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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성인)
5월 신간 소개 (소설, 시, 에세이) -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등록일
2016-04-29
조회수
3626

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 정란기 옮김 / 14500원 / 본북스

Italian Novel To Film 제2권 『경멸』. 1인칭으로 쓰인 주관적인 이야기의 주인공 리카르도 몰티니는 극자가로서의 야망을 가진 젊은이로, 로마에서 잘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다. 명성이 자자하던 그는 에밀리아라는 평범한 타이피스트와 결혼하게 된다. 리카르도는 순전히 아내를 만족시키기 위해 빚을 지면서 집을 구입한다. 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영화 제작자인 바티스타가 〈오디세이〉라는 영화의 대본을 써달라며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나 유명한 독일 감독인 레인골드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떠난 카프리 여행에서 리카르도는 자신의 일과 사랑에 대한 갈등을 겪게 된다. 이 소설이 출간되기 전의 가제목은 『한낮의 망령』으로 에밀리아에 포커스를 맞춘 제목이다. 영화평론가 바쟁은 영화 〈경멸〉에 대해 “영화는 우리의 시선을 욕망과 일치하는 세계다. 경멸은 바로 그런 세계의 이야기다”라고 말하고 있다. 



유스

파올로 소렌티노 지음 / 정경희, 로베르타 실바 옮김/ 14500원 / 본북스

Italian Novel To Film 제1권. 파올로 소렌티노의 《유스》는 동명으로 개봉한 영화의 원작으로 ‘소설처럼 읽는 시나리오’라는 독특한 형식을 띠고 있다. 지문과 대사를 소설적 서술 방식으로 기술한 창작 시나리오로 영화 제작 과정 중에 한계와 제약 때문에 포기한 것들도 찾아 읽을 수 있다. 즉, 영화 〈유스〉의 ‘감독판본(manuscript)’이라 할 수 있는 소설이다. 『유스』는 세계적인 지휘자인 ‘프레드 밸린저’에게 영국 특사가 찾아와 〈심플송〉 연주를 요청하면서 시작된다. 실제로 소렌티노 감독은 영국 여왕으로부터 연주를 부탁받은 지휘자가 거절했다는 실제 사건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마지막 사랑 노래

문충성 시집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문충성의 스물한번째 시집 『마지막 사랑 노래』. 한국 문단의 대표 서정 시인답게 문충성은 바다, 무지개, 바람, 달빛과 같은 따뜻하고 친근한 시어들을 그리움이란 감정에 엮어 그가 끝내 채우지 못한 결핍과 갈망의 정서를 풀어놓는다. 특히 하늘, 허공, 무지개 등의 자연적 물상은 시인이 바라는 이상적 모습을 상징하는 시어로 기능하면서 이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목메도록 애타는 심정을 보여준다. 



원숭이 그림자

강기희 지음 / 13000원 / 작가 


강기희의 장편 우화소설 『원숭이 그림자』. 권력의 심장부를 정면으로 풍자한 작품이다. 타락한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타락함에 얼마나 속수무책으로 찌들어 있는지를 마주하도록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타락한 대항을 향한 비판의 언어를 내뱉는다.

  

군함도 (전 2권)

한수산 장편소설 / 각권 14000원 / 창비

일제강점기 하시마(瑞島) 강제징용과 나가사끼 피폭의 문제를 다룬 한수산 장편소설 『군함도』가 곧 출간된다. 한수산은 1988년 일본에 체류하던 중 토오꾜오의 한 서점에서 오까 마사하루 목사가 쓴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접한 뒤 하시마 탄광의 조선인 강제징용과 나가사끼 피폭에 대한 작품을 쓰기로 결심한다. 이후 소설의 무대가 되는 군함도와 나가사끼에만 십여차례 방문하고 일본 전역을 비롯해 원폭 실험장소인 미국 캘리포니아 네바다주까지 다녀왔으며, 수많은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는 등 치밀한 현장취재를 거쳤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2003년 대하소설 『까마귀』를 펴내고, 작품을 보완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 작가는 일본어판 『군함도(軍艦島)』(作品社 2009)를 출간할 무렵 한일 동시 출간으로 기획했던 전폭적인 수정작업을 2016년 초 마침내 완료했다.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장편소설/ 정연희 옮김 / 16800원 / 문학동네

우아하고 아름다운 문체, 삶의 내밀한 곳까지 가닿는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퓰리처상 수상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데뷔작 『에이미와 이저벨』. 이 책은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는 엄마와 딸 사이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면서, 그들이 맞이하는 위태로운 한 계절을 그리고 있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은 뜨겁고 느른한 여름 공기 속에서 가차 없이 그려진다.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감정들이 그 임계점을 넘으면서 폭발하는 순간의 미묘한 뉘앙스들을 스트라우트는 더없이 탁월하게 묘사해낸다.  



고스트 에이전트 

김상현 지음 / 12000원 / 새파란상상

국가정보부에서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가 강제 해직된 기태주. 그는 국가정보부에서 공을 들여 키운 언더커버 전문요원이었다. 언더커버란 신분을 숨기고 범죄 조직에 잠입하여 내부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스파이를 가리킨다. 국가정보부에서 잘리고 먹고 살 길도 막막한 기태주는 일일인력시장에 나갔다가 언더커버 때 인연을 맺었던 조직폭력배 추관우에게 붙잡히고 만다. 추관우는 기태주에게 폭탄 배낭을 매게 하고 당안리 화력발전소에 들어가게 한다. 일개 조폭 중간보스에서 테러리스트로 변한 추관우! 그가 노리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안녕 주정뱅이 

권여선 소설집 / 12000원 / 창비

장편소설 『토우의 집』으로 제18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여선이 다섯번째 소설집 『안녕 주정뱅이』. 2013년 여름부터 2015년 겨울까지 바지런히 발표한 일곱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권여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비극적 기품을 담았다. 한국문학의 특출한 성취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권여선의 이번 소설집은 이해되지 않는, 그러면서도 쉽사리 잊히지 않는 지난 삶의 불가해한 장면을 잡아채는 선명하고도 서늘한 문장으로 삶의 비의를 그려낸다.
특히 이 책에는 술 마시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은 습관적으로 혹은 무언가를 견디기 위해 술을 마신다. 아이를 빼앗기고 술을 마시다 알코올중독이 되어버린 「봄밤」의 영경이 술에 취한 채 김수영의 시를 큰 소리로 외는 장면은 그중 단연 압권이다. 바닥을 맞닥뜨린 자의 절망을 고통스럽게 보여주며 취기 어린 인물의 행동을 복기해내는 권여선의 언어는 곧 허물어질 것 같은 ‘주정뱅이’의 아슬아슬한 내면을 서늘하게 포착한다.
인생이 던지는 지독한 농담이 인간을 벼랑 끝까지 밀어뜨릴 때, 인간은 어떠한 방식으로 그 불행을 견뎌낼 수 있을까. 미세한 균열로도 생은 완전히 부서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탁월한 감각을 발휘해온 권여선은 그럼에도 그 비극을 견뎌내는 자들의 숭고함을 가슴 먹먹하게 그려낸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톤 체호프 소설 /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11500원 / 문학동네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그간 서평가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온 '로쟈' 이현우가 번역가로 나선 이 책은 러시아어 원전 번역을 통해 체호프 특유의 정교하고도 보편적인 문제의식과 간결한 문체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더불어 스페인의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사발라의 관능적이고 전위적인 삽화로 작품의 의미를 배가했다.
구로프는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모스크바에 집이 두 채나 있는, 뭇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아내가 두려워 집에도 잘 들어가지 않을 만큼 그의 결혼생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도 몰래 다른 여자들을 만나면 그만이니 아쉬운 것은 없었다. 그는 연애를 매우 즐기는 사람이었지만, 여자 얘기만 나와도 저급한 인종 이라 일컬으며 불쾌한 기분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얄타에서 홀로 여름휴가를 즐기던 그는 우연히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안나를 만나게 된다. 



머리부터 천천히

박솔뫼 장편소설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희망 없는 세대와 미래 없는 시대를 사유하는 작가 박솔뫼의 네 번째 장편소설 『머리부터 천천히』. 발밑을 디딘 공간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흘러가버리는 사람들, 이야기로써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그곳을 거쳐 가는 사람들과 함께 사건을 경험하고 시간과 기억을 나눠 가지며 살아가는 공간을 구성하는 사물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본다.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 조달려 옮김 / 13000원 / 다상출판

1883년 레바논의 브샤레에서 태어난 칼릴 지브란은 소설가이자 시인, 화가로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했다. 이 책에는 그가 직접 그린 그림과 영어 원문이 수록되어 있다.『예언자』는 산문시이다. 급하게 단숨에 읽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비록 짧은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치 예수와 석가의 가르침을 동시에 전달해 주는 것처럼 묵직한 영감을 선사한다. 여유로운 마음가짐과 진리를 구하는 간절한 열망으로 다가간다면 ‘예언자’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흔아흡개의빛을 가진 

이병일 시집 / 8000원 / 창비

호랑이 당나귀 기린 낙타 가물치, 목련나무 조각자나무 자작나무 삘기 백양나무 등 수많은 동물과 식물이 등장한다. 시인은 동식물적 상상력과 탁월한 관찰력으로 그들에게서 “둥그스름하게 사는”(「삘기 무덤 속으로」) 생의 경이로움을 발견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되찾고자 하는 소망과 자본 논리에 속박된 도시적 삶과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나아간다. 



못찾겠다 꾀꼬리 

이선영 지음 / 13000원 / 도서출판 물망초

목숨 걸고 압록강을 건넜지만 한국에 동화되지 못한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간 형을 애타게 기다리던 최수복은 형의 귀환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두고, 천신만고 끝에 탈북한 형 최수만은 동생의 첫 기일에 아름다운 묘령의 여인 순임과 함께 동생의 가족 앞에 나타난다.
손녀라고는 하지만 무엇을 숨기는 것 같은 그들이 나타나면서부터 가족간의 간등이 시작된다. 전쟁에 끌려가기 전 선친으로부터 받은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최수만과 순임, 그리고 오랜 시간 그 땅을 소유하고 관리해 왔던 동생 가족은 땅문서를 사이에 두고 팽팽히 맞선다. 한편 대학생인 주인공 재홍은 순임에게 한눈에 반하고 가족일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그녀의 아찔한 유혹에 넘어가 결국 땅문서에 손을 대게 되는데…. 






눈물 똑, 배시시 

MOCI  글 / 12800원 / 새를기다리는숲

때로는 말보다 글이 강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괜찮아, 괜찮아' 말로 하는 위로보다는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의 몇 줄의 낙서가 더욱 힘을 줄 수 있다. [눈물 뚝, 배시시]에는 연애도, 사랑도, 취업도 그 무엇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이 시대 청춘들의 진심이 담겨있다.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 김선영 옮김 / 13800원 / 엘릭시르

학교를 배경으로 일상의 사건들을 다룬 「고전부 시리즈」와 함께 요네자와 호노부의 대표 시리즈로 꼽히는 학원 청춘 미스터리 「소시민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의 초기 학원 미스터리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일상의 평온과 안정을 위해 소시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특별한 관계로 묶여 있는 참견하기 좋아하는 고바토와 집념이 강한 오사나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바토와 오사나이는 중학교 시절 자신들의 성격으로 인해 겪었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을 지향하기로 한다. 주위와 마찰을 빚지 않기 위해 눈에 띄지 않고 시끄러운 일이 휘말리지 않는 평범한 나날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난처한 일에 처했을 때 서로를 핑계 삼아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허용되는 유일한 관계이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을 꿈꿀수록 그들은 운명의 장난처럼 사람들 앞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일상의 수수께끼와 조우하게 되는데……. 과연 두 사람은 소시민이 되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을까? 



리커시블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 권영주 옮김 / 15800원 / 엘릭시르

요네자와 호노부 소설 『리커시블』. 아버지가 실종된 후 새어머니의 고향인 지방 도시로 이사 온 하루카. 이사한 마을은 고속도로 유치 운동을 둘러싼 주민들의 암투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새로운 마을에 대한 적응해야 하는 하루카는 남동생 하루카가 앞날을 예측하는 듯한 말에 심란하기만 한데, 거기에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승까지 뒤얽히면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 불안이 적중하기라도 하듯 사건이 일어나는데……. 



카프카, 비유에 대하여

프란츠 카프카 지음 / 10000원 / 아름다운날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카프카의 유고 노트와 단편에서 발췌한 것이다. Ⅰ부의 작품은 이 단편집은 물론이고 카프카 문학 전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겨지는 작품을 실었다. Ⅱ, Ⅲ부의 작품들은 크게 유대교 및 성서, 건축과 건설을 주요 모티프로 한다. 〈바벨탑〉 〈바벨탑의 굴〉 〈도시 문장〉 등에서 바벨탑은 대표적인 ‘건축’의 모티프로 등장하며, 애초부터 쌓을 수 없는 것을 쌓으려는 무의미한 시도를 상징한다. Ⅳ부에는 프로메테우스, 포세이돈, 사이렌 등 신화적 모티프가 등장한다. 다만 코카서스 산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남자를 유혹하는 사이렌 등 신화에서 차용된 모티프는 새로운 이야기로 재구성된다. Ⅵ, Ⅶ, Ⅷ부에는 독수리, 용, 호랑이와 같은 동물, 또 산초 판사와 로빈슨 크루소 같은 문학 작품의 주인공, 카프카가 만든 허구의 인물 등 다양한 모티프가 있다. 



엄마, 나 그리고 엄마

마야 안젤루 지음 / 이은선 옮김 / 14000원 / 문학동네

정새난슬 첫 번째 에세이 『다 큰 여자』. 이 책은 성공한 여자의 자기계발적 에세이가 아니다. “모든 것에는 균열이 있고, 빛은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게 돼 있다. 언젠가 나의 치명적인 결함들이 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할 특질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는 저자의 말처럼 서른 중반의 몸만 커버린 여자로, 어느 누구보다 아팠던 시간과 부족했던 스스로를 인정하는 용감한 고백이자 우울하고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담, 그녀처럼 남들의 시선에 정의되고 싶지 않은 이 시대 여자들에게 보내는 독려이기도 하다. 



다 큰 여자 - 문제적 여자의 파란만장 멘탈 성장기

정새난슬 글 / 13800원 / 콘텐츠하다 

정새난슬 첫 번째 에세이 『다 큰 여자』. 이 책은 성공한 여자의 자기계발적 에세이가 아니다. “모든 것에는 균열이 있고, 빛은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게 돼 있다. 언젠가 나의 치명적인 결함들이 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할 특질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는 저자의 말처럼 서른 중반의 몸만 커버린 여자로, 어느 누구보다 아팠던 시간과 부족했던 스스로를 인정하는 용감한 고백이자 우울하고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담, 그녀처럼 남들의 시선에 정의되고 싶지 않은 이 시대 여자들에게 보내는 독려이기도 하다. 





곡면의 힘

서동욱 시집 / 9000원 / 민음사

서동욱 시집 『곡면의 힘』은 작품 해설의 자리에 시인의 글(「시」)이 위치한다. 우리는 작품 개개별의 의미를 따로 곁들이거나 시집의 문학적 위치를 조망하는 대신, 시에 대한 시인의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짧은 산문을 읽을 수 있다. 시에 대한 진지하고 담백한 한편의 산문은 서동욱이 개성 있는 시인임은 물론, 뛰어난 산문가이기도 함을 자연스레 증명한다



까치독사

이병초 시집 / 8000원 / 창비

이병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까치독사]. 토속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 질박한 언어로 일상의 특별함을 노래하며 오래된 새로움의 묘미를 보여주었던 두번째 시집 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은 추상적인 언어보다는 구체적인 언어, 표준어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지역어를 살려 쓰는 자신만의 색채가 도드라진 시 세계를 활짝 펼쳐 보인다.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이상국 시집 / 8000원 / 창비

이상국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달은 아직 그 달이다』. 더욱 완미한 필치로 '솜털의 일렁임처럼 감응하는 즐거운 떨림과 부드러운 숨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우리 시의 한 진경'을 다시, '여기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부드러운 서정과 정갈한 언어가 어우러진 담백한 시편들이 폭넓은 공감을 선사하면서 삶을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절제된 감성과 진솔함이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정신병원을 탈출판 여신 프레야 - 매튜 로렌스 장편소설

매튜 로렌스 지음 / 14800원 / 아작

『정신병원을 탈출한 여신 프레야』는 인간의 믿음이 신을 만들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는 판타지 소설이다. 그 신들은 인간의 믿음의 내용과 크기에 따라 형성되고, 강력해지며, 나약해지고, 소멸된다. 오늘날 옛 신화의 신들은 대부분 위력을 잃었지만 상당수는 어딘가에서 여전히 불로불사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 신들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기업이 뻗치는 어둠의 손길, 그리고 그에 맞서는 주인공 프레야와의 뜨겁고도 한 판 대결이 유쾌한 난장으로 펼쳐진다. 



개와 늑대의 시간 - 김경욱 장편소설

김경욱 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김경욱의 장편소설『개와 늑대의 시간』. 1982년 4월에 일어난 ‘우순경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이 소설은, 참사가 일어난 하룻밤 사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피해자 한 명 한 명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마치 장기 미제 사건에 덤벼든 프로파일러처럼, 김경욱은 사실성의 씨줄에 개연성의 날줄을 엮어가며 비극의 진실을 끈질기게 추적해나간다. 



평원 - 비페이위 장편소설

비페이위 글 / 16000원 / 문학동네

 『평원』은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그 1976년, 중국 쑤베이의 농촌, 왕씨촌의 일년살이를 담은 이야기다. 작가 비페이위는 왕씨촌의 이 젊은이들이 시대의 굴레를 찢고 나와 날것 그대로의 청춘을 발산한 뒤 생긴 상처를 딛고 일어나 발돋움하는, 일반적인 성장서사를 따라가도록 두지 않았다. 이들이 치닫는 곳은 파국이다. 싼야는 누군가의 ‘실수’ 때문에 거품을 뿜으며 죽게 되고, 싼야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겼던 두안팡은 양돈장에서 지내다 처참한 현장을 목격한다. 



사랑도 처방이 되나요?

최준서 글 / 13000원 / 파란미디어 / 로맨스소설

최악의 갑을관계로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이 얽히면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심리를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묘사하는 소설 《사랑도 처방이 되나요?》. 이 소설은 성공한 주식 투자자이자 누구에게나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는 까칠한 건물주 이강우와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짊어지고 살아가는 약사 김지완을 만나는 이야기다. 또한 두 사람뿐만이 아니라 ‘우현빌딩’을 둘러싼 다른 세입자들과의 갈등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며 한층 더 폭넓은 재미를 선사한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장경렬 비평집

장경렬 글 / 17000원 / 문학과지성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영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로서 열정적으로 연구와 번역에 매진하며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글을 발표해온 장경렬의 다섯 번째 비평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평론집은 원론적인 문학 개념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 소설, 평론 등에 대한 다양한 비평문이 묶였다. 문학 작품 속에서 좀처럼 쉽게 드러나지 않는 깊은 의미를 길어 올리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제3의 현장 - 이청준 장편소설

이청준 글 / 13000원(무선) / 15000원(양장) / 문학과지성사

작가 이청준(1939~2008)이 생전에 발표한 여덟번째 장편소설 『제3의 현장』(문학과지성사, 2016, 이청준 전집 19)의 마지막 대목에 나오는 오 검사의 대사다. 1984년에 처음 발표된 『제3의 현장』은 피의자인 가수 백남희의 진술과, 사건의 진실(비밀)을 밝혀내고자 거듭 자술서를 강요하는 오 검사의 끈질긴 심문을 교차시키며 이야기의 큰 줄기로 삼아 전개된다. 그리고 백남희를 납치했던 구종태가 죽기 직전에 털어놓는 그의 과거와 구종태의 이야기가 전한 현실 속 황폐한 지역들을 돌아보는 백남희의 행동, 여기에 그녀가 덧칠하는 기억이 또 한 줄기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