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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성인)
6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1)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18-06-29
조회수
2563
전쟁과 평화 1

전쟁과 평화 1,2,3,4

레프 톨스토이 저 / 연진희 역 / 각 16,000원 / 민음사

러시아를 대표하는 문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젊고 섬세한 감각을 선보이며 러시아 고전의 새로운 독자층을 형성한 연진희가 번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1805년부터 1820년까지 약 15년의 시간과 러시아라는 광활한 공간을 배경으로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역사를 그려 낸 톨스토이의 대표작이다.

총 559명의 등장인물, 큰 전쟁에 얽힌 방대한 서사에 자연스러운 리듬을 부여하는 작법뿐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서 인간들의 운명을 냉엄하게 내려다보는 시선은 『일리아스』에 비견되는 서사시적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지독한 허무주의자 안드레이, 부유하고 방탕한 상속자 피에르, 치명적인 유혹에 빠진 나타샤가 저마다의 시련을 극복하고 자기 안의 ‘우주적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은 각 개인들의 성장기인 동시에 전쟁과 수치를 겪으며 커다란 잠재력을 자각해 나가는 러시아 자체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랜드

 다이어트랜드

서레이 워커 저 / 이은선 역 / 14,800원 / 문학동네

억압과 구속과 자기혐오가 만연한
평화로운 다이어트랜드에 나타난 정체 모를 ‘여성 테러리스트’들,
여성을 향한 폭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당신은 당신의 몸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서레이 워커의 데뷔 소설 『다이어트랜드』는 이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할 모든 이들을 위한, 그러니까 아마도 다수의 여성들을 위한 책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말하는, 자신의 몸을 사랑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결코 ‘다이어트’가 아니다. 뚱뚱한 몸 때문에 평생 자기혐오에 시달려오던 여성이 페미니스트 단체를 만나면서 변화해가는 과정을 통쾌하게 그린 이 소설은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몸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이며, 사회의 시선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선언한다. 2015년 출간된 이래, 소설의 ‘반(反)다이어트’ 선언을 지지하는 수많은 평자와 독자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이 작품은 미국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2018년 6월 AMC 채널에서 첫 시즌이 방영되었다.

작가 서레이 워커는 과거 [세븐틴] [마드무아젤] 같은 하이틴 잡지에 기고했던 경험과, 자신이 여성으로, 특히 뚱뚱한 여성으로 살아오며 받았던 혐오와 차별, 그리고 데이비드 핀처의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받은 영감을 버무려 주인공 ‘플럼 케틀’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다이어트랜드』는 기존의 사회 규범 안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성들을 그리는 소위 ‘칙릿’ 소설의 외피를 쓰고 있다. 그러나 소설은 익숙하고 편안한 설정으로 독자를 깊숙이 끌어들인 다음, 이내 전복적인 이면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미디어와 뷰티 산업이 어떻게 완벽한 여성 이미지를 구축하고 그를 통해 여성들을 억압하는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신랄하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여성들로 이루어진 미스터리한 테러 집단 ‘제니퍼’를 등장시켜 남성 중심적인 사회가 휘두르는 폭력을 되돌려준다. 이 기상천외한 여성 테러리스트들은 여성에게 폭력을 저지르고도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않은 남성들을 납치해 비행기에서 떨어뜨리고, 몸값을 요구하는 대신 여성 누드 사진을 남성 누드 사진으로 대체하라고 신문사를 협박한다.

칙릿 소설의 주인공들이 자신을 변화시켜 사회 내로 안전하게 진입한다면, 『다이어트랜드』의 주인공 플럼은 자신을 변화시켜 사회의 테두리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그 새로운 장소에서 자신과 타인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그 새로운 시선은 평생 그녀를 옥죄어왔던 관습적인 남성적 시선이 아니라 사회에서 배척받는 소수자의, 여성의 시선이다. 그리고 소설의 끝에서 그 시선에 내재된 전복적인 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깨닫는 것은 주인공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여정을 함께한 독자이기도 하다. 시종 풍자적인 유머와 예상치 못한 전개로 독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 경쾌하고 호기로운 작품은 한 여성의 ‘다이어트랜드 탈출기’이자 다이어트랜드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을 향한 혁명 선언문이다.

제8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제8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손보미,임솔아,백수린,오한기,김금희 저 외5명 / 10,000원 /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사가 2010년부터 제정 ? 운영해오고 있는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이 올해로 8회를 맞이했다. 『제8회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과지성사, 2018)에는 수상작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를 포함해 총 열한 명(김효나, 임솔아, 김금희, 박민정, 허희정, 박상영, 오한기, 이주란, 손보미, 정영수)의 소설이 실렸다.

[이 달의 소설]이란 이름 아래 매달 작품을 선정하였던 기존의 방식을 개편하여, 2017년부터는 계절마다 한 차례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홈페이지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문지문학상의 후보작으로 하였다. 문지문학상 수상 작가에게는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12월 초에 있을 예정이다. 심사위원(우찬제, 이광호, 김형중, 조연정, 금정연, 김신식, 강동호, 황예인)은 예심과 본심 동일한 구성원으로 진행되며,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해마다 간행된 도서『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지난 8년간의 여정을 마친다. [이 계절의 소설]로 개편된 방식에 따라 문학과지성사에서는 매 계절 선정된 작품들을 바로 그다음 분기 앤솔러지로 묶어 내, 1년간 네 권씩 출간할 예정이다. 계절의 리듬에 맞추어 젊은 작가들의 소설을 좀더 빠르게 독자 여러분에게 선사하며, 한국 문학의 현재와 호흡할 것을 약속한다.


진실의 창, 평화의 벗

진실의 창, 평화의 벗 : 서른 살 한겨레의 기록

한겨레30년사 편찬위원회 저 / 50,000원 / 한겨레신문사

1987년 민주화운동에서 2017년 최순실게이트와 대통령 탄핵까지. 1988년 창간된 한겨레의 30년 역사는 한국 현대사와 언론 민주화의 알짬이다. 이 책은 2018년 서른 살을 맞은 한겨레가 기록한 자신의 역사다. 하지만 회사의 일대기를 자화자찬하듯이 늘어놓는 일반적인 사사(社史)와는 전혀 다르다. 한겨레 안팎의 수많은 사람들, 한국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한 여러 사건과 보도, 한겨레 내·외부의 논쟁들을 씨줄과 날줄 삼아, 한겨레 창간 전후부터 현재까지의 30년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한 한겨레의 발자취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생동감 넘치게 담겨 있다. 또한 한겨레의 잘잘못, 성공과 좌절, 피와 땀과 눈물까지 민낯 그대로 솔직하게 기록되어 ‘바람직한 언론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던지고 있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1987년 12월 16일,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열패감과 절망감이 전국을 뒤덮었다. 12월 23일부터 ‘새 신문’ 창간을 준비하는 신문 광고가 나갔다. 범국민 모금운동으로 하루에만 1억 원씩 모였다.

그렇게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 한겨레가 탄생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결실이자, ‘신문다운 신문’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안고 태어난 신문이 바로 한겨레였다. 그 뒤 30년 동안 한겨레는 한국사회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빛을 비추는 등대 역할을 했다. 때로는 ‘싸우는 신문’으로서 정치권력, 자본권력과 꿋꿋하게 맞섰다. 진실에 다가설 수 있는 새로운 사실(팩트)을 발굴하는 언론의 역사적 소명에 충실했다. 한겨레가 2017년 ‘최순실 게이트’ 특종 보도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이끈 수레바퀴가 된 것은 시대적 부름이자, 한겨레의 운명과도 같았다. 그 30년의 발자취가 이 책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허유선 저 / 14,000원 / 믹스커피

연애가 쉽지 않아 고민이 깊어질 때는 생각의 함정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을 하면서 우리는 연애의 목적과 가치가 무엇인지, 왜 문제가 생겼고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나이가 들면서 관계의 기술을 충분히 익혔다고 착각하지만 그래도 쉽지가 않다. 내 마음을 간수하는 일도, 상대를 헤아리는 일도, 다른 생각 안 하고 그저 좋아만 하는 일도 다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연애는 풀리지 않는 고민의 연속이다. 이 책은 삶과 사랑, 철학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함으로써 연인을 이해하고 관계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힌트를 준다.


정용재의 영어독설

정용재의 영어독설 : 한글영어라는 소리영어로 영어듵기와 영어회화 잘하는 법

정용재 저 / 13,000원 / 한글영어

이 책은 네이버의 한글영어 공식카페에서 그동안 회원들의 질문에 답변을 드렸던 내용 중에서 최대한 중복되지 않도록 편집한 것이다. 책의 내용과 관련하여 더 궁금하거나 영어공부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한글영어 공식카페( http://한글영어.한국)를 방문하시기를 바란다. 한글영어 공식카페는 독자 여러분의 질문에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드릴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영어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만든 교재를 가지고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그리고 직장인이 되어서까지 영어를 배웠다. 그와 함께 누군가의 성공담이 실린 영어 베스트셀러에서 말하는 대로 열심히 따라했지만 실패했다. 왜 우리는 영어학습에 번번히 실패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영어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다. 본인은 영어를 잘할지 모르겠지만, 남들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이는 마치 한국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더라도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배우는 방법과 원리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는 성공한 영어전문가들의 잘못된 이론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는 원리는 영어전문가의 말에 있지 않다. 오히려 여러분이 한국어를 배우고 가르친 경험을 잘 생각해 보면 거기에서 확실한 해답과 증거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은 영어열풍이다라는 말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오해하지만 실상 우리가 하는 영어교육은 영어회화와는 거리가 먼 시험영어광풍에 불과하다. 둘의 차이를 잘 알아야 한다. 원어민처럼 하는 영어회화공부법을 위해서 영어잘하는법이나 영어회화잘하는법을 찾는다면 영어듣기잘하는법을 따라 해야 하고, 토익이나 수능영어나 내신영어등 영어시험을 잘하는법은 영어단어잘외우는법과 영어독해잘하는법과 영문법잘하는법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원칙을 지키는 주식 고수들의 투자법

원칙을 지키는 주식 고수들의 투자법

박용선 저 / 14,000원 / 원앤원북스

주식시장에서 흔들리는 개미들을 위한 60가지 투자격언
원하는 수익을 얻고 싶다면 이리저리 끌려다니지 마라!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주식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은 종종 뒷북을 치고 실패한다.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자신의 투자를 돌아보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식시장의 격언과 우화는 앞 세대들의 경험과 지혜가 담겨 있어 우왕좌왕하는 투자자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은 어떤 주식을 얼마에 사야 한다는 방향을 짚어주기보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통찰력을 선사한다.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원리들, 돈을 버는 성공적인 투자로 이끄는 방법, 지금이 주식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도 좋을 때인지, 주식을 보유하고 기다려도 되는지, 아니면 주식을 팔고 현금을 든 채로 기다려야 하는지 등 시점을 파악하는 법, 주식시장의 심리전, 주식투자에 필요한 노하우와 경험 등이 담겨 있다. 자기 자신의 확고한 투자원칙이 없으면 주식시장에서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불확실의 시대, 자신의 투자방법에 확신이 없다면 이 책을 읽어라. 시대를 초월한 주식 고수들이 당신을 올바른 투자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장정일 저 / 9,000원 / 책읽는섬

1984년 『언어의 세계』 3집에 「강정 간다」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장정일의 자선시집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이 책읽는섬에서 출간되었다. 당돌하고 새로운 도시적 감수성과 불온한 시적 상상력으로 한국 시단에 ‘장정일’이라는 하나의 현상으로 등장했던 그. 장정일의 이번 자선시집은 꾸준히 독자에게 사랑받는 그의 대표 시집 두 권과 지금은 구하기 어려운 다섯 권의 절판된 시집 속에서 시인이 한 편 한 편 직접 골라 엮어 의미가 각별하다. 장정일의 시세계를 파악하고 따라 그려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맞춤한 선물이 될 것이다.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은 장정일이 ‘국시’ 동인 시절 발표한 시(「나는」, 1983)에서부터 『햄버거에 대한 명상』(민음사, 1987), 『상복을 입은 시집』(그루, 1987), 『길안에서의 택시잡기』(민음사, 1988), 『서울에서 보낸 3주일』(청하, 1988), 『통일주의』(열음사, 1989), 김영승과의 2인 시집 『심판처럼 두려운 사랑』(책나무, 1989), 『천국에 못 가는 이유』(문학세계사, 1991) 등에서 시인이 직접 가려 뽑은 시 54편을 묶었다. 몇몇 시들은 새로 엮는 과정에서 제목과 내용 일부를 다듬었다.

Lo-fi

Lo-fi

강성은 저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강성은의 세번째 시집 『Lo-fi』(문학과지성사, 2018)가 출간되었다. 강성은은 2005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동화적 상상력을 낯선 방식으로 풀어낸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창비, 2009)와 무의식적 주체를 통해 잠재된 감각을 탐구한 『단지 조금 이상한』(문학과지성사, 2013)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강성은은 기존에 보여주었던 초현실적 상상력을 뒤틀어 현실 세계를 내파하는, 그리하여 미세한 균열을 통과해 자신만의 불가해한 시공간을 탄생시키는 데 이르렀다.

『Lo-fi』는 ‘저음질’을 뜻하는 음향 용어에 걸맞게 독자들을 한순간에 정체불명의, 나직하고 깊은, 확신이 불가능한 시공간으로 데려다놓는다. “강성은이 옹호하는 세계는 없다”(시인 함성호)는 말처럼 이제 그녀의 시를 읽는 일은 이편의 세계에서 저편의 세계로 건너가는 일이 아니라 그동안 안락하게 누려오던 현실 세계가 통째로 무너져 내리는 감각을 선사한다. 이러한 경험은 모리스 블랑쇼가 정의한 문학처럼 읽는 존재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도록 이끌어 우리가 새삼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만든다. 세계에 대한 확신을 걷어내야만 비로소 가능한 삶으로 순식간에 독자의 위치를 옮겨다 놓는 것이다. 그 위치는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이거나 영면 이후의 시공간이기도 하고, 현실도 꿈도 아닌 지점이거나 환상에서 깨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의 내면과 현실 세계, 그리고 시인이 고유하게 구축한 ‘어떤 세계’까지 한순간에 감각하는 경험은 강성은의 시를 따라 읽는 독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황홀한 시적 경험일 것이다.


물류창고

물류창고

이수명 저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대상과 주체의 관계를 전복시키는 시 쓰기
한국 시의 관행에 반하는 이수명의 끝없는 실험

감정을 덧입혀 대상을 왜곡하는 화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로지 대상을 중심으로 세계를 읽어내는 언어의 발견을 시작으로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이수명이 일곱번째 시집 『물류창고』(문학과지성사, 2018)를 출간했다. 『마치』 이후 4년 만의 시집이다. 이수명은 1994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래 일곱 권의 시집과 다수의 시론집, 평론집 들을 출간하며 현대시에 관한 깊은 연구를 기반으로 시단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물류창고”라는 제목으로 총 열 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특별한 구분 없이 불쑥불쑥 등장하는 「물류창고」를 통해 주체와 대상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그에 따라 어떤 행위를 하는지 명확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행위들이 무한히 반복하는 공간으로서의 물류창고를 보여줌으로써, 시인은 ‘무효’로 수렴하는 시적 언술을 향해 전진하는 말들을 풀어낸다.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2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 2권

심우도 글.그림 / 16,800원 / 창비

손님도 주인도 함께 울고 웃는 한국판 심야식당
어쩐지 막막한 날, 잔잔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만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화두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담은 만화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전2권)가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주인과 손님이 음식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심야 식당』이나 시골에서 살아가는 소박한 행복을 보여주는 『리틀 포레스트』 등을 연상하게 하면서도, ‘카페 운영’이나 ‘작은 공동체’ 등 국내 만화에서는 보기 드문 소재를 가져와 신선함을 더했다. 갑작스럽게 카페를 맡게 된 선화를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의 일상이 따뜻한 파스텔 톤으로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는 출판만화계에서 『우리, 선화』 『카페 그램』 등으로 오래 활동해온 만화가 심흥아와 전직 만화 편집자인 남편 우영민의 공동 작업물이다. 둘은 ’심흥아와 우영민이 그린 그림‘이라는 뜻의 ’심우도‘라는 필명을 내걸고 처음으로 이 작품을 발표, 2016년 레진코믹스에서 약 일년간 연재했다. 심흥아 특유의 따뜻한 힘을 지닌 스토리텔링과 우영민의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그림이 만난 『카페 보문을 부탁해요』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잔잔한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