.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 : 현직 초등교사.교육학자가 예측하는 내일의 교육 김재현,김종훈,류창기,배동건,송칠섭 저 외2명 / 16,000원 / 오브바이포 코로나19라는 혼돈 속에 빠진 학교를 되돌아보다! 앞으로 우리 교육은 어떻게 될까요? “온라인 수업, 우리 아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아이들의 학습 격차가 지금보다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앞으로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가 끝나도 온라인 수업은 계속될까요?” “이제부터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교육 현장은 완전히 달라졌다. 온라인 개학이 실시되었고, 학생과 교사 간의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다. 학교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을 겪으며 배움의 장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 교육의 약점과 한계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또한 정부와 교육부, 학교, 교사, 학부모가 각자의 자리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 이후 학교의 미래』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 빠진 우리 교육을 되돌아보고, 미래 교육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7명의 현직 초등교사와 교육학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저 / 장은주 역 / 12,000원 / 현대지성 5천 년 역사 중국에는 전통 요리가 없다 수많은 민족의 문화가 뒤섞인 중국을 이해하는 필수 교양서 식생활을 보면 그 나라의 진짜 역사와 문화가 보인다. 복식과 의례는 꾸며낼 수 있지만, 음식은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들기 때문이다. 가령,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매운 음식을 즐겨 먹었을 것 같지만 매운맛을 내는 고추는 18세기 초가 되어서야 중국에 퍼졌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마라탕’ 역시 비교적 최근 음식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만두나 면에 대해 몰랐으며, 쌀이 아닌 콩이 서민의 주식이었다. 현대 중국인은 생선회를 먹지 않지만 춘추시대에는 생식이 매우 일반적이어서 공자도 육회를 즐겨 먹었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중화요리는 ‘전통 요리’가 아닌, 이민족의 침략과 서역과의 교류 과정에서 만들어진 근대적 산물이다. 이 책은 50권이 넘는 풍부한 사료에서 찾은 중화요리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다루면서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5천 년 중국의 역사 전체를 살피고 있다. 이해한다는 것 윤슬 저 / 13,500원 / 담다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가 어느 순간 사라진, 이름을 얻지 못한 감정의 기원을 궁금해나는 스토리텔러가 되어 돌아왔다. 『이해한다는 것』은 윤슬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다. 유쾌함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날이 ‘괜찮아’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동시에 사라진 이름 없는 감정도 상당하다. 이에 호기심을 느낀 윤슬작가는 왜 ‘괜찮아’라고 말했는지, 왜 ‘괜찮지 않아’라고 말하지 못했는지 원인을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이번 작품은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서사적인 가치를 지니지 못한 채 사라진 이름 없는 감정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수수께끼처럼 얽혀 있는 상황과 감정을 재구성하고 재배열하여 이름을 붙여주고 고유함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한다. 도덕이나 정의가 아닌 이해와 확장을 모티브로 소개된 27편의 작품은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의 이동을 유도하며 시간과 공간이 바뀌는 경험을 선사한다. 괜찮았다고 믿는, 그렇다고 믿고 싶은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에 대해 누군가는 대단하지 않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괜찮지 않은 감정’을 위로하고 애도하는 시간은 살아갈 날에게 더없이 소중한 선물이다. 그 시간을 선물하고 싶은 윤슬작가의 시선이 깊고 따뜻하다. 미서부, 같이 가줄래? : 부부라는 이름으로 1800km 로드트립 은정 저 / 14,000원 / 푸른길 “난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꼭 이곳에 다시 오겠노라고.” 그리하여 내달린 1800km, 그 여정이 가져다준 모든 찬란한 순간들 꼭두새벽부터 받은 두꺼운 메이크업과 헤어를 인천공항의 한 칸짜리 샤워실에서 열심히 지우고 씻어 내며 시작되는 이들의 여행. 결혼식의 묵은 피로감을 후련하게 날려 버린 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혼자서는 세 번이나 다녀왔다는 미서부이다. 주변 사람들은 신혼여행인데 기왕이면 새로운 곳에 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의문을 던졌지만, 이들이 에메랄드빛 해변보다 흙빛 텁텁한 공기를 머금은 미서부 대자연을 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2년 전 작가 온정은 혼자 미서부로 떠났다. 그토록 꿈꿔 왔던 그랜드캐니언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신이 빚어 놓은 듯 광활하게 펼쳐진 주황색 협곡 위로 구름의 그림자가 지나가고, 아찔하게 패어 있는 골짜기가 저마다 그 기세를 자랑했다. 믿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에 그녀는 다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꼭 이곳에 다시 오겠노라고. 그렇게 부부라는 이름으로 떠난 1800km 로드트립. 평생 남으로 살아온 둘이 하나가 되어 금세 미국 땅에 와 있다는 사실도, 결혼이란 큰일도 아직 실감하지 못했는데 눈앞에는 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정신없이 펼쳐졌다. 광활한 대자연의 웅장함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고, 애리조나의 끝없는 사막을 운전하는 순간에도 당장 내려 잡아 두고만 싶은 그림들이 연이었다.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는 그곳에서 매번 헤매며 머리와 맘을 맞대야 했고, 쩍쩍 갈라지는 피부와 진하게 자리 잡은 다크서클은 덤이었지만, 아로새겨지는 감정들만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이 특별했다. 그렇게 반짝이던 하루가 저물고 밤하늘에 총총 박힌 별을 바라보는 고요한 순간이 찾아올 때면 그려 보았다. 우리로 살아가며 마주할 수많은 삶의 조각들을. 『미서부, 같이 가줄래?』는 낭만과 여유가 가득한 휴양지를 뒤로하고, 광활한 미서부 대자연을 신혼여행지로 택한 이들이 펼치는 달콤 짠내 가득한 이야기를 통통 튀면서도 솔직한 언어로 담아낸 에세이이다.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공감하듯, 신혼여행은 마냥 설레는 다른 여행과는 달리 겨우 큰 행사를 마쳤다는 안도감, 정신없는 와중에 눈코 뜰 새 없이 떠나는 노곤함, 다녀와서 살아 내야 할 현실에 대한 막막함 등을 함께 안고 떠난다. 이들 역시 눈앞에 펼쳐지는 아득한 풍경에 감탄하면서도, 그것이 마치 앞으로 펼쳐질 삶의 아득함인 양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들에 마주 서야 했으며, 부부라는 새로운 이름에 적응해야 했다. 그 여정에서 “보고, 듣고, 사랑하고, 아프고, 고민하고, 회상하고, 후회했던 모든 감각”을 기록해 담았다. 다음 포털사이트 메인에 여러 차례 올라 누적 조회수 62만을 기록할 만큼 많은 이에게 사랑받았던 브런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새로이 엮었다. 글 하나만으로도 열흘의 여정을 단숨에 끌고 나가는 온정만의 매력이 넋을 빼놓는 미서부의 풍경과 더해져 더욱 찬란해졌다. 세상 저편으로 가는 문 캐리 호프 플레처 저 / 허형은 역 / 14,500원 / 문학동네 우리가 죽고 나면 평생 마음속에 품고 살아온 비밀들도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걸까? 어쩌면 세상 저편으로 가는 입구에서 차마 꺼내놓지 못한 이야기들을 다시 마주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리고 만약 미완으로 남은 그 이야기를 매듭지을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영국의 배우이자 작가인 캐리 호프 플레처의 첫 장편소설 『세상 저편으로 가는 문』은 이런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따뜻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삶을 마치고 사후 세계에 도착한 주인공 이비 스노는 천국으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뒤엉킨 삶의 매듭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그 매듭의 중심에는 그녀가 평생토록 유일하게 사랑했던 남자, 빈센트가 있다. 이비는 사후 세계와 이승을 이어주는 마법의 벽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산 자들의 세상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앞길에 어떠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든, 이비는 언제나 그래왔듯 씩씩하고 담대하게 난관을 헤쳐나간다. 그리고 그 신비로운 여정에서, 그녀는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희망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이번에야말로 기나긴 세월을 건너 그에게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낼지도 모른다는 속삭임을. 틀뢴의 기둥 조강석 저 / 20,000원 / 문학과지성사 문학의 기둥을 묵묵히 밀고 나가며 비평의 본질적 역할을 탐구하는 조강석의 새 비평집 문학평론가 조강석(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의 새 비평집 『틀뢴의 기둥』(문학과지성사, 2021)이 출간됐다. 저자는 200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으며, 문학이 무엇인지에 관한 본질적 질문을 바탕으로 ‘지금-여기’에 유효한 문제들을 제기하며 꾸준한 활동을 보여왔다. 수록 글 「다시 문학의 실효성에 관하여」는 제65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이다. ‘틀뢴’은 잘 알려졌다시피 보르헤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한 가상 세계에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현실 세계의 물리적?도덕적 법칙에 기초해 축조된 것이되 그것과는 다른 방식의 독자적 운영 체계를 지니고 있”는 “독립적이고 정합적인 세계”를 일컫는 말이다. 또한 ‘틀뢴’은 형이상학적인 관념물들의 집합이 아닌 “현실과 비스듬히 서 있는 또 하나의 실재”이다. 문학이 가상이라는 것은 일종의 토톨로지tautology라고 말할 때 저자는 문학이라는 가상, 즉 틀뢴의 기둥을 묵묵히 밀고 나감으로써 비평적 역할을 수행 중인 것은 아닐까. ‘문학의 실효성’ ‘이미지 사유’ ‘모티폴로지motiphology’로 간추릴 수 있는 조강석 비평 세계의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저자는 다시 한번 문학을 붙들고 그의 비평 세계를 축조해낸다. 대사들 1,2 헨리 제임스 저 / 정소영 역 / 14,000원 / 민음사 제임스의 국내 팬들 사로잡을 명작, 인간 심리에 대한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 헨리 제임스 문학 세계의 정수 드러나는 ‘뉴욕판 서문’ 수록 “운 좋게 아직 시간이 있으면 그때가 언제나 적절한 때야. 삶다운 삶을 살라고!” 동시대 작가 중 가장 지적인 인물, 20세기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심리적 사실주의 기법으로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원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헨리 제임스의 후기작 『대사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5?376으로 출간되었다. 『대사들』(1903)은 『비둘기의 날개』(1902), 『황금 주발』(1904)과 함께 제임스의 후기 삼부작으로 꼽히며, 작가 스스로 “어느 모로 보나 가히 최고”라고 꼽을 만큼 주제나 구성 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국내에서 헨리 제임스는 정통적인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쓰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초기작 『나사의 회전』(1898)(2020년 4월 개봉된 영화 「더 터닝」의 원작), 『데이지 밀러』(1878)(1974년 동명의 영화 개봉), 『여인의 초상』(1881)(1996년에 동명의 영화 개봉) 등이 영화화되어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제임스의 후기 삼부작은 일반 독자는 물론이고 문학 전공자들에게도 난해하다는 평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임스의 난해함은 파편성이나 상징적 연상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모더니즘의 실험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사들』은 특정한 사회적 맥락에 놓인 인물들의 내면 심리와 의식의 망을 최대한 드라마처럼 사실적으로 펼쳐 내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반영되어 있어, 전반부의 난해함을 견디면 어느새 몰입해 헨리 제임스만의 문학성에 흠뻑 빠져들 만큼 매력적인 작품들이다. 이번 전집판에는 헨리 제임스가 그의 삼부작 이후 출간된 스물네 권의 뉴욕판 전집에 새로 쓴 『대사들』의 서문을 수록했다. 서문을 통해 독자들은 이 책에 대한 작가의 생각과 습작 비하인드, 독서 가이드뿐 아니라 헨리 제임스가 생각하는 문학관을 함께 전달받을 수 있다. 제임스는 서문에서 “제대로 인도하기만 하면 소설은 지금도 여전히 가장 독립적이고 가장 탄력적이면서 그 무엇보다 놀라운 문학적 형식”이라 말하며, 『대사들』은 『비둘기의 날개』와 달리 작품을 쓰는 동안 전혀 불안이나 의심에 시달리는 일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주제가 환히 빛났다고 강조한다. “말하자면 심지어 최상의 선(善) ― 최상의 선과 관련해서만 명예로움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으니까 ― 중에서도 틀림없이 선함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이어서, 그것을 환기함으로써 예술에 대한 믿음을 최고로 고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게는 나만의 주제가 진정 환하게 빛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고백하건대 『대사들』의 주제야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 빛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이 지금까지의 모든 작품 중에서 ‘어느 모로 보나’ 가히 최고라고 솔직하게 평할 수 있다 N잡러 시대의 슬기로운 직장 생활 : 가장 현실적인 자기개발과 자기관리 가이드 정성훈 저 / 15,000원 / 한월북스 직장인이 회사에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누구나 회사를 떠나지만 퇴사 후의 삶은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 조기 퇴직이 현실인 무한 경쟁 사회! 직장인들은 고민이 많다. 더 이상 회사 생활만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열심히 일해도 저축은 언감생심,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힘들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자녀에게 물려줄 자산을 마련하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들다. 그렇다고 남들 따라 재테크에 관심을 갖자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막연히 걱정만 한다고 미래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더 늦기 전에 퇴직 후를 대비해야 한다. 구체적인 해법은 사람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핵심 원칙은 존재한다. 바로 도전과 실행이다.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길을 찾아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만 퇴직이라는 골짜기를 무사히 건너 안정적인 노후를 영위할 수 있다. 『N잡러 시대의 슬기로운 직장 생활』은 여러분이 원하는 삶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달라진 내일을 꿈꾸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주저하지 말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실행해야 보다 나은 미래를 쟁취할 수 있다.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지 말고 다양한 세상에 관심을 가지면 슬기롭게 퇴직 후의 삶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