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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성인)
9월 신간 소개 (소설, 시, 에세이) -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등록일
2015-09-03
조회수
4663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권 남한강편 - 강물은그렇게 흘러가는데

유홍준 지음/ 18000원 / 창비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7권 ‘제주’편 이후 ‘일본’편으로 잠시 무대를 옮긴 지 3년 만에 ‘남한강’편과 함께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강원도 영월에서 경기도 양평에 이르는 남한강 주변 지역은 산과 강과 호수가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우리나라 산천의 특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으로, 역사와 자연, 예술을 아우르는 유홍준표 답사지로 제격이다.
남한강을 따라가는 답사 여정의 제1부는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을 이루는 영월, 그중에서도 서강으로 흘러드는 주천강에서 시작된다. 이어 물길을 따라 남한강 답사의 중심이라 할 단양, 제천, 충주로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단양8경을 비롯한 남한강의 수려한 경관을 만난다. 충주에서 원주에 이르는 남한강변의 폐사지를 답사하는 제3부는 고즈넉한 정취를 맘껏 뽐낸다.
머리말에서 “남한강을 번번이 나 혼자만 즐기기엔 너무도 아깝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소회를 밝힌 만큼, ‘작정하고’ 쓴 이번 남한강 답사기는 그 어느 때보다 예비 답사객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실제 유홍준 교수가 여러 차례 남한강을 다녀온 일정을 바탕으로 여느 권보다 풍성한 답사 일정표가 수록되어 있어, 남한강의 이모저모를 만끽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나는 배웠다 그리고 아직도 배우고 있다

유영만 지음 / 12800원 / 서울문화사

『나는 배웠다』 에는 다양한 지식을 만들어내는 지식 연금술사 유영만 교수가 우리가 그냥 지나쳤던 것들에게서 배운, 그리고 앞으로도 배워나갈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 하루하루가 바빠 우리 주변 교훈을 담고 있는 존재들을 무심코 지나쳐왔던 사람들, ‘대체 뭘 배워야 한다는 거야?’ 라는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현장에서 현실을 배웠고, 음식에서 지식을 배운 유영만 교수의 배움 기록서인 이 책을 살짝 들춰 보자.



운중가(전4권) - 엉켜버린 고통의 실타래 속 슬픔의 매듭은 풀릴 수 있을까

동화 지음 / 각권 13000원 / 파란썸

중국 소설가 동화의 세 번째 장편소설『운중가』. 황궁의 암투와 권력 다툼을 숨 막히게 그려 낸 《운중가》는 작가의 생생한 묘사와 뛰어난 필력으로 복잡한 사건을 짜임새 있고 정교하게 풀어 간다. 캐릭터들의 섬세하게 얽힌 감정들과 이해관계는 엄청난 흡인력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송종규 시집 / 9000원 / 민음사

송종규 시집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시인은 시집의 제목처럼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을 찾기 위해 여러 방식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실험한다. 이 책에 담긴 일련의 풍경은 기억과 사랑의 목소리를 그리며 그것의 다양한 감각적 채집과 재현, 시간과 공간의 탐침과 표현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나태주 시 / 서승주 번역 / 15000원 / 푸른길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는 나태주 시인의 일역시집이다. 시인의 시편 중 60여 편을 정선하여, 역자 서승주가 일본어로 번역했다. 일평생 시를 써 오면서 외국어로 번역된 시집을 갖고자 한 것이 오랜 꿈이라고 말해 온 나태주는 특히 “언어권으로 쳐서 서구권인 영어와, 동양권으로는 일어로 된 시집을 갖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름의 풍장

김윤환 시집 / 9000원 / 애지

금년으로 등단 26년차를 맞은 김윤환(52)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름의 풍장』이 도서출판 애지에서 출간되었다. 그동안 시를 통해 삶에 근원적인 질문과 회복을 향한 구원의식을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작품을 써 본 김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유성호 교수(한양대)는 "개신교 사제(司祭)이기도 한 김윤환 시인은, 자신의 존재론적 기원에 대한 늡늡한 기억과 높고 깊은 신성에 대한 열망이 교차하는 진정성 있는 사유의 기록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인은 자신의 선연한 기억 속에 머물러 있는 강렬한 빛으로 생의 심연을 쏘며 살아간다. 그러나 시인은 단순한 기억에만 멈추지 않고 삶 가운데 존재하는 보편적 가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음을 열고 있다. 그래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을 자산으로 하면서도 거기 옹색하게 매몰되지 않고, 기억의 현재적 구성력과 생의 보편적 형식에 두루 민감한 시작(詩作)을 선보이고 있다"고 비평하고 있다.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지음 / 신유희 옮김 / 14800원 / 소담출판사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은 에쿠니 가오리가 일본 여성 월간지 《슈프르(SPUR)》에 4년 넘게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묶어낸 것으로, 3대에 걸친 약 100년 동안의 한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적은 인물을 등장시켜 간단한 플롯 안에서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를 끌어가던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에는 가족 자체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양한 인물과 복잡한 구성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풀어나간다.
지은 지 70년 가까이 되는 서양식 대저택에 살고 있는 야나기시마 일가의 1960년부터 2006년까지 3세대를 아우르는 인생이자 역사를 들여다본다. 러시아인 할머니와 이모, 외삼촌까지 한집에 사는 대가족,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공부시키는 교육 방침, 아이 넷 가운데 둘은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다른 '언뜻 보면 행복한‘ 이들 가족의 독특한 사연을 특유의 담담함으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인 것처럼 풀어간다.
도쿄 가미야초, 다이쇼 시대에 지어진 서양식 대저택에 살고 있는 야나기시마 일가. 무역 회사를 경영하는 할아버지, 러시아인 할머니, 평범하지 않은 부모님을 비롯하여 이모, 외삼촌, 여러 형제들과 한집에 사는 대가족이다. 1세대인 할아버지 다케지로와 할머니 기누 이야기를 기반으로, 집안의 권위적인 분위기에 반항하며 바깥세상을 배우고자 가출을 감행하는 기쿠노, 선을 보고 결혼한 남자와 6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유리, 외롭지만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기리노스케 등 2세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리고 후손인 3세대는 네 명의 형제들 중 둘이 아버지 혹은 어머니가 다르고,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공부시킨다는 교육 방침 아래 성장한다. 이 가족들은 여느 평범한 가족과는 다른 독특한 생활환경과 가치관으로 인해 세상과 조금 동떨어진 존재들로 비춰지기도 하는데, 시대와 장소, 화자를 바꾸어가며 서술되는 이야기 속에서 가족들에게 얽힌 비밀이 하나하나 밝혀지는데…….



상복의 랑데부

코넬 울리치 지음 / 이은선 옮김 / 13800원 / 엘릭시르

세계 3대 미스터리로 잘 알려져 있는 《환상의 여인》의 저자 코넬 울리치의 또 다른 대표작 『상복의 랑데부』.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명작을 소개하는 추리 소설 전집 「미스터리 책장」 가운데 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연속 살인 사건이 등장하는데, 독자들은 누가 무슨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지 금세 눈치 챌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재미는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지에 있지 않다. 독자는 범인을 단죄하고 싶은 욕망 대신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범인의 절절한 심정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돌아오는 유월에 결혼하기로 약속한 조니와 도러시는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만나 데이트를 한다.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5월 31일, 도러시는 조니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장소에서 머리가 깨진 시체로 발견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참담한 상황.
아름다운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던 저자는 급작스러운 죽음을 독자에게 던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어 연인의 비극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하나둘 들려준다. 경찰은 연속된 사건에서 아무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하고 무심히 넘기지만 단 한 사람, 캐머런 형사만이 의구심을 갖고 뒤를 쫓는다. 그러면서 사건을 연결하는 실마리가 조금씩 드러나는데…….



엿듣는 벽

마거릿 밀러 지음 / 박현주 옮김 / 12800원 / 엘릭시르

서스펜스의 대가로 재평가 받아야 할 작가 1순위, 마거릿 밀러의 소설 『엿듣는 벽』.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명작을 소개하는 추리 소설 전집 「미스터리 책장」 가운데 한 작품이다. 아내의 실종을 계기로 완벽한 가정 속에 숨어 있던 불안과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며,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 이끌어내는 충격적인 장면이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친구와 단둘이 멕시코로 휴가를 온 에이미. 친구가 에이미의 남편에게 줄 은밀한 선물을 샀다는 것이 들통나 둘은 크게 다투고 만다. 다음날 새벽, 친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에이미는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린다. 휴가지에서의 불행한 사고로 에이미가 사라진 후 가족들은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누구는 에이미를 찾기 위해, 누구는 에이미를 찾지 않기 위해. 또 다른 누구는 에이미의 재산이나 자기 마음의 평화를 위해. 평온했던 가정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모두가 일상을 가장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불행한 사고와 단순한 가족 간의 갈등이 우연히 겹친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 얽혀 있는 각각의 이해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안식처인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족 구성원의 잠재된 성격을 드러내는 가정 스릴러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애니

정한아 지음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2007년 『달의 바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정한아가 두번째 소설집 『애니』를 출간했다. 네 권 통틀어 3년 만의 책이고, 소설집으로는 6년 만이다. 삼십대 중반이 된 작가가 서른 살부터 써온 8편의 소설들엔 이십대의 그것과는 다른 변화의 기미가 두드러진다. 정한아 특유의 긍정과 성장의 서사, 위태롭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동시대의 젊음을 빚어내던 문장들은, 이제 시간의 흐름 속에 묻힌 삶의 상처를 품고 그 근원들을 세심하게 매만져 복원해낸다. 무언가를 영영 잃었기 때문에, 혹은 무엇을 끝내 잊을 수 없기에 저마다의 사정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은 그 상흔을 치유하기 위해 각자 슬픔의 진원지를 향해 느린 발걸음을 옮긴다. 미약한 서로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똑바로 응시하고 수긍하면서, 삶의 밑바닥에 이르러 비로소 작은 애도에 도달하는 『애니』의 소설들은 한없이 길을 걷는 순례자의 여정을 닮아 있다.



율곡 이이, 우리 학생들을 지도하다 - 율곡에게서 듣는 학교모범 16가지 가르침

이이 원저 / 김정진 편저 / 12000원 / 자유로

이 책은 율곡 이이가 저술한 《학교모범》을 오늘에 되살려 쓴 책이다. 율곡이 《학교모범》에서 제시한 가르침을 소개하고 각각의 가르침에 잘 부합하는 동서고금의 사례들을 곁들여 구성한 책이다. 《학교모범》은 조선조 선조15년(1582년)에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왕명을 받들어 선조에게 만들어 올린 학교의 규범이다. 배우는 사람이 마땅히 지키고 따라야 할 준칙을 제시한 것으로서, 모두 16조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선 시대 이상적인 선비교육의 지침이 되었다. 《학교모범》은 율곡의 나라 사랑과 학생 사람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교육지침서로서, 율곡은 당시의 배우는 선비들을 향해 충정어린 마음으로 16가지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이 가르침들은 오늘날 우리 학생들이 바람직한 성품과 행실을 갈고 닦는 데에도 금과옥조와 같은 귀중한 교훈들이다. 이 책은 율곡이 제시한 《학교모범》의 가르침과 역사상의 위인들, 이를테면 슈바이처, 드골, 칸트, 조지 워싱턴, 도산 안창호 등 탁월한 인물들이 행동하고 실천한 이야기를 사례로 제시하여 우리 학생들이 율곡의 가르침을 보다 더 생생하고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내 서재 속 고전 - 나를 견디게 해준 책들

서경식 지음 / 한승동 옮김 / 14000원 / 나무연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에세이스트 서경식, 그가 자신의 서재 속 책들 가운데 마음에 품고 있던 18권의 고전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자신의 독서 이력과 사유를 한껏 드러낸 이 글들을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순간 그 책을 만났으며 어느 구절에 밑줄을 치며 성찰했고 또 어떤 깨달음과 위안을 얻었는지를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다.



결코 안녕인 세계

주영중 시집 / 9000원 / 민음사

주영중의 첫 시집 『결코 안녕인 세계』. 시와 회화를 수렴시키는 저자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 「또 하나의 내가 빛 속으로 증발했다」는 파울 클레의 그림 「Destroyed Place」에서, 시 「목매단 자의 집」은 폴 세잔의 그림 「La maison pendu」에서 출발한다.



리비아 - 로마제국의 어머니

필리스 T. 스미스 지음 / 토마스 안.벨라 정 옮김 / 15000원 / 앰버리트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서사시 『리비아』. 호기심 많고 영리한 소녀인 리비아 드루실라는 어느 날 저녁 아버지의 서재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현 로마 최고의 권력가 시저의 암살을 도모한다는 사실이었다. 시저의 죽음 이후 리비아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마음에 없는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시저의 양자이자 후계자인 젊은 시저 옥타비아누스와의 운명적 만남 이후 리비아의 인생은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사랑해선 안 되는 남자에게 끌리는 마음과 가족에 대한 충성심을 지켜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앞에 전쟁, 부모의 죽음, 위험을 피해 달아난 도피생활 등 힘겨운 장애물이 이어진다. 그러나 놀랍게도 모든 고난을 겪은 뒤 돌아온 로마에서 재회한 시저 옥타비아누스에 대한 리비아의 감정은 여전히 미움이 아닌 가슴 떨리는 애정이었다. 계속되는 전쟁과 복잡한 정세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신들의 마을

이시무레 미치코 글 / 서은혜 올김 / 16000원 / 녹색평론사

근년에 완간된 가와데쇼보신샤(河出書房新社)의 세계문학전집에 유일하게 포함된 일본 작가, 이시무레 미치코의 대표작『신들의 마을』. 일본 작가 이시무레 미치코의 유명한 작품 《고해정토(苦海淨土)》는 각각 완결적인 독립된 3부작으로 집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2부에 해당하는 《신들의 마을》은 압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들의 마을》은 생명과 자연에 본질적으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근대’의 틀을 넘어서, 과연 근대란 무엇이고 좋은 삶은 무엇인가를 근원적으로 물으며, 진실로 인간다운 세상에 대한 절절한 희구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하늘과 바다와 땅과 연결된 풍성한 삶을 살았던 민중의 정신세계와 생활세계를, 민중의 언어로 깊이 있게 표현한 위대한 작품이다.



히쇼의 새 - 십이국기 5부

오노 후유미 지음 / 추지나 옮김 / 13800원 / 엘릭시르

오노 후유미의 소설 『십이국기』 제5권 《히쇼의 새》. 고대 중국 사상 기반의 이세계(異世界)를 무대로 한 판타지로 1992년 처음 소개된 이래 일본의 판타지 분야 정상에 우뚝 서 있는 경이적인 작품이다. 세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봉산을 중심으로 열두 나라가 배치되어 있고 물로 이루어진 바다와 모래로 이루어진 바다가 주위를 둘러싼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또 하나의 세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처럼 치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 깊이 있는 이야기로 오랫동안 사랑 받고 있다.
제5권 《히쇼의 새》는 잡지 'yomyom'에 연재된 네 편의 단편을 모아 엮은 단편집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제작 《히쇼의 새》부터, 사형제도의 당위성과 생명의 의미를 묻는 《낙조의 옥》, 희망을 잇는 묘목을 왕에게 전하고자 목숨을 걸고 달리는 남자를 그린 《청조란》,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을 위해 달력을 만드는 이들을 그린 《풍신》까지 모두 네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에 출간되었던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와 달리 왕과 기린이 중심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경이의 땅

앤 패칫 장편소설 / 조은경 옮김 / 15000원 / 문학동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2011년 최고의 책, 타임 선정 2011년 최고의 책에 선정된 앤 피칫의 장편소설 [경이의 땅]. 이 책은 거대하고 광포하면서 동시에 더할 나위 없이 서정적인 자연의 모습을 앤 패칫 특유의 섬세하고 탄탄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눈이 내리는 미네소타와 아마존의 열대우림, 회상 속에 등장하는 인도의 풍경 등이 생생한 묘사로 독자를 찾아간다. 여기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인간의 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 중요한 윤리적 이슈들이 더해지며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진다.




연애 間

이하석 시집 / 8000원 / 문학과지성사

이하석의 열번째 시집 『연애 간』. 전작에 비해 그리는 세계, 그리고 묘사, 표현이 더욱 깊어진 이하석의 이번 시집은 ‘기억’이라는 단어에서부터 풀어낸 명시들이 주를 이룬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이하석에 대해 “서정 시인으로서는 희귀하게 자기의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평한 바 있는데, 감정이 과도하게 표출되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서 무언가를 응시하는 관찰자로서의 ‘시선’이 이하석의 시가 가지는 중요한 특징이라는 것이다. 지나간 기억을 두고, 뜯어보고 지워보고 되살려보는 그의 작업물들은 관찰자로서의 이하석이 가장 잘 드러나는 지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별의별 나를 키운 것들

김종광 장편소설 / 11000원 / 문학과지성사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종광의 소설 『별의별』. 2015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주류 문학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시골의 정경과 변방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점점 잊혀 가는 농촌의 풍경과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해학과 풍자를 담아 이야기하며 청소년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1971년생인 저자가 실제 자신의 고향인 충남 보령을 배경으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별의별’ 사람과 사건들이 담긴 48편의 에피소드를 하나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에겐 최고의 역사 영웅으로 존경받는 고려 말의 충신 김성우 장군 이야기를 시작으로 때로는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고, 때로는 순박하기 그지없는 소년소녀들의 성장담을 펼쳐 보인다.



특별 요리

스탠리 엘린 지음 / 김민수 옮김 / 12800원 / 엘릭시르

미국 추리작가협회상 4회 수상에 빛나는 스탠리 엘린의 대표 단편집 『특별 요리』.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들의 명작을 소개하는 추리 소설 전집 「미스터리 책장」 가운데 한 작품이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극적인 사건으로 구성해 보여주는 저자의 작품 열 편을 만나볼 수 있다.
상사의 제안으로 소수만 아는 오래된 레스토랑에 동행하게 된 코스테인이 영혼을 울리는 듯한 요리의 맛에 반해 매일같이 쫓아다니던 어느 날, 황홀하기 짝이 없는 특별 요리를 맛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특별 요리》 등 인간 영혼의 급소를 찌르는 명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마이케 빈네무트 글 / 배명자 옮김 / 14500원 / 북라이프

프리랜서 기자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던 마이케 빈네무트. 그녀는 어느 날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에 도전하게 되고, 그 도전은 커다란 행운으로 이어진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50만 유로 상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우승상금으로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그녀는 안정된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1년간 자신에게 ‘자유’를 선물하기로 한다.
『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는 자신이 소망했던 일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 한 여자, 마이케 빈네무트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시드니, 부에노스아이레스, 뭄바이, 상하이, 호놀룰루, 샌프란시스코, 런던, 코펜하겐, 바르셀로나 등 익숙한 도시를 과감하게 벗어나 낯선 도시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로 인한 생각의 변화와 깨달음을 섬세하게 기록해냈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각 도시에서 발견한 새로운 사실이나 경험들을 열 가지로 정리해 소소한 일상의 재미와 함께 실용적인 팁도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Q 생명의 여섯 순간 - 왕후이의 아Q정전 새로 읽기

왕후이 지음 / 김영문 옮김 / 16000원 / 너머북스

고전을 현재에도 살아 있는 고전으로 만드는 「고전 새로 읽기」 첫 번째 이야기 『아Q 생명의 여섯 순간』. 《절망에 반항하라》, 《탈정치 시대의 정치》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루쉰 연구가이자 현재 중국의 사상가로 손꼽히는 왕후이 교수가 아Q의 ‘정신승리법’이 효력을 상실하는 여섯 순간을 분석하여 그 안에 내재된 ‘성찰하는 국민성’과 신해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책이다.
아Q가 중국 국민성에 대한 우언과 풍자라고 보았던 기존의 해석을 뛰어넘어, 아Q의 삶에서 여섯 가지 순간ㅡ실패의 고통, 어디로 가야 할지 모름, 성 결핍과 굶주림, 생존본능의 돌파, 혁명의 본능과 무의미함, 죽음의 공포ㅡ의 순간에 아Q가 느낀 본능과 직관이 정신승리법을 돌파하고 현실을 직시하며 혁명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순간이라는 것이 책의 핵심이다. 권말부록으로 역자 김영문 선생이 옮긴 《아Q정전》 전문을 실었다. 



 폐허를 인양하다

백무산 시집 / 8000원 / 창비

백무산 아홉 번째 시집 『폐허를 인양하다』. 폐허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정곡을 꿰찌르는 치열한 인식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고뇌의 시선으로 “당대의 삶이 직면한 한계와 가능성을 투시하는 하나의 독특한 시학”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자본의 폭력과 억압으로 둘러싸인 삶의 비참을 직시하는 냉철한 눈과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거침없는 목소리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스톤 다이어리

캐럴 실즈 글 / 한기찬 옮김 / 14000원 / 비채

캐나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여성작가 캐럴 실즈의 퓰리처상 수상작. 비극으로 시작된 출생과 환영받지 못한 어린 시절,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사별 그리고 노후와 죽음…… 《스톤 다이어리》는 한 여인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전과 거듭되는 좌절, 사소한 승리와 권태로 점철된 약 일백 년에 걸친 ‘데이지 굿윌’의 일대기를 담은 파노라마 소설이다. 1905년 캐나다 매니토바라는 시골에서의 비극적인 출생에서 시작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눈을 감으면서 막을 내리는 이 소설은 약 십 년을 단위로 시간순으로 전개된다.



세월 속에 묻어버린 그림자

신동소 글 / 최정화 그림 / 13500원 / 생각과사람들

소설가 신동소의 단편소설 그루터기, 괘종시계, 카멜레온, 눈자라기, 저무는 들녘, 거침없는 세월, 벚꽃축제, 어둠 속의 여자, 버들피리, 세월 속에 묻어 버린 그림자, 까막딱따구리 등 총 11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에서 작가적 감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레이먼드 카버 지음 / 최용준 옮김 / 15800원 / 문학동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미국의 체호프’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미발표 단편과 에세이를 모아 엮은『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저자의 초기 단편들과 저자가 시도했던 장편소설의 일부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의 가장 친숙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품집을 통해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그에 따라 어떤 작가로 성장했는지, 어떤 문학관을 갖게 되었는지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슈로더

애미티 게이지 지음 / 토마스 안.벨라 정 옮김 / 14000원 / 앰버리트

아버지의 애정이 예기치 않은 사건들과 세상의 차가운 편견을 통해 끔찍한 범죄로 몰리는 비극적인 과정을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문체로 들려주는 소설 『슈로더』. 딸의 유괴범이 된 아버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주일간의 비밀여행을 통해 가슴 뭉클한 부성애와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사랑과 이별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 간에 균열이 생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혼 후 딸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며 사는 아버지 에릭은 자꾸만 딸을 만나지 못하게 되자 극심한 슬픔과 분노, 좌절을 느낀다. 상실감과 불안함이 극에 달한 그는 충동적으로 딸을 데리고 몰래 여행을 떠난다. 단순히 딸과 예전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그는 생각과 달리 파렴치한 유괴범으로 몰리며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처지에 놓이고, 철저히 감춰왔던 과거의 비밀마저 온 세상에 드러날 위험에 처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비극이 될 수밖에 없는 이 애틋한 부성애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에브리데이

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 서창렬 옮김 / 14000원 / 민음사

16년 동안 매일 다른 사람의 몸으로 깨어나는 A의 삶을 그린 소설 『에브리데이(Every Day)』.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없지만 눈을 뜨면 늘 다른 사람 몸에서 깨어나는 A.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겨하는 쾌활한 소년이었다가 다음 날이면 지나가는 사람이 모두 돌아볼 정도로 예쁜 흑인 소녀로 깨어나기도 한다. 어느 몸에서 깨어나든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몸 주인의 생활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A. 자신의 몸이 없기에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며, 흑인도 백인도 황인도 아니고, 조국도 종교도 없는 A라는 존재를 통해 저자는 사랑과 관계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A의 삶은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다채롭지만 누구보다도 외롭고 쓸쓸하다. 어느 누구와도 하루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 없으며 자기만의 시간, 혹은 미래가 없는 그가 온전히 자신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은 이메일이 전부다. 5994일째 아침, 저스틴의 몸으로 깨어난 A는 리애넌이라는 소녀를 만난다. 저스틴의 여자 친구이지만 그 앞에선 항상 어딘지 조심스럽고 불안해하고 행복하지 않은 소녀. 예쁜 얼굴을 늘어뜨린 머리카락 속에 감추고, 밑창 주위로 스카이라인을 그려 넣은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있는 소녀. 하지만 사실은 솔직하고 다정하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특별한 아이. A는 생애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 A는 과연 이 사랑을 어떻게 지켜 나갈 수 있을까?



날아라 버스야

정현종 산문집 / 15000원 / 문학판

세상의 무거움을 통과해 날아오르는 경쾌한 언어들의 진경『날아라 버스야』. 삶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인문 정신의 치열함 속에 언어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는 산문집이다. 시인이 30년 넘게 써온 글들 중에서 정수만 가려 뽑은 산문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우리의 삶에 유연하게 스며든다.



섬 - 시인의 그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정현종 지음 / 14000원 / 문학판

정현종 시선집『섬 』.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섬’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나는 별아저씨’ 등의 시편들로 현대인의 영혼을 위로하고, 심금을 울린, 정현종 시인의 그림 같은 시 30여 편과 시인의 그림들을 담았다. 이 시선집에는 ‘자유로운 언어’로 표현한 34편의 시가 시인이 만년필로 쓴 육필, 직접 그린 그림들과 함께 채워져 있는데,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터치와 필치가 독자들에게 너울 깊은 파동을 전한다. 독자들은 시인의 온 생애를 떠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들을 통해 ‘자유로운 세상’을 탐미할 수 있을 것이다.



개망나니의 사색

이동권 지음 / 12000원 / 민중의소리

『개망나니의 사색』은 방황했던 젊은 시절의 기억들을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 여행이야기로 풀어 쓴 에세이이다. 휴식과 유흥을 위해 떠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나들이라는 것. 그러면서 여행을 떠나면 아주 짧은 시간이나마 내성과 자각의 시간을 마련하라고 권한다. 성직자가 아닌 이상 일생을 성찰에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일상에서 벗어날 때만이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다는 조언을 한다.



소설 백의민족

임창석 글 / 12000원 / 아시아북스

『소설 백의민족』은 신라시대의 자장 율사부터 고려시대의 도선 국사, 조선시대의 무학 대사와 격암선생 등 한국 통일을 위해 지략을 펼치는 주인공들에 대한 연대기적 소설이다. 작가는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지역 공동체의 이익 나눔 체제를 통해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지역사회가 대학까지 학비를 보장하는 통일 후 북한 사회를 소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냉정한 자본주의 체제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연 공동의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만든다.



드래곤 조련하기 1, 2

G.A 에이켄 글 / 박은서 옮김 / 각권 12000원 / 파란썸

인간과 드래곤의 사랑에 관한 패러노멀 로맨스 「드래곤 킨 시리즈」『드래곤 조련하기 세트』.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최고 바람둥이 드래곤 그웬바엘과 영리하지만 연애에는 숙맥인 공주 다그마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인간과 드래곤, 왕좌를 노리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까지 가세한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이다.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대사, 힘 있는 문체는 강렬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유령 리스트

방진호 지음 / 12000원 / 새파란상상

방진호 장편소설 『유령 리스트』. 주인공 방의강은 은퇴한 전직 청부업자이다. 평온한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 전 회사, 즉 살인청부회사 다이스컨설팅의 사장늙은이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의 아들이자 살인청부회사의 2인자 정치상 실장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장늙은이는 방의강에게 아들의 죽음과 함께 행방불명된 며느리를 찾아달라고 부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