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NEWS


북 뉴스

11월 신간 도서 소개 (종합) - 매주 업데이트 됩니다.
등록일
2019-11-08
조회수
561
 

라스트 러브

조우리 저 / 14,000원 / 창비

창비가 새롭게 선보이는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두번째 작품으로 2011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예 작가 조우리의 소설 『라스트 러브』가 출간되었다. 해체를 앞둔 여성 아이돌 그룹 ‘제로캐럿’의 이야기 사이로, 가상의 팬픽 작가 ‘파인캐럿’이 제로캐럿을 주인공으로 쓴 팬픽이 섞여 들어가는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다.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생겨나는 고민과 갈등을 생생하게 다루는 동시에, 스타를 향한 팬의 사랑 그리고 그가 창조한 팬픽이라는 또다른 서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팬픽을 “최초의 소설”로 또 스스로를 “사랑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랑의 모양을 하나하나 눈부신 이야기로 빚어낸다. 무대 위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한 적 있는 이들이라면, 『라스트 러브』라는 “조우리가 지금껏 사랑했고, 또 사랑할 여성 아이돌과 그들의 팬 모두를 위한 거대한 팬픽”(천희란 발문)을 주목해도 좋을 것이다.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김용옥 저 / 28,000원 / 통나무

이 책은 50여 년간 고전학을 연마해온 도올 김용옥이 그의 생애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필한 노작이며, 그만큼 방대한 레퍼런스와 사유의 다양성이 통섭된 역작이다. 마가복음은 모든 복음서양식의 원형이며, 4복음서 중에서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이다. “먼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복음서라는 문학 장르를 최초로 만들어낸 마가의 “창조적 긴장감”이 중요한 것이다. 마가복음은 초대교회의 케리그마의 소산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인간 예수의 모습을 가장 오리지날하게, 꾸밈없이, 소박하게,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그리고 가급적인 한 진실하고 핍절하게 그려나갔다. 예수의 로기온(말씀)자료들을 결합시켜 긴박한 대비감을 자아내고 빠르게 장면을 전환시키는 마가의 사유의 깊이와 편집방식은 인류역사상 어떠한 드라마티스트도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 저자는 마가복음은 “오로지 마가로만” 읽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면서도 그 해석과정에서 인류의 모든 사유양식들을 종합하고 있다. 이 책은 도올의 철학적 사유를 총체적으로 압축시킨, 인류사상계에 새로운 동서융합의 지평을 제시하는 기념비적 저술이다.
 


쿨투라 cultura (월간) : 11월[2019년[

편집부 / 12,000원 / 작가

이번 호 테마는 [출판 2.0]이다. 독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요즈음, 출판현장에서 왕성하게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미향, 허희, 장동석, 김성신 출판평론가를 모시고 출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출판 2.0’은 과연 제안될 수 있는가를 함께 진단해 보았다.
또한 출판 2.0의 성공적 저자기획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주방』을 출간한 유재덕 셰프의 북인터뷰와 프랑스의 20세기 랭보라고 불리는 아르망 가티와 한국 영화계의 만남을 담은 앙투완 코플라의 원고, 최준란 평론가의 중국과 일본의 공유서점을 살펴본 글을 싣는다.

넷플릭스 영화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아 내한한 [더 킹: 헨리 5세]의 주연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특별기획으로 다루었다. 섬세한 취재와 영화읽기로 티모시 샬라메의 캐릭터를 재발견하고 확장해준 김시균 기자의 매혹적인 리뷰와 해나 에디터의 글은 부국제를 들썩이게 했던 티모시 샬라메를 다시 한 번 조명하는 지면이 될 것이다.

구본창 작가의 사진전 [Incognito]와 ‘올해의 작가상 2019’ 후보들(홍영인, 박혜수, 이주요, 김아영)의 전시를 비롯한 김종원 원로평론가의 한국영화 100년 극영화 100선, 39회 영평상 시상식, 24회 부산국제영화제,1회 강릉국제영화제, 9회 프라이드서울국제영화제를 소개한다.

전찬일 평론가의 한국 영화 100주년 연재 9회분 「이필우에서 홍경표까지…촬영감독 10」과 장석원 시인의 아티스트 신중현 연재 3회분「김추자, 신중현의 다른 ‘나」를 비롯한 함돈균의 인문학으로 세상읽기 3, 이정환의 시조안테나 3, 디카시, 문학, K-문화, 영화, 드라마, 클래식, 북리뷰 등 새로움으로 가득한 연재물과 날카로운 리뷰를 게재한다.
 


폭군 아버지 히스테리 엄마

김기자 저 / 15,000원 / 워드원커뮤니케이션

한 여성의 몸과 정신에 가해진 모든 일과 드러난 현상이 우리시대 병리의 축약판임을 그려낸 종합 보고서. 성장제일주의 개발독재가 만들어낸 강남특구의 한 가정에서 폭력과 학대를 경험하며 자란 지은이가 병든 사회와 가정, 그리고 개인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물질만능주의에 쩌든 아버지가 보여주는 아파트에 대한 집착, 여성혐오에 젖어든 엄마가 강요하는 외모에 대한 강박 …. 부모의 삐뚤어진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철저히 도구화된 딸은 결국 난치병에 걸린다.
 



세계의 카르스트지형

서무송 저 / 30,000원 / 푸른길

이 책의 저자는 석회암 동굴이 발달한 중국 길림성 조선족자치주 백두산 입구인 안도현 명월진에서 태어났다. 석회암 암벽에 물때가 묻은 건폭을 바라보며 유년시절을 보낸 그가 평생을 카르스트지형을 연구해 온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지리학과에서의 학창시절부터 교단에서 지리학과 학생들을 지도하기까지 저자의 카르스트지형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1996년에는 그가 해 온 연구의 성과를 담아 크기 30.5cm×42.5cm에 무게 5.2kg, 두께 4.5cm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물 『한국의 석회암지형』을 출간하였다. 2010년에 출간한 『카르스트지형과 동굴 연구』는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되었고, 2011년에는 대한민국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어 2관왕의 영예를 얻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90이 넘은 나이에 코스를 계획해서 실제로 현지답사를 하고 그것을 또 정리해서 2017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호까지』를 출간했다. 원 없이 연구하고 답사해 왔음에도 저자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이른 새벽부터 외과의가 수술할 때나 사용한다는 대물안경을 끼고 카르스트지형에 관한 자료와 문헌을 찾아 읽었다. 꾸준하고 규칙적인 연구 생활 습관으로 이번에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카르스트지형과 동굴에 관한 책 『세계의 카르스트지형』이 나오게 되었다. 나올 만한 책이 나올 만한 저자를 통해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저자와 독자 모두에게 카르스트지형 연구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저 / 박석무 편역 /  14,000원 / 창비

초판이 나온 1979년 이래 다산 정약용을 만나는 가장 친절한 통로 역할을 해온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가 초판 발간 4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정비된 모습으로 출간되었다. 정약용이 유배 시기 절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아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들을 엮은 이 책은 대학자 이전의 인간적인 다산의 면모를 만날 수 있어 오늘날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지방관 이종영에게 주는 글을 새롭게 추가했고, 시대 변화에 맞추어 번역과 체제, 장정을 정비했다. 이제 막 고전을 접하기 시작하는 청소년과 정약용을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 더욱더 오래 사랑받는 입문서로 남기 위한 새 단장이다. 이 책의 편역자이자 대표적 다산학 연구자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다섯 번째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세상에 공개하려고 저술한 책에서는 인간 다산의 속마음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아들?형님?제자들에게 보낸 그의 사신(私信)에는 깊은 속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불운한 환경 속에서도 생활인이자 소통하는 지식인으로서 아름다운 말들을 남겼던 다산의 자취를 이 책 전체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근철 TV 영어회화 1 : 입이 터질 수밖에 없는 Easy Breezy English 유튜브 저자 직강 회화코스 교재

이근철 저 / 12,500원 / 로그인

6개월 만에 1200만 뷰, 구독자 11만 명을 돌파한
[이근철TV]의 인기 영어회화 코스를 책으로 만난다!

- 쉬운 단어와 간단한 패턴을 결합하면 못할 말이 없다!
- 이미지로 상상하고 감정을 실어 반복하는 즐거운 영어 말하기

영어강의 30년 & 방송 25년의 전설, 이근철의 유튜브 방송 [이근철TV]의 인기 회화코스가 체계적이고 친절한 교재로 출간되었다. 이미지, 단어, 패턴을 이용하여 쉽게 배우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이근철만의 검증된 학습 시스템으로, 따라 말하다 보면 어느새 영어로 말문이 터지는 신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유시민과 도올 통일, 청춘을 말하다

김용옥 저 / 15,000원 / 통나무

2007년 이루어진 노무현 김정일의 10.4 남북정상선언 올해 12주년을 맞이하여 노무현재단에서는 유시민과 도올이 만나는 공개적인 대담을 기획하였다. 이 땅의 청년들에게 민족의 통일에 대해 세계사의 시각에서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을 전해주는 내용으로 하자는 것이었고, 그것을 유시민이 묻고 도올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청중을 모아놓고 진행되었다. 이 내용이 10월 4일 유튜브 알릴레오에 방송되어 폭발적인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은 이 대화를 재구성하여 문자화한 것이다. 10월 4일의 방송된 대담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각자가 주장하는 메시지의 논리적 정합성과 다양한 이야기들이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 저자 도올에 의해 첨삭이 이루어지고 변조가 이루어지면서 재구성된 것이다. 알릴레오동영상보다 훨씬 완성도 있는 콘텐츠가 되었다. 이 책은 엄중한 동북아정세의 현시기에 발하는 포괄적인 도올의 통일론이다. 북한사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통일은 왜 해야 하는가, 미국과 중국 일본은 각각 우리에게 무엇인가 등등의 심원한 이야기부터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까지 토론된다.

현실주의자 유시민과 아이디얼리스트일 수밖에 없는 철학자 도올 김용옥 두 사람의 대화는 매우 활기 있고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청중과 함께하는 대담이기에 다양한 개그코드를 건드리며 현장 소통이 잘 이루어졌다. 이 책은 그 현장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었다. 그리고 이날 대화의 주제는 우리의 청년들에게 통일의 불씨를 지피자는 것이었다. 작년 봄의 4.27 판문점과 가을 9.19 평양의 그림 같은 남북정상회담을 기억하는 우리 국민은 꽉 막힌 현재의 남북관계를 참으로 답답해할 것이다. 이 책은 여기에 해답을 주려한다.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이홍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상류 사회를 흥미롭게 드러내며 치밀한 기획과 연출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능동적으로 실현하는 인물들을 제시해온 소설가 이홍의 연작소설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2007년 장편 『걸프렌즈』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뒤, 2009년의 『성탄 피크닉』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첫 소설집이다. 2007년부터 2019년 사이 발표한 소설 네 편이 희대의 악인 ‘오미나’를 축으로 다듬어 묶였다.

이 시대의 악인은 어떤 모습일까. 오미나는 외적으로 완벽한 여성이다. 그러나 가족을 잃으며 비극적이라 할 만한 삶을 살아왔다. 한 여성의 30년 인생이 압축돼 있는 연작소설집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악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탁월한 참고 문헌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스토킹에 시달리고 있는 마흔 살 오미나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커」로 시작되어 처음 악인으로서의 두각을 나타낸 아홉 살 때의 에피소드인 「메인스타디움」으로 마무리된다. 오미나의 기묘한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며 따라 읽다 보면, 이 인물에 매혹되었다가 그를 연민했다가 결국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독자 자신의 욕망과 죄의식을 마주하게 된다.
 
 

캐피탈 

존 란체스터 저 / 이순미 역 / 16,800원 / 서울문화사

금융위기, 부동산 가격, 돈 등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현 시대의 두려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문학적이고 치밀하게 묘사한 소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돈. 집값에 울기도, 웃기도 하고, 돈으로 인한 사건사고 또한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은 물론, 영국의 경제 중심지인 런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돈과 부동산에 얽힌 사건에 휘말려든 런던 사람들의 모습을 세밀히 묘사한 소설, 『캐피탈』이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다. 이 소설의 작가인 존 란체스터는 2019년 부커상 후보작에 오른 작가로, 그 작품성을 전 세계에 인정받았다. 『캐피탈』 또한 각종 언론의 찬사를 받고 수많은 영국 독자들을 매료시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영국 BBC에서 3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된 화제작이다. 『캐피탈』의 배경인 피프스 로드는 런던의 부자들이 사는 거리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이 거리의 주민들은 어느 날 정체불명의 문구가 쓰인 엽서를 받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이들의 삶은 제각기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흑인이 앉았다 : 예롱쓰의 낙서만화 Yerong's Doodles

예롱 글그림 / 16,000원 / 뿌리와이파리


“만니, 한국에 와서 받은 질문 중에 제일 황당한 게 뭐였어?”
“음… ‘화장실에 가면, 흑인이 싸는 똥은 검은색인가요?’”

2018년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빌보드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페이크 러브’의 가사를 바꿔 부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가사 중에서 ‘니가’ 혹은 ‘내가’ 부분이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 ‘니거(N*gger)’로 들릴 수 있기에, BTS는 ‘니가 좋아하던 나로 변한 내가’를 ‘결국 좋아하던 나로 변한 사람’으로 바꾸는 등 우리말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고민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흑인이 앉았다』는 그런 고민과 배려가 담긴 만화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온 흑인 남자친구 만니와의 일상을 이야기로 풀어낸 이 책을 통해, 예롱 작가는 알게 모르게 한국에 만연한 차별을 짚어내며 우리가 더불어 지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독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안나 까레니나 (전3권)

레프 톨스토이 저 / 초선 역 / 1권 14,000원, 2권15,000원 , 3권 14,000원 / 창비

1878년 출간된 이래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영화로 연극으로 뮤지컬로 발레로 끊임없이 변주되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의 대작 『안나 까레니나』(전3권)가 창비세계문학 70~72번으로 발간되었다. 농노제 붕괴 이후 급격한 변화를 마주한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현실이 어떻게 개인의 일상, 특히 가장 사적인 영역인 가정생활과 영향을 주고받는지 그린 작품이다. 당대의 시대상을 현미경처럼 재현하는 데서 나아가 인생의 모든 국면, 즉 탄생과 죽음, 성장과 쇠퇴, 일과 여가, 사랑과 결혼제도 등을 아우르며 시대를 초월해 의미를 더해왔다. 이야기의 큰 두 축은 정숙한 기혼 여성 안나와 젊은 백작 브론스끼의 불륜, 시골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귀족 레빈의 생활이지만, 10명이 넘는 중심인물과 150명이 넘는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촘촘히 엮어낸 대가의 솜씨로 러시아 문학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똘스또이가 친구인 비평가 니꼴라이 스뜨라호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진정한) 첫번째 소설’이라고 일컬었을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은 작가의 ‘인생소설’이기도 하다.

국내 뿌시낀 권위자로 서정적이고 섬세한 번역을 선보여온 역자 최선(고려대 노문학과 명예교수)은 두가지 러이사어 판본(1963, 1981~82)과 영어판(1998, 2006), 독일어판(2009), 나보꼬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1981) 등을 참고하여 치밀한 번역에 입체적인 주석을 더해 텍스트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작품해설’에서 각 부의 줄거리를 요약하여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이 앞부분의 흐름을 잊지 않고 상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창비판 『안나 까레니나』는 이 책을 처음 읽는 이들에게는 ‘인생소설’을 발견하는 기쁨을, 먼저 접했던 이들에게는 기존 판본과 다양한 해석을 비교하며 읽는 묘미를 선사할 것이다. 더불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여성 주인공이자 오랜 세월 오도되어온 캐릭터이기도 했던 안나 까레니나를 새롭게 보기에 더없이 적절한 때이다.

 
 

미친 아담

마거릿 애트우드 저 / 16,000원 / 민음사

방대한 연구와 조사의 결과로 태어난
예언처럼 현실적인 디스토피아 소설 시리즈

2019년 부커 상 수상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장편소설 『미친 아담』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미친 아담』은 『시녀 이야기』(1985)에 이은 애트우드의 두 번째 디스토피아 소설 시리즈 ‘미친 아담 3부작(The MaddAddam Trilogy)’의 완결편이다. ‘미친 아담 3부작’은 『오릭스와 크레이크』(2003), 『홍수의 해』(2009), 『미친 아담』(2013)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들(환경 파괴, 해수면 상승, 유전자 조작, 복제 생물, 성형 중독, 포르노 범람, 가짜 먹을거리 등)을 종말 서사에 생생하게 담아 내 화제에 오른 문제작이다.

‘미친 아담 3부작’을 집필하기에 앞서 마거릿 애트우드는 생명공학에서 해킹 및 비디오게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친 방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오릭스와 크레이크』는 《가디언》에 의해 ‘21세기를 대표하는 100권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홍수의 해』는 《옵저버》에 의해 환경 분야 필독서로 선정되었다. 건강에 해로운 약품을 팔아 돈을 벌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환자를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돈을 뜯어내는 의약업계, 민영화로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어 시민들의 사생활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거대 기업, 해수면 상승으로 살 곳이 줄어드는 가운데 자기들만의 낙원을 세운 부유층과 그로부터 격리되어 슬럼화한 평민촌, 점점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내보내 대중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미디어 등 ‘미친 아담 3부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지금 우리의 현실에 대한 거울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타리의 노래

이설빈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세상의 모든 경계에서 자아낸 시
불가능한 균형으로 가득 찬 불안의 서

201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시인 이설빈의 첫 시집 『울타리의 노래』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등단 당시 심사위원들은 그의 시가 말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리듬감을 형성하면서 시적 긴장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고 평하며, 구조적인 배치가 안정적으로 구현되었을 때의 매력에 주목했다. 5년 넘게 쓰고 다듬은 시 50편이 담긴 『울타리의 노래』에는 이러한 이설빈 시의 장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이설빈은 “매일 태어나는 불능과 더불어 일상을 살아가는 이의 외침과 속삭임”(문학평론가 조강석)을 담아낸다. 있는 힘을 다한 하루의 끝, “피로가 너무 선명해서 잠들지 못”(「레킹 볼」)하는 새벽과 눈을 떠 다시 몸을 일으키려는 세계의 아침. 이 시집은 그 모든 시간에 밀려드는 정서를 포괄해 이야기-우화로 풀어놓는 것이다.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엄마르 보내고 기억하며

이상원 저 / 14,000원 / 갈매나무

엄마와 함께한 한 번의 여행, 한 번의 이별, 그리고 한 권의 일기

50세가 된 딸이 남미로 여행을 떠난다. “80세는 여행하는 한 해로 삼을 거야.”라고 말했던 80세의 엄마와 함께. 두 사람은 한 달 동안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이구아수, 바릴로체, 엘 칼라파테, 우수아이아)에서부터 칠레(푼타 아레나스, 산티아고), 페루(리마, 쿠스코, 아레키파)까지 남미 3개국, 10개 도시를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그리고 남미에서 새로운 사람, 언어, 문화를 만나고 돌아온 다음 날, 엄마는 췌장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영화나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은 50세의 딸이 80세의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예정된 이별을 알지 못하고 해맑게 떠났던 한 달간의 남미 여행, 남미에서 돌아온 엄마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부터 시작된 약 7개월의 이별 여행, 그리고 엄마가 남긴 일기로 먼 옛날의, 지금껏 알지 못했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는 여행. 이 세 번의 여행을 통해 딸은 엄마의 삶을, 그리고 엄마와의 이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깨닫는다.
 
 

나를 표현하는 연습

전훈 저 / 14,000원 / 여름오후

“내가 원하는 대로, 나를 표현한다!”
부끄럽거나 두려워 남들 앞에서 할 말 못하는 사람들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도록 이끄는 연기 레슨

『나를 표현하는 연습』은 부끄러움과 두려움 등 억압된 감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표현해내는 배우들의 연기 훈련을 알려주는 ‘일반인을 위한 연기 훈련서’다. 다양한 연기 훈련 중에서도 일반인이 학교나 직장, 일상생활에서 쉽게 훈련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추려서 알려준다. 실제로 저자가 운영하는 연기아카데미에서는 일반인도 연기를 배운다. 이들에게 왜 연기를 배우냐고 물어보면 주로 이런 대답들을 한다. 사람들 앞에서 떨지 않고 발표를 하고 싶다, 화를 내야 할 때 화를 내고 싶다, 내 마음을 제대로 고백하고 싶다,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싶다.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그들은 연기 훈련 이후 달라졌을까?

표현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일반인의 사례는 넘쳐난다. 응급 전화를 받을 때 민원인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면 자신이 더 당황하여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한다는 소방대원은 몇 주간의 연기 훈련 이후 문제를 해결했다. 법정에서 변론을 하고나면 매번 제대로 변론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곤 했다는 변호사는 연기 훈련 후 법정에서 변론문을 읽을 때, 전과는 달리 목소리가 당당해졌고 제스처도 자연스러워졌으며 돌발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했다. 매번 최종 면접에서 낙방했던 취업준비생은 연기 훈련 후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감성 능력을 향상시키고 감정 표출을 자유롭게 해주는 연기 훈련은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표현방식을 생생한 것으로 바꾸어 본업에도 실용적인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저 / 16,800원 / 한스미디어

일차적으로는 호러 소설의 형식을 띠지만,『염소가 웃는 순간』에는 미스터리 요소가 호러 요소만큼이나 알차게 들어 있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자신들이 처한 끔찍한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괴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조사하고 추리하며, 그에 대한 가설을 시험하고 보완해 새 가설을 내세운다. 구성력이 뛰어난 작가답게 찬호께이는 이곳저곳에 크고 작은 복선과 단서를 세심하게, 그러나 결코 숨기지 않고 깔아두었다. 하지만 독자는 긴박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이를 그냥 넘어가고 만다. 이야기의 재미에 자신이 없다면 취할 수 없는 전략인데, 찬호께이는 뛰어난 완급조절과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통해 성공적으로 목적을 이뤘다. 이렇게 꼼꼼하게 배치된 트릭과 복선은 후반부에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이루며 빠짐없이 드러나는데, 주인공 일행의 모험을 따라가며 함께 추리해 나가던 독자는 한순간 세계가 뒤집히는 반전에 뒤통수를 맞게 된다.


  

비 인터뷰

이재은 저 / 13,000원 / 아시아

201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2019년 심훈문학상을 받은 이재은의 첫 번째 소설집. “새로운 발화법과 진지한 사유, 작가로서의 균형감각을 두루 갖춘 신인”(소설가 성석제, 정미경)이라는 평을 받은 등단작 「비 인터뷰」를 비롯해 모두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 속 인물들은 자주 좌절한다. 욕망하는 것을 이루는 것뿐만 아니라 욕망하는 것을 발화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세계와 불화하고 나 자신과도 불화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실패와 엇갈림을 아이러니의 형식으로 끌어안는”(정홍수 문학평론가) 이 소설들은 섣부른 위로나 위안을 주려고 애쓰는 대신 인물들의 이야기를 세세히 들여다보는 일에 더 집중하여 독자들에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 것을 청한다.

 
 

유빙이 녹기까지

권미호 저 / 12,000원 / 아시아

2018년 심훈문학상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권미호의 첫 소설집. “상처 입은 자들의 연대를 통하여 자아내는 따뜻함”, “의도하는 분위기를 창출해 내는 능력과 차분한 문체”(김인숙, 방현석 소설가, 홍기돈 평론가)가 장점이라는 평을 받은 등단작 「유빙이 녹기까지」를 비롯해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원하는 바는 점점 멀어지기만 한다. 다른 사람을 대신해 줄을 서는 알바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오늘 줄서기」), 직장 동료와 불륜 관계에 있으며(「공항 옆 영화관」), 자신의 이름 대신 일란성 쌍둥이였던 동생의 이름을 빌어 살아간다(「잡토피아」). 마약에 취해 가짜 세계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사람들(「관람객」)과 마주치기도 한다. 자신만의 고유한 위치가 없이 위태로운 일상을 하루하루 버티는 이들의 모습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지만 권미호는 그들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간다.
 

 

사랑에 빠지기

하비에르 마리아스 저 / 송병선 역 / 16,000원 / 문학과지성사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인정받는 스페인 최고의 작가문학계의 철학자 하비에르 마리아스그가 말하는 ‘사랑에 빠지기’에 대한 진실 혹은 착각

깊은 성찰과 시적인 문체로 존재론적 불안을 예리하게 그려내며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스페인 현대문학의 거장 하비에르 마리아스Javier Marias(1951~ ). 그의 장편소설 『사랑에 빠지기Los enamoramientos』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편집자 마리아는 아침마다 같은 카페에서 식사하는 한 부부를 보고, 완벽해 보이는 부부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며 건조한 삶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얻는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 중 남편이 갑자기 살해당하고, 마리아는 위로하러 부부의 집을 찾았다가 살해당한 남자의 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남자의 살인 사건에 상상하지 못한 사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El Pais』는 이 소설을 2011년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다. 2012년 이탈리아의 ‘주세페 토마시 데 람페두사’ 국제문학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미국에서 출간된 최고의 소설에 수여하는 미국 도서비평가상의 최종 후보작으로 올랐다. 또한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3년 최고의 소설 100편에 선정되었다. 이 소설로 마리아스는 가장 ‘까다로운 입맛’의 독자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만족시키는 작가임을 또다시 증명했다.

 
 

좋은 지방 식사법 : 저탄수화물 고필수지방 음식치료

이권세, 조창인, 채기원 저 / 14,000원 / 솔트앤씨드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있고, 너무 안 먹고 있다!”
탄수화물 과다 & 포화지방 과다 필수지방 부족


딱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몸이 불편하고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약간의 설사나 변비가 항상 있는 사람, 속쓰림이나 더부룩함을 달고 사는 사람, 수시로 머리가 아프거나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 자도 자도 피곤하거나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 감기가 나을 만하면 또 걸리는 아이들, 거기에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 고콜레스테롤, 통풍 등의 대사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 아토피, 비염, 크론병, 셀리악병 등 난치성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까지.

새로 나온 책 『좋은 지방 식사법』은 현대인을 괴롭히는 대부분의 질병이 탄수화물 과다 섭취와 포화지방 과다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위산 과다에 원인이 있음을 짚어내고, 그 해결책으로 부족해진 필수지방 섭취의 비율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다만, ‘저탄고지’와 다른 점은 ‘고지방식’이 아니라 ‘고필수지방식’이라는 점이다. 포화지방 과다의 위험성을 탄수화물 과다의 위험성과 같다고 여기는 점이 차별점이다


 

조강의 노래 : 한강하구의 역사문화 이야기

최시한, 강미 저 / 12,000원 / 문학과지성사

“무릇 강이란 생명과 문화의 터전이다.
한국인이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강과 그 유역의 삶을 잃고 또 잊은 것은,
크나큰 상실이요 아픔이다”

‘외세 침략의 현장’이자 ‘분단의 상처’를 대표하는 곳, 조강!
이곳에 얽힌 우리 역사의 ‘결정적 장면’을 ‘이야기’로 생생하게 되살려내다

물은 모이고 만나 어울려 흐르다가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 한강은 서울을 지나 다시 ‘교하交河’(파주의 옛 이름)에서 임진강과 만나면서 서西로 향하고, 강화도 북쪽에서 또다시 예성강과 만난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한반도의 허리에서 이어온 이들의 만남은 드넓은 땅과 풍부한 생명을 낳았고, 겨레의 삶을 살찌웠다. 역사가 소용돌이치고 문명이 혼탁을 더해도, 그 흐름은 결코 멈춘 적이 없다._본문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을 넘어 이뤄진 남북 두 정상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되었고 현재까지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정세에도 평화의 날, 만남의 그날이 오길 기다리며 묵묵히 흐르는 강江이 있다. 한반도의 중심에 위치한 ‘조강’이 그것. 남과 북의 접경지대에 속하는 조강은, 분단 이후 잃어버린 ‘한강하구’의 다른 이름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삼국이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던” 곳, “고려의 수도 개경(개성)과 조선의 수도 한양”으로 향하는 물길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한국전쟁 이후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다. 바로 이곳, 우리 관심 밖에 있던 조강 권역에 주목한 책, 『조강의 노래』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이 강에 얽힌 우리 민족의 잊힌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여 한강하구를 재발견하게 한다. 16세기 후반 조선 중엽부터 현대까지, 사료에 근거한 사실적 정보를 그대로 기술하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상황을 인물과 사건으로 형상화(“그려내어 되살림”)하여 실감 나는 ‘이야기’ 형태로 재창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독자들이 흠뻑 빠져들어 과거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삶과 애환, 내면의 진실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게 한다.
 

 

너의 손을 잡고 싶은 하루

김순덕 글 / 황정순 그림 / 12,000원 / 가문비

추억을 공유한 소소한 일상의 노래

음악을 듣거나 TV의 장면을 보다 보면 그와 관련되어 일어났던 일들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있다. 과거에 경험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적당한 순간에 자극을 받으면 의식으로 다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정겹고 아련한 추억도 많지만 때로는 불편했던 감정들이 솟아올라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김순덕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그녀가 그와 같은 일들을 무수히 경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도마질 소리에서 그 옛날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를 떠올리고, 자전거를 보면서 오빠가 자전거를 가르쳐 주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녀는 불현듯 깨닫는다. 자신도 모르게 어머니와 똑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그러면서 어머니에 대해 강한 연민을 느끼고 여행을 함께 떠나기도 한다. 어머니에게 추억 찾기를 해 드리려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특별하지 않은 소소한 일상이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그녀가 따분하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붙잡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추억을 공유하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이루면서,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시를 읽으면서, 아들을 바라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면서, 김장을 하면서, 폭염을 견디면서, 오래전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그리하여 늘 같은 일상이지만 늘 같지만은 않은 하루하루를 만들어낸다. 한 장 한 장 이야기에는 소풍 같은 일상의 즐거움이 넘쳐난다. 독자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하루하루가 우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대의 아벨

고정희 저 / 9,000원 / 문학과지성사

바다에서 태어나 산으로 사라진 시인, 그가 남긴 삶의 치열한 여백, 시편들
새롭게 살아난 고정희 시의 정수, 『이 시대의 아벨』

올해(2019년)는 고정희 시인이 지리산의 품속에 안긴 지 어느덧 28년이 된 해다. 시인의 마지막은 그가 시작(詩作)으로 좇았던, 골고다 언덕을 오른 예수에 가닿아 있다. 세상의 만류와 주위의 우려를 뒤로 하고 한 사람은 십자가를 지고 ‘언덕’을, 한 사람은 악천후를 속에서 ‘산’을 오른다. 오름 끝에, 오름 중에 맞이할 죽음을 알고도, 또 모르고 그 속으로 들어간다. 인간 예수와 시인 고정희는 그 깊은 고독 속에서 구원을, 시를 마무리한다. 외로움을 지고 오르며 세상의/과 소통을 이룬다.

1948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고정희 시인은 해남과 광주에서 잡지사 기자, 사회단체 간사, 문학동인·문학회 회원 등으로 사회활동을 하다가 스물일곱(1975)이 되어서 한국신학대학(지금의 한신대학교)에 입학한다. 그해 박남수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으로 등단, 목요시 동인, 민족문학작가회의(지금의 작가회의) 이사 등을 지내며 ‘문학’과 ‘사회’를 아우른다. ‘또 하나의 문화’ 창립(1984) 동인으로, 『여성신문』 초대 주간(1988~89)으로 활동하며 여성운동의 지평을 넓히는 데도 큰 몫을 담당한다. 1991년 6월 9일, 시인의 마음속에 신앙처럼 여겨온 지리산에 오르다 실족, 마흔다섯 해 동안의 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시인은 첫 시집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1979) 이후『실락원기행』(1981), 『초혼제』(1983), 『이 시대의 아벨』(1983), 『눈물꽃』(1986), 『지리산의 봄』(1987), 『저 무덤 위에 푸른 잔디』(1989), 『광주의 눈물비』(1990), 『여성해방출사표』(1990), 『아름다운 사람 하나』(1991), 유고시집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1992) 등 11권의 시집을 남겼다.
 

 

이름 없는 사람들

박영 저 / 13,000원 / 은행나무

첫 장편소설 『위안의 서』로 제3회 황산벌청년문학상을 수상하고 두 번째 장편소설 『불온한 숨』을 통해 여성의 욕망과 사랑의 의미를 내밀하게 그려내 젊은 작가의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박영의 신작 장편소설 『이름 없는 사람들』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빛과 그림자의 공존이 필수불가결적인 것처럼, 화려한 도시와 빛나는 타워 그 뒤에 가려진 ‘고립된 땅’으로부터 이야기는 잉태된다. 삶의 벼랑 끝에 간신히 버티고 선 사람들에게 생명보험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재’,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재의 용역이 되어 표적을 처리하는 ‘나’, 재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며 ‘나’에게 접근한 ‘서유리’. 외줄을 타는 듯한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 던져진 세 사람의 이야기가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 의문의 여인 ‘의비’가 나타나고, 그녀의 등장과 함께 소설은 커다란 변곡점을 만들며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선사한다.

『이름 없는 사람들』은 작가의 섬세한 묘사력과 이야기의 긴장감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이끌어 나가는 탄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채업과 살인청부,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자와 살아남아야만 복수할 수 있는 자. 잔인하고 비극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는 이 소설이 페이지를 넘길수록 더욱 빛을 내는 이유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의미심장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소설적 장치의 무게 또한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

메이브 빈치 저 / 이은선 역 / 13,000원 / 문학동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특유의 따뜻한 이야기와 위트 있고 생생한 인물 묘사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 메이브 빈치. 그의 대표작 『그 겨울의 일주일』과 『비와 별이 내리는 밤』이 한국어로 번역·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이제 메이브 빈치는 국내 독자들의 마음속에도 다정하고 편안한 이야기꾼으로 선명히 자리잡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올해는 다른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해야 할 시기에, 가족 구성원들은 일 년 내내 애써 묻어두었던 서운함을 불쑥불쑥 드러내며 갈등을 빚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떠나보낸 이들은 유독 외로운 겨울을 보낸다. 빈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현대사회 가족들의 면면과, 그 복잡한 관계 속에서 서로를 원망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삶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진중하게, 그러나 시종 진실되게 묘사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온기어린 시선으로 맛깔나게 그려내는 빈치의 장기가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위험한 비유

최제훈 저 / 13,000원 / 문학과지성사

서로 다른 존재들의 예상치 못한 조우
낯선 전개 위에 펼쳐지는 그로테스크한 세계

재기 넘치는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으로 주목받아온 최제훈의 두번째 소설집 『위험한 비유』(문학과지성사, 2019)가 출간되었다. 2007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놀라운 작가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은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 2010) 출간 이후 9년 만에 단편소설 여덟 편을 한데 묶었다. 예상을 초월하는 전개와 탄탄한 문장력이 돋보인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자음과모음, 2011)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최제훈은 『나비잠』(문학과지성사, 2013), 『천사의 사슬』(문학동네, 2018) 등을 꾸준히 집필해 작가적 특색과 역량을 공고히 다져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인간-기계, 화가-초상화, 퇴마사-유령 등 다양한 긴장 관계 속에서 미묘하게 “꿈틀거리는 생명력”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초현실주의 테마와 거친 터치의 결합은 이전의 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탄생시켰지”라는 문장처럼 낯선 존재들이 일으킨 위태로운 균열 속으로 사건이 휩쓸려 들어가는 형국을 과감하고 정밀하게 묘사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다양한 층위를 통해 들여다보고 싶”은 세계의 이면이 있고 그러한 작업에는 “가급적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밝힌 저자의 최근 잡지 인터뷰는 『위험한 비유』가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추적의 서사임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실재와 환상이 뒤엉킨 미스터리를, 진실과 거짓이 교란된 모순의 세계를 작가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문체로 접하는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벌레사냥꾼

조현숙 저 / 18,000원 / 인포더북스

벌레사냥꾼은 컴퓨터, 네트워크를 좀 먹고 파괴하는 웜, 바이러스를‘벌레(Bug)’로 표현하고, 이러한 버그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을 빗대 보안전문가를 ‘벌레사냥꾼’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벌레와 싸운 이야기, 벌레를 잡은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서술했다. 특히 온라인상의 각종 악성행위를 현실세계의 벌레와 비교하면서 소개함으로써 사이버보안 분야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 독자들도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5G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IoT 환경과 자율자동차와 같은 최첨단 미래 기술의 핵심 인프라인 ‘사이버보안’에 대해 알기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당부한다. ‘사이버보안’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새로운 미래 기술의 발전과 성공을 위한 핵심이라고!
 

 

통증의 맛: 어린이 문학의 현실과 미래

이충일 저 / 20,000원 / 창비

시대와 어린이문학의 관계를 조망한다
아동문학평론가이자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제시하는 새로운 어린이문학 감상법


아동문학평론가이자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서 현장 감각이 돋보이는 비평 활동을 펼쳐 온 이충일의 첫 평론집 『통증의 맛: 어린이문학의 현실과 미래』가 출간되었다. 2000년대 어린이문학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앞으로 어떤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색해 나가야 하는지를 모색한 글을 묶었다. 교과서 속 어린이문학과 어린이 주변 환경의 변화를 꼼꼼히 분석하고, 민주주의와 시민성을 키워드로 사회와 문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등 어린이문학 작품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시선을 선보인다. 교육 현장에서 바라본 생생한 시선을 통해 우리 어린이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파악하고, 내일을 예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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