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NEWS


북 뉴스

08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21-08-04
조회수
1640
 

삼국지는 어쩌다 세상을 보는 창이 됏을까 : 삼국지로 배우는 인간관계의 법칙 120

페즐 글 / 다나카 지즈코 그림 / 김현희 역 / 13,800원 / 생각의창

『삼국지』는 1800년 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천 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변함없이 ‘인생 전략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무엇 때문에 1800년 전의 『삼국지』가 현대인에게도 많은 지혜와 교훈을 주는 ‘삶의 지침서’가 되고 있을까? 바로 1800년 전의 옛사람이나 지금의 현대인이나 똑같이 가장 큰 고민이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삼국지』를 펼치면 누구나 먼저 그 방대한 양에 놀란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지명에 혼란을 느낀다. 이런 이유로 삼국지 전편을 읽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1800년 전의 사람이나 현대이나 똑같이 고민하고 있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춰 삼국지를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가 ‘삼국지로 배우는 인간관계의 법칙 120’이기도 하다.

이 책은 또 상황을 시각적으로 묘사하는 일러스트가 함께 수록돼 만화책을 읽듯 가볍게 읽어나가기 좋다. 더 나아가 등장인물의 ‘한마디’를 따로 정리한 코너를 통해서 그 시대 영웅들의 생생한 조언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고민하고 있는 어른들은 물론, 『삼국지』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 따스한 유령들

김선우 저 / 9,000원 / 창비

“먼지 한점인 내가 먼지 한점인 당신을 위해 기꺼이 텅 비는 순간”
작은 것들을 위한 공동체를 꿈꾸는 김선우 신작 시집
병든 세계를 정화하는 사랑의 온기로 충만한 시편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이자 통찰력 있는 소설가이기도 한 김선우가 등단 25주년을 맞아 여섯번째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을 출간했다. 제5회 발견문학상 수상작 『녹턴』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심한 통찰력으로 “세상의 변화를 오래 관찰한 사람의 깊이 있고 여유로운 시선”(송종원, 해설)이 담긴 시 세계를 펼친다. 생명에 대한 예민한 관찰, 사회 현실에 대한 적극적 발언, 환경 파괴에 대한 직설적 반성, 자본을 향한 가열한 비판, 사랑과 연대에 관한 성찰 등 다채로운 감각과 깊이 있는 시적 사유가 빛나는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특히 오늘날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변해야 한다는 강한 기원과 열망이 응축된 시편들은 익숙한 삶의 풍경 속에서 뜻밖의 깊이를 이끌어내면서 ‘지금 여기’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56편의 시를 묶었다.




너의 겨울, 우리의 겨울

세라 윈먼 저 / 민은영 역 / 13,000원 / 문학동네

빛. 색채. 열정.
그 모든 것이 합쳐지면 그건 삶이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내 삶은 너였다. 너의 눈부신 사랑이었다.


사랑은 어느 시대에든, 누구에게든 녹록하지 않지만 1960년대의 두 소년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벅차게 아름답고, 벅차게 힘겨운 것. 유년의 풍경 곳곳에 스며 있던 서로를 향한 사랑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인생 전체에 강렬한 색채를 드리운다. 『너의 겨울, 우리의 여름』은 소년 시절에 만나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가지만 시대와 현실의 벽 앞에서 흔들리는 엘리스와 마이클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애틋하게 그려낸 소설로, 영국의 배우이자 작가인 세라 윈먼의 세번째 작품이다. 윈먼은 이 작품으로 코스타 소설상 최종 후보(2017), 페로-그럼리 어워드 LGBTQ 소설 부문 최종 후보(2019), 인디스 초이스 어워드 소설 부문 최종 후보(2019)에 오르며 문학적 재능을 다시금 인정받았다.

데뷔작인 『신이 토끼였을 때』, 그리고 『마블러스 웨이즈의 일 년』을 통해 보여주었던 온화하고 서정적인 문체와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 묘사, 인물들을 바라보는 특유의 맑고 따뜻한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세라 윈먼은 분명 삶의 마법 같은 순간들을 누구보다 찬란하게 그려내는 작가이지만, 절대 낭만에 취해 현실을 외면하지는 않는다. 두 주인공이 끊임없이 맞닥뜨려야 했던 시대적 한계와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1980년대에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에이즈의 확산과 같은 냉혹한 현실은 그들이 가장 뜨겁고 행복했던 시절의 풍경만큼이나 선명하고 생생하게 묘사된다. 다만 그 차가운 어둠 속에서 작가의 시선은 내내 밝은 곳을 향해 있다.
 



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저 / 송은경 역 / 14,000원 / 민음사

영국 계급 사회의 상징이었던 ‘위대한 집사’
인생의 황혼 녘에야 발견한 일과 사랑의 참된 의미, 그 허망함에 관한 기록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이 출간되었다. 『남아 있는 나날』은 대를 이어 집사라는 직업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인물을 통해 양차 세계 대전 사이 영국 격변기의 모습과 여행길에서 바라본 1950년대 영국의 사회상을 교차한 작품이다. 출간과 동시에 “마술에 가까운”([뉴욕 타임스])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단순한 구조 속에 구시대와 신시대의 충돌,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았다.

스티븐스는 젊은 시절 '위대한 집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마저 외면하며 견고하게 자신만의 성을 쌓는다.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삼십 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축으로,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 줄 것이다. 황혼기에 이를 깨달아 가슴 아파하지만 흘러간 시간만큼 변해 버린 현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스티븐스를 통해 독자는 지나간 사랑의 미열을 앓게 될지 모른다.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

로메르 브레송 저 / 이윤영 역 / 15,000원 / 문학과지성사

가장 일상적인 단어도 제자리에 놓이면
갑자기 광채를 내기 시작한다.
네 영상들은 바로 이 광채로 빛나야 한다.

영화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로베르 브레송
그가 남긴 치열한 분투의 기록


“이 책은 창조의 또 다른 측면이다.
이 노트에서, 우리는 그를 영화적 창조의 창공으로 이끈
모험의 정수를 발견한다.”_르 클레지오

영화사상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 명으로 이야기되는 로베르 브레송의 작가일지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가 출간되었다. 브레송은 평생 단 13편의 영화를 찍었지만, 영화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수많은 영화들이 태어남과 동시에 빠르게 늙어가는 것을 생각할 때, 유명 스타도 강렬한 스펙터클도 인상적인 연기도 없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결합해놓은 듯 보이는 브레송의 영화가 오늘날까지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다른 감독들에게 영감의 대상으로 끝없이 재소환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시네마토그라프에 대한 노트』에는 그러한 브레송의 영화를 만들어낸 모든 것, 그가 영화를 만들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벼리고 정련한 성찰들과 그의 영화미학이 형성된 과정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영화사에서 브레송의 이름이 자주 호명되는 것만큼이나, 영화감독과 비평가, 그리고 시네필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책으로 손꼽혀왔다(2020년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최고의 영화책 2위). 영화 분야를 넘어, 고흐의 서신교환집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등과 함께 예술가가 직접 쓴 예술론의 뛰어난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 책은 브레송의 영화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최상의 자료일 뿐 아니라, 자신만의 표현 수단을 일구어내고자 하는 젊은 감독들 및 예술가들에게 중요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한국 현대희곡선

김우진,김명순,유치진,함세덕,오영진,차범석,최인훈,이현화,이강백저 / 14,000원 / 문학과지성사

사회와 예술에 골몰해온 한국 현대희곡 100년사
시대정신과 경향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작 9선


한국 최초 근대희곡인 이광수 「규한」(『학지광』, 1917) 발표 100년을 맞아 초판이 출간되었던 『한국 현대희곡선』이 2021년 재정비를 마치고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그간 [한국문학전집]이 집중해온 한국 근현대문학의 출발 시점에 더욱 충실해져, 1920년대 주요 희곡 두 편이 추가됐다. 영화 [사의 찬미]로 대중에게 익숙한 작가 김우진의 「산돼지」와 근대 여성문학사를 열었다고도 평가받는 김명순의 「두 애인」이다. 이어 1930년대 사실주의극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유치진의 「토막」, 해방 이후 혼란기의 기회주의를 비판한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고전과 전통을 실험으로 새롭게 해석해낸 최인훈, 이현화, 이강백의 비(非)사실주의 극 등까지 각 시기의 시대정신과 연극 경향을 대표할 만한 희곡을 골고루 선별하여 묶었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엄마표 감정 놀이 : 0~6세에게 필요한 감정 표현 & 감정 조절

노무라 에리 저 / 이정미 역 / 15,000원 / 로그인

솔직한 감정 표현을 통해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는
50가지 엄마표 감정 놀이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을까? 대부분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거절하고 싶어도 우물쭈물 얼버무리고,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도 동의하는 척했던 적은 생각보다 많고, 내 감정을 들여다보기보다 타인의 감정에 휘둘렸던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때로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압도되어 일이나 인간관계를 그르친 경험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 아이는 이렇게 자라지 않기를 바란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잘 말하되 타인을 존중하며 표현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내 아이를 이렇게 키우려면 어떡해야 할까? 여기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유아 교육 및 감정 소통 전문가가 개발한 《엄마표 감정 놀이》로 감정 표현의 물꼬를 터주면 된다.

이 책은 50가지 감정 놀이를 통해 아이 마음속에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놀이법 자체도 간단하고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아 언제든 바로 시작해볼 수 있다. 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소중히 여기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마음도 소중히 여기게 된다. 타인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기분을 숨김없이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은 아이에게 안정된 정서를 갖게 하고, 이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든든한 기반이 된다.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인지하고 표현하기 시작하는 영유아기에 감정 놀이를 해주면 언어·인지·사회정서 등 다양한 면에서 수준 높은 발달을 이룰 수 있다.

아이의 기분을 잘 알고 싶고, 또 알아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엄마다. 하루 10분, 이 책에 실린 놀이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엄마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했던 순간들은 아이의 자존감 형성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둠을 몰고 온 하얀 시간

자비에 도리슨 글 / 펠릭스 들렙 그림 / 김미선 역 / 15,000원 / 산하

평범한 동물들의 생생한 투쟁 이야기!
총 4권으로 기획된 시리즈 가운데 현재 2권이 출간되었다.

두 번째 권 《어둠을 몰고 온 하얀 시간》에서는 1권에 이어 동물들의 저항이 본격화된다. 방갈로르와 세자르는 염소 부부를 비롯한 동지들을 만나고 비폭력 저항으로 실비오에 맞선다. 겨울을 맞아, 동물들은 땔감을 줍게 된다. 이 시간을 ‘하얀 시간’이라고 하는데, 동물들은 어처구니없게도 그렇게 주운 땔감을 다시 사야 했다. 불만이 높아진 동물들은 방갈로르와 세자르를 찾아와 힘으로 맞서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방갈로르는 비폭력으로 저항하자고 설득하며 가장 먼저 장작 사는 것을 거부하고 무료로 나눠주기를 제안하자고 한다.

동물들은 헛간에 모여 불을 쬐지 않고 추위를 이겨가며 정정당당하게 시위를 이어간다. 이에 실비오와 개들은 동물들의 쉼터인 헛간을 사고인 척 불태워버리고 사기를 꺾으려 한다. 헛간이 불타고 때마침 하나둘 아픈 동물들이 늘어나자, 방갈로르와 친구들은 몰래 죽은 나뭇가지를 줍기로 한다. 그런데 이 일로 암염소 베르나데트가 개들의 공격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베르나데트의 죽음으로 동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더 많은 동물들이 장작 사기를 거부하자 실비오는 장작 가격을 반으로 낮춰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들은 원칙을 고수한다.

갈등이 깊어지고 성의 모든 동물들이 추위로 고통받게 된다. 실비오는 문제를 해결하고 추락한 권위를 세우기 위해, 장작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껏 해온 동물들의 저항을 한 방에 무너뜨리려고 이 모든 책임을 친위대 1호에게 뒤집어씌운다. 지금까지 눌러왔던 분노가 폭발한 동물들은 1호를 공격하고 만다. 그때까지 지켜온 비폭력 투쟁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

강지이 저 / 9,000원 / 창비

“물처럼 투명히 빛나는 날들이 지속되지 않아도
그곳이 어디든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다”
궤도 안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빛나는 생활의 감각
충만한 미래를 향한 젊은 시인의 다채로운 시선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강지이 시인의 첫 시집 『수평으로 함께 잠겨보려고』가 창비시선으로 출간되었다. 등단 4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에서 시인은 “설치 작가의 설계도를 방불케 할 정도의 참신한 공간”(장석남, 추천사) 안에서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시적 상상력과 감성적 언어로써 삶의 흔적들을 다양한 이미지로 변주하면서 ‘지금-여기’와는 다른 시간과 공간의 문을 열어젖히는 이채로운 시편들을 선보인다. 독특한 화법과 개성적인 목소리뿐만 아니라 형식 면에서도 행과 행 사이를 과감하게 건너뛰는 여백의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결정 수업 : 그들은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했는가?

조셉 비카르트 저 / 황성연 역 / 15,000원 / 현대지성

‘결정학’의 창시자가 고안하고 수많은 CEO가 검증한
세계 유일, 4단계 의사결정 솔루션

사소한 결정조차 버거워하는 당신을
우유부단과 불안의 늪에서 건져줄 결정의 기술!

- 아마존 의사결정 분야 베스트셀러
- 대기업 CEO들의 비즈니스 코치,
혁신적 의사결정법 창시자가 말하는 “결정 잘하는 법”


선택의 갈림길에서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꾸물거리거나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 현대판 햄릿들…. 이들에게는 모든 결정의 순간이 위기요, 고통이다. 거침없이 결정하고 결과도 꽤 괜찮은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들에게는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템플러 어드바이저스를 설립하고 AIG, AXA, HSBC, 모건 스탠리 등 글로벌 기업의 자문을 맡아온 저자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는 고객들을 돕고자 혁신적 의사결정법인 ‘결정학’(Decisiology)을 창시했다. 점심 메뉴 선정부터 사업의 명운이 걸린 계약까지, 일의 경중은 저마다 다르지만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길은 같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을 핵심 원리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결정 수업』은 결정의 순간에 마주하는 두려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의 단계를 하나하나 살펴가면서 가장 현명한 결정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탐구한다. 그런 다음 철학, 심리학, 문학, 수학, 어학, 신경학, 신학, 역사, 예술 등 온갖 영역을 넘나들며 맞춤형 수업을 하듯이 독자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그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할 최고의 결정에 성큼 다가가 있을 것이다.

 


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저 / 18,000원 / 창비

미술의 눈으로 보면 역사와 인류가 다시 보인다
미술이 보여주는 반전의 대서사시!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 안내자 양정무가 미술에 대한 우리의 오래된 고정관념을 환기하며 미술작품을 통한 사유와 감성의 확대를 모색한 책 『벌거벗은 미술관』이 출간되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는 미술의 장구한 역사를 인류 문명사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미술사학자이자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대중화하는 데 노력해온 양정무가 오랫동안 미술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고민해오던 문제들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집요하면서도 자상하게 풀어낸다. ‘미술은 왜 끊임없이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속성을 보여주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고전미술의 신화화 과정을 파헤치고, 미술관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던 무게감을 초상화의 무표정성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밖에도 박물관과 시민사회의 함수관계, 화려한 미술 속에 담긴 질병의 그림자 등을 통해 인간이 미라는 추상적인 관념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축했는가를 살핌으로써 독자들을 미술에 대한 다각적인 성찰로 이끈다. 과거와 현재, 서구와 한국을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설명은 직관적이고도 유려해서 저자의 치열한 문제의식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풍성한 화보를 곁들인 양정무의 입체적 안내를 통해 독자들은 안온하고 고상한 세계로 여겼던 미의 세계가 격동하는 뜨거운 세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저 / 15,000원 / 갈매나무

죽음이 꼭 삶의 마지막이기만 할까?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결정적 죽음을
우리는 살면서 적어도 몇 차례 경험하지 않는가?

현실 같은 소설, 인생 같은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삶과 죽음에 관해 던지는 놀랍고도 심오한 질문.
왜 사는지, 어떻게 죽을지, 깊이, 먼저, 사색한 철학자들의 대답.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인류는 유례없이 죽음의 공포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전 세계 사망자 수(400만 명)가 한 도시의 인구(부산 350만 명)보다 많다는 소식을 접하곤 두려움에 움찔하다가도, 도시 하나가 통째로 사라졌다는데 그다지 큰 변화 없는 일상에 불현듯 서늘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망자 숫자를 경제 지표처럼 무감각하게 비교할 수 있을진 몰라도, 가까운 사람이 확진자가 된다면 그 고통은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으로 다가올 터다. 도대체 죽음의 무게는 왜 이리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고, 또 이토록 견딜 수 없을 만큼 무거운 걸까?

저자 박연숙(숭실대학교 교양대학 철학 교수)은 그저 ‘살던 대로 살아 내야’ 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해서 한때 죽음에 대한 로망을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어설픈 극단적 시도 끝에 “진짜 마음은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 이후부터 수많은 ‘죽음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다가 뜻밖의 선물을 받았는데, 바로 ‘생의 의미’가 더욱 또렷해지는 경험이었다. 문학과 영화 등 수많은 예술 작품을 들여다보고 철학자의 목소리를 찾아보면서, 삶의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도록 이끄는 죽음의 이면을 발견한 것이다. 그 깨달음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책으로 엮었다.

 



오이 부부 그냥 좋다 : 시집 잘 간 여자, 장가 잘 온 남자

이기영 글 /  구름이 그림 / 13,800원 / 담다

조금 뚱뚱한 여자, 조금 잘 생긴 남자.
결혼 6년 차 오이 부부, 그들의 좌충우돌 일상 이야기

좋은 기억력을 콘텐츠화 하다.


‘어떤 배우자를 만나 결혼할까?’를 고민하던 싱글의 삶에서 결혼 준비기를 거쳐 달달한 신혼, 배려보다 배신이 난무하고 있는 결혼 6년 차까지의 시간을 시종일관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하는 것은 물론,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느껴지는 작가의 시선이 날카롭고 섬세하다. 결혼기념일을 맞아 결혼생활을 일 년씩 연장하는 ‘재계약서’를 작성하는 오이 부부. 주변의 시선이나 체면치레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방식으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는 오이 부부. 결혼과 부부 생활에 대해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되,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오이 부부의 오늘은 ‘맑음’이다.
 



이만큼 가까이 

정세랑 저 / 14,000원 / 창비

여전히 사랑스럽고 더욱 섬세해졌다!
슬프지만 유쾌한 정세랑표 성장소설
정멜멜 작가의 사진으로 새롭게 만나는 친환경 에디션


정세랑의 유일무이한 성장소설 『이만큼 가까이』를 7년 만에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피프티 피플』 10만부 판매를 기념해 [정세랑 컬렉션]으로 함께 출간하는 이 소설은 한 세대의 감수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문화적 토양을 기반으로, 각 인물들이 겪는 성장의 진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풍요로운 이야기와 재치 있는 문장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 소설을 지금의 감수성에 걸맞도록 작가가 일일이 문장 표현을 다듬어 한층 섬세해졌다. 이번 개정판은 또한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진작가 정멜멜의 사진으로 표지를 디자인하여 더욱더 눈길을 끈다. 소설에 등장하는 비디오, 가위, CD플레이어 등을 활용한 표지사진은 소품 하나하나에 숨어 있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넌지시 보여준다. 표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독자는 슬프지만 유쾌함을 잃지 않는 정세랑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한편 스테디셀러 『피프티 피플』과 함께 선보이는 이번 [정세랑 컬렉션]은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닮아 국제산림관리협의회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용지를 사용한 친환경 에디션으로 제작되었다.




피프티 피플

정세랑 저 / 14,000원 / 창비

10만 독자를 사로잡은 스테디셀러 『피프티 피플』을 새로운 장정으로 선보인다. 『피프티 피플』이 출간됐던 2016년은 정세랑이 작가로서 분기점을 맞은 시기인지도 모른다. 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소설 속 세상에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토록 기념비적인 작품을 지금의 감수성에 걸맞도록 작가가 일일이 문장 표현을 다듬었고 출간 이후 달라진 의료 정보 등을 손보아 전보다 한층 섬세해지고 정확해졌다. 이번 개정판은 또한 현재 가장 주목받는 사진작가 정멜멜의 사진으로 표지를 디자인하여 더욱더 눈길을 끈다. 소설 속 50명의 다양한 등장인물처럼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가진 공을 활용한 표지사진은 각자 존재하되 결국에는 하나의 커다란 그림 안에 속한 우리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피프티 피플』은 변함없이 한국사회와 예민하게 공명한다. 우리의 일상을 흔드는 불안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치유하려는 노력 또한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강력한 가독성과 흡인력으로 이 사회의 연대 의지를 되살리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5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만큼 가까이』와 함께 선보이는 이번 [정세랑 컬렉션]은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닮아 국제산림관리협의회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용지를 사용한 친환경 에디션으로 제작되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저 / 13,000원 / 창비

“이 시들은 가난한 마음에 맑은 물결이 되어 영원히 흐를 것이다”
서정예술의 정점에 선 실존적 사랑의 고백록
미발표작을 더해 20여년 만에 재출간된 정호승의 명작


따뜻하고 정갈한 언어로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 한국시단의 서정시인 중 첫손에 꼽히는 정호승의 초기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가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총 20만부 이상 판매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는 1990~2000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이자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초판(열림원 1998) 출간 무렵 쓰인 미발표작 스물한편과 ‘어른이 읽는 동시’로 선보인 시집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열림원 2002)에서 선별한 네편을 더해 제4부에 수록함으로써, 외로움과 상처를 근거로 인간의 보편적 실존을 노래한 정호승 시의 완결판이 ‘지금’ 다가왔다는 평가(해설 유성호)가 무색하지 않도록 재출간의 의미를 더했다.

20여년 저편에서 발화된 이 시집은 ‘거리두기’와 ‘격리’로 인해 유난히 외로움이 많은 이 시대의 독자들을 다시 한번 위안과 희망의 차원으로 이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는 정호승 시의 수많은 미덕 가운데서도 삶에 대한 긍정과 자연에서 유래한 근원적 사랑이 편재한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생활과 관계를 고민하는 우리에게 맞춤한 메시지가 되어주며, 영원히 흐르는 물결처럼 이 시집이 그 생명력을 유지해가리라 저자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 것(시인의 말)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공부머리가 자라는 하루 2시간 엄마표 학습법 : 집콕 시대 공부 습관 들여줄 홈스쿨링 교육법 12

손지혜 저 / 15,000원 / 폭스코너

하루 2시간이면 아이와 엄마가 모두 행복한 홈스쿨링이 가능하다!
놀이처럼 재밌게 즐기다 보면 공부머리가 쑥쑥, 집콕 시대 최적의 공부법!

팬데믹으로 등교일이 들쑥날쑥해지면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학교와 학원에만 무작정 떠맡겼던 자녀 교육의 많은 부분을 가정에서 부모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면서 적잖은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변모한 교육 환경에 당황한 부모들에게 하나의 해법이 되어줄 홈스쿨링 교육법. 그 방법과 가치를 알려주는 책이 출간되었다. 《공부머리가 자라는 하루 2시간 엄마표 학습법》은 집콕 시대에 자녀들의 공부 습관을 들여줄 알찬 홈스쿨링 교육법 12가지를 소개하는 책이다.

 


클레이의 다리

마커스 주삭 저 / 정영옥 역 / 18,500원 / 문학동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책도둑』의 작가
마커스 주삭이 1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


시적이고 아름다운 문체,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기는 따뜻한 이야기로 전 세계 16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작가 마커스 주삭. 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책도둑』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 『클레이의 다리』가 출간되었다. 19살에 처음 이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주삭은 『책도둑』이 출간된 이후 줄곧 『클레이의 다리』 집필에 매달렸다. 소설을 쓰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다리를 놓으면서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한 소년’의 이야기라는 처음의 구상은 변함없이 확고했고, 10년이 넘는 세월을 쏟아부은 끝에 결국 이 책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주삭의 신작을 기다려온 전 세계 언론은 “기다림은 끝났다”([뉴욕 타임스])는 기사를 내놓으며 이 책의 출간을 반겼고, 독자들은 “오래 기다린 가치가 있는 책” “이토록 내 마음을 뒤흔들어놓은 책은 드물다”며 찬탄을 보냈다.

『클레이의 다리』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자신들끼리 살아가는 다섯 형제와 가족의 비극,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넷째 클레이의 이야기를 정교한 구성과 섬세한 필치로 그린 소설로이다. 위태위태한 가족이 이야기와 사랑으로 삶을 버텨나가는 모습을 아름답고 찬란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그들은, 클레이라는 한 소년은 다리를 짓는 일에 묵묵히 매달리며 그 누구보다 단단하게 성장해나간다. 『책도둑』 『메신저』와 같은 전작을 통해 깨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세계 속에서 성장을 향해 아프게, 그러나 눈부시게 빛나며 나아가는 이들의 여정을 그렸던 마커스 주삭은, 『클레이의 다리』에서 소년의 눈과 마음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드문 능력을 다시금 발휘하며 어른과 청소년 독자 모두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패주

에밀 졸라 저 / 유기환 역 / 18,500원 / 문학동네

광기어린 전쟁과 혼돈의 패주 끝에 파멸한
한 시대와 인간들의 슬픔으로 그린 피의 벽화
에밀 졸라의 담대한 문학적 쇄신을 입증하는 걸작


자연주의 거장 에밀 졸라의 루공마카르총서 제19작 『패주』(1892)는 프로이센-프랑스전쟁(보불전쟁)과 파리코뮌을 배경으로 파멸하는 한 시대와 인간들의 격동과 고통을 압도적 내러티브로 구현한 작품으로, 제2제정 시대의 총체적 벽화라 할 수 있는 루공마카르총서 최대의 장편이자 실질적 완결편이다. 전쟁에서의 잇따른 패배와 후퇴, 타락한 제정 사회의 붕괴, 굴욕적 강화와 수도 파리 포위, 코뮌 방화와 ‘피의 일주일’까지 역사적 사건들과 허구의 서사를 교직한 대작 『패주』는 프랑스인의 집단의식 한복판에 존재하는 상처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도 같으며, “완전하고 위대하고 영웅적인 우정, 한 세계의 종말, 한 국가에 닥칠 수 있는 가장 참혹한 재앙”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프랑스를 그린 “19세기 프랑스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상찬되었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

김혜나 저 / 14,000원 / 은행나무

어떤 게 진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인지 모르겠어
활활 타오르는 불의 언어로 기록한 상처 입은 우리의 목소리,
스스로를 부단히 삶의 순간으로 이끌어오는, 중단될 수 없는 이야기!


오늘의작가상·수림문학상 수상작가 김혜나의 신작 장편소설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이 출간됐다. 『정크』 『제리』 『그랑 주떼』 청춘 3부작을 통해 삶의 자리에서 깨지고 부서지는 이십대의 이야기를 치열하게 그렸던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이십대와는 다른 삼십대의 고민을 섬세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그려냈다. 소설집 『청귤』의 수록작인 「차문디 언덕을 오르며」를 장편으로 재탄생시킨 이번 작품은, 헌신했던 관계가 무너진 후 인도로 요가 수행을 떠난 삼십대 여성 메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도라는 타국에서 신도 ‘당신’도 구원할 수 없는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애쓰는 화자의 몸부림이 절절하게 펼쳐진다.

사회가 기대하는 삼십대의 안정적인 모습과 달리, 실제 우리의 삶은 불안과 격정으로 가득하다. 세상의 부조리도 그리고 그 부조리 속을 하나의 몸으로 살아내는 자기 자신도 버겁기는 마찬가지다. 소설 속 주인공은 세상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고통스럽게 고백한다. 이런 통렬한 고백의 자리에서 발원하는 목소리를 올곧게 기입하면서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은 고통과 번뇌를 통한 생의 가능성을 이곳에 위치시킨다.




장식과 무게

이민진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섬세한 문장과 밀도 높은 사유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이민진의 첫번째 소설집 『장식과 무게』가 출간되었다. “복잡한 감정의 세계를 다루면서 이에 호응하는 편린을 섬세하게 겹쳐놓았다”(소설가 김성중)는 평을 받으며 2016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5년간 쓰고 다듬은 소설 7편을 한데 묶었다.

“끊임없이 방향을 탐색하는 것. 그렇게 스스로 그리고 타인에게 가까워”(「작가의 말」)지기 위해 소설을 써온 이민진은 『장식과 무게』에서 지나간 시절에 대한 회고를 통해 불가해한 타자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지금 잃었다고 느끼는 것들과 다가올 시간에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들”(「프루스트가 쓰지 않은 것」)의 조각을 세심하게 이어 붙여 그동안 간과했던 세계의 지도를 발견하고 잃어버린 이에게 다시금 가닿고자 애쓴다. 예기치 못한 결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언젠가 또 만나게 되리라는 믿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러므로 『장식과 무게』는 한때 알 수 없는 이유로 멀어졌으나 여전히 그 대상을 향해 남아 있는 감정과 아름다운 추억의 이미지들을 작가의 사려 깊고 유려한 문체를 따라 되짚어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과거를 복기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도록 이끌며 스스로에 대한 탐문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빛의 자격을 얻어

이혜미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은 다 그곳에 살고 있었다”
빛의 자격으로 내 안의 진창을 비추는 이혜미의 홀로그래피


우리 사이에 흐르는 물의 세계, 그 속을 유영하며 물 무늬를 시로 새겨온 이혜미의 세번째 시집 『빛의 자격을 얻어』가 출간됐다. 『뜻밖의 바닐라』 이후 5년 만의 신간이다. 시인은 이전 시집에서 ‘너’와 ‘나’ 사이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일에 몰두하며 두 세계가 마치 썰물과 밀물처럼 경계를 넘나들어 서로에게 흘러드는 사건에 주목했다. 이 책에서 이혜미의 시는 “더 이상 어떤 관계의 맥락 안에서가 아닌 홀로의 완전함을 지닌 것으로” 나아간다.

‘나’의 안에는 차마 입 밖으로 발화되지 못한 말들이 울창한 나무처럼 자라나 아프게 남아 있다. 너무나 길게 자란 내 안의 숲들을 화자는 더 이상 제 안에 두지 않기로 한다. 자신의 세계를 뒤흔들어 삼켜왔던 말의 가지들을 입 밖으로 쏟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깨져버린 것들이 더 영롱하다는”(「홀로그래피」) 깨달음에서 온다. “깨진 조각 하나를 집어 들어 빛과 조우할 때” 마주하는 것은 눈이 부실 만큼 반짝이는 이혜미의 시, “백지 위의 홀로그래피”(소유정)이다.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

최시현 저 / 20,000원 / 창비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은밀한 격전지, 부동산!
가정경제에 충실한 ‘집사람’이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여성들의 주거생애사


“저는 모릅니다. 집사람이 한 일이에요.” 부동산투기가 사회적 논란이 될 때마다 남성 정치인들이 내놓는 이 단골 변명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모르는 척’에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논리가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면? 남편과 자녀에게 충실한 가정경제 관리자가 되기 위해 부동산에 뛰어든 중산층 여성들의 주거생애사를 분석하고 계급 상승의 욕망과 젠더 권력의 격전지로서 부동산의 작동 원리를 해명한 신진 여성학자 최시현의 책 『부동산은 어떻게 여성의 일이 되었나』가 출간되었다. 그간 여성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복부인’이라는 멸칭이 부여되거나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 정형화된 비난을 해체하고 한국의 중산층 여성들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내력을 상세히 밝힌다.

 


햇살 좋은 날, 하루를 널어 말리고 싶다

김경집,김건주 저 / 17,000원 / 도서출판씨유피

어느 하루도 시시한 날은 없다
내가 되는 나의 시간,
익숙한 오늘에서 낯선 행복을 만나다

마음엔 숨표를, 삶엔 쉼표를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하루를 마시다
오늘 하루 수고한 나에게 뽀송뽀송한 옷감처럼 살갑고 쾌적한 인사를~!

코로나 팬데믹으로 달라진 일상, 어색했던 마스크가 피부처럼 익숙해졌다. 끝날 것 같던 상황은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의 무게와 의미를 지금처럼 온몸으로 느끼며 산 때가 있었을까?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 어느새 매일 마주하는 일상을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토닥토닥 위로와 질문과 깨달음을 준다. 삶의 밀도와 좌표는 어떤 하루를 성찰하고 사유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날마다 맞이하는 오늘이지만, 그저그런 하루가 아니라 올올이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지닌 시간들을 짚어보면서 그런 하루 살아온 대견한 나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물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인문영성에세이’라는 익숙한 듯 낯선 장르의 이 책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문학자인 김경집 교수와 하이브리드 지식인이며 지식유목민 김건주 목사는 날마다 반복되는 듯한 우리 일상에 소소한 질문과 통찰을 제공한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사유를 함께 나누고 오늘이라는 날에 작은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공감하는 벗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